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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6일 05시 40분 등록

인용문만 정리했습니다.

 

17 나는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내가 동양인도 서양인도 아닌 인류의 한 사람임을 절감했다. 진정한 글로벌 인간인 셈이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우리 안에는 인류의 원시와 고개 그리고 중세가 이 시대와 함께 공존한다. 오늘 그리스인의 이야기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면 우리 안에서 가장 위대한 힘을 이끌어내 스스로의 삶을 영웅의 행적으로 끌어올릴 용기와 방법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끊임없이 우리를 끌어올리는 힘, 즉 엑셀시어의 정신은 우리를 도약하게 한다.

 

17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물리적으로 점령해야 할 땅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사적인 세계들이 여전히 우리가 점령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하나의 나라를 세우는 것과 같다. 하나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도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18 3000년이 지나 우리는 가지가지의 문명들이 혼합된 글로벌 시대에 와 있다. 우리의 의식 세계는 문명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의 무의식은 아직도 문명에 의해 순치되지 않은 신화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조화, 이것이 자기 경영의 본질이다. 그래서 신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내면의 어둠으로 내려가는 사다리며 통로가 되는 것이다.

 

18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 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마침내 세상에 자신의 작은 왕국 하나를 건설해가는 이야기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 몸을 휩싸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19 이 책은 단순한 신화읽기를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그런 류의 책은 너무도 많다. 이 책은 모험의 선동을 위해 쓰였다. 모험에의 초대,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54 싸우기 전에는 페르세우스에게 가장 위험했던 메두사의 머리가, 일단 페르세우스가 승리하여 그의 전리품이 되자 적들을 물리치는 결정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그 머리는 페르세우스의 영광이 되었다. 위험이 명예가 되고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된 것이다.

 

58 미케네문명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 페르세우스의 모험은 성장의 정점에서 몰락하는 미노스왕 이야기보다 시대적으로 앞선 신화다. 내가 페르세우스의 모험을 가장 앞에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참고로 크레타 문명은 대략 기원전 2500 ~기원전 1400,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1600~기원전 1150년에 존재했던 걸로 추정된다. 두 문명이 흥망을 교환하는 교체기인 기원전 1600~기원전 1400년 사이 200년이 주로 초기 영웅들의 활동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기원전 1200년 경에 트로이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신화는 역사가 아니라 상징이기 때문에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시적 상상력을 통해서 이해되어야한다.

 

65 학자들은 제우스의 바람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떤 지배신이 이미 있는 도시에 그리스인들이 들어가 영향력이 커지면 제우스 숭배도 함께 퍼지게 되면서 원래의 토속신과 하나로 융화하게 된다. 그러면 그 토속신의 아내 역시 제우스에게 양도된다. 이 과정이 바로 제우스의 끝없는 외도행각으로 묘사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영웅들은 자신들의 계보를 신에게 닿게 하고 싶었다. 이왕이면 다른 신들보다도 제우스의 아들이 되는 것이 가장 영광스러웠다. 그렇게 반신반인이라는 특별한 혈족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92 아리아드네를 사랑한 시안 윌리엄 스태퍼드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 the way it is>에서 절대로 놓아서는 안되는 실에 대해 이렇게 노래한다.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지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그러나 그 실만은 변치 않아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 지 궁금해하지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해

그렇지만 그 실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아

너도 고통받고 늙어갈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돼

 

97 시인은 노래한다.

 

모든 영웅이여, 미궁으로 들어서라

나를 지나면 슬픔의 도시로 가는 길

나를 지나면 영원한 슬픔에 이르는 길

나를 지나면 길 잃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는 길

그 길을 통과하라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결코 잊지 마라.

희미한 소명의 길은 미궁과 같으나

어두운 내면을 통하지 않고는 내가 없으니

두려우리라 생각한 곳에서 나를 발견하고

죽으리라 생각한 곳에서 살게 되리라.

