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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일 01시 29분 등록

.저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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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07.26 ~ 1961.06.06)

1875sus 스위스 북동부 캐스빌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독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집안에서 자랐지만(그의 친척들 대부분이 목사였다) 그는 아버지의 대를 이어 신학자가 되지 않았다. 신학에서 피곤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종교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에 대해 누구도 확답을 내려주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결국 그는 신학 대신 의학을 공부하여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

 

그의 호기심 많은 성격은 사물을 의심하고 진지하게 바라보게 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고, 훗날 그가 개척한 정신분석학에 큰 획을 긋게 되었다. 바젤 대학과 취리히 대학에서 학위를 딴 후, 부르크휠츨리 정신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심리학 연구를 하기 시작한다. 그는 환자의 심리 분석을 통해 정신치료법을 확인하였는데 연구 임상결과와 어렸을 적 경험들을 기반으로 걸출한 연구성과를 내게 된다.

 

그의 심리학에 대한 연구는 프로이트와 자주 비교된다. 새로운 예술 장르가 도래되었던 르네상스 시절처럼 세계대전을 겪었던 90년대 초반은 심리학에 대한 새로운 학설들이 태동되던 기간이였다. 이 분야의 가장 유명한 학자로는 프로이트다. 하워드 가드너에 의하면 그는 이 분야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 융과 프로이트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좋은 파트너쉽 관계를 맺게 되었다. 많은 대화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연구 분야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둘의 사이는 벌어진다. 융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중에서 성욕중심설을 비판하였고, 오이디푸스 이론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게 되었다. 결국 프로이트와 결별하고 독자적인 정신분석학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는 프로이트와 떨어진 후, 인간 내면의 무의식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또 개체로 하여금 통일된 전체를 실현하게 하는 자기원형이 있음을 주장하였다. 그는 집단무의식, 커머플렉스, 그림자, 페르소나, 아니마와 아니무스등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인간의 영혼은 대립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고 건강한 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분리된 영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심리학적 요소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독자적인 심리치료법을 개발하였고 이론화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장점이자 제약이 되었는데, 유일하고 독보적인 이론을 만들어 낸 반면에 제대로 된 학문에 기초하지 않았기 때문에 빈약한 논거와 잘못된 인식에 치우쳐 있었다. 그는 자신의 통찰을 입증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았던 신화, 종교, 연금술, 신비주의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끌고 왔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현재는 융의 학설 자체를 재검증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수많은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세기 최고의 신화학자인 캠벨과의 유대를 통해 그의 사상과 이론을 뒷받침하는데 많이 인용되었고, 몰입의 저자 미하이칙센트 미하이의 flow 이론에도 통찰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 그리고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함께 심리학, 정신분석학의 큰 줄기를 만든 학자였던 융은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바젤 대학교의 의학심리학 교수로 재직하다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수많은 정신분석학적인 이론은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나가는 잔뿌리처럼 현재 우리의 삶 곧곧에 스며들어가 있다.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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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융은 80세가 넘은 나이에 자기 인생 전체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일생을 한 마디로 규정했다.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 실현의 역사다.’

 

11,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 실현의 역사다.

 

11, 내적 견지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이며, 영원의 관점에서는 인간이 어떤 존재로 보이는가는 오직 신화를 통해서만 표현할 수 있다. 신화는 훨신 개인적이며, 과학보다 더욱 정확하게 삶을 말해준다.

 

31, 하여튼 그 시기와 거의 같은 무렵에, 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초의 꿈을 우연히 꾸었다. 그 꿈은 이를테면 일생 동안 나를 사로잡았다. 그때 나는 서너 살이었다.

 

37, 그것은 어둠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그때 나의 정신적 삶이 무의식적인 출발을 한 것이었다.

 

42, 이런 어린이답지 않은 행동은, 한편으로는 예민한 감수성과 상처받기 쉬운 성격과 연관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특히 유년 시절의 깊은 고독감과도 연관이 있었다.

 

46, 나는 나 자신에 대해 회의를 느끼며 누가 누구인지 골똘히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곤 했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은 불분명한 채로 남아 있었고, 나 자신의 불확실성은 기묘하고 매혹적인 어둠의 느낌을 동반하고 있었다.

 

47, 내가 심취했던 유년시절의 세계는 영원한 것이었으며, 나는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와, 계속 굴러가며 점점 더 멀어져가는 시간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만 것이었다.

