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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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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5일 09시 05분 등록

나의 10대 풍광

 

[풍광1] 2021년 가을. 오늘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오르는 날이다. 나의 가족과 사랑하는 지인들은 길 나섬의 준비에 분주하다. 굳이 순례길을 택한 것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 나는 지난 10년을 원하는 삶을 위해서 걸어왔다.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 내 나이 이제 쉰둘이 되었다. 살고 싶은 앞으로의 10년이 있다. 나는 이 길을 걸으면서 지난 1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장대하고 행복할 10년을 아름답게 그려보고 싶다.

 

[풍광2] 2020년 가을.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워커힐 W호텔 그레이트룸에 와있다. 사부님을 비롯하여 낯익은 얼굴들이 밝게 웃으며 인사하며 간단한 다과를 들고 있다. 모두들 행복한 얼굴이다. 지난 시간 삶의 무수한 편린들이 행복이라는 하나의 묶음으로 계산될 것만 같은 충만함이 가득하다. 오늘은 나의 열 번째 출판기념회가 있는 날이다. 매년 한 권의 책을 쓴다라는 사부님의 삶을 따라 걸었던 길인데 그 길이 이제 '나는 작가다'라며 외칠 수 있는 세월로 쌓여있다.

 

[풍광3] 2019년 봄. 오늘은 나의 여덟 번째 책의 원고를 덮는 날이다. 이곳은 레만 호수 근처에 있는 스위스 로잔의 작은 임대가옥이다. 나는 지난 1년간 책을 쓰면서 가족들과 이곳에서 살았다. 아내의 꿈이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살아본 새로운 무대에서의 삶은 우리를 풍요케 했다. 가끔은 삶의 한 대목을 떼내어 이렇게 살기로 했다. 5년 후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로 갈 것이다.

 

[풍광4] 2017년 여름. 누군가 나의 얼굴의 분장을 돕고 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생경하다. 이곳은 MBC 스튜디오에 마련된 분장실이다. 오늘부터 나는 매주 1회씩 1개월 동안 '풍요로운 삶'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이 주제는 라이프코치인 나에게 숙명으로 주어져 있는 주제이다. 지난 2013년 마스터 라이프코치의 인증을 획득한 이후 5년여의 시간이 지났다. 라이프 코치에 대한 우리 사회적 위치도 많이 변한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니 웃고 있는 내 모습이 많이 행복해 보인다.

 

[풍광5] 2016년 봄. 아들 경민이가 제법 의젓해졌다. 10살임에도 어딜 가나 제 몫을 해 내는 아이다. 오늘은 캠핑준비를 하고 있다. 자기 이름을 붙인 '경민이의 캠프하우스'라는 캠핑카에 짐을 옮겨 싣는 아들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작년에 나의 네 번째 책은 몸 둘 바 모를 만큼의 사랑을 받았다. 그것으로 우리 가족은 캠핑카를 준비했다. 오랜 숙원이 이루어졌다. 삶이 건조하고 생이 무의미할 때 캠핑은 무한 에너지로 나를 살게 했다. 그때의 기억이 사진의 한 장면처럼 생각난다. 작년에 캠핑카를 구입하면서 이것을 경민이에게 선물했다. 물론 운전을 할 수는 없지만 그것으로 '가족'이라는 매듭이 더욱 탄탄해진 느낌이다. 그 선물로 아이는 부쩍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이다.

 

[풍광6] 2015년 봄. 오늘은 아내의 마흔두 번째 생일이다. 마흔 번째 생일날 마당이 있는 집을 선물하겠다는 나의 약속이 2년 늦추어졌지만 우리는 마당이 있는 작은 집을 지어 얼마 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가족들과 함께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아내는 눈물을 글썽하며 행복해 한다. 이곳은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이기도 하지만 한 켠에는 나의 사무실이자, 연구실로서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집의 뒤편에는 작은 산이 하나 있어 그곳의 산책길을 걷는 것은 잡지의 부록처럼, 생의 보너스처럼 그렇게 덤으로 따라왔다. 감사할 따름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풍광7] 2015년 여름. 경민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결혼한지 10년의 시간이 지났다. 오늘은 우리 결혼 10주년 기념일이다. 우리 가족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순탄치만은 않았던 지난 10년을 돌아보니 부부라는 삶에 있어서 지혜와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

우리는 지난 10년을 이야기하면서 많이 웃을 것이다. 그때 왜 그랬냐며 웃고 이야기하면서 앞으로의 의미 있는 삶을 이야기 할 것이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니 더 바랄 것이 없을 듯하다.

 

[풍광 8] 2013년 겨울. 오늘은 나의 마지막 직장이었던 혼다코리아에서 강연이 있는 날이다. 지금까지 두 권의 책을 냈고, 많은 글들을 기고하였다. 작년에 시작했던 강연이 지난 주 꿈벗 혜진이 모임에 나가 99번째 강연을 했고, 오늘이 100회를 완성하는 날이다. 지난 시간 무대에서의 떨림과 어설픔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그 무대에 섬으로써 모호한 지식과 느낌들이 생생하게 나의 것이 되는 것을 마술처럼 경험했다. 3년 전 회사를 떠날 때 있었던 얼굴들이 대부분이다. 3년간의 시간이 나를 참으로 많이 바꾸어 놨구나 생각한다. 선택하는 인생에 감사의 마음이 깃든다.

