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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9일 09시 33분 등록

깊은 인생

프롤로그

시처럼 살고 싶다. 나도 깊은 인생을 살고 싶다. 무겁고 진지한 삶이 아니라 바람처럼 자유롭고 그 바람결 위의 새처럼 가벼운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싶다. 어느 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한 사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문득 의미를 발견하여 말할 수 없는 헌신으로 열중하고, 평범한 한 여인이 문득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내면의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 느닷없는 전환은 아름답다. 그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11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도 비범한 분야 하나쯤은 푸른 하늘처럼 가슴에 품고 산다. 이것이 나의 믿음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도약과정이야말로 삶의 절정을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이 부분이 시가 된다.  -12

마리츠버그역의 우연은 간디 한 사람만이 아니라 우주가 준비된 사람에게 그들의 운명을 알려주는 신비한 고지의 방식이다. 우연이 운명이 되는 이야기는 그 동안 문학이 다루어온 흔하고도 멋진 만남의 방식이다. 우리 역시 현실 속에서 운명적 우연을 겪게 된다. 그 우연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이 세상에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홀연 깨닫게 된다. 우연이 그저 우연으로 끝나고 마는 무수한 버림의 과정을 지나 우연이 운명이 될 때의 조건은 단 하나, ‘바로 때가 무르익어 감이 떨어지듯’ 필연이 되는 것이다. - 14

그럼, 이와 유사한 우연이 내게도 일어났을까? -14

나는 내 역사를 뒤져 이 질문에 대답한다.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어도 좋다. 나는 기다린다. 그러나 그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 나는 준비한다. 준비하고 또 준비한다. 내 꽃도 한번 찬란하게 필 것이다. 그런데 내 안의 잠재력이 때를 만나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려면,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문’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문은 ‘깨우침의 문’이다. 소명에 대한 각성과 고유한 잠재력이 발견되는 대각성의 순간이다. 두 번째 ‘견딤의 문’을 들어서면 오래 참아내야 한다. 침묵의 10년을 고독하게 지내며 선택한 삶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 문은 ‘넘어섬의 문’이다. 선생을 넘어서야 하고, 나 자신도 넘어서야 비로소 우주의 위대함에 닿을 수 있다. - 15

나 또한 시처럼 살고 싶다. 삶이 맑은 물속의 작은 고기떼처럼 그 유쾌한 활력으로 가득차기를 얼마나 바라왔던가. 삶이라는 대지 위를 내 인생은 여러 개의 시로 여울져 흐른다. 날쌘 고기처럼 도약하고, 깊고 푸른 물빛으로 잠복하고, 햇빛 쏟아지는 황홀로 새처럼 지저귀며 흐른다. 때로는 봄 꽃을 실어 나르고, 때로는 폭우 뒤의 격동으로 몸부림친다. 이내 거울 같은 평화 위에 하늘과 나무 그림자를 실어나르고 마침내 바다로 흘러들어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그 때 삶은 작은 강처럼 기쁨으로 흐르리라.  -16

깨우침-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첫 번째 문

깨우침 하나, 우연은 운명을 이끌고

사람이 준비되면 상황이 벌어진다. 이 때 우주는 우연의 이름으로 다가와 운명으로 이끈다. 간디는 마리츠버그 역에서 지샌 하루 밤 때문에 시시한 변호사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바뀌게 된다. 누구에게나 마리츠버그 역과 같은 도약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 우연의 상황을 인생의 도약으로 삼으려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 22

어찌하여 제가 이 길을 걷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저 우연의 모습으로 나타난 필연에 의해 주어진 역할을 알게 되었고 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 역할을 맡기셨을 겁니다. 그것이 왜 저였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아마 제가 당신을 향해 주저하면서도 한 걸음 다가섰기 때문에 당신이 기뻐하며 제게 열 걸음 다가와 당신의 은총을 보이신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잔을 제게 내미신 것입니다. 그 잔이 제게 왔을 때 무섭고 두려웠지만 그 잔을 들게 하고, 그 우주적 떨림에 의지하여 제 길을 더듬어 갈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일단 이 길로 들어서니 열리지 않았던 문들이 열리고, 모든 것이 착착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진행됩니다. 그리하여 이 길이 제 인생이 되고 말았음에 저는 철철 눈물을 흘리며 감사합니다.” - 32