 

49, 왜냐하면 나의 자신감이 그 비밀에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서 그런가 자문해보지도 않았다. 그것은 그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52, 사람들은 우선 행동을 하지만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거기에 대해 숙고해보는 것이다.

 

63, 그러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나를 둘러싼 광대한 세계 앞에서 느끼는 왜소감은 내 마음에 의욕상실뿐만 아니라 일종의 은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64, 나는 방랑, 돗서, 수집, 놀이 등으로 시간을 빈둥빈둥 보냈다. 그러면서도 나는 거기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음을 막연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67, 그럼에도 신경증은 나를 결국 아주 꼼꼼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특히 부지런한 사람이 되게 했다. 그럴 무렵 나는 성실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무언가 덕을 보려고 하는 외관상의 성실성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성실성이었다.

 

67, 나를 다른 길로 유혹한 것은 혼자 있고 싶은 열망, 고독이 주는 황홀감이었다. 자연은 내게 경이로 가득 찬 대상으로 보였고, 나는 거기에 깊이 빠져들고 싶었다.

 

78, 하느님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이러한 곤경으로 밀어넣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채 방치했다. 나는 하느님이 의도한 대로, 스스로 혼자서 출구를 찾아야만 한다고 확신했다.

 

80, ‘분명히 하느님도 내가 용기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내가 그것을 실행한다면, 하느님은 나에게 은총과 계시를 내려주실 것이다.’

 

84, 오늘날에도 나는 외롭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들, 대부분 도통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들을 내가 알고 있고 그것을 암시만 해야 하기 때문이다.

 

87, “, 이런! 너는 항상 생각하려고만 하는구나. 사람은 생각해서는 안 되고 미덩야 해.” 나는 생각했다. ‘아니다. 사람은 체험을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알아야 한다.’

-아버지가 융에게 왜 믿음을 갖지 못하냐고 구박하는 상황

 

89, 물론 나는 내적인 불확실성을 외적인 확실성으로 보상했다. 더 나은 표현을 쓰면, 결점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스스로를 보상했다. 나는 나 자신이 잘못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잘못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임을 발견했다.

 

91, 교회는 점점 나에게 괴로운 장소가 되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뻔뻔스럽다고 할 정도로 큰 소리로 하느님에 대해서, 하느님이 무엇을 의도하는지, 하느님이 무엇을 행하는지 설교를 했다. 사람들은 그러한 느낌을 갖도록 훈계를 받고, 내가 알기로는 말로 누설해버려서는 안 되는 가장 심오한 내적 확신인 그 비밀을 믿도록 경고를 받았다.

 

91, 나는 체험을 통해, 은총은 오직 하느님의 의지를 철저히 실현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92, 그들은 별생각없이 온갖 모순, 예를 들면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여 당연히 인간의 역사를 미리 내다본다는 식의 모순들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하느님은 인간들을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그렇게 창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짓지 말도록 금하고, 심지어 지옥불길의 영원한 저주로 벌을 주기까지 한다.

 

93, 사람들은 하느님의 의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만일 사람들이 하느님의 의지를 안다면, 이 중시과제를 정말 하느님을 몹시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거룩한 경외심을 가지고 다루었을 것이다.

 

97, 그리하여 나는 혼자서 나 자신의 생각들에 빠졌다. 그러는 것이 나는 가장 좋았다. 나는 혼자서 놀았고 혼자 돌아다니며 공상하면서 나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세계를 품고 있었다.

 

100, 어머니의 두 인격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103, 그후로 나는 어머니가 말하는 모든 것을 둘로 나누기로 결심했다. 나는 어머니를 한정된 범위에서만 신뢰하게 되었고, 그러자 내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관해 이제는 어머니에게 쉽게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107, 하느님에 관한 언급은 있었으나 단지 말뿐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걷잡을 수 없는 회의라든가 압도적인 감동, 나로서는 하느님의 본질을 이루는 것으로 여겨지는 은총들을 보지 못했다.

 

108, 이 성찬식이 나에게 치명적인 경험이 되었다는 사실을 차츰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공허하게 지나갔으며, 좀더 심한 말로 하면 그것은 일종의 손실이었다. 나는 그 의식에 다시는 참석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에게 그것은 종교가 아니었고 거기에는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았다. 교회는 내가 더이상 가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나에게는 그곳이 생명이 아니라 죽음이 있는 곳이었다.

