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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4일 06시 31분 등록
프롤로그
1. 신화 독법에 관하여
2. 신화 속 '야생의 사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5. 판도라가 없었다면 이 세상은 시간도 없고 죽음도 없는 곳, 즉 신들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인간의 삶도 없었을 것이다.
25. 판도라는 여자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삶 자체를 상징한다.
25. 남자가 어머니 상을 버리고 천생연분의 신부를 맞이하게 됨으로써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기 시작한다. 바로소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삶이라는 시련이 시작되면서 남자는 자기가 아버지와 동일하다는 사실, 즉 자기가 아버지와 동일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26. 이 책을 통해 나는 판도라라는 인간의 마음상자를 뛰쳐나간 나쁜 것들, 조직세포 하나하나가 갈망하는 육욕의 냄새를 신화 속에서 하나씩 채집해보려 한다. 원초적 본질인 그것들, 깊숙이 숨겨둔 신들의 축복과 저주, 사람들의 얽힌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온갖 종류의 작동 원리를 탐험해보려 한다.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과 샘처럼 고이는 시간_크로노스
29. 끝날 수밖에 없기에 더욱 절절하고, 사라지기에 더욱 아름다운 몰입과 황홀을 찾아낸 것이다.
35. 호라티우스, 고대 로마 시인, 송가 Odes 1권 11장 카르페 디엠 : 카이로스의 시간 위에 인생을 설계하라

신들이 그대와 나에게 어떤 운명을 준비해두었는지 알려고 하지 말게.
왜냐하면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니.
바빌론의 점술가들처럼 그때가 언제인지 계산하려 하지 말고
무엇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게.
유피테르가 그대에게 더 많은 겨울을 나게 하실지, 
혹은 이것이 인생의 마지막 겨울일지 알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의 파도는 맞은편 바위를 조금씩 닳아 없애니
그대가 현명하다면 지금 포도주를 체로 거르게.
먼 미래의 욕심을 가까운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게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동안에도, 시간은 시샘하여 멀리 흘러가나니
지금을 즐기게, 내일이란 말은 가능한 한 믿지 말고.

35. 진심으로 그 순간을 즐긴 것만이 황홀한 영상으로 기억된다.
35. 시간은 비정한 힘으로 우리를 휩쓸 뿐이다. 우리가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우리를 먹어치운다.
36. 시간관리라는 오만과 왜곡에서 벗어나 '지금 경영'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시간의 강가에 매어둔 베에서 태어난 시간 방랑자'인 우리에게 더 어울리는 삶의 태도가 아닐까 한다.
36. 지금경영 원칙
(1) 바쁜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머슴일 뿐이다. 무엇에 시간을 충분히 쓸 것인지를 아는 사람이 시간의 주인이다.
(2) 살아 있음의 떨림을 기뻐한다. 시간을 연속된 선으로 이해하지 않고, 점들로 인식한다. 그리고 각 점마다 그것으로 충분한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각 지점에서의 인생을 시처럼 살려고 애쓴다. 시는 몰입이며 황홀이다. 그 감수성으로 지금에 심취한다. 지금의 냄새를 고용히 흠향한다.
37. 다음과 같이 3개의 문장을 기억하고, 늘 되새겨 삶의 태도가 되게 한다.
- 이 순간의 햇살을 즐기자. 어차피 가져갈 수도 없는 시간이니.
- 멈춰라 시간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 지금이 아니라면 또 언제란 말이냐?

(3) 미래를 설계할 때는 10년의 시간을 거꾸로 역류시키는 것이 좋다. 10년 후 오늘을 가정한다. 그리고 바로 그날, 지난 10년을 회상해본다.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라고 부른다. 실제로 내가 쉰 살이 되던 2005년 1월 내 생일날, 10년 후인 2015년 1월의 어느 날에 지나간 10년의 일들을 회상해보는 나를 상상했다. 그리고 물었다. '지난 10년간, 그 순간이 있어서 내 삶이 지극히 아름다웠다라고 말할 수 있는 10개의 삶의 장면들은 무엇이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나는 10개의 가상 시나리오를 마치 이미 일어난 사건처럼 과거형으로 기술했다.
37. 사람들은 10년의 무거움을 종종 과소평가 하는 것 같다.

애욕, 그 엉큼한 환락과 헌신하는 사랑 사이_아프로디테
39. 제우스는 자신이 맛본 단맛으로 인간을 타락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인간은 이 속에서 사랑을 키워내 스스로를 구원했다. 보잘것 없는 인간이 이뤄낸 가장 위대한 쾌거가 바로 생리적 욕정으로부터 사랑을 캐내온 것이다.
47. 시간에 갇힌 인간은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시간을 멈추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빛의 속도로 움직일 때 시간이 멈춘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문인들은 사랑이 절정에 이를 때 그 사랑이 시간을 멈추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공간조차도 얼어붙는다.
<성숙해진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자기경영의 비법을 가지고 있다.>
49. 사랑이란 새것이 아니다. 그것은 역경과 슬픔과 고통이라는 물로 수없이 세탁되어도 변하지 않는 천과 같은 것이다.
49. 그들은 새로운 사랑의 대상을 찾지 않는다. 그 대신 이미 함께하는 상대방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낸다. 진정한 사랑은 절대로 지루하지도 평온하지도 않다. 그것은 굴곡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의 사랑도 내면에서 진화해간다.
49. 처음에는 난롯가의 불꽃이더니 이윽고 겉을 태우는 불길이 되었다가 마침내 속까지 깊이 타오르는 불덩이가 된다. 그것이야말로 지켜볼만한 굉장한 것이며, 은총이다. 
50. 필멸의 육체로 상징되는 거품, 바로 삶 그 자체를 사랑할 때 시간은 결코 우리를 절멸시키지 못하리니 우리는 후대로 이어진다.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 불임이니 시간에 의해 절멸될 것이다. 사랑만이 사랑을 낳게 되고, 그 사랑을 이어감으로써 우리는 시간에 대항할 수 있게 된다. 육체가 죽어도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남아 있는 한, 그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 불멸이기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사랑으로 남는 존재들이다.


