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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앞서 나가게 하라 SK, 2006년 5월
경영이 뜨거워졌다. 경영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는 ‘열정’이다. ‘열정적인 사람’, 그것이 훌륭한 직원의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이 되었다. 결국 열정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에너지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20세기의 경영이 보이는 것을 배분하는 차가운 물리적 경영이었다면, 21세기의 경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다뤄야 하는 문화와 감성의 뜨거운 경영이 된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치명적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경영자들이 열정적인 직원을 좋아하지만 사람을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경영이라는 점을 잊고 있는 듯하다. 열정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쉽게 타오르는 마른 장작 같은 사람도 있고 덤덤하고 느긋하여 칙칙한 젖은 낙엽처럼 결코 타오를 것 같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표현의 차이일 뿐이다. 모든 불길이 다 붉은 것은 아니다. 때때로 쇳소리를 내며 달아오르는 푸른 불꽃도 있고, 붉은 철쭉 같이 화려한 불꽃도 있다. 보다 중요한 발견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열정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에게 그가 빠져들 수 있는 일을 주고 그것을 사랑하는 역할을 맡기는 데 있다.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에 자신을 활활 태우는 것은 쉬운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열정적인 사람도 자신에게 맞지 않은 일을 떠안게 되면 물먹은 솜처럼 처지게 마련이다. 나는 경영의 요체는 그 사람이 스스로 빠져들 수 있는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열정 기업을 만드는 요체인 것이다.
이 말은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전제로 한다. 즉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흠뻑 빠져들 만한 일을 맡기려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본인조차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 하는 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어떤 일에 몰입하고 빠져들어 미친 듯이 사랑하고 싶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정에 불을 지르는 사랑해야할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푸시시 꺼진 불처럼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열정적이 되는 법, 그것은 사람과 일 속에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는 법과도 같다. 다음과 같이 ‘열정을 불태우는 법’을 숙지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열정은 불과 같은 것이다. 타기 위해서는 태워야할 것이 있어야 한다. 태워야할 나무를 우리는 ‘관심’이라고 부른다. 열정은 곧 관심을 태우는 불길이다. 예를 들어 젊은 남자의 사랑은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났을 때 타오른다.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타오르고, 음악가는 연주를 할 때 타오른다.
* 직장과 관련하여 ‘관심’ = ‘마음을 끄는 일’이라고 정의해 보자. 첫눈에 마음을 사로 잡아 버리는 일을 만났을 때 가장 좋은 불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명적인 여인을 만나 듯, 보는 순간 바싹 마른 장작에 옮겨 붙은 불처럼 이내 타오르게 된다. 그러나 첫 눈에 반하는 기적 같은 일을 그리 흔하지 않다. 그건 소설이나 영화 속에 나오는 아주 특별한 설정일 뿐이다. 직장에서 정말 해 보고 싶은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 것을 감안하면 금방 이해 할 수 있다.
일단 관심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불이 타오르기 위해서는 작은 쏘시개에 우선 성냥불을 켜 붙여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 하나는 달리기를 하다 밥풀처럼 하얗게 핀 꽃을 보게 되었는데, 그 꽃이 고와 이름을 알고 싶어 식물도감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조팝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류가 여럿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의 관심은 커져 이내 조팝나무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알고 싶어 했고, 이 나무의 특성을 관찰하게 만들었다. 작은 관심이 들불처럼 퍼져나가 그는 ’조팝나무 이야기‘ 를 책으로 쓰고 싶어 한다. 작은 관심이 커져가고, 오래 타는 불길이 된 것이다. 작고 사소한 관심을 놓치지 마라.
* 어쩌다 작은 관심을 모아 불길을 피워두었는데, 이내 꺼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불길이 작을 때는 젖은 나무를 넣어서는 안된다. 젖은 나무는 게으름, 변덕, 관심의 상실, 실체에 대한 오해 같은 것을 상징한다. 조금 타오르다가 이내 관심이 시들해지면 주저앉고 만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바싹 마른 나무를 넣어 주어야 한다. 즉 관심이 사라지지 않도록 싱싱한 호기심을 살려 두어야 한다. 이것은 실험정신을 의미한다. 일을 하다 기존의 프로세스에 문제를 제기하여 바꿔 보기도 하고, 고객의 불평을 찾아가 듣기도 하고, 터진 문제에 새로운 해답을 찾아내려는 새로운 모색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수를 두려워하면 실험도 할 수 없다. 열정의 불길을 꺼뜨리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자, 이들이야말로 주어진 시간을 한 번도 화려하게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이다.
