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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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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3일 11시 38분 등록
 

일상의 황홀, 을유문화사, 2004

 


살바도르 달리가 ‘늘 똑같은 일상을 되풀이하는 인간의 맹목적 습성을 공격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듯’, 나는 물결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매일 달라지는 변화와 특별함을 즐기기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5


내 기록의 일관성을 지키는 유일한 법칙은 하루를 기록하면서 그 하루 속의 생각과 행동 속에, ‘사람이 살고 있었는지’ 물어 보는 것입니다. 5


누군가가 “신의 선물은 늘 어려움과 문제라는 포장지에 싸여 있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합니다. 19


당신이 거기 그 모습으로 있다는 것 때문에 삶이 허물어지지 않는 다른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기에도 우린 모자라니까요. 20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다 허구도 아닙니다. 현실이라는 실로 꿈을 수놓는 것이 인생은 아닌지요. 25



 

자신을 망각하는 정도가 클수록 나의 세계는 넓어진다. - 합펠

 


 

어제는 가 버렸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오늘이 있을 뿐입니다.

자, 시작합시다.- 마더 테레사, <아름다운 선물> 중에서


책을 읽다 좋은 글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좋은 글이란 벌써 내가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 마음 속에 벌써 들어 와 있지만 미처 내가 인식하지 못한 것입니다. 보는 순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이미 낯익은 것이기 때문에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것입니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 내는 작가의 재주에 경탄하지만 우리를 정말 기쁘게 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 표현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34


언젠가 칸딘스키에게 20세기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했더니, 19세기가 “이것이냐 저것이냐” 시대였다면 20세기는 “...와 ...”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는군요. 50


좋은 후배들을 보면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커집니다. 인생을 한 번 잘살아 좋은 표본이 되어 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깁니다. 그래서 좋은 젊은이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70


흙과 마주 대하고 서면 이런 복잡한 계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나는 그저 생명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살고 싶어지고, 살아 꽃피고 싶다고 열망하게 됩니다. 흙을 마주 보면 내가 하나의 씨앗이 되고 생명이 되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71


아이러니컬하지만 불완전한 책을 내는 것이 바로 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에 대하여 1년 동안 내가 배우고 생각하고 익힌 것을 정리하여 표현하는 것, 이것이 바로 나의 학습 방법입니다. 내게 책은 어떤 주제에 대한 1년 동안의 사유를 기록한 한 권의 정리 노트인 셈입니다. 72


집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결국 그 주인을 닮아 있다. 칭키즈칸이  어째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도 인생을 집을 통해 읽어 낸 것은 아닐까요? 86


나에게 새벽은 최근 7년 동안의 작업장이었고, 탈출이었고, 모색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거의 전부 새벽 덕이 아닌가 합니다. 새벽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 직장인이었을 것입니다. 새벽이 없었다면 나는 감히 우리를 양떼처럼 한곳에 모아 놓은 그 울타리를 넘어 어둡고 춥고 무서운 동굴 같은 어둠 속을 향해 발을 내딛지 못했을 것입니다. 90


바싹 마르지 않고 어떻게 스미게 할 수 있을까요? 안회는 아마 배움에 바싹 마른 사람이었던 모양이지요. 온몸으로 스미게 하여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던 모양이지요. 96


우리는 질서에 지쳐 나그네가 되고, 자유에 지쳐 귀환한다. 114


“어던 새에게 그 스스로가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 그리고 아주 조금만 시간을 들여 비행 연습을 하면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는 것이 이 세상의 많고 많은 일들 중에서 왜 이렇게 힘든 것이F까?” - <갈매기의 꿈>에서 123


실업률의 증가는 그 공존의 바닥에 생겨난 균열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닥이 다 갈라져야 배가 가라앉는 것이 아니다. 작은 구멍 하나라도 잘 막지 않으면 모든 바닷물이 그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좋은 정치가와 좋은 경제 정책과 좋은 기업가가 중요한 것이다. 124


아침에 일어나 원하는 일을 한다. 하루는 그 일을 위해 새로 주어진 것이다. 128


문득 우리 운명의 기상도에 꼭 필요한 정보들은 어떤 것들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운명의 힘을 결정하는 첫 번째 기상 요소는 꿈이라는 환상적 에너지일 것 같습니다. 그것은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에너지니까요. .... 아마 두 번째 요소는 타고난 기질, 재능, 취향 같은 선천적인 것들이 콤비네이션일 것 같습니다. 이것을 파악하지 못하면 자신의 역량을 가늠해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운명이라는 태풍의 크기와 성격을 결정하겠지요.

세 번째 요소는 자신에 대한 애정일 것 같습니다. 자신의 힘과 삶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중요하겠지요. 이것은 아마 자신의 중심으로 스스로가 가진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태풍의 눈의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애정 없이는 모든 힘들이 거대한 결집력을 잃고 산산이 뿔뿔이 흩어지고 말겠지요.