변화, 또 다른 나를 창조하는 무한 에너지_제우스
52. 신이 개입하는 순간 인간의 운명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청난 모험의 길과 새로운 운명으로 치닫게 된다. 불행은 그 변화의 과정에서 생긴 불일치와 충격인 것이다.
54. 오비디우스가 신화를 하나의 개념, 즉 변신 이야기로 파악한 것은 '변화와 변신'을 인간 세상의 작동 원리로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변화는 익숙한 것을 파괴함으로써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환경과 조건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삶을 강요한다. 
54. 우리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해 과거의 나로부터 변신해야 한다. 결국 변신이란 주어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나를 바꾸어가는 진화의 과정임을 알 수 있다.
55. 변화가 요구되는데 변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멸종된다. 반면 변신에 성공하면 영웅이된다. 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극복의 기술을 습득한 자들이며, 새로운 삶으로 탄생하는 데 성공한 인물들이다. 이 구도가 바로 신화의 기본적 틀이다. 
55. 결국 영웅이란 주어진 변화에 창조적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인물들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나는 언제나 이 대목에서 가슴이 뛴다. 평범한 내 속에 위대함이 씨앗처럼 들어 있다는 것, 언젠가 그것이 발아할 것이라는 희망, 나는 이 창조적 변신을 믿기 때문이다.
56.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변형시켜 새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것이다. 바로 자기 창조다. 자신 안에 무엇인가를 잉태하여 자꾸 만들어내는 것이다.
58. 인간은 기존의 자아를 버리면 어떤 사람으로도 변신하여 살아볼 수 있다. 
58. 자기경영은 연출이다. 우리는 종종 이미 알고 있는 자아를 버려 새로운 자아에 이르는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약하여 자신이 그리는 새로운 인물이 될어볼 수 있다.
58. 우리는 늘 자신을 재창조할 수 있다. 재창조되어 다양하게 나타나는 우리의 모습은 우리 속에 내재하는 불멸의 존재의 현현이기도 하다. 
59. 시간 속에서 원래의 형태를 보존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자연은 형상에서 형상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우주 안에서 사라져 없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변화하고 새로운 형상응로 재생될 뿐이다. 달이 그림자를 버리고 날마다 새로워지듯, 자아는 날마다 새로워지지 않으면 지루해 못 산다.
59. 창조를 자아에 적용한 자들만이 변신에 성공한다.
59. 각성이란 물러남withdrawal이다. 외적인 세계로부터 내적인 세계로, 대우주에서 소우주로 그 중심을 옮김으로써 세상의 절망으로부터 내면에 존재하는 평화의 영역으로 물러선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신적 차원을 획득하게 된다. 내면의 평화로운 들녘에는 영원한 삶의 잠재력이 샘물처럼 고여 있고, 또 다른 나를 키워낼 영원히 마르지 않는 황금의 씨앗이 있으며, 어린 시절의 마법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서 힘을 얻은 영웅은 돌연 솟구쳐올라 그동안 자신을 묶어두었던 역사적 제약을 끊고, 새로운 모험을 찾아나서게 됨으로써 변용의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60. 깊은 인생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 : 깨달음, 우연이 운명이 된다.
...그때 이 어린 소녀(마사 그레이엄 Martha Graham)의 내면에 숨어 있던 우주의 기운이 이 포스터에 감응함으로써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춤꾼이며, 춤을 추며 살아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60. 한 그릇의 바닷물 안에 바다의 성분이 다 들어 있고 벼룩 한 마리 속에 생명의 원리가 다 들어 있듯이 인간은 그 안에 우주와 자연을 품고 있다.
61. 깊은 인생으로 들어가는 두 번째 문 : 견딤, 침묵의 10년 동안 끈질기게 그 삶에 달라붙어 있다.
61. 긴 겨울이 찬바람과 함께 휘몰아쳐 온몸은 추위로 얼어붙는다. 그러나 마지막 담쟁이 잎처럼 견딘다. 적어도 10년을 견디고 1만 시간을 채워야 한다.
61. 견뎌내지 못하면 위대함도 없다.
61.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세 번째 문 : 넘어섬, 나를 넘어 세상과 타인을 위해 살다.
62.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하나의 나에서 여러 개의 나로 변용되어 스스로를 재창조해보는 것이다. 동시에 여러 개의 배역에서 물러나 하나의 나로 귀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여러 개의 모습들과 '자기화함 self-atonement'에 이르러 위대한 '하나됨 at-one-ment'으로 응집하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통섭에 성공한다. 이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놀라게 된다. 우주와 공명하는 천복 속에서 살아있음의 떨림을 느끼게 된다. 


아무도 아닌자에서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모험_오디세우스
67. 이름은 날 때 부모로부터 받는다. 인생을 시작하는 아이에 대한 부모의 축복만이 있을 뿐, 그 이름 속에는 아직 아무런 삶도 담겨 있지 않다. 텅 빈 그릇 같다. 살아가면서 이 빈 그릇 같은 이름 속에는 가지가지의 사유와 삶의 경험이 담기게 되고, 그 이름은 비로소 그 이름이 상징하는 삶으로 내용물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68. 10년의 고난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오디세우스의 진짜 이름은 '도시의 파괴자'에서 '귀향하는 바다의 항해자'로 진화를 거듭한다.
68. 누구든 이름을 통해 상징이 된 사람만이 진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상징이 되지 못한 이름은 '아무도 아니'인 것이다.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는 삶으로밖에는 보여줄 수 없다. 진짜 이름을 갖게 되기까지 인생의 모험은 계속된다. 인생 없이는 진짜 이름도 없다. 인생이 곧 이름이다.


자기애, 다른 사람의 눈 속에서 나를 찾아야 하는 이유_나르키소스
75. 영혼은 서로를 비추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영혼이 짝을 찾지 못하면 평화를 얻을 수 없다. 사랑은 상대방에게서 자신을 보는 것이다. 그 동일성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사랑은 시작한다. 몹시 사랑하는 상대의 눈 속에서 나를 볼 수 있을 때, 그 모습이 아름다워 스스로 도취하게 될 때, 그 사랑은 서로를 높여준다.
76. 다른 사람의 눈을 나를 비추는 호수로 인식하게 될 때 나와 그 사람의 경게가 없어지며, 그의 눈 속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나를 보게 된다.


배고픔, 너의 죽음으로 공양된 나_에리직톤
83. 스티브 잡스는 성공을 바라는 젊은이들에게 "늘 배고파해라 Stay hungry"라고 말했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점점 더 많이 쌓아두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룬 것을 거부하라는 뜻이다. 
83. 실제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가장 배고팠던 시절, 자신이 만든 회사 애풀에서 좇겨나 가진 것들을 다 내놓아야 했던 시절, 그 시절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창조적인 시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자신을 자유롭게 해주었다고 고백했다.
83. 배고픔의 상징성 중 하나는 자신을 몰아쳐 끊임없이 성공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듯, 성공과 승리를 먹어치운다.
84. 생명은 생명을 먹고 산다. 삶은 다른 것을 죽여 먹어야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생명에 대한 폭력일 수밖에 없다. 이 고뇌를 단박에 끊어버린 인물이 바로 키르티무카인 것이다.
85. 다른 것들의 죽음으로 공양된 우리, 우리의 삶을 위해 죽어준 것들의 희생에 책임을 져야하기에 오늘의 삶은 소중하다. 막 살 수 없다. 살아 있다는 것이 곧 삶의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삶이 고단하다 해서 삶에 불평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85. 내 영혼은 나를 위해 죽어준 것을 통하지 않고는 구원의 계단을 오를 수 없으리라.
85. 우리 삶의 목저은 세속의 성공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삶의 기쁨으로 순간순간을 충만하게 채우는 것이며, 우리를 위해 죽어준 것들에게 잊지 않고 감사하는 것이다.


분노라는 이름의 야수를 길들이는 법_아킬레우스
97. 분노를 다스리는 비계
97. 제1계 스스로 터득한것
분노는 퍼부어지는 대상보다 그것을 담고 있는 양은그릇에 더 해를 끼치는 산과 같다.
98. 제2계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배워온 것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따라서 화를 내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적절한 대상에게 적절한 때에, 적절한 정도로, 적절한 목적을 가지고, 적절한 방법으로 화를 내기란 대단히 어렵다. 나는 아리스토텔레스 영감의 다섯 가지 '적절함'을 생각하다 보면, 분노가 사라지고 웃음이 터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 '그 영감 참, 어렵게 사네'라는 생각이 든다. 철학이 별 것인가? 좋은 삶을 위해 쓰면 그것이 철학이지.
98. 제3계 빌리 그레이엄에게  배워온 것
앞에 있는 자에게 뚜껑이 열릴 만큼 화가 났을 때는 이놈을 반드시 '엿 먹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머리가 차가워지고, 가슴이 뜨거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98. 제4계 니체에게 배워온 것
"분노라는 격정만큼 남성을 빨리 소모시키는 것도 없다."이것이 니체의 분노 처방전이었다. 
99. 제5계 집안일을 돕다 공감하게 된 것
99. 상대도 가라앉히고 싶다면 끓는 국을 국자로 눌러서는 안 된다. 화가 났을 때는 손도, 몸도, 눈도, 혀도 쉬게 해야 한다. ... 마음 위에 일어나는 불길을 더하지 말고 오직 길가를 스치는 바람으로 여겨라. 
99. 제6계 시인 오마르 워싱턴에게 배워온 것.
화를 내되 잔인해지지 마라. 
99. 제7계 어지어찌 이놈저놈에게 얻어들어 스스로 터득한 것
99. 남과 다툴 때 화를 내기 시작하면 그때는 벌써 진리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타툼이 되고 만다는 것을 인식하고, 분노한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하지 마라. 자신의 모짐과 결별하고 피와 화해하는 신성한 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 모든 순간은 다 마지막이다. 그러므로 사라지는 것들을 위한 마지막 인사는 그것을 미워하지 않고 축복하는 것이다. 지금 말이다. 


