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9682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2년 12월 25일 13시 10분 등록
나를 움직인 한 구절, 1999년 3월 23일
아직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근 30 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 파란 바다를 잊을 수 없다. 햇빛은 맑고 밝았다. 절벽에 부셔지는 파도는 눈부셨다. 바람은 그 속을 자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이미 너무 늙어 청춘을 즐길 수 없게 된 죄수 하나가 뗏목에 누워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얼마나 통쾌한 엿먹어 라였는 지 모른다. 자신을 가두었던 사람들, 자기의 실패를 즐겼던 사람들을 향한 악의 없는 조롱, 나는 그 때 그 늙은 몸 속에서 싱싱한 소년을 느꼈다.

영화 '빠삐용'에 나오는 주인공의 외침은 내게 이렇게 입체적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 통쾌함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그 후 이 영화를 다시 보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것을 기억해 낼 수는 없다. 단지 '인생을 낭비한 죄'를 짓고 싶어하지 않았던 한 사람을 뚜렷이 기억할 뿐이다.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모범생처럼 곁눈 팔지 않고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졸업하여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일까 ? 아무런 정신적 방황도 없이 평생 앞만 보고 달려가 사다리의 꼭대기에 가있는 야망을 이룬 거물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허망한 짧은 인생, 실컷 퍼먹고 퍼 마시다 가는 것이 오히려 남는 인생일까?

이제는 알게 되었다.
내가 되어 치열하게 살고 싶다. 다른 사람이 시키는 원치 않는 일을 하며 평생을 살지 않을 것이다. 기름 진 저녁 한 상을 벌기 위해 자유로운 시간을 팔지 않을 것이다. 처자를 먹여 살리기 위해 내 시간의 일인생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되어 산다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몸 속을 흐르는 피가 되고 골수가 되어 태어난 그대로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인생을 낭비한다는 것은 남이 되어 사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가 인정해 주는 기준, 즉 출세하면 그것이 저인 양 거들먹거리며 사는 것이다. 반대로 사회가 알아주지 않으면, 가슴이 떨리고 기가 질려 어쩔 줄 몰라 때로는 우울하게 때로는 난폭하게 살다 가는 것이다.
부를 팔 수밖에 없다면 즐거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나의 삶을 즐길 것이다. 언젠가 그 하루 전체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어쩌면 삶은, 온통 자유로운 시간으로 이루어진 하루를 얻기 위한 싸움과 인내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 속에서 건져 낸 슬픔과 깨달음 그리고 행복인지 모른다. 나는 오직 내가 되어, 60억 인류 속에 서로 같지 않은 하나로 살다 가고 싶다. 그 때 신은 나에게 '자신이 허락한 유일한 인생을 낭비한 죄'를 나에게 묻지 않을 것이다.
IP *.208.140.138

프로필 이미지
2014.12.01 14:11:39 *.254.118.78

남을 위한 삶,,,이젠,,나를 위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그러기위해 지금 즐거이 새벽2시간을 나만의 시간으로 만들고자 연습중이다..

프로필 이미지
2016.07.25 11:25:35 *.212.217.154

타인의 삶이 아닌,

나만의 인생을 찾기 위한 투쟁.

쉽지 않겠지만, 이룰수 없는 목표 또한 아니겠지요.

스스로 그 목표를 향할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8.07.18 09:59:48 *.212.217.154

이 글이 쓰여질 즈음

글을 고민하며 써 내려가는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


20여년간 몸 담았던 조직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앞에 선

처 자식을 걱정하는 40대 중년의

무거운 어께를 본다.


하지만 이내

그의 눈동자 깊이 이글거리는 사자

젊음의 욕망이 꿈틀대는

하나의 꿈을 본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퇴직은 두려움인가 ? [8] 구본형 2011.01.27 8512
82 나를 마케팅하는 법 1 - 진정성이라는 역설을 다루는 법 [14] 구본형 2011.01.30 10355
81 선이에게 [21] 구본형 2011.02.15 7682
80 유끼 수료증 [26] 구본형 2011.03.02 7877
79 우리의 본성 중 착한 천사를 독려하면 삶은 더 나아질 것이다 [4] [3] 구본형 2011.03.11 8707
78 나를 세상에 외쳐라 - 호랑이 서문의 한 부분 (초고) [4] 구본형 2011.03.22 7154
77 나를 세상에 외쳐라 - 호랑이 서문의 다음 부분 (초고 2) [2] 구본형 2011.03.26 6148
76 스스로 고용하는 자 [4] [2] 구본형 2011.03.30 8738
75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하여 [4] 구본형 2011.04.07 6086
74 일과 삶이 서로를 기쁘게 하라 - work smart 서문(초안) [4] [3] 구본형 2011.04.14 7071
73 사랑에 대하여 [10] 구본형 2011.04.16 8881
72 쓸모없음이 쓸모있음을 빛내는 것이니 [4] [3] 구본형 2011.05.03 7217
71 불멸의 기업의 조건 [3] 구본형 2011.05.13 6464
70 빡센 근무, 더 이상 성장 동인 아니다 [8] [2] 구본형 2011.05.16 9942
69 나의 혁신 지수 CQ (Change Quotient) 얼마나 될까 ? [5] [3] 구본형 2011.06.14 7353
68 바보, 범부, 출세한자, 현인에 대한 용어 사전 [10] [3] 구본형 2011.06.16 7019
67 내가 플라톤의 자존심을 짓뭉게고 있노라 [6] [1] 구본형 2011.06.25 6805
66 시가 내게로 왔다 [4] [4] 구본형 2011.07.11 7289
65 스승과 제자 [4] [3] 구본형 2011.07.18 9934
64 일을 놀이처럼 인생을 축제처럼 [3] [2] 구본형 2011.07.25 8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