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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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를 읽다가 연금술사에 나오는 신비한 단어, ‘마크툽(maktoob: 미리 씌여 있다)’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연금술사를 다시 읽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산티아고라는 청년의 모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만물에게는 저마다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 신화는 언젠가 이루어지지. 그게 바로 진리야. 그래서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해야 하고,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야 해. 만물의 정기가 진정 단 하나의 존재가 될 때 까지 말이야.』
『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이 역할을 다 하고, 마침내 금으로 변하는 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걸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자아의 신화를 따라 지금의 나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자신과 더불어 세상이 변한다는 진리가 마음에 위안을 주었습니다. 연금술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면서 책의 뒷 표지를 펼쳤습니다. 책의 뒷 표지에는 몇 권의 책이 간단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소개된 책들 중에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生'이란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예전에도 보았을텐데 이번에야 내게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자기 앞의 生’이란 제목에 이끌려 주문하고 반나절에 다 읽어버렸습니다. 고아로 자란 '모모'라는 아이가 자기를 길러주었던 로자 아줌마의 굴곡진 삶을 보면서 生의 다양한 얼굴들을 보게 되고 生이 주는 어떠한 삶의 모습이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함을 깨닫는 다는 내용입니다.
소설도 좋았지만 책 마지막에 있는 조경란 작가의 짧은 후기에서 본 한 문장이 제일 와 닿았습니다. 로맹 가리가 66세 나이로 자살하기 전 썼던 유서의 마지막 문장이었습니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오래전부터 삶이란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란 생각을 해왔는데 로맹 가리가 ‘자기를 완전히 표현했다’는 말에 가슴이 찡해졌습니다. '자기 앞의 생'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문장은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사랑해야한다"입니다. ‘사랑하는 것’과 ‘자기를 표현하는 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습니다.
『사랑은 만물의 정기를 변화시키고 고양시키는 힘이야. 사랑은 바로 거기서 힘을 발휘해.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지금의 자신보다 더 나아지고 싶어하니까.』
사랑은 자기를 더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술가가 내면의 울림을 캔버스에 열정적으로 표현하듯 나에게 주어진 자아신화를 따라 자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때 生은 자기의 신화를 따라 자기를 완전히 표현해가는 캔버스입니다.
자기 앞의 生!
자기신화를 따르는 여정!!
사람이 자기신화를 따를 때 하나의 일이 벌어지면 그것과 연관된 사람들과 사건들이 하나씩 펼쳐져 나갑니다. 이러한 여정에서 자기신화를 따라가도록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신이 주시는 귀한 선물입니다.
청량산 시축제 이후 내게도 새로운 만남들이 시작되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10월 초 꿈벗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2009년 변경연 5기 연구원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꿈벗20기에서 병곤이와 은주를 만나게 되었고 5기 연구원에서는 춘희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꿈벗 프로그램의 하이라트는 바로 10대 풍광을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10대 풍광은 자신의 욕망을 덮고 있는 것들을 걷어내고 자아신화 속에 갈무리되어 있는 꿈의 편린들을 찾아내어 주술로 만드는 것입니다. 삶이란 자신에게 주술을 걸고 그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자신을 표현해내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10대 풍광의 첫 장면은 연구원이 되는 것이었고 연구원이 되기 위한 주술을 걸고 나의 신화를 따라 운명 속에 나를 던져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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