혐오, 뒤집으면 엄청난 창조 에너지_피그말리온
104. 더럽고 추한 것에 대한 혐오가 우리를 떠나게 하는 것이라면, 바로 똑같은 이유로 우리는 어떤 이상형을 만들어내기 위해 집착한다. 
109. 우리는 누구나 염원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깎아, 단 하나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스로의 피그말리온이다. 
110. 사랑할 만한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날마다 깎아내고 다듬어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그 사랑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사랑이 된다.
110. 나는 피그말리온의 매일의 작업과 염원을 상상하며 나를 위한 조용한 전투가를 만들어두었다. 

세상을 혐오하는가?
사랑할 만한 나만의 세상 하나를 만들자.
그러면 그 세상을 사랑하게 되리라.

삶을 혐오하는가?
사랑할 만한 삶 하나를 만들자.
그러면 못 견디게 그 삶을 사랑하게 되리라.

운명을 미워하는가?
미칠 듯 빠져드는 운명 하나를 만들자.
그러면 순명의 삶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리라.

110. 우리가 미워하고 혐오한 것이 사실은 깊은 곳에서 샘솟는 사랑이었을까? 아마 그러하리라. 더욱 더 그러리라 믿게 되었다.


희망 없는 일의 무수한 반복, 그 부조리를 넘어서는 힘_시시포스
114. 그(시시포스)는 그 후로 오랫동안 '천천히 흐르는 강물과 별빛이 되비치는 바다와 금수초목을 안아 기르는 산과 날마다 새롭게 웃는 대지'속에서 삶의 기쁨을 누렸다.
114. '무익하고 희망 없는 일의 반복'보다 더 무서운 형벌은 없다고 본 신들의 생각은 일리 있는 것이었다.
114. 바위라는 삶을 무게
116.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 삶인가?"라고 물음으로써 카뮈는 자신의 철학을 시작한다.
116. 만일 삶이 살아야 할 가치가 없다면 그 해답은 자살이다. 카뮈에 따르면, 자신이 삶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멜로드라마적인 고백이 바로 자살이다. 
117. 카뮈는 자살을 거부한다. 그것은 회피이기 때문이다.
117. 인간은 인간 자신의 어둠과 끊임없이 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 대결을 팽팽하게 끌고 가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반항과 자유, 그리고 열정이 그것이다.
117. 나의 삶, 나의 반항, 나의 자유를 최대한 느끼는 것, 이것이 최대한으로 사는 것이다. 매일 무익한 일에 나를 바치는 삶은 허망하고 쓸데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배당된 삶의 바닥을 반항과 자유와 열정으로 맨 밑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퍼올리면 사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117. 자기경영은 무익하고 희망 없는 일에서 기쁨을 보는 것이다. 매일 바위를 굴려 올리는 것이다. 온힘을 다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118. "이렇게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나이 듦과 내 영혼의 위대함은 나로 하여금 모든 것이 좋다고 느끼게 한다."ㅡ 오이디푸스 왕
118. 산꼭대기를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우리의 마음을 다 채우기에 충분하다. 인간의 유한한 운명을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살아 있는 모든 떨림에 감사하게 된다. 주어진 삶, 그것이 무엇이든 정면으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다. 


아름다움, 모든 것이 결국 너에게 굴복하나니_헬레네
128. 우리를 가두는 좁은 인식의 문을 깨뜨리는 것, 이것이 파괴다. 과거의 우리는 깨어지지만, 우리의 인식은 새롭게 개안한다. 그러므로 파괴는 부활이다.
128. 마찬가지로 인간을 죄로 이끌었던 여성성은 다시 인간을 그 죄악에서 구해낸다. 신곡 속 베아트리체라는 여인은 단테를 구원으로 이끈다. 괴테는 신비의 합창을 통해 다음과 같은 마지막 문장으로 파우스트를 끝낸다.

이 지상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이
천상에서 이루어지며
말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는 성취되었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허영, 사랑하는 것을 숨기고 아껴두지 못하는 자의 비극_니오베
135. 학식을 오로지 자랑거리로 여기는 사람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매그럽게 말하는 법을 배운 자와 같이 자신의 것은 늘 비어 있게 마련이다.
135. 배우고 익힌 것을 조용히 자신에게 들려주어 그 가치를 스스로 체험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지식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136. 나를 위한 허영경영 원칙. 나는 그것을 물의 세 가지 자기경영원칙이라고 불러본다.
136. 첫 번째 원칙,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반드시 채우고 넘는다. 서두르지 않는다.
매일 읽고 매일 써라. 매일 하지 않으면 물은 대지의 어딘가에 스며들어 사라지고 말 것이다.
137. 두 번째 원칙, 낮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 외에는 어느 것에도 복종하지 않는다.
세상의 인정을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마라. 세상이 나에게 기대하도록 허락하지도 마라. 세상의 인정을 구하다 보면 정신은 비루해지고, 나의 자유는 얽매일 것이며, 나는 그들의 기대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137. 세 번째 원칙, 흐르는 물은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다. 세상의 잡사에 무심하다. 오직 바다를 향한 열정밖에는 없다. 강물의 꿈은 바다다.


거짓이 만들어내는 역설적 생산성_바투스 영감과 헤르메스
139. 제우스는 새에게는 부리를 주고, 호랑이에게는 발톱과 이빨을 주고, 오징어에게는 먹물을 준 것처럼 인간에게는 자기 방어를 위해 거짓말하는 힘을 주었다. 그래서 사람이 궁하면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145. 스멀스멀 기어나온 거짓말은 마치 한 타스의 연필심처럼 검게 인간의 골수에 침착해 있다. 
145. 호메로스도 말한다. " 죄악에는 허다한 도구들이 있지만 그 모든 죄악의 공통점은 거짓말이다."
145. 작가란 거짓으로 진실을 밝히려는 무모한 자들이다. 그들은 기가 막힌 허구를 만들어내어 진실보다 더 강한 임팩트를 줌으로써 삶을 비춰보려 한다. 그래서 카뮈는 말한다. "진실은 빛과 같아 눈을 어둡게 한다. 반대로 거짓은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모든 것을 멋지게 보이도록 한다." 
145. 거짓을 바꾸어 창조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가 할 전부인지도 모른다.
145. 세 종류의 구라촉진 발모제 
145. 총칙 : 구라로 이득을 보는 거짓말은 하지 마라. 나는 장사꾼이 아니다.
오직 쓸데없는 거짓만 지껄여라. 구라의 목적은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영혼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146. 제 1조 구라의 생산성을 최대한 발휘하라
분명한 것은 거짓은 그 거짓을 지탱하기 위해 더 많은 거짓과 더 큰 거짓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146. 제 2조, 메모리는 제 것을 써라.
앞에서 무슨 소리를 했는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메모리 용량이 커야 한다. 모르는 것이 생길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달려가다 보면 속이 빈 바보천치가 되기 십상이다. 진짜 두뇌속 메모리를 뒤져 체득한 경험과 지식으로 구라를 빚어야 한다. 
147. 제 3조, 한 번 구라를 칠 때 그 속에 하나의 진실을 담아야 한다.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은 남에게 하는 거짓말보다 훨씬 더 치명적으로 마음에 침착된다. 그래서 작가는 불행한 역할을 떠맡은 자들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속이게 되기 때문이다. 한 번의 구라 속에는 그 구라만이 대변할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을 포함함으로써 이 부작용은 극복되어야 한다.


