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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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나는 꿈에서 깨어나 꿈의 내용을 글로 적어 두었었다. (여기 다시 옮겨 적으며 좀더 자세하게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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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여자 귀신을 보았다.
장소는 목욕탕이었다. 대학교 앞 이십년도 더 된 낡은 목욕탕이었다.
그녀는 한 쪽 서랍장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내가 그녀를 알아보고 용기를 내어 가다가자
눈을 들어 내게 눈길을 주었다. 오랜 슬픔에 가득 찬 눈이었다.
그녀에게 물었다.
죽어보니 괜찮냐고.
그녀는 대답했다.
다 좋은데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이 슬프다 했다.
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다.
꿈에서 깨어보니 그녀는 내 속에 나 였다. 사랑하고픈 내 속의 나. 사랑에 배고픈 내 속의 나. 사랑없이는 슬픈 내 속의 나.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라 사랑없이 사는 게 슬픈 내 속의 나.
그런 내 속의 나와 사랑에 빠진 나.
블로그 글쓰기 며칠만에 내 속의 나와 이야기 했다. 글쓰기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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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에 보았던 그녀의 모습는 융 방식으로 표현하면 나의 제2의 인격이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꿈에서 만났다.
요즘들어 더욱 고독함을 느낀다. 회사에서도 불쑥불쑥 타인으로 사는 것 같고, 가정에서서도 불쑥불쑥 그렇다. 융을 읽으며 이런 고독이 걱정할 것만은 아님을 배운다. 고독은 내게 주어진 운명의 길을 걷는 이가 누구나 느끼는 체험이다. 이 고독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융에게 배운다. 고독한 나만의 인생이야 말로 고귀한 체험이며 정직하게 마주 대하여야 한다. 융은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세웠다. 부럽기에 나도 그리 해보려 한다.
내 내면속으로 들어가 나만의 미로를 헤매일 때, 나는 남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다. 나만의 미로를 걷는 외로움이야말로 내 인생을 내가 걷는 자유이다.
인생의 미로찾기는 숨바꼭질 놀이이다. 내속의 미로에서 언듯언듯 보이는 내속의 나를 찾는 놀이이다. 이 생이 다하는 날까지 내 속의 나와 숨바꼭질을 할 것이다. 내 속의 나와 벌이는 숨바꼭질.
융처럼 살리라.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살리라. 내 속의 어린 아이 마음을 정직하게 받아들이며 살리라 다짐한다.
다음번 꿈에서 그녀를 만나면 꼬옥 안아주어야 겠다. 손을 잡고 목욕탕에서 데리고 나와 식당으로 데려가 밥을 함께 먹어야 겠다. 꽃도 보고 별고 보고 술도 한잔 하면서 노래도 불러 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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