 

[풍광 9] 2012년 가을. 설렌다. 두렵다. 걱정스럽다. 기쁘다. 한가지 사건에 이렇게 복잡한 감정이 들 수 있을까. 문득 경민이를 낳아서 두 손에 들었을 때의 기분이 오버랩된다. 오늘은 나의 첫 책이 세상으로 인사 나오는 날이다. 지난 2년간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겼다. 나는 이것이 내 성공의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삶이 이 한대복의 확실한 순간부터 다시 태어남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나는 다시 살고 싶은 삶이 있다. 이제 그 삶의 출발선을 끊는 나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다.

 

[풍광 10] 2012년 봄. 연구원 1년 생활이 끝났다. 지난 42년의 시간을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1년 동안 고민하고 배웠다. 사부님이라는 큰 나무에 기대서 웃고 울었던 1년의 시간이었다. 정신 없이 흘러갔던 그 시간을 정리해보는 길에 오른다. '100일간의 외로운 늑대의 여행'. 나는 홀로 100일간의 길에 나선다. 수런거리는 마음의 소리를 따라 오늘부터 나는 내 마음속의 또 하나의 나와 동행할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 위험하게 사는 생의 즐거움이 있다.

 

IP *.163.164.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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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2011.07.25 10:34:38 *.108.161.38

풍광에 아이와 아내가 꼭 함께 이루어 가는것이 너무 좋아요.
한편 나는 왜? 못하고 있는것인지 뒤돌아 보게도 하구요.

산티아고 순례길에 같이 하고 있는 저 보이시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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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25 18:02:08 *.163.164.176
산티아고 순례길에 같이 오르는 '지인'에 우산님이 계셨구나.
이야기 해놓고 보니 우산누님의 10년 후의 모습이 궁금하네요.

오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인연의 끈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해요. 볼 날이 머지 않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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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
2011.07.25 11:07:40 *.42.252.67
강하고 훈훈한 남자  '강훈'
하나 하나 이루어 가는 모습이  멋지다는....
늘 아내와 함께하는  커플 늑대는 더 이상 외로운 늑대가 아니라는
꿈을 다 이루고 달 밤에 하늘을 향해  목을  올리고 우~~~~~~~~~~
승리의 외침을  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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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25 18:04:39 *.163.164.176
하하하!! 누님 덕분에 잘 쉬고, 잘 배우고, 잘 먹고(?) 왔습니다.
누님의 열린 마음에 감사하고 부러워하고...또 하나의 배움이군요.

근배가 누님이 참 좋다고, 밝아서 좋다고 몇~~번씩이나 나에게 이야기 하드만...
아마도 근배는 누님같은 스탈찾으러 다닐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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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5 15:36:04 *.124.233.1
아름다운 그림이네요 형님
형님이라면 한땀 한땀 이루어나가실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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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25 18:06:28 *.163.164.176
나도 조금 전에 너의 풍광을 읽었다.
멋지고, 내 그림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그리고 조만간에 그려질 너의 풍광 하나, 나의 풍광하나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이런 것이 함께 한다는 느낌인가 보구나.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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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2011.07.26 00:16:38 *.180.198.152
강훈오빠 곁은 따뜻했어요. 그 편안함이 어디서 오는지 궁금하구요..
은은하게 풍겨나는 오빠만의 향이 참 좋았어요..
칼럼을 읽었을때 어떻게 이런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지.. 도대체 어떤 분인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곳에서 만나게 될줄은 정말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좋은인연 넘 감사해요. 
돌아오는길..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하며 돌아왔습니다. 

한달후 열심히 운동해서 건강한 모습 보여드릴께요. 
오빠도 연구원 생활 열심히 하시고 건강도 챙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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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26 12:41:11 *.163.164.177
아따~~ 연애편지 받은 것 같네. 기분 억수로 좋아뿐다.
너를 생각하는 내 맘도 그렇다. 알쟈~~

열심히 운동해서 半몸짱 되야갔고 한달후에 보자.
열심히 살자. 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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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11.07.26 07:55:39 *.87.61.225
연구원 모임에서 볼 때는 촌놈같이 느껴지더만
이번에 만나보니 진국이었네. 순둥이 진국.ㅋ
연구원 활동 하면서 조금만 더 이것저것 찾아보고 시도해봐라.
필경 뚜렷한 방향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난 속이 진정이 됐는데 언제 한잔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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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26 12:43:50 *.163.164.177
촌놈보고 촌놈이라 하는디.....
혜진이 댓글보고 좋았던 기분이 폭싹!! ㅎㅎㅎ

형님 덕에 생각이 조금 현실 적용가능한 꼭지로 바뀐 것 같아요.
두번...세번 정도 만나면 답이 나올것 같은디...
달력을 보아하니 아마도 이태리 여행 이후에나 괜찮을 것 같아요.

행님 쬐까 기다리시요. 선물하나 챙겨갔고 찾아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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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7 12:47:40 *.98.16.15
후배님도 꿈벗가셨군요. 선배, 후배 나란히.
어쩐지 이번 꿈벗 34기는 더욱 정겨웠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ㅎㅎ

잔잔하면서도 충만한 꿈 풍광을 읽으며 더불어 저까지도 따듯한 열정이 생겨나는걸요.
올해 연구원을 하시면서 그리신 10대 풍광에 한걸음 더 다가서리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몇번 뵙지는 않았지만 글에서 풍기는 내공에, 얼핏 스치는 인상에서 그런 분이란 확신이 들었거든요.

그럼 연구원 현역의 정점인 이태리 여행 잘 다녀오시고
계속 홧팅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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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2011.07.28 14:37:03 *.163.164.176
선배님, 고마워유!!
스친듯, 만난듯 매번 그렇네요.
경인이가 감동한 선배의 세계를 저도 곁들어 봐야 하는데...
항상 어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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