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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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한가지 방법
먼저 방에 처박혀
읽고 읽고 또 읽는거야
그저 시간을 모두 읽는데 쓰는거야
물론 TV는 끄고
쓸데 없는 모임을 끊어야지
끊을 때는
베틀에 짜던 실들은
일격에 쳐없애듯 단호해야지
시퍼런 칼날 같아야지
그리고
제대로 된 놈이 쓴 제대로 된 책을 읽는거야
마음에 드는 작가 놈의 책을 모조리 읽는거야
그 놈을 읽을 때는 그 놈만 들이 파야해
처마끝 낙수가 돌을 뚫듯
활을 잡고 과녁을 삼킬 듯 빛나는 눈으로
붙잡은 그놈
그놈만 물고 늘어져야해
딴 놈은 절대 기웃거려서는 안돼
그 다음에는
그놈이 읽은 책들로 다가가
모조리 읽어 치워야해
사흘을 굶은 놈이 음식을 탐하듯
모두 먹어 치워야해
펑하고 배가 터지듯
단단한 돌머리가 깨지고
정신이 깨어 차원이 달라지면
마음이 즐거워져
잃어버린 마음이 되돌아 오듯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그득하게 돼
세상이 보이듯 눈이 밝아지는거야
오, 깨달음 만이
깨달음을 불러 오고
다른 차원 만이
이전의 차원을 버리게 해
잡다하게 구걸한 지식으로는
지혜에 다을 수 없어
용맹정진하는 선사처럼
눕지 않고 자지 않으니
매와 호랑이처럼 사납지 않고는
돌고도는 게으름을 벗어던질 수 없어
다른 세계로 들어갈때
우리는 늘 이렇게 해
먼저
다 버리고 하나만 남겨
오직 하나의 촛점에 집중하여
모기가 쇠가죽을 뚫듯
온몸으로 돌파하는거야
( 역시 캠벨을 기리며)

김홍기라는 작가의 여는 글이 선생님의 글을 읽는 동안 겹쳐져 찾아 봅니다.
'그림은 우리 안에 일그러진 영혼의 상을 주무르고 회복시키는 주술적 치유의 힘을 지녔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그림을 통해 성형하고 싶다면 딱 맞는 책을 고르신 겁니다.
여러분은 이제 스트레스로 인해 거칠어진 호흡을 조율하는 법을,
깊은 상처에 무뎌진 감각을 다시 벼리는 법을 그림을 통해 익히게 될 겁니다.
이미지(image)의 어원이 유령이란 뜻의 이마고(imago)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아세요?
자기 안에 있는 푸른 상처의 유령을 끄집어내, 멍울을 푸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미지라는 소통의 다른 장을 펼치시는 모습,
영혼의 뒤뜰을 선생님과 거닐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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