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최재용
  • 조회 수 2105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3년 9월 9일 11시 47분 등록

9월이 시작되면서 각 대학에는 개강과 함께 캠퍼스에 활력이 솟아난다. 강의실, 도서관, 식당, 카페에도 학생들로 북적이기 시작한다. 내 몸과 마음에도 생기가 돌면서 삶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아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제 매일 무엇을 먹을까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아들의 무미건조한 생활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숙사에서 있던 아들은 기말고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집으로 올라왔다. 아들에게 부탁을 했다. 대학 들어간 후 처음 맞는 방학이니 연애, 공부, 아르바이트 등 무엇을 해도 좋고, 무엇을 배워도 좋으니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아들은 일주일 간의 여행, 그리고 운전면허를 딴 것으로 만족을 하는 듯 했다. 그 남은 두 달은 대학 들어가기 전의 악몽 같은 생활(내가 보기에는)로 돌아갔다. 밤을 새워 오전 6시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아침을 먹은 후 오후 2시에 일어나 점심 먹고 다시 다음날 새벽까지 게임에 몰두했다. 중간 중간에 괴성과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거의 매일 똑 같은 생활이 반복되었다. 참다 못해 어느 날, 아들한테 다 좋은 데, 연애만은 해보라라고 말했다. 누군가 사랑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모양도 가꾸고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며 무기력한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연애다운 연애를 못해보고 따분한 정적인 취미로 보낸 나의 대학 시절을 아들이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아들은 씩 웃더니 본인이 알아서 하겠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그렇다고 외모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지 잘 모르겠다. 자신보다 키가 작은 동생은 한창 연애 중인데 오히려 고등학교 때, 연애를 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기만 했다.

 

미리 앞서 살다간 화가 피카소와 작가 괴테는 사랑, 연애를 삶의 활력소이며 창작의 원동력으로 보았다. 혹자는 그들의 사랑을 여성을 통한 욕정의 해소라고 하면서 천박한 것으로 폄하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에게 사랑은 매 순간의 삶을 역동적으로 살아가게끔 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누군가 말하기를 배우고자 하는 능력과 의욕은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데 호기심 많은 어린이가 학습능력이 최고로 높으며 나이가 들수록 그 능력이 저하된다고 한다. 괴테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다른 사람에게는 청춘은 한번 밖에 없지만 천재에게는 몇 번의 청춘기가 있다. 천재에게는 일시적인 회춘이 반복적으로 발견된다 실제로 소설 <친화력>에서 그의 회춘법은 몇 살을 먹더라도 젊은 여자의 엉덩이를 쫓는 것이라고 했다. 천재에 국한 된 얘기는 아닌 듯 하다. 생전에 아홉 명의 여자와 사랑을 나누었던 괴테! 74세의 나이에 18세의 젊은 여성을 향해 열렬한 구애를 할 정도로 그 무모함과 사랑에 집착은 그가 죽을 때까지 열정적으로 살아간 이유였다.

 

다음 겨울 방학 때는 아들의 변한 모습을 보고 싶다. 실연으로 괴로워하는 모습도 좋고 연인을 만날 기분에 들떠 있는 모습도 좋다. 어쨌든 어떤 형식으로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으니까 말이다.

 

 

IP *.50.96.158

프로필 이미지
2013.09.09 17:00:36 *.43.131.14

재용웨버님은 연,연, 연애 안하십니까?

이 글을 읽으며 드는 첫 번째 느낌입니다.^^ 화이팅!

프로필 이미지
2013.09.13 12:22:30 *.108.69.102

아들의 무미건조한 생활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캬!  내가 이 느낌 알지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92 방문판매 세일즈 - 2. 크레용팝 B급 정서의 역설은 세일즈에서도 적용된다 書元 2013.09.21 1993
3691 #6_이리 오너라~ [6] 서연 2013.09.17 2037
3690 [No.5-3] "내 감정 좀 케어해 주잖아~" -9기 서은경. [6] 서은경 2013.09.16 2025
3689 나 자신을 유혹한 건 바로 나 자신이야 [5] 오미경 2013.09.16 1917
3688 [9월 3주차] 내 삶의 선물 [8] 라비나비 2013.09.16 1971
3687 글을 쓰는 이유 [3] 유형선 2013.09.16 2207
3686 #18.우리는 왜 스스로를 학대하는가 [3] 쭌영 2013.09.16 2008
3685 나는 잡스런 게 좋아요 file [4] 한정화 2013.09.15 2138
3684 따뜻한 정이 그립다 [7] 최재용 2013.09.15 2384
3683 #18. 아버지에게 [6] 땟쑤나무 2013.09.15 1898
3682 [날팸] 사랑하는 토요일 [5] 콩두 2013.09.14 2291
3681 웬만한 과일나무 다 있다 [2] 정야 2013.09.12 3344
3680 신화적 공간 [2] 효인 2013.09.12 1871
3679 [날팸] 쓸쓸한 가을밤, 사부를 그리다 [4] 땟쑤나무 2013.09.12 1896
3678 모든 아이들은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다 [1] 단경(旦京) 2013.09.11 2428
3677 #5_경제기사 읽는 코드 [1] 서연 2013.09.10 2043
3676 [No.5-2] 엄마 보다 세상- 호기심과 모험심.-9기 서은경. [3] 서은경 2013.09.09 2278
» 활력있는 삶 [2] 최재용 2013.09.09 2105
3674 몸이 영혼이다. [4] 오미경 2013.09.09 1917
3673 [9월 2주차] 과거를 회상하다... [5] 라비나비 2013.09.09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