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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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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6일 02시 52분 등록

OECD국가중 평균근무시간이 가장 높다는 한국. 이곳은 가끔 정글같다. 사람들은 사납고, 복지는 형편없다.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으니 스스로 보호할 수 밖에. 밥그릇을 뺏기지 않으려고 서로를 공격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니 성공했다. 서로 지지 않으려고 뛰다보니 결국 어느순간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간 것이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한강의 기적이라고도 한다. 원더풀 코리아, 위대한 대한민국이라고도 한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명제를 우리나라는 스스로 증명했다.

헌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너무 학대하며 산다. 성공이라는 달콤함에 빠져서 우리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서점에 가보자. 대부분의 베스트 셀러는 자기개발 서적이다. 왜 우리를 개발하려고 하는걸까? 인간관계를, 미소짓는 방법을 왜 책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일까? 책은 말한다. ‘나는 할 수 있다. 그러니 새벽에 기상해서 학원을 다니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과연 그렇게 단순한 걸까? 모든 구조적인 모순들이 가득한데 한 개인의 변화만을 말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이다.

거리를 둘러보자. 24시간 음식점들이 넘쳐난다. 커피 가계 옆에는 커피 가계가 있고, 장사가 잘되는 빵가계 옆에는 비슷한 빵가계가 생긴다. 상인들은 성공, 아니 돈을 벌기위해서는 최소한의 양심도 고상함도 버린다. 사무실은 야근 때문에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있다. 가정과 건강을 희생해가면서 일을 하는 일개미들이 한가득하다.

어느 순간 이 모든게 지긋지긋해졌다. 열심히 산다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열심히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아주 소소하다. 이때부터 머리를 쥐어짜게 하는 질문이 계속 내 안에 맴돌기 시작했다. ‘우리는 왜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일까?’

머리가 터질도록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했다. 지금 잠시의 고통이 지나면 아마도 또다시 내 몸을 학대하면서 성공을 추구해 나갈 것이고, 또 언젠가 회의가 들것이다. 결국 그렇게 살 운명인지도 모른다. 이 거대한 시스템을 난 역행할 용기가 없는 것이다.

대신 러셀같은 진보적인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들이 다음 세대들은 조금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멀리서나마 그들을 응원한다.

IP *.25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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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6 13:32:25 *.50.65.2

이 좁은 땅에 우리들이 보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에서일까?

러셀을 읽으면서 부러웠던 것은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니면서 러셀 자신의 편협함이 무너지고

사고의 폭이 넓어진 것을 보면서.

지리적 여건이 사람의 사고에 많이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래서 자신을 놓아두는 방법중의 하나가 여행일거야.

우리 몽골 다녀와서 한뼘 이상 자랐다는 생각이 들어


준영~~

명절 잘 보내고 ^__^

추석 하루만 쉬고 일을 한다고 하니 건강도 챙기고

신랑 될 사람은 몸도 마음도 튼튼해야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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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7 00:04:48 *.108.69.102

요즘 미니멀리즘이 각광을 받는다네요.

폭력적일 정도로 과한 우리 사회의 모노레일에서 자발적으로 내려가,  조촐하더라도 삶의 숨결이 느껴지는 오솔길을 발굴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나도 한 권 읽었는데 기대이상으로 매력있던데요.  '행복의 가격'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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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7 08:20:55 *.122.139.253

조금 부정적으로 들리겠지만,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스템적으로 '따스함'을 느끼길 바란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대신 각자 또는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별도의 작은 사회를 만드는게 맞는 것 같아.

그게 요즘의 '공동체 사회'일거고.

 

가만... 나도 나 자신을 너무 학대하며 살기 때문에 자꾸 머리가 빠지는건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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