열정은 아주 작은 불장난이다. 때때로 태워서는 안되는 것들을 태우기도 한다. 그것은 위험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 없이 인류는 이곳 까지 올 수 없었다. 자신이 무엇인가에 타오를 수 있다 것, 바로 이 믿음이 문득 대상을 만났을 때 춤추듯 타오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미쳐라. 모든 사랑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타 올라야 그 대상을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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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 뜨거워졌다. 경영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는 ‘열정’이다. ‘열정적인 사람’, 그것이 훌륭한 직원의 가장 중요한 자격요건이 되었다. 결국 열정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에너지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20세기의 경영이 보이는 것을 배분하는 차가운 물리적 경영이었다면, 21세기의 경영은 보이지 않는 것을 다뤄야 하는 문화와 감성의 뜨거운 경영이 된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치명적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경영자들이 열정적인 직원을 좋아하지만 사람을 열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경영이라는 점을 잊고 있는 듯하다. 열정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쉽게 타오르는 마른 장작 같은 사람도 있고 덤덤하고 느긋하여 칙칙한 젖은 낙엽처럼 결코 타오를 것 같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표현의 차이일 뿐이다. 모든 불길이 다 붉은 것은 아니다. 때때로 쇳소리를 내며 달아오르는 푸른 불꽃도 있고, 붉은 철쭉 같이 화려한 불꽃도 있다. 보다 중요한 발견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열정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의 아름다움은 사람들에게 그가 빠져들 수 있는 일을 주고 그것을 사랑하는 역할을 맡기는 데 있다.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에 자신을 활활 태우는 것은 쉬운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열정적인 사람도 자신에게 맞지 않은 일을 떠안게 되면 물먹은 솜처럼 처지게 마련이다. 나는 경영의 요체는 그 사람이 스스로 빠져들 수 있는 역할을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열정 기업을 만드는 요체인 것이다.
이 말은 아주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전제로 한다. 즉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흠뻑 빠져들 만한 일을 맡기려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본인조차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 하는 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 어떤 일에 몰입하고 빠져들어 미친 듯이 사랑하고 싶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정에 불을 지르는 사랑해야할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푸시시 꺼진 불처럼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열정적이 되는 법, 그것은 사람과 일 속에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는 법과도 같다. 다음과 같이 ‘열정을 불태우는 법’을 숙지해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열정은 불과 같은 것이다. 타기 위해서는 태워야할 것이 있어야 한다. 태워야할 나무를 우리는 ‘관심’이라고 부른다. 열정은 곧 관심을 태우는 불길이다. 예를 들어 젊은 남자의 사랑은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났을 때 타오른다.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타오르고, 음악가는 연주를 할 때 타오른다.
* 직장과 관련하여 ‘관심’ = ‘마음을 끄는 일’이라고 정의해 보자. 첫눈에 마음을 사로 잡아 버리는 일을 만났을 때 가장 좋은 불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은 마치 기다리고 기다리던 운명적인 여인을 만나 듯, 보는 순간 바싹 마른 장작에 옮겨 붙은 불처럼 이내 타오르게 된다. 그러나 첫 눈에 반하는 기적 같은 일을 그리 흔하지 않다. 그건 소설이나 영화 속에 나오는 아주 특별한 설정일 뿐이다. 직장에서 정말 해 보고 싶은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 것을 감안하면 금방 이해 할 수 있다.
일단 관심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불이 타오르기 위해서는 작은 쏘시개에 우선 성냥불을 켜 붙여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사람 하나는 달리기를 하다 밥풀처럼 하얗게 핀 꽃을 보게 되었는데, 그 꽃이 고와 이름을 알고 싶어 식물도감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조팝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류가 여럿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의 관심은 커져 이내 조팝나무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알고 싶어 했고, 이 나무의 특성을 관찰하게 만들었다. 작은 관심이 들불처럼 퍼져나가 그는 ’조팝나무 이야기‘ 를 책으로 쓰고 싶어 한다. 작은 관심이 커져가고, 오래 타는 불길이 된 것이다. 작고 사소한 관심을 놓치지 마라.
* 어쩌다 작은 관심을 모아 불길을 피워두었는데, 이내 꺼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불길이 작을 때는 젖은 나무를 넣어서는 안된다. 젖은 나무는 게으름, 변덕, 관심의 상실, 실체에 대한 오해 같은 것을 상징한다. 조금 타오르다가 이내 관심이 시들해지면 주저앉고 만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바싹 마른 나무를 넣어 주어야 한다. 즉 관심이 사라지지 않도록 싱싱한 호기심을 살려 두어야 한다. 이것은 실험정신을 의미한다. 일을 하다 기존의 프로세스에 문제를 제기하여 바꿔 보기도 하고, 고객의 불평을 찾아가 듣기도 하고, 터진 문제에 새로운 해답을 찾아내려는 새로운 모색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수를 두려워하면 실험도 할 수 없다. 열정의 불길을 꺼뜨리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 것도 시도하지 않는 자, 이들이야말로 주어진 시간을 한 번도 화려하게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이다.
열정은 아주 작은 불장난이다. 때때로 태워서는 안되는 것들을 태우기도 한다. 그것은 위험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 없이 인류는 이곳 까지 올 수 없었다. 자신이 무엇인가에 타오를 수 있다 것, 바로 이 믿음이 문득 대상을 만났을 때 춤추듯 타오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미쳐라. 모든 사랑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타 올라야 그 대상을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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