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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9일 07시 40분 등록

칭기스 칸

 

라인홀트 노이만 호디츠 지음

인섭 옮김

한길사 (한길 로로로 40)

 

1. 지은이에 대하여

라인홀트 노이만 호디츠 (Reinhold Neumann-Hoditz, 1926~)는 하이델베르크와 함부르크에서 동유럽 언어와 슬라브학을 전공했다. 12년간 외교부 편집장으로 근무했고, 모스크바에서 라디오 통신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함부르크에 거주하며 자유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로서 많은 여행을 하면서 저자는 칭기스 칸과 그 후손들의 발자취를 추적했다. 1966년 그는 아시아에 대한 자신의 보도를 출간했다. <중국의 은밀한 전선>이라는 책이다. 그리고 로볼트 출판사의 로로로 시리즈 가운데 <호치민>, <솔제니친>, <흐루시초프>,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여제>, <이반 4>를 썼다.

 

배인섭은 중앙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부퍼탈 대학에서 수학했다. 연구논문으로 <하인리히 뵐의 앙가주망과 미학>이 있고, 역서로는 <위대한 보스 I, II, III>이 있다.

 

 

2. 가슴을 무찔러 오는 글귀

 

pp 10 ~ 11

오늘날 존재하는 300만 몽골인들은 말하자면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지 않다. 그들 중 적은 숫자가 민족 국가인 몽골 인민공화국에 살고 있다. 바로 외몽골이다. 외몽골은 소련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완충 국가로서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결합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소련의 정책을 후원한다. 몽골족의 대부분은 중국의 지배 영역 내에서 자치 영역을 형성하여 살고 있다. 즉 내몽골이다. 그곳에서 몽골인들은 문화적으로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럼에도 베이징 중앙 정부의 소수 민족 정책, 특히 중국 이주민의 유입은 계속해서 주민 집단들 사이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내몽골에서 몽골인은 중국인과 다른 민족들 사이에서 소수에 불과하다.

 

pp 16-17

서양의 몽골 학자들은 현재 서양인의 척도를 가지고 그 정복자를 자리매김해서는 안 될 것임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칭기스칸은 초원의 법칙에 순응했고, 유목민과 정착 문화 민족 사이의 영원한 싸움의 법칙에 순응했다는 것이다. 칭기스 칸 쪽에서 전쟁을 위한 동기를 찾기도 했지만 다른 쪽에서 전쟁을 선동하기도 했고, 이때 그는 자신의 상대들을 잔혹하게 격퇴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저항하는 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파괴했지만, 스스로 항복하는 적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었다.

 

pp 19-20

칭기스 칸이 죽고 나서, 제국의 기초를 다졌던 그의 셋째 아들 오고타이는 카간으로서 후계자의 지위를 올랐다…. 오고타이는 중국을 모범으로 삼아 군사 국가의 관리 체계를 완성시켰다. 그는 중국, 위그르, 페르시아의 문사들로 이루어진 중앙화된 관청을 설치했다.

자신의 삶이 다해감을 느꼈을 때 오고타이는 몽골의 역사, 칭기스 칸의 가문이 시조로부터 전개해 온 역사, 그리고 아버지와 자신의 통치 시대에 대해 기술할 것을 명했다. <지배자의 근원>이라는 이 기록은 1240년에 완성된다. 이 글은 서사시의 성격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칭기스 칸의 가문과 어린 시절에 대해 값진 정보를 제공한다. 몽골의 모든 전기들은 바로 이 글에 근거하고 있다.

이후 계속 보충되어 이루어진 전체 작품은 지배자의 가문과 정치가들을 위한 것이었으며, 일반인에게는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몽골 비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고, 동방의 역사문학으로 분류되었다. 이 몽골 비사에 담겨 있는 비밀들과 몽골 비사의 복잡했던 발견 과정이 여기서 자세히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pp 29-30

몽골 비사는 다음과 같은 전설로 시작된다. “칭기스 칸의 시조는 하늘에서 잉태된, 운명적으로 선택된 늑대였다. 그의 배우자는 하얀 암사슴이었다. 그들은 텡기스 호수를 건너왔으며, 보르칸 칼돈 산의 오논 강 발원지를 정착지로 정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바티치칸이르는 이름의 아이를 낳았다.: 서양인들에게는 완전히 낯선 세계로 느껴지는 문장들이지만, 숲과 초원의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모습이었다.

 

p 33

저 남자들은 당신의 목숨을 원하는 것 같아요. 살아 남게 되면 당신은 다른 처녀, 다른 여인을 얻을 수 있을 거에요. 그녀가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더라도 당신은 그녀를 허엘룬이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의 목숨을 구하세요! 어서 여기를 피해요. 당신은 이것으로 나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요.

그녀는 웃옷을 벗었다. 그가 말에서 내려와 그것을 받아 들 때 세 남자가 산 모퉁이를 돌아 나왔다. 칠레두는 급히 도망가 오논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예수게이는 허엘룬을 취하여 자기의 가장 사랑하는 아내로 만들었다. (메르키트는 후일 이 사건에 대하여 복수하게 된다)

 

p 48

칭기스라는 표현의 출처와 의미는 안전히 밝혀져 있지 않다. 대개의 학자들은 펠리오의 주장을 정설로 받아들인다. 그는 칭기스가 대양, 바다의 의미를 지닌 터키어 텡기스에서 파생된 말이며, 게다가 이에 상응하는 몽골 단어 달라이가 칭기스 칸의 후계자들과 정신 세계의 큰 인물들에 대한 칭호가 되었다고 (달라이 라마) 주장했다. 대양, 이것은 몽골족의 전설을 품고 있는 거대한 바다, 즉 텡기스(바이칼) 호수인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 호수는 몽골 기원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이 칭호는 본래 광활한 바다와 같은’, 모든 몽골족의 지배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후일 칭기스 칸의 끝없이 멀리까지 펼쳐지는 승리와 더불어 여기세 세계의 지배자라는 의미가 부가되었다.