 

119 영리한 피테우스는 이 신탁의 뜻을 금방 알아차렸다. 아이게우스가 장차 아테네를 다스릴 아들을 낳을 것임을 알아차린 피테우스는 자신의 후손이 아테네의 왕이 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포도주 푸대를 풀어서 아이게우스에게 포도주를 잔뜩 먹여 취하게 한 다음 자신의 딸 아이트라를 그의 방으로 들여보냈다. 아이게우스는 그녀와 결합하여 아이를 낳았으니 그가 바로 테세우스다.

 

120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가 자신의 아이를 낳을 것을 예감했기 때문에 트로이젠을 떠나면서 커다란 바위 밑에 칼 한 자루와 신발 한 켤레를 감추어두었다. 테세우스라는 이름도 테사우로스, 묻혀있는 보물이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아이게우스는 아이트라에게 아이가 그 바위를 들어 신물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자라면 아테네에 있는 자신에게 몰래 보내라고 말했다.

 

121 스키론이라는 강도는 행인을 잡아 무릎을 꿇고 자신의 발을 씻기게 했다. 행인이 무릎을 꿇고 그의 발을 씻기면 바로 차서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뜨려 죽였다. 그렇게 떨어져 죽은 행인들은 그 낭떠러지 밑에 살고 있던 거북의 밥이 되었다. 테세우스는 스키론을 잡아 그가 행인을 죽일 때 써썬 것과 똑 같은 방법으로 죽여서 거북의 밥이 되게 했다. 또 시니스라는 강도는 땅까지 잡아 늘인 두 그루의 소나무 사이에 행인을 묶은 다음 소나무를 다시 놓아 그 탄력으로 찢어 죽였는데, 테세우스도 똑 같은 방법으로 시니스를 죽였다. 악당들을 그들의 방식으로 죽여 되갚아주는 것도 사촌형 헤라클레스에게 배운 것이었다.

테세우스가 죽인 가장 특이한 강도는 프로쿠르스테스라는 자였다.. 그의 집에 철침대가 있었는데 나그네는 그 침대에 눕혀졌다. 나그네의 키가 침대보다 길면 남은 만큼 절단해 죽이고, 나그네의 키가 침대보다 짧으면 모자란만큼 잡아 늘려서 죽였다. 프루크루스테스라는 이름은 잡아 늘이는 자, 혹은 두드려서 펴는 자라는 뜻이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종종 회자되는 이 짧고 유명한 이야기는 자기가 세운 일방적 기준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억지로 꿰맞추고 재단하는 독선과 편견을 뜻하는 관용구가 되었다.

 

123 시인은 노래한다.

 

아직도 프로쿠루스테스의 침대 위에서

고정관념이라는 철제 침대에 맞춰 살고 있는 우리

그대로 되먹여 치기를 당하듯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그대로 세상도 우리에게 보답하나니

자기 혁명은 현실보다 우리가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만 이루어지는 것 

 

144 미노타우로스의 죽음, 테세우스의 승리, 공물로 바친 선남선녀의 귀환, 아리아드네의 유기, 그리고 그녀의 자매인 파이드라와의 결혼은 서서히 크레타 섬의 지배력이 끝나가고 그리스 본토의 지배자들이 크레타를 멸망시켜 가는 과정이 이야기 속에 상징적으로 녹아든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존을 정복하고 안티오페를 납치해오듯 아테네는 크레타와의 싸움에서 크레타 왕녀 파이드라를 전리품으로 빼앗아온 것일 수도 있다.

이게 역사적으로 현실성 있는 이야기이리라.

 

155 시인은 노래한다.

 

현실을 아는 자들은 신이 그에게 허락한 것을 즐 길 줄 알고

그 천직의 즐거움이 삶임을 믿는다.