 

108, 나는 아버지에 대해 짙은 연민에 사로잡혔다. 아버지의 직업과 그 인생의 비극을 홀연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인정할 수 없는 죽음과 씨름하고 있었다. 아버지와 나 사이에 깊은 심연이 생겼고 끝없이 넓은 그 협곡에 다리가 놓일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111, 나는 그로부터 종교란 인간이 하느님과 자립적인 관계를 맺는 영적인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20, 물론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예컨대 오스르레일리아에서 양모를 갉아 먹는 옷좀나방이 다른 옷좀나방들에게 오스트레일리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123, 학교에서 뻔한 사실들에 대해 불필요하게 장황한 설명을 함으로써 흥미를 잃게한 책들은 빼놓고 읽었다.

 

124, 왜냐하면 종교적인 문제의 영역에서 나는 단지 굳게 잠긴 문들만 만났고, 어떤 문이 우연히 열렸다 해도 나는 결국 실망에 부딪혔기 때문이었다. 딴 사람들은 정말 모두 다른 곳에 있는 듯했다. 나는 완전히 혼자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그 문제에 관해 나는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어디서도 대화의 접촉점을 찾을 수 없었고, 그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소외감과 불신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어 말이 없어지고 말았다. 그런 것들도 나를 침울하게 만들었다.

 

128, 너는 너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믿지 않기 때문에, 단순하며 소박하고 한눈에 그 마음을 알 수 있는 아이들에게 의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인간은 이해하지 못하면 흥분하기 마련이다.’

 

136, 행복과 불행은 용돈의 액수보다 더 깊은 원인에 의해 좌우되었다.

 

137, “<시학>에 따르면, 가장 좋은 시는 그 창조의 노력을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시라고 말하기는 해.”

 

153, 그 무렵 아직 내 인생은 서로 연관되지 않는 개별적인 경험들로 이루어지는 그런 천진한 상태에 있었다.

 

161, 나는 궁핍한 시절을 굳이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그러한 시절에는 하찮은 물건까지도 아끼는 법을 배우게 된다.

 

175,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실들이 있다. 그것이 무의식적인 것일수록 그 영향력은 더욱더 크다.

 

175, 이와 같이, 적어도 우리 존재의 일부는 수세기에 걸쳐서 살아온 것이다. … 서양 종교는 분명히 말해 이러한 내적 인간에 초점을 맞추어, 2천 년 전부터 내적 인간을 의식의 표층으로 끌어올려 그 인격의 특성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진지하게 노력해왔다. “밖으로 나가지 말라. 진리는 내적 인간에 깃들어 있다!”

 

180, 지극히 이성적인 논의가 어떻게 그와 같은 정서적인 저항에 부딪히게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187, 회고하건대 대학시절은 나에게 아름다운 시간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정신적으로 활기를 띠었고 또한 우정을 나누는 시기였다.

 

189, 사람들은 정말이지 피상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놓았다. 하지만 우리 사이에는 내적인 대화가 오고갔는데, 그가 나에게 드문드문 던진 어떤 질문들을 통해 나는 그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192, 이와 같이 신학적인 견해와는 동쩔어진 극히 비정통적인 견해는 당연히 심한 몰이해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내가 느꼈던 실망감은 차츰 나를 일종의 체념적인 무관심으로 이끌었으며, 이 문제는 경험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나의 확신이 더욱 깊어졌다.

 

193, 그러므로 그것은 인간 영혼의 객관적인 형태와 관련있음이 틀림없었다.

 

201, 우리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점에서 순진한 사람은 동료들에게 그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것을 이야기하면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모욕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작가, 신문기자, 또는 시인 들에게만 그와 같은 무례한 행동을 허용할 뿐이다.

 

210, “정신의학 교과서들이 다소 주관적인 특색을 띠는 것은 아마도 그 분야의 특이성과 학문 형성의 불완전성에 기인하고 있을 것이다.” 몇 줄 더 나가자 저자는 정신병을 인격의 병이라 일컫고 있었다.