탐욕에게 먹이를 주는 자들의 최후_미노스와 미다스
150. 탐욕은 착취한다.
152. 미노타우로스가 살고 있는 미궁. 이 미궁이 유명한 크레테의 라비린토스 Labyrinthos
153. 정치권력자로서 서임의식을 치르면 신의 대리인이라는 겉옷을 입은 것이니, 사사로이 이익을 탐하면 신의 분노를 사 재앙을 당하게 되리라.
153. 신의 은총을 입고 즉위한 왕은 서임의식을 치르는 동안 과거의 개인으로서는 죽고, 공인이라는 미래를 향해 거듭날 것을 공공 앞에서 서약했으니 그것을 지키라는 의미다.
159. 조언은 언제나 현명하나 실천은 지극히 어렵다.
159. 균형감의 부재는 모든 어리석음의 근본 원인이다. 
159. 그러나 인간은 탐욕을 더 나은 차원의 삶에 이르는 에너지로 씀으로써 행복한 불행에 이를 수 있다. ... 인생을 사랑하는 것과 인생을 탐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 섬세한 경계에 서서 늘 우리의 삶이 탐욕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
159. 탐욕관리 한도
첫째, 살까 말까 망설일 때는 사지 마라. 돈이 굳는다. 그러나 할까 말까 망설일 때는 해라.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둘째, 한 달에 평균 강연 횟수를 열번을 넘기지 마라. 돈은 벌지 모르지만 공부할 시간은 부족하다. 일 년에 책을 한 권 내지 모하면 강연도 하지 마라. 책 한권의 내용은 일 년 우려먹으면 족하다.
셋째, 책으로 돈 벌 생각 하지 마라. 시장의 눈치를 보게 되면, 상인이지 작가가 아니다. 그러나 독자가 잘 읽을 수 있도록 가장 손쉬운 소통 방식을 찾아내라. 운이 좋아 잘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그만이다. 그러나 좋은 책을 쓰기 위해 정ㅅ성을 다해라. 이 부분에서만은 탐욕과 과도함을 맘껏 즐겨라. 오만해져라. 다른 사람을 내려다보는 오만이 아니라 위로 오르려는 오만이어야 한다.
넷째, 돈 버는데 시간을 지나치게 쓰지 마라. 먹고살고, 일 년에 두 번 두달 정도 아내와 세상을 여행할 수 있고, 몸이 아프거나 특별한 일을 당해 쓸 수 있는 약간의 저축이 있으면 된다.
다섯째, 인생을 기쁨으로 즐길만한 시간을 늘 확보해두고 각 사건마다 카이로스의 시선으로 '지금'을 즐겨라.
여섯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비문을 기억하고 마음에 담아둘어ㅏ.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사랑과 집착, 그 미묘한 경계 위에서_카밀라
161. 무언가 걸쭉하고 찐득거리는 것이 기어 나왔다. ... 그 후 콜타르에 발바닥이 달라붙듯이 인간은 무엇가에 집착하게 되었다. 어떤 집착이든 집착하는 순간 고통이 시작된다.
162. 전쟁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전장에서는 증오와 분노와 잔인함만이 필요할 뿐이다.
165. 일연 삼국유사, 혜통이 용을 항복시키다. 중에서
하루는 집근처 동쪽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았다. 살을 발라내고 뼈는 동산에다 버렸다. 아침에 보니 그 뼈가 없어졌다. 핏자국을 따라가 보니, 뼈는 제 굴로 돌아와 새끼 다섯 마리를 안고 웅크려 앉아 있었다. 멍하니 바라보고 오랫동안 놀라워하다가 깊이 탄식하고 머뭇거렸다. 문득 속세를 버리고 출가하기로 하고, 이름을 바꾸어 혜통이라 했다.
166. 불교는 집착을 경계한다. 버림으로써 깨달음의 세계로 간다.
..버림과 떠남이 마음의 평홛가. 인연을 만들지 않으니 집착이 있을 수 없고 모든 것이 인연이니 경중이 없다.
166. 죽었으나 죽을 수 없고, 뼈가 되어서도 어린 것을 안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역시 모두 그런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167. 부모가 된 다음에 나는 비로소 집착에서 벗어나 균형이 잡힌 올바른 부모의 자세는 기도일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가 어찌될 줄 빤히 알기에 직접 개입하여 못 하게 하면 이내 아이들과 원수가 되고, 남처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젊은 날 자신이 겪었던 어리석음을 반복하게 될 것 같은 조마조마함을 겪어야 하는 부모는 진퇴양난에 빠질 때가 많다. 그러니 마음이 모진 사람도 신을 찾게 된다. 극진하면 하늘에 그 호소가 닿으리라 믿는다.
168. 믿음이란 믿을 수 없는 곳에서도 그 믿음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 그것은 기도일 수밖에 없다. 그것은 고난과 고통을 준 기원을 찾아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며, 그 행위로 신들을 감동시키려는 것이다.
168. 이 시를 입으로 읋다보면 가련하리만큼 고집스러운 집착이 떨어져나가면서 문득 내 자신이 자식의 삶을 그리움으로 지켜보고 응원하는 우주 속의 별 하나로 느껴지기도 한다.
168. 만일, 러디어드 키프링
만일 주위의 모든 사람이 이성을 잃고 너를 비난할 때도
고개를 떨구지 안고 당당할 수 있다면,
만일 모두가 너를 의심해도 너 자신을 믿을 수 있고
그들의 의심 또한 수용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림에 지치지 않으며
남에게 속더라도 남을 속이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 미워하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너무 착한 척, 너무 잘난 척도 하지 않는다면, 

만일 네가 꿈을 꾸되 꿈의 노예가 되지 않고, 
생각하되 생각에 집착하지 않으며
만일 네가 성공과 실패를 만나게 되더라도 
이 두 협잡꾼을 같은 것으로 여길 수 있다면,
만일 네가 말한 진실들이 악인에 의해 왜곡되어
어리석은 자를 옭아매는 덫이 되는 것을 참아낼 수 있다면,
인생을 다 바쳐 이룬 일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더라도
몸을 굽혀 낡은 연장으로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만일 네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을 걸고
한 번 쯤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할 수 있다면,
설령 잃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따면,
그리고 잃은 것들에 대하여 탄식하지 않는다면,
만일 네 심장과 두뇌와 힘줄이 이미 오래전에 쇠하였더라도
너를 위해 쓸모 있도록 하고
마침내 아무것도 남지 않아
오직 의지만이 "견뎌내라!"할 때까지 견딜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군중과 이야기하면서도 천박해지지 않고,
왕과 함께 거닐면서도 평범함을 잃지 않으며
적이든 친구든 너를 해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너를 존경하더라도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용서할 수 없는 1분의 시간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60초로 대신할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것은 너의 것이며
비로소 너는 한 사람의 어른이 될 것이다, 내 아들아! 