일 외의 다른 더 큰 즐거움이 없을 때 일은 놀이가 되나니

자신의 일을 하다가 죽기를 바라네

태어난 운명대로 길을 가고

 그 길 위에서 늙으리니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 바로 천직이니

천직을 다한 사람은 죽어서 별이 되나니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그만두고

평생 가야할 길로 들어선 자는

황금의 시기를 맞이하리니

그들에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바로 퇴직이므로

 

157 델포이는 땅의 배꼽인 옴파로스가 놓여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제우스가 세상의 남쪽과 북쪽 긑에서 각각 독수리를 날려 보냈는데, 델포이에서 서로 만났기 때문에 이곳을 세상의 배꼽이라고 불렀다. 원래 이곳은 척박하기 그지없는 땅이었다. 코레타스라는 양치기가 델포이 신전 자리를 지나다가 어떤 향기에 취해 황홀경에 빠졌기 때문에 이 궁벽한 장소가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황홀경에 빠지는 것을 일종의 신탁을 받은 것으로 여겨 여러 신들을 모신 신전들을 여기에 세웠으나 최종적으로 아폴론 신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특히 신탁을 전해주는 장소를 아디톤이라고 부르는데, 그 안에서는 종종 향긋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플루타르코스는 이 알수 없는 향기를 프네우마라고 불렀다. 이것은 일종의 바람 같은 영혼의 기운으로 여겨졌다. 플루타르코스는 델포이 인근의 보이오티아 출신이다. 델포이 아폴론 신전의 신관으로 피티아들이 전하는 신탁을 옮겨적는 일을 했다. 그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신탁을 듣기 위해 신전을 찾아온 많은 유력자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호,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한 번 읽어보고 싶구나

 

177 아테나 여신이 중재하여 오레스테스의 죄가 사해지는 순간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니에스는 자비의 여신들인 에우메니데스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콜로노스으 숲에서 기려지게 되었다. 운명과 화해하고 싶었던 오이디푸스가 죽음의 장소로 콜로노스를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178 쓰라린 고통으로 다져진 오이디푸스의 시신을 거두어주는 나라는 승리와 함께 대지의 번영을 약속받게 되리라는 신탁이었다. 이제 그의 더럽혀진 육체는 승리와 번영을 상징하는 신성한 성물이 되었다.

 

198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것은 유령과 영웅과 악당이 등장하는 민담과 전설들이었다.

 

199 1829년 아버지는 소년에게 예너의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를 사주었다. 그 책에는 트로이의 장군 아이네이아스가 아들의 손을 잡고 늙은 아버지를 등에 업은 채 불타는 트로이 성에서 빠져나오는 그림이 실려 있었다.

 

234 신들도 어쩔 수 없는 신탁인  테티스의 아이는 그 아버지를 능가할 것이라는 말에 기겁하여 그 사랑을 거두어들였다. 올림포스 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바로아버지를 능가하는 아들이었다. 왜냐하면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고 왕이 되었기 때문에 아버지보다 강한 아들은 곧 위협이었다. 그리하여 제우스는 테티스를 인간에게 시집보내기로 작정했다.

 

245 시인은 노래한다.

햇빛이 꽝꽝 쏟아지는 날

전장에 서면 마주 봐야 하는 것은

무찔러야 할 적군보다 내 속의 두려움

남을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는 징그러운 대국

고함을 지르고 악을 써서 잊으려 하네

 

인간이 모여 할 수 있는 일이 전쟁뿐만이 아닌데

서로가 죽이고 죽어

죽어가는 적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는구나.

통곡하는 이유는 적을 위해서도 아니고 나를 위해서도 아닌

전장으로 자신을 데려온 어리석음 때문

 

256 <일리아스>에서 헥토르는 용사였으며, 존경받을 만한 무사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리더로서의 책임 앞에서 두렵지만 물러서지 않는 꿋꿋한 사내였다. 가족을 아끼는 따뜻한 남편이며 아버지였다. 그의 아내 안드로마케는 트로이 전쟁에 관여한 어떤 여신보다도 고귀했다. 시종일관 저속하고 야비하게 등장하는 헤라는 말할 것도 없고 아프로디테나 아테나보다 더 훌륭한 여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녀는 말을 삼가고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으며 앞에 나서서 다른 사람들의 오해와 험담을 듣는 것을 싫어했고 부질없는 잡담에 빠지지 않으려고 했다. 더욱이 남편에게 권유할 때와 양보할 때를 잘 분별하는 여인이었다. 그녀의 부덕은 트로이인들뿐만 아니라 그리스인들에게까지 잘 알려져 있다. <일리아스>는 헥토르가 결전의 마지막날 아내와 작별하는 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274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패배자는 물론 승리자에게도 전혀 영예롭지 않은 죽음과 상처만을 남겼다.

