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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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데이에 갑작스럽게 가족들과 떠난 3박4일간의 여행. 갑작스레 떠났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물을 무척 좋아하던 제가 언제부터인지 구경만 하게된 바다에 10여년 만에 들어가, 어린시절로 돌아간듯한 아이들과 물놀이를 하고 바닷가에서 밥도 지어먹었습니다.
그런데 괜찮은 기억이었다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오던 제게 위경련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일어난 돌발 상황인지라 가족들은 당황했고 극심한 통증에 저는 소읍의 병원에 들러야 했지요. 기진한 상태인 저를 보자마자 의사는 대뜸 ‘스트레스’를 받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위가 무기력해진 거라고 말입니다.
예정되지 않은 여행이었기에 콘도를 구하지 못해 침대 4개에서 네 식구가 생활하면서 제게 큰 스트레스가 될 만한 일이 무엇이 있었을까요. 한공간에서 가족과 3박을 하며 에어컨을 켜면 못자는 이, 에어컨을 켜야만 잠드는 이. 게다가 잠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다 다르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를 받았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제게는 몇 번의 위경련이 있었습니다. 그중 생각나는 것은 횡단보도를 건너다 위경련을 일으켜 잠시 기절했던 일입니다. 결혼 전이었던 그때, 기억해 보니 그때도 새로운 직원들이 회사에 투입되며 그 중간 역할을 하던 제가 알게 모르게 부담을 가졌던 거 같습니다. 평화주의자인 저는 어떤 그룹에 속해도 전체를 보게 되고 혹시 불편한 이가 없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불편한 이에게 신경이 쓰입니다. 짐짓 표현을 하지 않아도 그러니 누가 불편한지는 아주 잘 알고 있게 되는 거지요.
결국 제가 주사를 맞고 네 시간이나 병원에 머무는 동안 가족들이 하릴없이 주변을 배회하게 만든 저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몇 해 전 누군가 선물한 『동의보감』을 펼쳐 들었습니다.
‘ 생각이 복잡할 때 위통이 일어난다. ' 라는 구절이 있더군요.
결국 가족들 각자가 다른 타이밍을 어떻게 맞춰볼까 궁리하다 유독 여름에 약한 제게 여름이 주는 마지막 선물(?)을 그예 받고 말았습니다.
이제 다음주면 기다리던 구월입니다. 평화주의자를 위한 평화가 아니라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두어도 일상이 잘 흘러 간다는거, 그러니 더 간명히 생각을 쳐 내야 한다는 거. 설레이는 계절에는 알고 있는 걸 잘 적용하며 지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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