과도함을 덜어내는 황금률, '메덴 아간'_네메시스와 솔론
171. 전부를 취하면 전부를 잃는다.
172. 대부분의 그리스 신들은 추상적인 개념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신으로 의인화한 것이다.
174. 인간의 지나친 행복이나 왕들의 교만, 부자의 오만을 벌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177. 솔론은 모든 계층으로부터 현명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들으며 큰 지지를 얻었다. 부자들은 그의 부유함 때문에, 가난한 사람은 그의 정의감 때문에 제각기 자기들의 편이라고 믿었다.
179. 솔론의 시,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중에서
그대여, 오래도록 이곳 솔리의 왕좌에 앉아
영원한 영광을 누리시오.
나는 이제 바람을 타고 떠나니
당신의 행복한 섬은 아프로디테께 기원하여
나의 배에 순풍을 불어주시오.
신이여, 이곳에 은혜와 영광을 주시고
나를 조국으로 무사히 인도하소서.
179.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있는 기둥에는 메덴 아간 Meden Agan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솔론의 말로 전해지는데, 그 말은 '어떤 것에도 지나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그의 현명함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잠언이다.
180. 지나친 자유도, 지나친 억압도 주지 않을 때 민중을 지도자를 가장 잘 따른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180. 누구에게나 최상은 아니지만, 폭력과 무력의 충돌 없이 모두에게 최선인 길은 메덴 아간을 통해 찾을 수 있다고 여겼다.
180. 이해관계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니 양쪽의 입장과 처지를 모두 염두에 두고 존중하는 것이다. 이해관계의 극단으로 가면 서로 싸우고 죽이는 것이 되겠지만, 적절히 개입하면 가운데서 중재할 수 있다.
181. 우주는 질서를 유지하려고 한다.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은,  세상의 질서를 깨고 우주의 균형을 전복시키는 행위들을 징벌하는 것이다. 즉, 과도함과 지나침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182. 하나의 트렌드가 과도해지면 역 트렌드가 생겨 균형을 맞추게 된다. 변화란 우주가 과도함을 다른 형태로 전이시키는 과정이다.
182. 무엇을 추구하든 그 정점의 끝에서 관성으로 더 나아가는 것으 과도함이다. 그곳이 막다른 곳이다. 정점에서 그 곳을 버리고 우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파멸로서의 오만과 창조 에너지로서의 오만_마르시아스
183. 탐욕이 집착을 만들고, 집착은 과도함을 낳고, 과도함은 오만을 통해 질주한다.
184. 겸손은 말과 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자신에 대해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것은 비굴해지지 않으면서 자신을 과대포장하지도 안흔ㄴ 분별력에서 나온다.
190. 아폴론이여,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 마르시아스를
그 사지의 덮개 속에서 벗겨냈을 때처럼
그대의 영감을 불어넣어주소서.
단테, 신곡. 천국 제 1곡 중에서
190. 예술가의 껍데기를 벗겨 새롭게 태어나도록 도와 신의 경지로 이끄는 영감의 산파다. 끔찍한 엽기적 장면이 여기서 일대 전환을 이루어, 그 일에 죽고 그 일에 사는 입신의 경지로 오르는 새로운 탄생 의식으로 바뀌어 버렸다. 
190. 중세 사람들이 신의 경지에 이르려는 욕망을 파멸에 이르는 휴브리스라고 판단할 때, 르네상스 사람들은 그 오만을 순수한 예술가의 정신과 영혼의 힘으로 해석했다.
190. (니코스 카잔차키스) 신은 흙을 빚어 세상을 찾오했지만 자신은 어휘를 빚어 상상력으로 세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신은 지금처럼 땅 위를 기어다니는 인간을 만들었지만, 그는 꿈을 이루는 공기와 상상력으로 시간의 횡포에 항거하는 더 영적인 인간을 빚어냈기에 신의 인간은 죽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인간은 살리라고 외쳤다. 그는 영원한 그리스인이었다.
191. '신의 경지에 이르려는 오만'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인 휴브리스는 그에 이르러 '성공한 체험의 우상화'라는 역사학 개념으로 쓰이게 되었다. 토인비에 따르면 역사의 진보는 대단히 창조적인 소수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창조적 소수들은 자신의 과거 성공 체험을 우상화함으로써 더 이상 창조적이지 않게 된다. 스스로의 과거를 맹신하고, 그 성공의 법칙을 ㅈㄹ대적 진리로 고착화시킴으로써 파멸하게 된다는 것이다.
191. 이는 껍질이 벗겨지는 산고의 고통을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의 창조적 진보를 계속하게 하는 걷잡을 수 없는 에너지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191. 신을 닮으려고 하는 것은 신성모독이 아니다. 진정한 신앙은 신이 우리에게 준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삶을 바쳐 그것이 빛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192. 창조적 에너지로서 오만을 경영하는 원칙
192. 첫째, 인간은 누구나 한 분야에서만은 신의 경지에 이르는 길이 주어진 존재일지 모른다. ... 주목해야 할 곳은 우리의 어둡고 둔한 부분이 아니라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192. 둘째,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배우는 과정일때는 다른 사람들과 나를 수시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 아직 배우는 사람일 때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대신 자신의 과거와 비교하면 오만을 경계할 수 있다. 배울 때는 오만을 경계해야 한다.
192. 셋째, 그러나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왔을 때는 목표 수준을 높이 잡고, 이에 도달하기 위해 오만을 성장 에너지로 활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193. 넷째, 한 가지 분야 혹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에 대한 욕망이나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초점화된 집중
193. 다섯째, 만일 어떤 일을 잘해서 성공했다면 이 성취를 빨리 잊어야 한다.
193. 여섯째, 만일 아직 아무것도 잘하는 것이 없다면 지금부터 피리를 불기 시작해야 한다.
193.  지난해 나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도시 아레초에서 르네상스 인문주의자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Francesco Petrarca의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 페트라르카는 아르콰로 거처를 옮겨 만년을 보냈는데, 1374년 자신의 집 서재에서 글을 쓰다가 죽었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 발견되었을 때, 그는 베르길리우스의 원고에 머리를 묻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페트라르카의 서재에서 나는 내 마지막 장면에 대한 소망 하나를 갖게 되었는데, 바로 페트라르카처럼 죽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천박한 속물들에게 조소하라_미노스와 메세나 추기경
203. 조소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만들어진 저열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세상에 살고 있었으나 살아 있는 자취도, 흔적도 없었을 때였다.
204. 조소는 자기 생각에 빠져 있는 지나치게 이기적인 사람이나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반항의 시절, 혹은 대책 없는 얼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골육상쟁의 신화가 되풀이되는 이유_로물루스와 레무스
205. 가장 가까운 것이 적이 되기 쉽고, 적이 되었을 때는 피붙이가 가장 잔인하다. 얻을 게 없으면 서로 존경할 일이 없고, 가진 것이 많으면 가장 추악한 탐욕전이 벌어진다.
209. 권력은 핏줄을 알지 못하며, 부는 혈육을 버린다. 누구나 원하는 것, 누구나 갖고 싶은 것이 있지만 그것을 가진 자는 극히 적을 때, 인간은 경쟁적으로 그것을 얻기 위한 싸움에 돌입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진 자를 승리자라 일컬었다. 승리자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다.
210. 정의를 먼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의란 자신의 소유물에 관하여 남의 침해를 받는 일이 없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213.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먼저 가치를 배우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그 행위가 자신의 가치체계에 부합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익을 보면 먼저 그것이 정의로운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나의 잔혹한 독재자였으니_팔라리스
215. (시인들) 그들이 스스로 세상을 구할 수는 없었으나 그들의 아름다운 탄식은 제우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219. 시인은 세상의 슬픔을 제 슬픔으로 공명하는 자들이며, 구원을 노래하되 스스로 구원자가 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자들이다. 이것이 시인의 비극이다. 삶이 곧 시인 이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자의 비명, 그것이 바로 시다. 그리고 이것이 인간의 슬픈 조건이며 동시에 위대한 조건이다.
219. 상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장 어려운 곳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모멸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219. 자신의 삶을 어떤 상징으로 삼지 못한 사람들은 더럽고 가난하고 위험한 곳에 처하게 되면 이내 불행하다고 느낀다. .. 스스로의 가치와 의미를 갖지 못하면 결국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
222.변화란 무엇인가? 나를 가둔 청동황소의 문이 밖에서 잠긴 것이 아니라 안으로 잠겨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나를 가둔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가 나의 독재자였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하여 스스로 안으로부터 청동황소의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잔인한 형구를 푸른 바다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다시는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나를 풀어줌으로써 진정한 내가 되게 하는 것', 이것이 한 개인이 변화를 경영해가는 방법이라니, 입안에서 터져 턱을 타고 넘쳐흐르는 과즙을 즐기듯 삶을 즐기리라.