 

213, 정신의학은 아주 넓은 의미에서 병든 정신과 정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의사의 정신 간의 대화이며, ‘병든인격과 치료자 인격 간의 대결이다. 그런데 치료자 인격이라는 것도 병든 인격과 마찬가지로 원래 주관적인 것이다. 나는 망상관념이나 환각이 정신병의 특이한 증상일 뿐 아니라 일종의 인간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217, 이러한 전제 아래 정신의학자로서 나의 경력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나의 객관적 생애에서 기인한 주관적 실험이었다.

 

221, 내가 관심을 기울이고 연귀의 중심주제로 삼은 것은 무엇이 정신병자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화급한 의문이었다. 이 의문은 그 당시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였으며, 나의 동료들 중 그 누구도 이러한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224, 아무튼 심리학에는 명백하 진리가 거의 없다.

 

236, 임상적 진단은 어떤 방향설정을 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정적인 점은 환자 사연의 문제다. 그것이 인간적인 배경과 인간적인 고통을 드러내고 바로 그 지점에서 의사의 치료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238, 그후로 나는 모든 주의를 정신병에서 의미있는 관련서어들을 찾는 데 돌리게 되었다.

 

241, 환자를 연구함으로써 나는 피해망상과 환각이 일종의 의미의 핵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의 인격, 하나의 인생사, 하나의 희망과 욕망이 그 배후에 있었다. 우리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건 단지 우리의 문제일 뿐이다. 나는 정신병에 보편적인 인격심리학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과, 여기서도 오랜 인류의 갈등이 재발견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우둔하고 감정없이 멍청하게 행동하는 듯한 환자들의 마음 속에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훨씬 많은 일, 훨씬 의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정신병에서 새로운 것이나 미지의 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자신의 존재의 바탕과 마주치게 된다.

 

243, 겉으로 보게 되면 정신병 환자에게서는 비극적인 붕괴만이 보인다. 하지만 감추어져 있는 환자 영혼의 다른 측면의 삶을 보는 일은 드물다. 우리는 자주 환자의 외관에 속는다.

 

250, 마음은 정말 신체보다도 더욱 복잡하고 접근하기 어렵다. 마음은 이를테면 세계의 절반으로, 우리가 그것을 의식할 때에만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은 단순히 개인적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며, 정신과의사는 전체 세계에 관여해야 한다.

 

253,의사는 그 자신이 고통을 당할 경우에만 효과를 얻는 법니다. ‘상처 입은 자만이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가 체면(persona)을 갑옷처럼 두르고 있으면 그는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하게 된다.

 

253, “고해신부 역활을 해줄 아버지 같은 사람이나 어머니 같은 사람을 가지도록 하시오!” 여성들은 그런 일에 대단한 재능이 있다. 여성들은 대게 뛰어난 직관과 정확한 비판력을 지니고 있으며, 남자의 비밀스러운 의향을 간파할 줄 알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자의 아니마(Anima)가 꾸미는 음모까지 꿰뚫어볼 줄도 안다. 여자들은 남자가 보지 못하는 측면을 본다.

 

257, 그는 다시는 무의식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의 정상성 경향은 일종의 일종의 인격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인격은 무의식과 대면하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폭파되고 말 것이었다.

 

260, 모든 질투의 핵심은 사랑의 결여에 있다.

 

279, 문제는, 신화의 상실을 견디지 못하고, 외적인 것에 불과한 세계, 즉 자연과학의 세계상으로 향한 길을 찾을 수도 없고, 지혜와는 조금도 상관없는 언어의 지적인 즉흥연주로 만족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다.

 

271, 그러므로 내가 경험한 바로는, 습관적인 거짓말쟁이들 외에 가장 어렵고 배은망덕한 환자는 소위 지식인들이다. 그들이야말로 한쪽 손이 하는 일을 다른 손이 전혀 모른다. 그들은 일종의 구획 심리학을 계발한다. 감정에 의해 조절되지 않는 지성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신경증을 앓고 있다.

 

278, 하지만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모든 신경증이 성적 억압이나 성적 외상으로 인해 생긴다는 그의 주장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어떤 사례에서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맞았으나 다른 사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287, 왜냐하면 신성한 힘이란 어떤 면에서는 진실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성한 힘의 체험은 사람을 고양시키기도 하고 동시에 추락시키기도 한다.

 

309, 프로이트가 이론과 방법을 동일시하고 그것들을 교리화하려는 의도를 밝혔을 때 나는 더이상 그와 협력할 수 없었다.