한편 망국의 백성들은 그리스군에게 유린당하고 폐허가 되어 버린 고향을 버리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기약없는 모험길에 올랐다. 길 위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도 온통 역경과 고난뿐이었다. 그 무엇도 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다. 오로지 희망 하나만을 품고 용기를 끌어 모아 전진하는 것밖에는. 그들은 수없이 넘어질 때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길 위에 올랐다. 그들은 어떤 순간에도 목적의식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폐허에 주저앉는 대신 미래를 향해 용감하게 길을 나선 그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을 건설하고 모든 종족들 위에 1000년간 군림했다. 

 

280 시인은 노래한다.

 

하고 싶기만 하고

할 수 있는 의지를 지니지 못한 자

운명에 쉽게 굴복하면서

그 두려움에 대한 항복을 용기라 부르는 자

비겁한 자는 자신의 왕이 되지 못하는 법

속으로 떨면서 부러질 듯 단호한 자는 어리석으니

어리석은 자의 집착만 한 재앙은 없다.

속은 기둥처럼 강하고

겉은 머리결같이 부드러운 사람만이

남과 나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나니

무덤까지 존경이 따라가리라

 

298 신은 용서했으나

스스로는 용서할 수 없구나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양심은 잠을 이루지 못하니

오직 스스로의 땀으로만 씻을 수 있으리라

요행이 없는 고행의 길을 걸어라

 

비극이 시작된 곳으로 달려가라

아비가 딸을 죽이자 원한에 찬 어미가 아비를 죽이고

다시 아들이 어미를 죽여 아비의 원수를 갚으니

첫 원한의 매듭을 풀어라

보복은 끝이 없고, 결국 가장 사랑하는 것을 죽이게 되나니, 바로 나.

 

287 오레스테스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가장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사내 중 하나다. 가장 비극적인 사내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후 세상을 떠도는 오이디푸스라면 아버지를 죽인 어머니를 죽이고 복수의 여신들에게 쫒기는 오레스테스는 두번째 비극남쯤 될 것이다. 운명이 이끄는 비극적 인생을 살다간 신화 속의 주인공들은 많다. 그러나 스스로 죄임을 알면서도 그 죄를 의무로 짊어지고 그 끔찍한 죄를 범할 수 밖에 없도록 기계장치에 걸려든 사람은 많지 않다. 안타깝게도 오레스테스는 평생 어머니를 죽인 죄악에 시달려야 했다. 죽이기 전에는 죽여야 된다는 책임에 시달렸고, 죽인 후에는 살모의 죄의식에 시달렸다.

 

290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머니를 죽인 오레스테스는 복수의 여신들 에리니에스의 추격을 받자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의 신전으로 반미치광이가 되어 피신했다. 복수의 여신들은 육친의 피를 흘리게 한 자들을 표적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표적을 놓친 적이 없는 저주의 추격자들이다.

 

294 타우리스로 가서 그곳에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상을 가져오라는 신탁이 내려졌다. 그러면 치유되어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게 된다는 것이었다.

 

297 그리스로 돌아온 오르스테스는 아버지 아가멤논의 왕국을 계승했다.

 

311 이타카 (콘스탄틴 카바피)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라곤과 키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엄한 감동이 깃들면

그들은 네 길을 가로막지 못할지니

네가 그들을 영혼에 들이지 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앞서지 않으면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네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크나큰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 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없이 많으니

페니키아 시장에서 잠시 길을 멈춰

어여쁜 물건들을 사거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들을

무엇보다도 향수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을 찾아가

현자들에게 배우고 또 배우라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 마라

비록 네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이타카는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356 시인은 노래한다.

