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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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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3일 21시 55분 등록

"내 자식의 굶주림과 남의 자식의 굶주림을 똑같이 여겨야 할까? 그것은 위선이다. 생활에 매몰되고 말아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인정과 실정에 반하는 지나친 고상함도 ‘사람의 길’은 아니다. 내 자식의 굶주림 때문에 남의 자식의 굶주림도 구원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 - 그것이 다산이 걸어간 ‘사람의 길’이었다."

- 정약용 저, 박무영 역 『뜬 세상의 아름다움』, 태학사


나보다 남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겠지요. 자기 몸을 아끼는 일은 쉽고, 다른 이의 몸을 아끼는 것은 어렵습니다. 전자는 이기적 본성을 따르는 자연스러운 길이고, 후자는 선한 의지를 발휘해야 하는 힘겨운 길이니까요.

 

누구나 자기 자식의 굶주림에는 고통스러워합니다. 다른 집 아이의 굶주림은 그만큼 고통스럽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다산 선생님은 말합니다. 인지상정을 넘어서는 지나친 고상함은 사람의 길이 아니라고.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무조건 사랑하라, 항상 진지하라는 식의 과도하게 인격적이고 고상한 방식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우리의 본성이 이기적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변화가 쉬워집니다. 이기적인 본성과 변화를 거부하는 마음을 잘 이해하고 다스려야 자기경영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이기심과 타성을 무시하면 비현실적인 다짐을 하게 되고 결국 변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자기 도량의 크기를 넘어선 이타적 행동은 갈등과 고통을 안기기도 하고요.

 

이기적 본성을 인정하되 우리가 선한 의지도 지녔음을 잊어선 안 됩니다. 본래부터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나뉘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요. 우리 안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다른 이의 아픔을 무관심하게 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선한 의지를 발휘해 나의 아픔과 괴로움에 빗대어 그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길'을 걸어야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고, 자연스러워야 오래 걸을 수 있습니다. 오래 걸으면 자신의 일가를 이루고 세상에 공헌할 수 있겠지요. 사람다운 길을 걷는다는 것은 이기적인 본성을 한껏 고려하면서도 선한 의지를 발휘하는 여정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아주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희망적인 길이 아닐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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