 

324, 8 1일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제 나의 과제는 분명해졌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나 자신의 체험이 집단의 체험과 어느 정도까지 연관이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힘써야만 했다.

 

335, 필레몬과 또 다른 환상의 형상들을 통해 나는 인간의 마음속에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지는,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지닌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341, 옛 그리스 격언을 따른 것이었다.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을 버려라. 그러면 받으리라.”

 

341, 무의식 내용은 이를테면 격리를 시켜야 한다. 그것을 가장 쉽게 할 수 잇는 방법은 우리가 그 내용을 인격화하여 의식으로 하여금 그 인격들과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는 무의식 내용에서 힘을 제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무의식이 그 힘을 의식에 행사하게 된다.

 

345, 무의식의 전제의 횡포에서 자유를 얻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지적인 작업을 오나수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윤리적 의무를 갖는 일이다.

 

351, 나는 될 수 있는 한 이미지와 그 내용을 일일이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무엇보다 삶 속에서 그것을 인식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이것은 사람들이 대개 소훌히 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이미지들이 그대로 떠오르도록 하면서 거기에 대해 무척 놀라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그치고 만다.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려고 고심하지 않는다. 거기서 윤리적 결론을 이끌어내는 일은 더구나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결국 무의식의 부정적 작용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353, 나는 내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믿기로 했다. 그것이 내 인생을 충만히 채울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목표를 위해 나는 어떤 위험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353, 우리가 내적 인격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말하는지 주의를 기울인다면 마음의 고통은 사라진다.

 

355, 내가 만들어내는 환상이 정말 자연발생적인 것인지, 결국은 나 자신의 인위적인 발명품이 아닌지 헷갈렸다. 어떤 그럴듯한 영감은 자신의 공로로 돌리고, 이에 반해 열등한 반응은 우연히 일어났거나 낯선 원천에서 나온 것을 돌리는 의식의 오만과 일반적인 편견에서 나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365, 분석심리학은 본질적으로 자연과학에 속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다른 학문보다도 훨씬 더 관찰자의 개인적인 가설에 영향을 받기 쉽다. 그러므로 적어도 심각한 판단착오만이라도 범하지 않으려면, 심리학자는 역사나 문헌에서 찾은 유레에 많이 힘입어야 한다.

 

397, 나의 저술들은 내 생애의 정류장들이라 여겨질 만하다. 그것들은 나의 내적 발달의 표현이다. 무의식 내용을 탐구하는 일은 사람을 만들고 그에게 변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나의 생애는 내가 행한 것, 내 정신의 작업이다. 이것들은 하나하나 떼어놓을 수가 없다.

 

406, 여기 돌이 있네. 보잘것없는 것.

값도 아주 싸고..

바보들로부터 무시당할수록

현자들로부터는 더욱 사랑을 받는다네.

 

421, 사람들은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살지 않고 미래의 약속에 의지하여 살고 있으며, 현재의 빛 속에서 살지 않고 미래의 어둠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들은 그 어둠속에서 적절한 때에 해가 솟아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422, 앞을 향한 개혁, 즉 새로운 방법 또는 묘안을 통한 개혁은 지금 당장은 확실하겠지만 길게 볼 때는 의심스러우며 어떤 경우에도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것들은 전체적으로 인간의 즐거움, 만족 또는 행복을 증가시키지 못한다. 그것들은 대부분 실재의 허울좋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예를 들면 시간을 단축하는 조치들은 아주 불쾌한 방식으로 속도만 빠르게 하여 이전보다 더 시간이 부족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서 옛스승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모든 성급함은 마귀에게서 나온다.”

 

437, 발전에 대한 맹신은 그것이 우리의 의식을 과거로부터 멀리 떼어놓을수록 더욱더 유치한 미래의 꿈에 매달리 위험에 처하게 된다.

 

437, 어린이답다는 것은 다른 한편 그 순진성과 무의식성 덕분에 훨씬 완벽한 자기의 이미지, 즉 꾸밈없은 개성을 갖춘 전인격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어린이나 원시인을 보게 되면 성숙한 문화인의 마음속에, 채우지 못한 욕구와 필요로 말미암은 갈망이 일어난다.