우리는 알게 된다. 어떤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사건과 그 사람의 정신세계는 이미 어쩔 수 없이 얽혀 있다는 점을 말이다. 간디가 마리츠버그 역의 모욕을 잊을 수 없었던 이유는 그 사건이 그의 존재에 저항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사건 이전에 이미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 자라고 있었다. -34

사건이 사람을 이끌고 우연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정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우연도 위대한 각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제자가 준비되면 위대한 스승이 나타나듯, 사람이 준비되면 위대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 자체로 위대한 스승이나 사건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운명이 바뀌기 때문에 그 만남이 위대해지는 것이다. - 37

한 번 고양된 정신은 낮아지지 않는다. 그것이 현실 속에서 구현되지 않을 때 맞서 싸우지 못하는 자신을 스스로 결코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사는 평범함을 넘어서게 된다. 위대함이 평범함 속에 발아한 것이다. 소명이 그때부터 그들을 이끌기 시작한다. 그들은 크든 작든 하나의 영웅이 되어간다. 그리하여 자신만의 아름다운 별이 된다. -37

우연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 만남이 된다. 성감대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오직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만이 자신에게 다가온 우연을 인생의 변곡점으로 잡아둘 힘을 가지게 된다. -40

우연은 신의 영역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우연에서 무엇을 느끼고 깨닫게 되는가는 인간의 영역이다. – 41

큰 길은 하늘이 정하고 작은 길은 인간이 계획한다. 우리가 준비되면 우주는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사건을 만들어준다. 우연의 이름을 가진 필연으로 말이다. - 42

나는 그 지점이 어디였는지를 찾아보았다 정신의 지평이 넓어진 바로 그 지점, 지금까지의 삶의 지평이 너무 좁아 더는 나의 영혼의 크기에 적합하지 않게된 그곳, 바야흐로 또 하나의 삶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 내 존재가 운명처럼 저항한 바로 그 지점, 우연이 운명이 된 도약점 말이다. – 43

나는 간디나 체 게바라처럼 크고 빛나는 별은 아니다. 나는 작은 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빛나야 할 운명을 가진 별이다. 사람은 모두 별이다. 자신의 내면에 커다란 빛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장막으로 빛이 가려진 별들, 이 평범한 별들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창조해냄으로써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움 별, 그 별이 바로 나 임에 틀림없다. -47

깨우침 둘, 야생의 재능이 나를 부를 때

문득 어떤 일이 나를 건드릴 때, 한순간 폭포수처럼 내면의 에너지들이 분출될 때 그리하여 신이 내 속에 감춰둔 재능이 그 일에 감응할 때는 망설이지 마라. 그 길을 따라 나서라. 재능이 공명하는 곳, 한 번도 계발되지 않은 야생의 재능이 밖으로 나오려고 외칠 때 그 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50

나는 정말로 열심히 연습했다...내 분야를 이렇게 빨리 터득할 수 있고, 이것을 하면 지칠 줄 모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춤꾼이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나는 빛났다. 그리고 기회가 내게 몰려들었다 - 55

꿈은 현재라는 점이 하나의 선으로 일렁이며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인생이라는 화폭을 모험이라는 위대한 긴장의 울림으로 가득하게 만든다. 천복에 이르는 업을 찾을 때는 재능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마사 그레이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낸 수많은 인물들은 모두 비슷한 체험을 한다. - 58

마거릿 미드는 사모아섬을 탐사한 후 쓴 첫 번째 저서 <사모아인의 성년>으로 20대에 이미 유명해졌다. 이 책은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성과였지만, 일반인에게도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이 책은 전혀 딱딱하게 쓰여지지 않았다.그녀는 연구실에서 고리타분한 논문을 쓰는 취향이 아니었다. 전문용어, 각주, 이론적 틀로 치장된 학술용어는 이 책 어디에도 없었다. 유려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소설처럼 읽혔다. 결국 그녀는 전 세계인에게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텍스트를 제공했다. 첫번째 도약은 그녀의 첫 책이었다. 권위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에너지가 유려한 문장으로 피어날 때 그녀는 그 분야에서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젊은 학자로 부상했다. – 59,60 

