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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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내면에 있는 신화적 공간에 살고 있는 여신들 중에 오늘은 아테나에 대한 이야기다. 아테나 여신은 지혜와 공예의 수호신으로 로마인들에게는 미네르바로 알려져 있다. 아테나도 아르테미스처럼 처녀 여신의 원형이다. 아테나는 처녀 여신이지만 아버지 제우스에게서 ‘무용武勇과 힘’을 어머니에게서 ‘지혜’를 물려받아 아버지 제우스를 수호함으로써 아버지를 도와야 하는 운명으로 태어났다. 단단한 몸매를 지닌 아름다운 武士무사로서 아버지를 수호하기 위해 아테나는 갑옷을 입고 있는 유일한 여신이며 헬멧을 뒤로 비스듬히 써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내면서 한 손에는 방패를 한 손에는 창을 들고 있다. 투구와 갑옷은 여신 아테나의 운명을 상징한다.
아테나의 운명은 싸움의 여신, 곧 경쟁의 여신이다. 무장武裝한 아테나는 항상 승리를 찾아 행동하고 승리를 위해 냉정한 머리를 사용하는데 타고난 소질이 있다. 누가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인다. 아테나는 아버지를 지키는 딸이다. 아버지를 지킨다는 것은 전통이나 남성의 권력을 지키는 것을 돕는 것을 의미한다. 아테나에게 권력은 능력이며 남성이라면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아테나 여성은 권위와 책임감과 권력을 모두 지닌 강력한 남성에 대해 자연적으로 이끌리게 된다. 아테나 성향은 관심이 비슷하고 사물을 보는 방식이 비슷한 권력 있는 남성과 사제 관계를 맺도록 이끈다. 그래서 그녀는 누가 승리자가 될 인물인지 감을 잡을 수 있으며 강한 남성에게 충성심을 갖고, 이들의 강력한 보조 역할도 잘 감당한다. 아테나는 유약함이나 감정적인 것을 거절하고 이미 확립된 규율(법이나 사회 통념)을 지키는 것을 행동의 기본으로 한다. 유약함과 감정적인 것은 승리를 위한 경쟁에서 치명적인 약점이기 때문이다.
‘승리하는 인생을 위한 경쟁’이야 말로 가장 아테나다운 특징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주위로부터 어떤 모함을 받아도 기죽지 않는 강인함을 가지며, 어떤 평판도 괜찮다는 심리적 갑옷을 두르고 있다. 아테나의 무장武裝은 남성성 중심의 세계에서 성공하는데 매우 적합하다. 마음보다는 머리로 움직이는 논리적인 여성들은 자기중심을 잃지 않고 감정이나 비합리적인 느낌에 압도당한 적이 없다. 결코 나약하지 않으며 비합리적인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으며 그녀의 행동은 충동적이 아닌 계산된 것이다. 아테나는 남성 우위를 존중하고 냉정하게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아테나의 특성은 남성 사회 속에서 ‘남성의 권력을 지키는 것’으로 남성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인정받는다. 또한 아테나 여성은 성공한 남성들과 사귀며 이때 남성을 연인보다는 친구나 상사로 사귀는 것을 좋아한다. 성공한 남성들에 의해 아테나적 요소는 성인여성으로 평가받고 동료의식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테나 여성의 사회적 성공에 중요한 다른 요소는 일이다. 아테나적 요소는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하고 자신의 인생을 위해 싸워 나가고 이긴다는 자세를 갖는다. 여성이 많은 직장보다 남성이 많은 직장을 선호하는데 이는 자신이 가진 남성적 사고방식이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고 성공한 남성의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테나 여성은 오랫동안 독신을 유지하며 주된 노력을 자신의 경력을 쌓는데 기울인다. 아테나 여성은 경쟁에서 승리와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일까?
아테나의 운명을 따르는 것은 감정보다 사고와 판단을 중시하여 늘 냉정하고 감정에 휘둘림이 없는 것이다. 아테나적 요소는 여신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인간인 경우는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아테나의 성향은 여성성 중심의 세계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승리하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이기는 것과 하나 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 깊은 곳에서 욕구 불만이 쌓여간다. 항상 감정을 억제하고, 객관성만을 중시하고 있기에,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된다. 자연히 주위 사람들의 감정에도 신경 쓰지 못하기에 공감하는 것에 서투르게 된다. 억압된 감정이 마음속에 쌓여 욕구 불만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을 알아채지 못해 더욱 일중독이 되거나 물질에 대한 욕망에 의존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적 불균형으로 인해 성공해서 지위와 명예를 얻고도 무언가 마음이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을 갖게 되기도 한다. 또한 공감능력이 낮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과 통하는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사람들 마음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객관적 데이터 쪽을 우선하기도 한다. 직무 능력은 충분해서 성공하고 있지만, 약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향이 아테나적 요소라고 말 할 수 있다. 아테나는 일에 치우친 자신의 삶이 자신 안의 다른 측면을 많이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감정을 억압하면서 모든 일에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직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평상시에도 아테나와 같이 갑옷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테나 성향의 부정적 영향력을 한마디로 말하면 메두사 효과이다. 아테나가 입고 있는 갑옷에는 괴물 메두사의 머리가 달려 있다. 메두사는 그것을 본 자가 돌로 변해 버릴 정도로 무서운 괴물이고, 그 메두사를 붙인 갑옷은 상대를 겁에 질리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아테나적 요소가 가진 강한 비판력과 분석력은 일종의 메두사이다. 아테나 여성의 냉정한 판단과 말이 사람들을 긴장시킨다. 이러한 긴장은 다른 사람들의 즉흥성과 생명력, 창의력을 걷어차 버린다. 이것이 메두사 효과다. 메두사 효과를 지닌 아테나 여성은 자신의 부정적 영향력을 의식하지 못한다. 사람을 위협하고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 자신의 의도는 아니다. 단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할 뿐이다. 하지만 날카로운 이성의 메스로 괴테의 말처럼 ‘해부를 한 결과 살해하는 것’이 되고 만다. 그녀의 객관적 태도와 날카로운 질문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대신한다. 그럼으로써 마음속의 문제들을 공유할 수 있는 진실한 대화의 가능성을 배재해 버린다. 이처럼 아테나의 치명적 약점은 공감의 부족인 것이다.
아테나 여성의 중년은 인생의 황금기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에, 그녀에게 꿈에서 깨어나야 할 일은 없다. 폐경이 아테나 여성을 우울하게 만들지 않는다. 아테나 여성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머니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의 정체성은 지성과 능력, 그리고 자신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데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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