 

젊음의 10년은 전쟁터에서 살았고

10년은 불운의 풍랑을 헤치며 살아왔다.

마지막 가장 위험한 고향에서 맨손으로 일어서니

비로소 한 사내는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다.

머리와 어깨는 위엄과 젊음으로 오히려 10년 전보다 더욱 빛나니

 

우리도 그렇게 젊은 날들을 공을 세우기 위해 전쟁처럼 바삐 살고

또 그만큼은 칼립소에게 억류되어 날마다 바다를 보고

한숨을 쉬듯 매너리즘에 젖어 산다.

그러나 인생은 모험, 날마다 새로운 파도와 겨뤄야 하니

알게 되리라. 삶은 이타카를 향하는 도중에 있음을

 

368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인과 게르만인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들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들보다 뒤떨어졌던 로마인그들이 세운 제국 로마가 세계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번영을 누리고 오늘날까지 그 위대함이 바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로마제국 쇠망사>를 썼다. 

 

386 트로이가 멸망하자 안드로마케는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의 전리품이 되어 그의 아내가 되었다. 그러나 네오프톨레모스는 아름다운 헬레네의 딸인 헤르미오네와 결혼하면서 곧 안드로마케를 버렸다. 그러나 그는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렸다. 아가멤논의 아들인 오레스테스가 죽여버렸기 때문이다.

 

386 네오프톨레모스는 죽으면서 포로의 신분이었으나 예언력을 가지고 그를 도왔던 트로이의 왕자 헬레노스에게 왕위를 이어받게 했다. 그래서 헬레노스가 안드로마케와 재혼하여 그 도시를 다스리고 있었다.  

 

390 시인은 노래한다.

 

인간은 이 운명에서 저 운명으로 부름을 받는 것

부름이 끝나 한 곳에 머무는 순간

삶은 저녁처럼 머문다.

그러니 풍랑과 폭우를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떨림의 기쁨으로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니

 

풍랑이 내던져놓은 새로운 운명의 해변에서

폭우가 지나간 하늘은 다시 푸르게 살게 하나니

모든 죽음은 영원한 평화, 그러니

살면서 아무 일 없는 무풍의 권태를 참지 마라

떠나지 못한 모험은 삶에 대한 쓰라린 모독이니.

 

397 헤르메스가 그 앞에 섰다.

그대는 자신의 왕국과 운명을 모두 잊었는가? 하늘의 제왕인 제우스께서 직접 나를 그대에게 보내셨다. 바람을 헤치고 달려온 내가 그분의 명령을 전하니, 당장 이곳을 떠나 그대에게 예정된 왕국을 찾으라. 커가는 그대의 아들 아스카니우스의 희망을 생각하라. 이탈리아 왕국과 로마 땅은 그대의 몫이니.”

 

398 그녀는 궁전의 맨 안뜰 마당에 소나무와 참나무로 거대한 화장용 장작을 쌓게 했다. 그리고 그곳에 화환을 걸고 죽음의 잎으로 장식했다. 그녀는 그 위에 자신의 침상을 얻었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가 입던 옷가지와 그의 칼과 그를 그린 그림을 올려두었다. 그녀는 아이네이아스의 함대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침상 위로 올라갔다. 깊은 회상에 잠겨 잠겼던 그녀는 침상에 누워 스스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던졌다….그녀는 아이네이아스가 남기고 간 칼 위에 엎어졌다. ..디도는 세 번이나 팔꿈치를 딛고 몸을 일으켜 세웠으나 세 번 모두 다시 침상 위로 쓰러졌다.