하워드 가드너는 리더쉽에 대한 특별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십이란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사람을 통솔하거나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적절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연습되고 다듬어진 훈련된 능력’이다. 결국 리더로서의 성공은 타고난 재능을 비범하게 발전시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가드너는 성공하고 싶다면, “당신의 독특한 점을 이로운 축복이 되도록 만들어라. 많은 경험을 쌓아라. 그리고 그것을 가장 긍정적인 방법으로 계발하라”고 조언한다. 인생의 목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빛나게 하는 것이다.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의 도약은 자신의 재능과 특별한 기질이 적합한 조건 속에서 개화할 때 만들어진다. - 61

재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늘 천재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재능은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온 사람들이 바로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도약한 사람들이다. -63

성공은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태어났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카드 게임과 같다. 패는 주어지는 것이다. 좋은 패도 있고 나쁜 패도 있다. 재능은 주어진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러나 받은 재능을 다 쓰고 가야 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그리고 위대함이란 받은 탤런트의 크기가 얼마가 되었든 받은 만큼 다 쓰고 갈 때 찾아온다.-63.64

평범함이란 없다. 그것은 아직 속에 있는 것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것이 터져나올 때 누구나 비범함으로 도약할 수 있다 - 64

인생의 갈림길에서 나는 늘 차선책을 선택했다. 밥이라는 절체절명 앞에서 나는 늘 현실을 선택했던 것 같다. 한 달의 단식, 그것은 밥에 매이지 않고 세상을 한 번 마음먹은 대로 살아보고 싶어 시작한 나의 성전(聖戰)이었다. 포도만 먹는 단식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다. 그날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잠은 다시 오지 않았다. 여름 태양이 떠오르고 내가 누운 방 안으로 햇살이 기어들었다. 그 때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이 빛나는 날, 내게는 오늘을 마음대로 할 자유가 주어졌으나 오늘을 보낼 아무 계획도 없었다나의 하루가 속절없이 흘러가겠구나, 그렇게 내 인생도 가뭇없이 사라지련만 나는 인생의 절반 지점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구나그 때 마음 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 글을 써라. 너는 글을 써보고 싶지 않았느냐?’ 내 속에서 무엇인가 소리쳤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일어나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가 마흔 세 살이었다. 그 전까지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그 후 6개월이 지나서 나는 한 권의 책을 갈무리하게 되었다. 그 책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다. 그 책은 운이 좋았다. 그렇게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되었다. 그날 아침이 내 인생의 분기점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66.67

나는 늘 쓴다나는 새벽에 글을 쓴다.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새벽은 혼자 있기 좋은 시간이다. 새벽은 명징하다. 나는 새벽에 늘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그것을 믿는 훈련을 한다내게 글은 강과 같다. 나는 새벽에 작은 보트 하나로 그 강을 따라 내려간다. 아무도 없다...세속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버리고 나는 새로워지는 경험을 한다혼자이기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매일 아침 나는 스스로 훈련한다내 마음대로 해 볼 수 있는 세상 하나를 창조해보는 연습을 한다...이런 정신적인 근육의 훈련이 나를 젊게 만든다. – 69,70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썼다. 늘 스스로에게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해 책을 쓰라고 주문해왔다. 나는 내 책의 주제에 마음을 빼앗긴 최초의 독자이기도 했다. 내 책의 최초의 독자가 나라는 사실을 나는 늘 고맙게 생각하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책 한 권이 나오면 더 확실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불확실한 곳에서 있곤 한다. 그런데도 내 책은 내게 미지의 길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 같은 것이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때때로 길도 없는 곳에 한참을 서서 망설이다 마음속에 스스로 팻말 하나를 꽝꽝 박아두고 떠나야 하는 삶의 나그네, 그것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70

나는 순수 이야기꾼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늘어놓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미 내가 직접 경험해본 일들에서 추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재배한 텃밭에서 따온 소채로 만든 음식인 셈이니 재료가 제법 양질이다. 나는 상상한다. 실천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실천할 수 있도록 범용적인 성장모델을 만들어낸다. ‘이야기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 이것이 나의 직업이다. 나는 이 일을 잘 할 수 있다. 이 일이 나를 구해줄 것이다. – 71 

견딤 -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두 번째 문  

견딤 하나, 끈질기게 삶에 달라붙다.

