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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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잡스런 게 좋아요."
"나는 우리 변경연이 더 잡스러웠으면 좋겠어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나보고
"네가 제일 안 그러거든!!" 이라고 한다.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꼭 나같은 인간으로 이런 1인분이다.
그래서 나는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관심분야를 이야기했으면 한다. 내가 원하는 잡스런 것이란 그런 것이다. 먹물 찍어먹고 자란 '붓꽃'만 모인 커뮤니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 건 재미없다.
내 취향이야 크고 화사한 꽃이지만, 단 하나만 골라서 화분에 담아서 봐야한다면 난 모란을 선택하겠지만 난 모란 화분보다 잘 자꾸어진 잔디동산보다 웬갖 잡것이 난 풀밭이 좋다. 그래야 나도 그런 풀밭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숨을 쉬고 내 한살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커뮤니티에서 그림이야기, 꿈이야기만 주구장창 해대도 괜찮았으면 한다. 또 누군가는 경제적 자립만을 수도 없이 이야기해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또 누군가는 자기다움만을 주구장창 연구하고 열변을 토했으면 좋겠다. 또 누군가는 자기가 아는 역사적 사실로 핏대를 올려도 괜찮았으면 좋겠다. 또 누군가는 아이 이야기만 줄기차게 미친듯이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의 관심분야를 드립다 파대도 그게 별 이상할 것 없고, 특이해보일 것이 하나도 없어서 암시랑도 안한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보면 촌스럽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이면 이상해보일 것 같은 그런 것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대학생 때였나.... 어느 날 나는 타인이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하려고 하니 미칠 일이었다. 그럼 나같은 인간만 있으면 어떠나를 생각했다. 그건 지옥이었다. 나도 나 하나 감당하고 살기 힘든 데, 온통 나같은 것만 세상에 있으면 그걸 어찌 감당하고 사나 생각만해도 확 짜증이 일었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 힘이들지만, 그렇다고 나같은 사람만 있으면 그건 더 끔찍하다. 이런 저런 놈이 좀 섞여 있어야 살만하지 않은가.
한강 난지 공원의 잡풀들.
누가 일부러 이렇게 심을려고 했으면 이렇게 예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도 사람의 손이 가서 몇 종류 안난 것이지만, 난 말끔히 손질된 잔디보다 하늘에서 씨를 내려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이런 잡스런 것이 좋다.
내 기준으로 풀밭을 만들었다면 그야말로 '밭'이 되었을 것이다. '이 풀은 먹는 거니까'가 내가 그 풀을 심은 이유가 될 것이기에. 하지만 내가 심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하늘에서 풀씨를 날라다가 심어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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