대화와 소통이 실패하는 곳을 채우는 힘, 폭력_아가토클레스
226. 군주론은 다스리기 위해서 읽기보다는 나를 다스리려는 자들의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 읽을 때 훨씬 재미있다. 세상에는 군주론 속의 조언대로 머리를 굴리고 폭력과 잔혹을 통치의 도구와 연장으로 써대는 인물들이 제법 많다.
227. "나는 어떻게 쉽게 당하기만 하는 대중 속의 한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227.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대하는 분노한 자로서만 머물지도 않는다. 누군가의 교사에 넘어가 이성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타인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군중이 되지도 않는다.
227. 대화는 먼저 자신과의 소통이며, 타인과의 연결이다. 나아가 세상 속의 공존이다.
228. 대화란 삶을 경험하는 방식을 놓고 서로의 느낌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러니 대화를 통하지 않고는 삶을 난ㄹ 수 없다.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를 상대에게 강요하려면 폭력을 쓸 수 밖에 없다.
228. 대화의 제 1법칙 : 공명
내가 다른 사람에게 공명하면서 몰두할수록 신기하게도 나 자신에 대하여 더 잘 알게 된다. ...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출 때는 겉을 볼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나를 비추어볼 때는 그 속을 볼 수 있다. 
229. 대화의 제 2법칙 : 최소한의 개입, 그리고 최대한의 퍼포먼스
나는 그저 상대의 이야기에 몰입힌다. 그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 순간 나의 말하기란 그 사이 막간에서 터져나오는 박수갈채 같은 것이다. 이번에는 내 차례다. 나는 말한다. 나의 이야기는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 같다. 상대가 내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리고 간혹 상대가 웃음과 눈짓과 감탄과 짧은 질문으로 호응한다.  서로 이 역할을 바꿀어갈 때 이 대화는 최고가 된다.


아모르 파티, 네 운명을 사랑하라_오이디푸스
231.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지독한 운명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며, 운명과 화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38. 오이디푸스가 알지 못하는 일, 즉 라이오스 왕의 살해자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내가 모르는 나'를 추적하는 과정이었다. 나의 존재의 근원이면서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찾아나서는 것을 상징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239. 더 이상 그(오이디푸스)를 불행하게 만들 수 없게 되자, 그를 그렇게 몰아세웠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춰섰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그 장벽 너머로 들어선다. 그가 자신의 내면에서 신을 느끼게 되자 비로소 그는 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239. 모든 생명은 자신의 운명을 따른다. 나에게도 내가 바꿀 수 없는 나의 운명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섭섭헤거나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승리를 쟁취했다고 여기곤 하지만 승리와 패배 모두 미리 예견된 것이다. 나도 이제는 알 것 같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의 일이며, 그렇다고 실망할 것도 없는 것이 삶이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당장 고통스럽고 힘들 때도 있지만, 인생 전체로 보아 그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닐 때가 더 많았다. 오히려 내가 계획한 대로 일이 이루어졌을 때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운명의 친절한 안배였다는 생각도 든다. 
239. 인간은 어디에 있든 신이 있으라고 한 자리에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어디에 있든 아름다움으로 가는 길은 열려 있다.
240. 자기도 모르는 자신을 추적하여 찾아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그 길에서 만나는 무수한 자아에 감탄하고, 스스로 펼쳐지는 가능성에 놀라워하는 삶이면 좋겠다. 매일 살아있음으로 기뻐하고 매일 새로운 자신을 창조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재미있는 인생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불복종, '자기만의 길'을 걸어 '모두의 길'을 터놓는 힘_안티고네
246. 크레온이 안티고네에게 묻는다. "네가 폴리네이케스의 장례를 금한 나의 칙령을 아느냐? 그런데도 그 일을 했느냐?"
안티고네가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법을 내리신 이는 신이 아니며, 확고한 하늘의 법을 왕의 법이 넘을 수 없는 것이지요. 내가 신들 앞에서도 인간의 법을 어긴 죄인일 수는 없어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죽었는데 장례도 치러주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슴 아픈 일이지요. 나는 죽을 몸, 두렵지 않아요.
...안티고네가 크레온에게 한 이 말이 그렇게 유명한 이유는 인간의 법과 신의 법, 지금의 통치를 위한 현행법과 인간의 행복을 위한 영원한 법이 괴리 되는 상황에서 법의 한계와 오용에 대한 인류의 고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247. 그(루쉰)는 자신의 소설집 외침을 통해, 낯선 사람들 속에서 홀로 외쳤으나 찬성도 반대도 아무 반응이 없어 마치 끝없는 벌판에 홀로 버려진 듯이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 고백한다. 
247. 이윽고 루쉰은 자신의 길에 대해 깨닫고는 또 다른 소설집 고향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말하는 소위 희망이라는 것 또한 내 손으로 만들어낸 우상 아닌가. ...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대지위에 난 길과 같은 것이다. 애당초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된다.
247. 자기혁명은 종종 사회가 인정하는 경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안티고네처럼 '자기만의 법칙'을 따름으로써 세상의 일반적인 법칙을 넘어서는 것이다.
248. 영웅은 자신의 성공을 사회와 더불어 나눔으로써 자신이 걸었던 가시밭길을 다른 사람도 걸을 수 있는 길로 만들어놓는다. 다른 사람이 걸음으로써 길이 아니던 것이 길이된다. 길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나도 모르는 나', 그 미로 속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실타래_아리아드네
255. 삶은 곧 마음속에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유혹이기에 도덕 앞에 서면 삶은 본질적으로 비도덕적인 것으로 부정될 수 밖에 없다.
256. 삶을 이끄는 추동력은 도덕률 앞에서 부조리하고 구역질나는 디오니소스적 추악함이 되고 만다. 산산이 부서지는 이 삶을 구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에술이다.
256. 인간은 '내가 없는 삶'에 절망한다. 이 때 예술은 유한한 생존의 공포와 삶의 부조리를 견디게 하는 마법으로 다가온다.
256. 자기가 사랑한 것을 자기가 먼저 미워해서는 안되는 법,
나는 너의 미로이니라. 
니체, 디오니소스 송가, 테세우스에게 버려진 아리아드네에게 
257. 운명이 주어지면 그것을 따른다. 그것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음을 알았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거나 파괴하지 않는다.
257. 윌리엄 스태퍼드, 삶이란 이런 것 The way it is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지.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그러나 그 실만은 변치 않아.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고 있는지 궁금해 하지.
너는 그 실에 대하여 설명해야해.
그렇지만 그 실은 다른 이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그 실을 꼭 잡고 있는 한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아.
살다보면 슬픈 일도 일어나고, 사람들은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하지. 너도 고통받고 늙어갈 테지,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으면 안돼

258. 나는 묻는다. 삶이라는 미로, 운명이라는 미지 속에서 내가 어떤 경우에도 놓쳐서는 안되는 아리아드네의 실은 무엇일까? 나에게만 보이는 그것,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야 하지만 어쩌면 설명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은 생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것은 느낌이거나 영감이거나 알 수 없는 사이에 내 속에 들어와 앉아 있는 선험적인 무엇인지도 모른다. 문득 나는 그것을 믿고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실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갑자기 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내 가슴이 뛴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멋진 흥분일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러니 살아봐야겠다. 다시 살아봐야겠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를 때마다 한 번 다시 살아봐야 겠다. 


