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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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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4일 10시 29분 등록
 

깊은 인생, 휴머니스트, 2011


요즘 구선생님의 책 다시 읽기를 하고 있는데 일곱 번째 책에서 내 안에 모종의 화학반응이 일어났다. 선생님이 모든 저서에서 강조하는 자기경영의 요체가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혔다. 전에는 ‘매일 같은 시간의 수련’, ‘하루의 중요성’, ‘나다운 삶에 대한 갈망’ 같은 것들을 그저 옳은 소리로만 여겼는데 이제는 뼈에 사무치는 느낌이다. 다 알고 있는 소리라고 생각했던 말들을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생님의 글귀가 내 혈관으로 침투해 들어오며, 한 사람의 사고와 확신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강력해지는 과정을 고스란히 목격하는 기분은 황홀했다. 그야말로 “다 아는” 내용인데 어떻게 이런 작용이 일어나는 걸까 생각해 보았더니 세 가지 대답이 나왔다. 첫째, 반복의 주술이다. 자기경영은 선생님에게 가장 중요한 주제라서 거의 모든 책에서 반복해서 나온다. 젊은이 혹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고, 동양고전 혹은 신화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 다를 뿐 계속 확인하게 된다. 전에는 좀 반복된다고 여겼던 것들이 임계점을 넘어가며 머리를 지나 가슴으로 내려 온 것이 아닐까?


둘째, 작가 즉 선생님 자신의 화법이 신장된 점이다. 누구나 책을 써 나가면서 필력이나 레퍼런스가 다듬어진다. 선생님이 쓰신 19권의 책 제목을 놓고 좍 훑어보면, 자기경영이나 일상예찬이 변주되다가 13번째 책인 <사람에게서 구하라>에 이르러 주제는 여전히 자기경영이되 동양고전에서 추출한 엑기스가 나온다. 그리고 18번째, 19번째 책에 이르러 그리스로마 신화를 맘대로 갖고 놀게 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 방대하고 전문가도 많은 영역에서 내 목소리를 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을까. 꾸준히 관련도서를 섭렵하는 과정에서 선생님의 소신이 동서양의 지혜로 담금질 당하며 더욱 정련되지 않았을까?


셋째, 나 자신의 변화이다. 페북에서 작가의 평균수명이 61세라는 구절을 보았다. 나처럼 맨날 앉아만 있고 운동도 안 한다면 성인병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부모님과 다른, 독특한 삶을 원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부모님만큼 살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운명의 특별대우를 받을  이유도 가능성도 없음도 알게 되었다. 나 자신을 처절하도록 객관화시킬 수 있는 나이에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오직 하나, 읽고 쓰는 일이라면 나는 선생님이 보여주신 길을 죽어라 따라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지독하게 성실한 한 사람이, 자신이 깨달은 것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어 안달나 있다. 이렇게 귀한 지침이 공짜다. 주워 가는 사람이 임자다. 선생님을 직접 접할 수 있었던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그랬기에 그의 저서가 모조리 육성으로 치환되는 헁운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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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할 때 기술이 늘어 기예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 한 영혼이 된다. 이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어느덧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그러므로 훈련의 첫째 요소는 반복이다. 반복, 반복, 오직 반복, 대가大家가 되는 유일한 실천의 비법이다. 매일 훈련한다는 것은 결정적인 과정이지만, 그 훈련이 억지로 강압적으로 노예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깊어질수록 스스로 즐거움이 된다. 재능과 잘 일치된 훈련은 다른 것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몰입과 황홀함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훈련은 땀이므로 노력이 수반되지만, 매일 하는 습관이므로 고통이 아니라 일상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천복을 좇는 숙명의 기쁨이 있다. 115쪽


앞으로도 매년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 낙관의 근거는 분명하다. ‘매일의 습관’이 나를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120쪽


그러니 매일 걸어라. 매일의 힘만이 꿈으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믿음직한 주술이다. 명심하라.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너를 당할 자가 없을 것이니, 침묵의 10년을 보내라. 고독의 10년, 궁핍한 10년을 보내라. 누구든 우드스턱의 시대를 거쳐야 한다. 121쪽


천재들의 활동으로 알려진 위대한 성과의 비밀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라기보다는 오히려 침묵의 10년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온 결과인 것이다. 111쪽


10년이란 거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다. 208쪽

 

 

 

글쓰기를 통해 최고의 나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으며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http://cafe.naver.com/writingsu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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