 

p 49

내게 그림자 말고는 어떤 동료도 남아 있지 않았을 때 너희 두 사람은 나의 그림자였다. 너희들은 나의 영혼을 안정시켜 주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나의 영혼 속에 남아 있어야 하리라. 내가 종자 말고는 채찍조차 지니지 못했을 때 너희들은 그 종자였다. 너희들은 내 가슴을 안정시켜 주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내 가슴에 남아야 하리라! 이렇게 너희들이 처음부터 내 곁에 서 있었는데, 너희들이 여기 있는 이 모든 상급자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p 59

칭기스 칸은 적에서도 정직과 용기를 높이 샀다. 전투중에 그의 말이 화살을 맞았다. 그는 누가 화살을 쏘았는지 알고 싶었다. 칭기스 칸의 편으로 투항한 타이치오트 사림이 즉시 자신이었음을 밝혔다. 공손한 태도로 그는 자신의 운명을 새로운 주군의 손에 맡기고 헌신할 것을 다짐했고, 칭기스 칸은 그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p 61

그리고서 결정된 일은 타타르를 멸족시키는 것이었다.

 

p 66

그는 끈질기게 자신의 목표를 추구했다. 그것은 모든 몽골 부족들에 대한 단독 지배권을 얻는 것이었다.

 

pp 105-106

몽골군의 강점과 단점은 명확해졌다. 이 군대의 강점은 우선 잘 짜여진 군사적 조직과 규율에 있었다. ….

몽골군의 또다른 강점은 칭기스 칸의 계책과 또한 적절한 순간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그의 타고난 능력에 있었다.

 

pp 109-110

유목민들은 언제나 중국 영토의 북쪽으로부터 갑자기 달려나와 잔뜩 약탈하고는 다시 돌아갔다. 그러한 침략으로부터 중국땅을 보호해 주었던 것은 바로 만리장성이다. 만리장성은 역사상 가장 경탄할 만한 요새이며, 중국 왕조들의 폐쇄적 속성의 상징이었다. 탕구트의 몰락 이후 몽골족은 북서쪽으로부터 만리장성으로 접근했다. 원수 같으면서도 두려운 존재인 금 제국과의 전쟁이 바햐흐로 시작되는 것이었다. 칭기스 칸은 마지막 준비를 위해 몽골로 돌아왔다.

 

p 114

정복자들은 기댈 곳이 없는 주민들을 무참히 살해하여 피바다를 만들었다. 수천 명이 칼부림을 당했고, 여자들은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성벽에서 무리지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약탈은 4w일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도시의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

몽골족은 죽이고 불을 질렀다. 분명 사디즘은 때문은 아니었다고 르네 그루세은 언급했다. 그들은 비이성적으로 행동했던 것은 달리 아무것도 할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베이징에서의 대량 학살은 이 초원의 거주자들이 세련된 문명을 보유하고 있는 전통의 도시를 과도기를 거치지 않고 소유하는 데 성공했을 때 얼마나 크게 당황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이 대도시를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전혀 몰랐다. 자기들의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 도시를 이용할 수 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p 116

인간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바로 그들이 초원의 유목 민족이기 때문이었다. 즉 그들은 기본적으로 정주하는 삶, 도시에서의 삶의 조건, 농경 문화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

칭기스 칸을 비롯한 몽골인들이 그들에게 굴복했던 여러 다른 민족들에게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인들로부터도 역시 새로운 지식을 배우려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들은 전쟁 기술에 대해서만 흥미를 가졌던 것이 아니라, 정복한 나라에서 발견한 문명적, 국가적인 시설들에서 이익을 얻기도 했다. 그들은 중국의 관료 체계를 이용했다. 조세 제도, 훌륭한 행정기구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p 150

칭기스 칸은 말에서 떨어지면서 입은 내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는 몽골 비사에 기록되어 있다. 물론 죽음의 원인이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은폐됨으로써 수많은 전설이 생겨났다. 1227 8, 몽골의 건국자이자 정복자는 생을 마감했다. 사망일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자료들이 서로 다른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대략 8 18일쯤으로 추정된다. 칭기스 칸은 65세였다. 그는 탕구트의 땅에 세웠던, 전쟁을 위한 임시 주둔지에서 죽었다. 그의 마지막 원정이 아직 완결되지 않은 때문이었다. 사망한 칭기스 칸의 뜻에 따라 몽골족은 피비린내 나는 파괴 행위를 끝까지 이어나갔다.

 

 

3. 인물에 대하여

 

몽골을 처음 마주대하는 나 같은 외국인에게는 분명 두 가지가 처음 눈에 들어온다. 칭기스 칸과 끝없는 광야이다.

 

칭기스 칸은 매력적이다. 네루의 표현을 빌려보면 놀랍도록 야성적이고 잔인하며 과격한 한 유목 민족의 봉건영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 크기의 대제국을 건설한 세계 최대 제국의 황제였지만 누구보다 비참했던 어린 시절의 역경을 헤치고 성장한 사람이었다.

 

칭기스 칸을 읽으며 대제국의 성장과 몰락을 보았다. 이제 징기스 칸의 대제국은 책과 박물관에만 존재하는 역사의 기억일 뿐이다. 징기스 칸이 후예들은 포용력을 잃어버리면서 대제국도 잃어버렸다. 다름을 인정하는 정신을 잃어버릴 때, 조직의 균열은 시작된다. 포용력이야 말로 안정의 원천임을 기억한다.

 

2013-08-19

坡州 雲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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