'사유 불능', 생각 없음에서 펴져나가는 '일상의 악'_다이달로스
264. (스티브 잡스, 스마트폰) 사람들과의 연결은 혁명적으로 증진되었으나, 우리는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을 버려두고, 만남 중에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며 서로의 존재를 모독하고 서로의 부재를 확인한다. 
264.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자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264. 우리 스스로에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되찾아주지 못한다면 생각 없음이 주는 악은 모든 평범한 일상을 뒤덮게 될 것이다.
265.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1) 아이히만은 법을 준수하는 건실한 시민이었다.
(2) 양심이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여건에 제약된 것이며 자신을 둘러싼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지적했다. 
(3) 아이히만의 정신은 이상주의적 열정에 점유당해 있었다. 이상주의자들이란 삶을 통해 그 이상을 실현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4) 아이히만은 악마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규칙과 명령과 이상에 맞추려고 노력한 지극히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5) 아이히만의 특징은 '순전한 무사유', 즉 생각하지 않음에 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없는 사유의 불능이 바로 그의 무서운 죄였던 것이다. 
(6) 아렌트는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우리 안에 아이히만'이 있다. 이것이 '악의 평범성'이다. 
266.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왜라고 묻지 않는 생각 없음이 만들어낸 죄' 때문이었다. 
268. 종종 이야기하다 서로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빈번한 일탈을 보며, 내 앞에 앉아 함께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숨결과 체취가 한 공간 안에 머무는 이들에 대한 몰입과 공감은 더욱 멀어진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268.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가능한 한 꺼내지 말 것.
10분 보고 30분 생각할 것
메모리는 신이 만들어준 머릿속에 저장할 것.


이별, 닿는 순간 사라지는 이 미칠듯한 부재_오르페우스 
269. 알 수 없는 이유로 헤어진 연인들은 헤어지고 난 다음에야 그 이유들이 하찮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273. 오르페우스는 불안해져 의심한다. 그러나 죽은 자는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오르페우스를 다라오는 에우리디케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오히려 '달콤함과 암흑으로 가득찬 과일' 같은 자신의 죽음을 평온함으로 여겼다. 
273. '닿는 순간 사라지는 이 미칠 듯한 부재', 이것이 바로 모든 예술가들의 비극이다. 시인이며 음악가인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를 향해 깊숙이, 끝도 없는 암흑 속을 내려간다. 에우리디케는 그에게 있어 예술이 닿을 수 있는 최선의 끝이다. 그녀를 찾으려면 그 끝까지 쉬지 않고 내려가야 한다.
273. 깊은 곳에 숨어 있어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안타까워하다가 겨우 표현이 되어 나오는 순간, 얻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그 표현은 허술한 조화나 메마른 꽃잎처럼 헛된 것임을 알게 되었을 때의 당혹과 비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바로 예술가들이다.
274. 릴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2부 13편
모든 이별에 앞서가라. 막 지나는 겨울처럼
마치 그 이별이 네 등 뒤에 있는 것처럼.
그 많은 겨울들 중에서 하나가 끝없는 겨울이니
그 겨울을 나며, 네 마음은 그저 견뎌내야 하리라.

언제나 에우리디케 안에 죽어 있으라. 노래, 노래하며
더욱 더 칭송하며, 순수한 연결 속으로 돌아가라.
이곳, 사라지는 곳들 속에, 쇠락의 영역 속에 머물며
울리는 유리잔이되어라, 소리를 내며 깨져버리는.

274.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에 오르페우스는 절망하고 절망은 노래가 된다. 그의 노래는 육체를 가지고 갈 수 없는 곳까지 에우리디케를 따라간다. 이때 기적이 일어난다. 삶과 죽음은 다시 이어지고 우리는 예술을 통해 '에우리디케를 지켜보는 마지막 시선'을 이별이 아닌 만남으로 인식하는 황홀한 도취에 이르게 된다.
275. 삶은 에우리디케처럼 사라질 것이다. 붙들 수 없는 것이다. 삶을 통해 얻었던 진귀한 체험들과 보석 같은 깨달음 역시 얻었다고 믿는 순간 사라져버리고 마는 허무한 것일지도 모른다. 할 수 없다. '에우리디케의 얼굴에 머물던 오르페우스의 마지막 시선'그 시선으로 살 수 밖에 없다. 에우리디케 안에 죽음으로써, 모든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 영원한 우주와 연결되는 삶을 노래해야 한다. 그것이 단명한 삼ㄹ을 시로 노래로 살아내야 하는 필멸의 인간이 지닌 운명이다. 
275. 정신적 공명은 우리가 필멸의 개념을 가슴에 안고 있을 때 가장 잘 찾아온다.
275. 만일 '오늘만의 삶'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산다면 매일 이별처럼 살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쓸데없이 비장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275. 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내일 죽음을 가정할 때 오늘의 삶이 더 없이 진해진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바로 이지점에서 신들은 필멸의 인간을 부러워할 것이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 그럴 것이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다 피워내는 몰입, 그리고 이내 사라지는 안타까움.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를 빛나게 한다. 
276. 언젠가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의 시인이라고 적어두려고 한다.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쩌면 그 이름은 내 묘비명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삶이 무수한 공명과 울림을 가진 한 편의 시이기를 바란다. 오후 두세시의 태양이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나는 다시 올 수 없는 지금 내가 해야할 가장 기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우주의 에너지를 불러들일 나만의 '탯줄'을 찾아서_안타이오스
277. 불완전하기 때문에 늘 자라야 한다.
280. 땅에 쓰러져 있을 때, 그때가 가장 충만한 시절이고, 사람들의 칭송에 떠밀려 공중에 떠 있을 때, 이때가 바로 내면의 나와 가장 멀어지게 되는 순간이다.
280. 운명이 나를 집어던지게 하라.
던져질 때마다 나는 다시 태어나리니,
추락이 나의 재생이고
칭송이 나의 파멸이다.
280.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힘의 원천으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아내는 것이다. 힘을 잃을 때마다 거기에 닿음으로써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 우리는 안타이오스의 땅처럼 떠나 있으면 안 되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나를 풍요롭게 하는 그것, 나를 살게 하고 내가 살아서 빛내야 하는 그것, 그것을 발견해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284. 자기를 잘 경영한다는 것은 근원적으로는 자신의 힘의 원천에 끊임없이 맞닿는 것이다.
284. 좋아하는 일을 하며 천천히 오래갈 수 있었으면 한다. 평생을 매일 조금씩 그렇게 애쓰고 즐길 수는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 변화라는 주제가 내 에너지의 젖줄이고, 내 발이 딛고 서는 땅이다. 나는 여기를 떠나지 않으리라. 이곳에서만은 나만의 깨달음 하나를 얻고 가리라.


고난, 교활함을 통찰로 발효시키는 삶의 여정_오디세우스
285. 인간이란 신인지 짐승인지 영웅인지 비겁자인지 알 수 없는 것, 어쩌면 이 모든 것인 회색처럼 교활한 것들. 은빛 여우의 부드러운 털 같은 교활함
285. 면도날 같이 위험한 위트
285. 누군가의 마음속에서는 오크통 속의 와인처럼 이 교활함이 깊은 성찰과 통찰력으로 익어가기도 했다. 삶이라는 발효의 과정을 거치면서 독하고 음험한 독소는 향기를 품은 깊은 맛으로 숙성해갔다. 삶은 오직 살아봐야 무엇인지 맛볼 수 있는 것.
292. 삶이 시작되어 죽을 때까지, 고향을 떠나와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갈 때까지 우리는 삶이라는 두려움과 모험에 찬 여정을 살아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영웅의 삶이 아니라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모든 인간의 인생과 다를 바 없다.
293. 그(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내면에는 인간 존재 이전의 '악한 자'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태곳적의 힘들이 있었다. 또 인간 존재 이전의 신이 지닌 밝은 힘도 공존했다. 그의 마음은 이 두 군대가 마주쳐 싸우는 격진장이었다.
293. "화살처럼 허공에서 힘을 포착하는 원시적 관찰력과 아침마다 다시 새로워지는 창조적 단순성과 자신의 영혼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대담성과 결정적 순간마다 인간의 뱃속보다 더 깊고 깊은 샘 속에서 솟아오르는 듯한 야수적 웃음" ㅡ 조르바
293. 그에게 글쓰기는 성스러운 투쟁이었고, 메토이소노, 즉 성스러운 변신의 작업이었다.
293.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그리스 시인 콘스탄티노스 카바피, Constantine P. Cavafy, 이타카 Ithaca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고한 감동이 깃들면
그것들은 너의 길을 가로막지 못할지니.
네가 그들을 영혼 속에 들이지 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따르지 않는다면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너의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커다란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 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도 없으니.
페니키아의 시장에서 잠시 길을 멈추고
어여쁜 물건들을 사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들을
무엇보다도 향수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을 찾아가
현자들로부터 배우고 또 배우라.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너의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고 나서야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카 너를 풍요롭게 해주기를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아름다운 모험을 선사했다.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리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다.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다.
길 위에서 너는 지혜로운 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가 가르친 것을 이해하리라.

