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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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은 일반인들이 대상이 아닌, 현장에서 영업하는 보험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쓰는 글입니다.
특히 보험에이전트가 VIP시장 공략을 위해 왜,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실무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복기, 남성조직 10년史(2편)
2003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은 대세상승의 시기를 맞이한다. 특히 한국의 주식시장은 외환위기 10년 동안 크게 3번의 대세상승과 대세하락 국면을 경험한다. 1차 대세상승기/하락기는 1998년 9월 ~ 2000년 12월이며, 2차 대세상승기/하락기는 2001년 9월 ~ 2002년 9월이며, 3차 대세상승기/하락기는 2003년 6월 ~ 2008년 12월이다. 중요한 것은 2003년 6월부터 시작된 대세상승은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안정적인 예,적금 금리로는 매력적인 이자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게 돼버린 것이다. 과거 재테크 시장이 예, 적금 위주의 안정적인 은행상품 중심에서 투자형 상품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경제신문에는 재테크 시장이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이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기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런 시장의 요구는 보험영업환경에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03년 이후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은 증권사의 적립식펀드와 보험사의 변액보험이라는 투자형상품의 붐을 만들어내었다. 당시 적립식펀드의 열풍을 몰고 온 회사가 미래에셋증권이었으며, 변액보험의 기수는 단연 메트라이프생명이었다. 2003년 이후 메트라이프생명은 투자형보험상품을 무기로 상품판매와 조직확대를 공격적으로 시도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 처음으로 변액유니버설적립보험을 도입한 회사다. 이와 동시에 2003년은 국내에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라는 컨셉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2003년을 전후로 국내에서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시험을 관장하는 FP협회의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적립식VUL상품과 재무설계라는 판매컨셉으로 중무장하고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나갔다. 이들은 중산층, 맞벌이 샐러리맨들을 중심으로 공략해 나갔다.
필자도 당시 인상적인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전 직장 여성동료와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과거 그녀는 신입사원시절 내게 작은 금액의 종신보험을 가입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오랜 만에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보험이야기가 나왔다.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 된 사실은 그녀가 최근 높은 금액의 보험상품; 적립식VUL상품을 가입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하나를 접하게 된다. 그 이유는 내가 가입시킨 상품읩 보험료에 비해 무려 20배가 넘는 금액을 가입한 것이다. 보험가입금액은 그녀의 수입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강했지만, 전 직장 후배가 가입시킨 것이라 굳이 상품에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당황한 것은 헤어지기 전 그녀가 내게 남긴 말때문이었다.
“과거 네가 했던 종신보험영업은 자신이 없었는데……. VUL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꽤 매력적이더라. 전문적인 느낌도 많이 나고…… 나도 영업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그녀가 남긴 짧은 말은 매우 강하게 각인되어 내 뇌리 속에 박혔다. 그녀의 말은 과거 내가 했던 영업방식은 철저하게 보험영업이라면, 메트라이프생명에서 판매하는 방식은 보험영업보다는 새로운 영업방식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즉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재무설계 컨셉의 판매였다는 것이다. 당시 메트라이프생명은 국내에 본격적으로 재무설계라는 판매방식과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의 시대를 열었다.주식시장의 대세상승기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지속되었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호황은 생명보험 시장에서 변액보험 판매의 약진을 가져온다. 이제 생명보험 에이전트의 주력상품이 변액보험상품이 된 것이다. 변액보험은 일부 에이전트들의 수익률 과장으로 인한 민원 발생에도 불구하고, 주력상품의 위치를 확고히 하였다. 2003년 이후 장기간 지속된 주식시장의 호황은 변액보험의 황금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2008년 8월, 보험업계는 새로운 복병을 만나게 된다. 바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필두로 발생한 미국의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변액보험은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다. 시장의 변화는 주식시장의 변화를 의미하며, 그 변화는 변액보험의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국내 주식시장의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끝이 보이지 않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수익률의 하락은 고객들의 민원을 야기하였으며, 이 시기 보험사는 작은 몸살을 앓게 된다.대부분의 보험사는 판매와 유지율의 하락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2008년 8월 금융위기를 통해 조용하게 약진한 회사가 있었다. 바로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한국을 대표하는 보험회사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2000년대 초반 이후로 생명보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방카슈랑스의 확대와 외국계보험사의 약진은 국내 대형 보험사의 시장점유율 축소를 초래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본사를 통해 2008년부터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시장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마케팅 이슈를 실행하였다.
먼저 2008년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화재보험사의 고유영역이었던 실손의료비상품을 생명보험사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2000년 이후 손해보험사들은 실손의료비라는 상품을 필두로 그 영역을 크게 넓혀왔다. 고객의 상품수요가 사망 중심에서 건강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실손의료비를 특약으로 장착한 ‘통합보험’이라는 상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통합보험은 과거의 상품이 인별로 가입하는 구조였다면, 하나의 상품으로 가족의 모든 구성원이 가입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컨버전 상품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사람들에게 소비의 축소와 비용의 절감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는 보험료의 지출에도 마찬가지였다. 기존의 인별로 가입했던 보험료를통합보험이라는 단일상품으로 전환하여 보장의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고, 총납입보험료는 절약하는 판매컨셉을 구사한 것이다. 삼성생명의 이러한 판매포인트는 정확히 적중했다. 통합보험은 판매개시 1년 만에 100만 이상의 판매성과를 이루었다. 또한 여성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던 조직구조는 위기의 시대에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삼성생명을 필두로 하는 국내 대형보험사의 판매지점의 조직구조는 샐러리맨 지점장과 여성에이전트팀장 그리고 여성에이전트로 구성되어 있다. 본사에 강한 충성도를 가지고 있는 지점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는 교육체계와 의사소통체계는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강한 응집력과 성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는 자산가들의 인식 변화였다. 98년 IMF 구제금융은 한국경제의 부도였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국내 보험사에 대한 신뢰보다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신뢰가 전파되었다.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진원지는 미국과 유럽이었다. AIG와 같은 대형보험사가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를 기점으로 자산가들은 역시 믿을 것은 국내 대형 보험사 밖에 없다는 인식이 퍼져나갔다. 외국계보험사에 예치되었던 거액의 자금이 국내 대형 보험사로 다시 예치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이루어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고액의 보험계약은 외국계보험사보다 국내보험사가 더 많이 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남성조직 10년사에 대한 복기를 간단히 해보았다. 남성조직이라는 정확하지 않은 기준을 토대로 복기를 했기에 불투명한 부분도 많고, 객관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서두에 밝힌 대로 지금까지의 복기는 다분히 주관적이며, 경험적인 측면이 강함을 이해부탁드린다.
중요한 것은 과거 역사적 사실의 나열에 있지 않다. 1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생명보험 영업문화를 리뷰한 것은 각 시기마다 영업조직의 성과를 좌우했던 차별화된 경쟁력과 마케팅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정신력’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젖어 살아왔다. 국가별 축구대항전에도, 올림픽에서도 그리고 특히나 영업조직에서는 개인의 정신력을 강조하곤 한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긍정적 마인드를 말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이순신장군의 23전 23승이라는 신화(神話)는 정신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전쟁과도 같은 영업세계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신력 이상의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자를 꿈꾸는 우리에게 시장은 무엇인가, 우리만의 최종병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함께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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