깨달음은 우리에게 통찰을 준다. 그러나 일상의 삶은 여전히 과거의 법칙을 따르게 마련이다. 깨달음이 제시하는 미래와 일정이 규제하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우리를 주저앉게 만든다. 그리하여 종종 정신은 이상을 향하나 우리의 육체는 현실을 따르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미래에 대한 나의 통찰을 믿어주고 응원하는 뱃심이다.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다. -76

국민은 장관이 끈기가 있고 오기를 부리기를 바란다. 나는 알고 있다. 국민은 오만하게 명령을 내린다고 불평하지만 그래도 내심 그런 지시를 바라게 마련이다. - 78 

중요한 것은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내 예지력과 통찰의 비밀이었다예지력이 제대로 된 힘으로 작동하려면 마음이 미리 본 것을 지켜갈 수 있는 불굴의 용기와 인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포기하는 순간 예지력은 무력해진다. -81

만일 내가(처칠) 냉소적인 적이 있다면 그것은 인생에 대해서가 아니라 어리석은 과거에 묶인 넋 빠진 굴복에 대해서였을 것이다. - 83

위대함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미래의 경영에 성공하는 것이다. 예지력은 현재나 미래를 마치 지나간 과거처럼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래를 잘 볼 수 있는 자는 과거를 잘 아는 자다. 선경지명에 이르는 그 신비의 원천은 신의 선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근면과 노력이라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예지력이 뛰어난 인물들은 현재를 이해하기 전에 과거를 연구했고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사건들의 본질을 파악했다....쉽게 보이지 않는 패턴과 동기, 그럴 수밖에 없는 필요성, 기회와 전조가 되는 사건과 행동들을 파악하기 위한 힘겨운 탐구의 결과가 바로 예지력의 정체인 것이다. - 88 

자신이 미리 보고 믿은 것에 대한 집중과 불굴의 용기가 없다면 그것을 지켜낼 수 없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확신을 가지기에는 탐구가 모자랐을 것이고, 또 믿었다 하더라도 지켜낼 용기가 없어 다수의 의견을 따라 정신이 미리 본 미래를 포기한 것이다. -89

미래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90

위대한 업적은 구체적으로 사람들의 눈에 드러나기 전에 한 사람의 정신 속에 하나의 생각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신은 언제나 먼저 본다. 업적은 정신이 먼저 본 것을 불굴의 의지로 실천할 때 만들어진다우리의 미래는 이곳까지 끌고 온 위대한 생각과 자세를 불굴의 투지로 그대로 유지할 수 있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90 

나는 죽을 때까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할 것이다. 내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곧 퇴직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일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것은 1인 기업가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스스로 고용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는 삶에서 일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 일은 이미 내 인생이 되었고, 놀이가 되었으며,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 91

나는 나라는 회사이며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지 않고 스스로를 고용한다. 하는 일도 방법도 모두 내가 선택한다. 온전히 나의 경험과 잠재력에 의존하여 일을 한다그곳이 강연장이든 카페든 내가 머무는 곳이 나의 사무실이다….비로소 나는 경제적 도구로서의 일과 살고 싶은 삶이 분리되지 않는 일을 갖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일을 내 방식으로 펼쳐가면서 일이 취미이며 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에 몰입하게 되었고 보람을 찾게 되었다. 결국 일은 내 삶의 다른 부분에도 빛과 기쁨을 선사하는 에너지가 되었다. 소명을 발견했고 죽을 때까지 이 일에 헌신할 것임을 알게 되었다.-93