 

450 나는 오랫동안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살아왔다. 스스로를 변화경영전문가라 불렀다. 변화를 나의 삶에 적용하는 순간부터 자기계발과 자아경영과 연결되게 되었다. 자기 경영의 요체는 왜곡되고 강요된 껍데기의 삶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모색이다. 나의 세계를 찾아내 그 주인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자기 혁명인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연구하고 책을 쓰는 저작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스스로 만들어낸 변화의 개념을 나에게 적용하는 실험적인 삶을 살아왔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기업인 1인 기업을 만들었고, 30년 가까이 몸담아온 현장을 줌심으로 변화이론을 만들어온 전문가이며, 일 년에 한 권의 책을 써내는 작가로 살아왔다. 자기 혁명을 꿈꾸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학원을 만들어 제자를 키우고 함께 공부하고 노는 기쁨을 얻었다. 이 과정에서 신화야 말로 자기 경영의 요체를 담고 있는 거대한 상징체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화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어느 날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역할과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음을 자각하고는 시련과 고난을 이기고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적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법을 수련하여 드디어 평범한 사람은 결코 해낼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고 그 과정에서 얻게 된 힘을 가지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그 속에서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게 되는 이야기다. 신화란 그 이야기 속에 자기 혁명의 진수와 핵심을 뼈와 살로 품고 있는 비서임을 알게 된 것이다.

 

451 신화에 대하여 몇 년간에 걸친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나는 어떻게 영웅이 자기를 구현해가는 과정을 밟아갔는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와 모델을 찾고 싶었다. 그것은 변화경영사상가이며 작가인 내게 꼭 맞는 임무였다. 이 일은 즐거움이고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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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6 17:08:56 *.39.154.46

콩두나 올린 글을 보니 사부님은 진짜 시인이 되려 하셨다 보다.

'시인은 노래한다'

노래하신 분은 우리 사부님.

이 대목이 나오길 고대하면서 읽었다.

 

콩두는 편지쓸 때 이 대목만 추려서 보내도 좋을 듯하다.

담에 만났을 때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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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김연수 판소리 사설집 - '춘향가' [2] 한정화 2013.09.09 5211
1211 [구본형 다시읽기 2] 구본형의 마지막편지 단경(旦京) 2013.09.10 2603
1210 [2-17] 김연수 판소리 사설집 - 심청가, 흥보가 한정화 2013.09.13 4448
1209 [구본형 다시 읽기4] 일상의 황홀 한 명석 2013.09.13 1688
1208 [구본형 다시 읽기5]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1] 한 명석 2013.09.13 2320
1207 러셀 자서전 (상) file 최재용 2013.09.15 2814
1206 [구본형 다시읽기 3] 미치지 못해 미칠 것 같은 젊음 박미옥 2013.09.15 2485
1205 [구본형 다시읽기] 마흔세살에 다시 시작하다 [1] -창- 2013.09.15 1876
1204 [구본형 다시읽기6] 세월이 젊음에게 [7] 한 명석 2013.09.15 1826
1203 [구본형 다시읽기 3]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書元 2013.09.15 1860
1202 (No.18) 러셀 [러셀 자서전-상] 사회평론-9기 서은경 file 서은경 2013.09.16 2321
1201 #15. 러셀 자서전(상)(버트런드 러셀,사회평론) file [1] 땟쑤나무 2013.09.16 2821
1200 #18. 러셀자서전 / 러셀 file 쭌영 2013.09.16 3401
1199 [구본형 다시 읽기] 낯선 곳에서의 아침 [1] 콩두 2013.09.16 2086
» [구본형 다시 읽기] 그리스인 이야기 [1] 콩두 2013.09.16 2493
1197 러셀자서전(상) file 오미경 2013.09.16 2580
1196 9월 3주차 러셀 자서전 (상) _ 9기 유형선 file 유형선 2013.09.16 2365
1195 [9월 3주차] 러셀자서전 (상) file [1] 라비나비 2013.09.16 4079
1194 [구본형 다시읽기3]코리아니티(2005년) [2] 오병곤 2013.09.16 1870
1193 #61_서연의 시읽기 1 [1] 서연 2013.09.21 2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