296. '메토이소노;, 즉 성화를 통해 구원받는다고 주장한다. 메토이소노야말로 최후의 변화이며 구원이다. 이 속에서 인간은 육체와 정신, 물질과 영혼을 하나로 만들어낼 수 있다. 즉 거룩하게 만들기 이다.
296. 인간은 다른 것들을 죽여 그것을 먹고 그 먹이가 똥으로 변하는 동안 살아가며, 자신의 살아 있음과 인생 여정으로 스스로의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증명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복수, 필요해서 너를 사랑한 자를 믿지 마라_메데이아
297. 복수라는 칼은 가장 짧고 날카로우며 치명적이다. 원수를 겨냥하지만 결국 자신의 심장을 찌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길 필요가 없다.
303. 어려움에 처해 도움이 절실했던 사람을 사랑한 것이 얼마나 큰 함정이었는지 그녀(메데이아)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이 필요 없어지는 날, 사랑처럼 보이던 것들은 사라지고, 그동안 쏟았던 모든 헌신들 또한 헛되어 버렸으니, 배신감은 지독한 통증으로 그녀의 가슴을 찔러왔다.
308. 남자들이여, 여인을 배신하지 마라. 메데이아가 찾아가리라
여인들이여, 그대를 필요로 하는 남자를 믿지 마라.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자들은 이아손 같은 자들이다. 오직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을 필요로 하는 남자를 사랑하라. 그에게 당신이 필요하지 않아도 그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외눈과 백 개의 눈 사이, 불균형을 다스리는 통섭의 눈_아르고스와 폴리페모스
314. 시선경영 
절대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눈을 가지고 잇지 못하다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내면을 향하여 눈을 감으면 자신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다. 자신이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살아 있음으로 마음이 온통 점령당하는지 지켜볼 수 없다는 뜻이다.
315. 2)사물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선을 갖는 훈련을 일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질문을 가진 사람들을 훨씬 더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 ...답만을 구하려 하지말고 '왜'라고 묻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가는 수련을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특별한 시선과 다양한 질문을 포용할 수 있는, 정신적 폭이 넓은 사람이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315. 3) 통섭능력. 수많은 개울이 모여 강을 이루는 것처럼 먼저 밝혀진 학문적 발견들이 하나둘 합쳐져 하나의 커다란 지적 대융합의 강의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통섭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을 제공하는 발효와 같은 현상을 동반한다. 통섭은 술과 같다. 좋은 통에서 오래 숙성시킨 포도주와 같다.
317. 하나의 흥미로운 개념을 접하게 되면, 그 개념을 나와 내 삶에 적용해보는 재미를 알게 된 후로 나는 나 자신을 실험하는 흥분을 즐기곤 한다.
(1) 무엇이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연결하여 통합하자
그동안 경영은 외부적 조건을 바꾸어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승진, 인정, 보상 등을 통한 외부적 동기부여는 단명하며 본질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내면적 꿈과 욕망을 건드려줄 때 자생적인 열정이 생기고 추진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 진화된 동기부여 방식이 스스로를 발견해가는 두려운 모험에 뛰어들 수 있도록 우리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318. (2) 직무와 취미라는 불균형, 현업과 미래의 천직 사이의 불균형을 연구해보자.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직무에 나의 취미를 연결하여 통합시켜보자. 
페르낭 페츨. 
318. 일과 삶의 불균형도 통섭의 개념으로 연구해보자
318. 좋은 직업= 밥 + 존재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319. 직장인들은 어찌어찌하여 시작한 현업일지라도 이왕 시작한 일이니 잘해낼 수 있는 몇 개의 직무에 근무시간을 집중 투자해보자. 그렇게 1만 시간을 견뎌내면 자신만의 필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 다 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선택한 몇 가지 직무에서 탁월함을 추구하다보면, 그 분야에 대한 브랜드파워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에필로그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나는 인간
325. 삶에 대한 지혜를 얻은 자들이 긴박감 속에서 선의를 가지고 협력할 때만 생기는 기적이다. 이 기적이 바로 위대한 이야기가 된다.
굽이굽이 전개되는 인간 의지와 운명의 뒤엉킴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세 가지 이야기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한 사람의 인생 속에 들어 있다.
325. 인간은 자기 안에서 신을 발견할 수 있는 동물이다. 자신의 인생으로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 고뇌하는 동물이다. ... 신화는 마음이 거처하는 곳, 체험이 있는 곳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신화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너머 그 사실을 알려주는 무언가를 향하고 있다.
326. 당시 그(융)은 그 자신 외에 다른 무엇인가가 그와 함께 있다는 의미심장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이 순간 별들과 끝없는 우주, 그 장엄한 세계의 숨결이 그에게 닿는 듯한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327. 토마스만이 표현한 대로 '달의 문법 Moon Grammar'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된 것과 같다. 한낮의 햇빛과 밤의 달빛은 다르다. 달빛 아래서는 모든 것이 태양 아래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영혼에 더 잘 어울리는 빛은 달빛이다. 그날 융은 우연히 달빛 속의세상으로 인도되었던 것이다.
327. 인식의 동굴에 갇혀 있는 어제의 나를 깨부수는 것이 의식혁명이다.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우주적 나를 통나무 판이 갈라지고 얼음 호수가 깨지듯, 벼락처럼 그렇게 깨달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자기혁명이다.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 모든 대극이 녹아 융합되는 장엄한 신화의 세계로 자신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327. 이야기를 통해 한 사람만이 체득한 삶의 은밀함은 여러사람이 겪은 더 넓은 경험의 장으로 나오면서 지혜의 빛이 된다. 이야기는 여러 사람이 서로 삶을 나누는 것이다. 인간은 이야기로 산다. 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듣는다. 대화는 이야기를 통해 남에게 나를 드러내고 그들의 세계로 나를 들여보내는 수단이다. 동시에 그들을 나의 세계로 초대하는 길이다. 그들의 현실은 나의 현실로 합류하게 된다. 이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나'혼자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신화가 된다.
328. 우리 안에 신이 있다. 신은 우리 안에 자신을 숨겨두었다. 인간은 신이 선물한 모든 것들을 자신 안에 담고 태어난 모순덩어리지만, 영웅적인 내면 여정을 통해 갈등과 충돌을 대통합하여 위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동물이다. 그 이야기는 삶이라는 잉크로 쓰여진다. 삶만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는 위대한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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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4 11:02:12 *.108.69.102

취직준비 하는 아들에게 '세월이 젊음에게'를 권하며 마음 속으로

생물적인 아버지가 줄 수 없는 것을 '사회적인 아버지'에게서 얻는 방법을 익히기를 간절히 바랬지요.

 

그런데   진짜 아버지에게서 이런 주옥같은 생의 지침을 얻는 기분은 어떤 걸까,

해언씨가 굵게 처리한 부분을 읽는 것만으로도 다시 한 번 결연한 자세가 되며 놀라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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