네 번 째 요소는... ‘나에 대한 연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스스로의 과거를 기록하고 자신의 문명의 성격을 규정하고 앞으로의 성취를 계획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원을 결집시키는 운명의 로드매핑을 나에 대한 학문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146


“너는 평생 가죽 옷 하나로 살았다. 그 옷으로 눈도 맞고 비도 맞으며 투덜거리지 않았다. 밥 한 끼를 즐길 줄 알아 밥을 먹을 때마다 유쾌한 소리를 지르며 즐길 줄 알앗다. 느티나무 밑 우리게 갇혀 있을 때 산을 뛰어다니는 즐거움을 상상했고, 밥에 풀어 주면 현관 앞에서 집을 지켰다. 함께 산속을 산책할 때는 참 진지한 열정과 몰입으로 자연과 하나가 될 줄 알았다. 이제 너를 보내니 오랜 우정을 잊지 말고, 몸이 썩더라도 다른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 즐기도록 하여라.” 154



집은 세상의 구석이다. 집은 누구에게나 최초의 세계였다. - 가스통 바슐라르, <공간의 미학> 160


아주 좋은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내일 또 살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171


무성한 잎들 사이로 왕성한 여름 기운이 빠져나가고 가을이 초라하고 체념한 모습으로 와 있습니다. 가을은 다음 세대를 위한 뒷바라지처럼 열매 위에서만 빛납니다. 잎이 져야 비로소 열매가 빛납니다. 185



어떤 배려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불행은 우리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죽지만 않는다면 살아난 것이고, 살아 있다면 앞으로 잘 살아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196


천국이란 새로운 생활방식이지 신앙이 아니다. - 니체 197


조금 떨어뜨려 놓고 삶을 보면 늘 어떤 감상으로 촉촉해집니다. 유치한 것이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 속에 아직 남아 있는 젖내 나는 부드러운 것들, 가면 뒤의 속살들이 만져집니다. 198


나무 한 그루 예뻐해 주기가 힘듭니다. 예쁜 것을 즐기기만 할 뿐, 예쁘게 만들어주는 것은 잘 못하나 봅니다. 게으름을 탓하다가, 문득 중요한 것은 돌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예뻐지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돌아다 보았습니다. 203


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그 사이로 해가 비치는 오후, 산에 올라 아래를 보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한 자락이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가끔 꿈처럼 높은 곳에서 현실을 보면, 그것이 그렇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어쩔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천 갈래의 길이 보입니다. 205


평범한데 노력도 하지 않으면 일어설 수 없다. 평범하지만 애쓰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226


인생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잘 모르는 우리에게는 꿈을 북극성 삼아 매일 주어지는 하루를 나의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면 좋은 여행을 했다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234


나는 여행에 대해서는 늘 관대합니다. 235


돈은 그저 주인을 닮을 뿐입니다. 지갑은 그것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는 것일 뿐입니다. 235


나는 겉만 번지르르한 기만보다는 꾸미지 않은 지루함에 더 치를 떨었다.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 더 진실과 미덕이라는 특별한 가치를 수반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었다. - 케네스 에블  242


아주 참담한 불균형이 아니라면, 부조화는 우리로 하여금 안팎으로 대화가 진행되도록 도와주거든요. 243


스스로에게 투자해라.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투자할 수 있는 종잣돈은 시간이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하루의 어디서건 시간을 내어 실험하고 모색하고 학습해야 한다. 나이 들어 초라해지는 사람도 있는 반면 더 지혜로워지고 빛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우리의 밝기를 결정한다. 245


하루는 늘 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위대한 순간입니다. 평범과 일탈 그리고 어떤 도약, 진짜 살아 있는 짜릿한 물결 같은 시간. 250


“한 시대의 위대성은......어떤 방향을 향한 것이든 헌신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의 비율에 달여 있다.......중세는 이 점에서 사정이 나쁘지 않았다. 헌신! 보상에 대한 확고한 보장이 아닌 것! 위대성은 무엇으로 시작되는가?  한 가지 일에 대한 헌신으로......개인적인 허영심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위대성은 정신의 탁월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쁜 성격과도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대성은 특별한 정신이 특별한 의지와 결합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비즈니스지만 당시의 삶은 존재였다.”

-- 야콥 부르크하르트  257


단식의 장점은 하루하루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참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매순간 싸우고 있다는 현장감을 갖게 합니다. 이 박진감 있는 싸움은 체중 감량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통해 확신을 더하게 됩니다. 단식이 끝나면 보식이 중요합니다. 보식은 그 동안의 식단이 새로운 원칙에 의해 바뀌는 것이지요. 264


이 세상에서 부족한 것은 기적이 아니다. 부족한 것은 감탄이다. -G.K. 체스터턴  269


하루는 샘물이 자신을 채우고 넘쳐흐르게 하는 시간입니다.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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