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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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혁명의 법칙은 매우 자명하다. 지금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한 사람은 변화할 수 없으며 그들은 각성에 이를 때 까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고 그때 변화해야겠다 깨닫게 된다. 늦을수록 치러야할 대가는 커지지만 늦더라도 그때가 가장 빠른 때다. 그때 까지는 별 수 없이 기다려야한다. 아직 때가 되지 않은 사람, 그 사람을 나는 결코 도와주지 않는다.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변화 역시 스스로 깨달아 바꾸려고 해야 바꿔진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꾸려고 결심한 사람, 그 사람들에게만 변화의 길이 열려있다.
변화해야겠다 마음먹으면 실천에 성공해야한다. 변화는 곧 실천이기 때문이다. 내가 체득한 바로 변화를 실천하는 좋은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다른 머리들은 다 자르고 남은 머리 하나를 잘 키우는 것이다. 실천을 막는 가장 큰 장애는 머리가 많은 것이다. 이것저것 생각이 많으면 실천은 더디고 한번 실천했다하더라도 끝까지 가지 못한다. 의심하기 때문이다. 노력은 힘들고 갈 길마저 흔들리면 누구나 버티기 어렵다. "메두사의 머리를 자르라. 그리고 그 피 흘린 자리에서 날개 달린 천마를 탄생시켜라. 그래야 하늘을 날 수 있다." 이것이 내 변화의 주술이다. 특히 재능이 많은 사람들은 한 곳에 몰입하기 어렵다. 이 일도 좋아 보이고 저 일도 재미있어 보이면 어떤 하나도 경지에 이르기 어려워진다. 하나에 전념하라. 이것이 바로 경영의 기초인 '선택과 집중'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무엇을 선택하더라고 그 수준은 예술적 경지를 추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예술이란 사물을 더 잘 만드는 것이다. 예술은 필요를 넘어선다. 더할 수 없는 경지, 즉 완벽을 향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 그 일이 무엇이든 그 사람은 그 분야의 예술가가 된다. 예술이야 말로 가장 화려한 변모의 체험이다.
둘째는 자신만의 성소에서 매일 두 세 시간 씩 보내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정열을 '단 하나의 성스러운 예술'에 바치는 의식과 같다. 이 두 시간만은 다른 삶을 살기 위한 주의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삶과 격리된 명상의 시간이라 여겨야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이 두 시간의 실용적 용도를 묻지 마라. 그저 넘쳐나게 하라. 이 성스럽게 넘쳐남이 바로 성스러움을 경험하게 하는 경배의 시간이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이 시간을 갖는다. 내게 글쓰기는 성스러운 의식과 같다.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신이 이끄는대로 빨려든다. 그곳에는 일상이 없다. 누구도 이 의식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직 우주에 홀로 있듯이 아무 거침없이 글에 빠져든다. 새벽이 밝아 식구들이 깨게 되면 나는 글쓰기를 멈춘다. 그리고 나의 삶과 일상 속으로 되돌아온다. 나는 이 두 시간 때문에 작가가 될 수 있었다. 나같이 의지박약에 가까운 사람도 10년 간을 계속해 왔고 15권의 책을 쓸 수 있었던 것, 결정적으로 스스로 작가라고 부르며 제 2의 인생으로 달려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세 시간의 몰입 때문이었다. 나는 이때 이 책이 잘 팔릴까를 생각하지 않는다. 비평가들이나 독자의 생각도 고려하지 않는다. 잘 써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책상에 앉아 내가 써야할 글들을 생각한다. 나는 나에 충실하다. 이것이 새벽 두 시간의 성스러움이다. 이때 당신이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처럼 글을 써도 좋고, 아마추어 화가가 되고 싶은 직장인은 그림을 그려도 좋다. 언어에 대한 흥미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도 좋고, 사진작가가 되기 위한 스터디 시간이어도 좋다.
무엇이 되었든 다른 우수마발들을 다 잘라 내고 선택한 단 하나의 일에 정성껏 모은 시간을 들이부으라는 뜻이다. 이렇게 매일 하면 무슨 일이든 예술가의 수준으로 그 일을 해 낼 수 있는 기예를 터득할 수 있다. 이 때 우리는 전문가를 넘어 창의적 예술가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비로소 탁월한 자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희열이다. 효율성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이때 만은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자라고 나뭇잎을 만들고 꽃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은 속에 간직된 본성을 따르는 것이다. 바로 그렇다. 이 시간만은 밖에서 주어진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서는 안된다. 이때만은 자신의 희열과 열망을 따라야 한다. 그러면 구도자처럼 철벽을 뚫을 수 있는 기백을 얻게 된다.
탁월함은 인생의 매우 좋은 목표다. 나는 여러분들이 자유인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강점을 치열하게 찾아 그 일을 매우 잘 해내는 훌륭한 창의적 직업인이 되기를 희망한다. 자기혁명과 관련하여 이처럼 중요한 메시지는 없다. 주어진 재능의 크기와 관계없이 작더라도 그 재능을 다 쓰고 가는 사람이 바로 성공한 사람이다.
(CJ, 2009년 6월)
* 이 칼럼은 캠벨의 책을 읽으며 쓴 것인데, 내 생각과 그의 생각은 섞여 누구의 생각인지 잘 구별할 수 없는 동질성에 놀라고 한다. 누구의 생각이면 어떠냐. Tat tvam asi , 네가 바로 그것이다 . 그러니 내가 그이고 그가 나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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