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구본형

구본형

개인과

/

/

  • 구본형
  • 조회 수 717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8년 12월 15일 22시 32분 등록


 자연과 침묵

일상은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소리가 침묵을 압도한다
그래서 늘 소란한 일상

그러나 어느 때,
아주 평화로울 때,
문득 내가 내가 아니고
내가 존재하지도 않을 때
그리하여 모든 사물과 다를 바 없이
내가 그것으로 스며들고
그것이 나와 하나가 될 때,
완벽한 고요가 찾아온다.

완벽한 고요함 속으로 새가 한 마리 날아간다
그러나 새의 날개 짓이 고요를 깨지 못한다
목청껏 소리쳐 고요를 깨뜨린다.

그러나
소리는 고요를 더욱 짙게 한다
어떤 소리도 침묵의 우세함을 어지럽히지 못하니
움직임은
그 움직임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움직임 조차 껴안은 움직임 없는 고요를
흩트리지 않는다

시간은 부재한다
오직 영원히 영속되는 지금만이 있다
시간이 없으니 어떤 일도 시작하지 못하고 어떤 일도 끝나지 못한다
아무 사건도 없다
고요한 평화

모든 것이 침묵으로 이야기하고
아름다움이 스스로 고스란히 들어난다

선각자들은 '존재하는 모든 것'(All That Is)은 완벽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참존재'가 모든 것 안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몸은 저절로 작동하고 신체적 기능을 정확하게 수행한다. 힘들이지 않고 걷고 자연스럽게 숨쉰다. 몸은 자체의 동력에 따라 자동적으로 움직인다. 그 안에 존재하는 '참존재'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도처에 '참존재'는 두루 존재한다. 서양인은 이것을 만물 속에 나타나는 신성 (神性) 'The Presence of God' 라도 부른다. 노자는 이것을 도(道)라 부른다. 나는 뭐라 부르던 관계하지 않는다.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 문득 내 안에 신이 머문다 생각하니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홀로 엎드려 경배하니 내 몸이 확장되어 엎드린 마루로 흘러 내리는 듯 하다. 내 안에 도가 깃들어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져 날아오르는 듯 하다.  한때 몸을 정신의 아래에 놓고 통제하려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몸 안에 신이 머물고 육체 역시  자연의 도를 따르니 그 스스로 신성한 것임을 알게 된다.   몸이 가려고 하는 곳 역시 자연스러운 곳이다.  무위란 그런 것이다.  일부로 거슬려 만들지 않으니 그 자연스러움을 따라 흐르는 것이 무위다.   옛사람들은 순리라 불렀는데, 그것은  운명을 따르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종종 패배주의와 어물리거나 게으름의 짝으로 매도 되었다.   그러나 멀리 보면 우리는 모두 자연의 질서 안에 머문다.     

IP *.160.33.149

프로필 이미지
2015.10.22 15:07:26 *.212.217.154

자연스러움을 따르는것,

순리대로 행 하는것,

거스르지 않는 것,

그것이 결국 진보와 변화인 것,

고여있는 물은 결국 썩기마련.

결국 썩어서 자연스러움으로 되돌아 가는 것.

프로필 이미지
2018.03.27 10:13:19 *.132.171.9

내 안의 그 어떤 힘이있음을 느끼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경험은 나를 순수한 어떤 감정으로 이끌어줍니다.

때로는 눈물이 흐를때도 있지요.

저는 그것을 '감동'이라고 부릅니다.

그저 시시한 삶이 아닌

하루를 살더라도 감동이 있는 하루가 된다면

그 하루 하루가 쌓여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주어진 하루속에 숨겨진 감동을 발견 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3 올해는 불일치의 간격을 줄여보자 [6] 구본형 2007.01.18 5860
602 년초에 세상의 변화를 엿보자 [2] 구본형 2007.02.12 5863
601 새로운 비즈니스의 공간을 찾아라 [2] 구본형 2005.05.29 5898
600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보고서- 오병곤 지음 [3] 구본형 2007.03.15 5898
599 창의력을 해방시켜라 [2] 구본형 2006.02.28 5912
598 나를 캐리어 스폰서라 부르라 [2] 구본형 2005.05.29 5913
597 그 많은 기원과 그 많은 결심들 [3] 구본형 2004.02.06 5943
596 비즈니스 미덕- 하나의 기본, 두 개의 원칙 [4] 구본형 2008.04.04 5950
595 컬처 코드- 미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가볍지만 설득력 있는 재미있는 재담 [3] 구본형 2007.03.12 5976
594 지난 여름 피서지에서 생긴 일 [3] 구본형 2004.09.11 5981
593 쟁취하지 말고 부드러운 혁명을 시도하라. [2] 구본형 2002.12.25 5982
592 세상은 나를 보살펴 주었고 또 나를 필요로 한다 [2] 구본형 2002.12.25 5985
591 포스트 모던 마케팅 [4] 구본형 2007.01.18 5987
590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2] 구본형 2007.06.20 5988
589 불면에 대하여 [2] 구본형 2003.11.05 5990
588 필부도 세상의 흥망에 책임이 있다(2000.여름) [3] 구본형 2002.12.25 5992
587 버스- 빠른 시대의 느린 세상 [2] 구본형 2003.11.20 5998
586 Hunger for Excellence [3] 구본형 2008.03.13 6004
585 아이들이 있는 일상 - 3개의 스케치 [3] 구본형 2004.06.06 6005
584 정열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곳을 만드십시요(2000.여름) [3] 구본형 2002.12.25 6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