 

453, 조물주의 손에서 나온 것은 모두 좋다. –루소

 

455, 이 광경을 보고 나는 마법에 걸린 듯했다. 그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모습이었으나 동시에 강렬한 기시감을 주었다. , 내가 마치 이런 순간을 이미 한번 경험했고, 시간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으나 그 세계를 언제나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내가 어린시절의 시골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으며, 오천 년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저 검은 남자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490, 인도의 정신성이 선과 악을 똑같이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것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기독교인은 선을 추구하면서도 악에 빠진다. 이에 반하여 인도인은 선과 악의 바깥에서 자신을 느끼거나, 명상이나 요가로써 이러한 상태에 이르려고 한다.

 

491, 나에게는 해방이란 것이 없다. 내가 소유하지 않고 내가 행하거나 체험하지 않은 그 어떤 것들로부터도 나를 해방시킬 수 없다. 진정한 해방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행했을 때, 내가 온전히 나 자신을 헌신하여 철저히 참여했을 때 비로소 가능한 법이다. 내가 참여하지 않고 물러서면 거기에 해당하는 영혼의 부분을 그만큼 절단하는 셈이 된다.

 

508, 사람들이 이미 있던 무의식 내용을 의식에 통합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은, 아마도 말로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단지 경험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논의할 필요가 없는 주관적인 사건이다. 나는 나 자신을 어떤 일정한 양식과 방식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나에게 하나의 사실이며, 그 사실을 의심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합당하지도 않다.

 

527, 병을 앓은 후에 비로소 나는 자신의 숙명을 긍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다. 그럼으로써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때도 자아는 굴복하지 않게 되는 법이다. 참아내며 진리를 견디며 세계와 숙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은 패배에서도 승리를 체험하게 된다. 밖에서든 안에서든 아무것에도 방해를 받지 않는다. 자신의 고유한 연속성이 인생과 시간의 흐름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내가 저자라면

자서전의 핵심을 얼마나 할 이야기가 많은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대중에게 흥미가 있는지 여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융의 자서전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새로운 학문을 창조한 그의 이야기들은 새로웠으며, 그의 이론이나 사상이 나오게 되었던 토양이 된 어린 시절 이야기들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개인적으로는 종교와 부모에 대한 그의 생각들에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나역시 부모의 영향으로 어릴적부터 기독교에 발을 담궜지만 그 교리와 사상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교단에 회의가 들었고 결국 지금은 비종교인이 되었지만 그 시절 내안의 답답함을 융이 어느 정도 풀어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한 자서전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주창했던 다양한 사상들(집단 무의식, 컴플렉스, 여러개의 자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한 위인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적인 정보를 주는 효과까지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책에 녹아들어가 있었다.

 

다음은 책의 목차이다.

 

프롤로그, 신화는 과학보다 정확하다.

 

일생을 사로잡은 꿈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불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이제 반항아가 가까이 오도다

신경증 발작을 일으키다

너는 누구냐?

자연과 사원

두 인격의 어머니

악의 기원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읽다

자연과학 vs. 신의 세계

여행과 환상, 매력적인 모험의 세계로!

 

아름다운 시간들

파우스트와 요한복음

아버지의 죽음과 궁핍한 시절

차라투스트라는 니체의 파우스트

정신의학에서 길을 찾다

 

상처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환자들

꿈의 분석

집단무의식의 원형에 대하여

 

프로이트와의 만남

이론적인 불화

리비도의 변환과 상징

 

내 안의 여인 아니마

신화와 환상

필레몬과의 대화

죽은 자를 향한 일곱 가지 설법

 

연금술을 발견하다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

성배전설과 동물 상징

 

, 내 가슴에 두 영혼이 살고 있다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곳

카르마

 

여행

북아프리카, 순진한 인류의 청소년기로!

푸에블로 인디언, 자기 자리에 있는 사람들

케냐와 우간다, 아프리카의 고독을 겪다

인도, 이방의 문화에서 유럽의 뿌리로!

라벤나와 로마, 보이는 환상과 보이지 않은 실재

 

환상들

생의 한계점에 이르러

융합의 신비

 

사후의 삶에 관하여

꿈과 예감

신화,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

단일성과 무한성

 

만년의 사상

대극의 통합을 위하여

원형, 그 역동적인 에너지

그런데 사랑이 없으면

 

회고

비밀로 가득 찬 세계

모든 사람이 명석한데 나만이 흐리멍덩하구나

IP *.251.229.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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