사람들은 언젠가 회사를 그만둘 때가 온다는 것을 다 알고 있지만 퇴직 이후에 대해서는 열심히 탐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언젠가 누구든 죽게 되지만 사는 동안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야기의 끝을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통찰과 지혜의 원천이다. – 94

나는 세 번째 1/4의 인생을 인생의 황금 도약기로 설정했다. 그 동안 직장에서 배우고 수련한 것들의 토대 위에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축조해볼 수 있는 시기로 인식한 것이다그리고 내 자신이 그 첫 수혜자가 되었다나는 내 생각의 실험장이었고 내간 만든 백신의 첫 접종자였다. -95  

나는 없애야 할 것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에 대한 열정이 필요했다 -95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현업에 대한 열정이 좌우된다. 직장인들이 현업에 몰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업에서 비전을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업에서 미래의 비전으로 닿을 수 있는 다리를 하나 놓게 된다면 사람들은 훨씬 더 현업에 몰입하게 된다. 미래의 비전은 현업의 갈 길을 비추는 등대이다. - 97

견딤 둘, 침묵의 10년을 걷다.

한 길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묵묵히 매일 연습해야 한다. 스스로 충실한 훈련 규율을 정하고 매일 거르지 말고 그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것을 밝음 경영이라 한다. 즉 내면의 빛나는 강점에 기대어 매일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100 

방황을 할 때는 당장 그날 무엇을 할 것인지는 생각하되 내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묻지 말아야한다. 미리 생각해둔 것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다음 세가지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된다. 먼저 하나는 굶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려하는 것이다. -104

현재 처한 상황을 희극적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영적 거리를 얻게 된다고생은 앞으로 언젠가의 영광을 더 빛내주는 어두운 배경이고 빈곤은 내가 물질에 대해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이 커져가도록 만들었다.   -105

방랑과 침묵의 시간은 긍정적인 시간이다. 새로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성취도 생각하지 말고, 하여간 이와 비슷한 어떤 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저 "내가 지금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라고만 말해야 한다. 이것이 유일한 관심사여야 한다. - 105

영웅의 방식이란 삶에 대해 라고 말하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끝과 화해할 수 있는 사람이 영웅이다. 무덤을 두려워하면 진정한 영웅이 아니다. 모두 끝이 있고 그 끝에서 변화가 만들어진다. 삶과 죽음이 동시에 다가오듯 모든 끝은 끝에서 만나게 마련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뚝 떨어져나가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105

우리 삶에 진정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삶을 체험하는 것, 고통과 기쁨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다. 의미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여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삶의 체험, 그 떨림만이 살아있음의 증거이다. 단명한 삶의 비극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 그것이 이 세상을 사는 자세인 것이다. – 106

나는 우드스턱에서 나와 여덟 달 동안 방랑했다. ...그러나 방랑을 하는 동안 나는 신비할 만큼 유기적인 우연을 즐기게 되었다...자신의 에너지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빠져들어 지낼 일이다 - 107

천재성과 통찰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천재들의 활동으로 알려진 위대한 성과의 비밀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라기 보다는 오히려 침묵의 10년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온 결과인 것이다. 모차르트나 타이거 우즈 모두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은 특별 수혜자들이었다. 그들은 오랫동안 계속되는 훈련을 견뎌냈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침묵의 10'이라고 부른다. – 111

우리가 가진 재능을 위대한 성과에 이르는 지름길로 활용하려면 먼저 정교한 훈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침묵의 10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야 한다우연이 그저 운명이 되지 않는다. 오직 땀으로 준비한 사람에게만 재능은 공명하며 위대한 창조적 작품을 선사하는 것이다. -113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의 도약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실천적 비법을 꼽으라면 그것은 매일하는 훈련이다. 매일 할 때 기술이 늘어 기예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 한 영혼이 된다. 이 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어느덧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그러므로 훈련의 첫째 요소는 반복이다. 반복, 반복, 오직 반복, 대가가 되는 유일한 실천의 비법이다.-115

깊어질수록 스스로 즐거움이 된다. 재능과 잘 일치된 훈련은 다른 것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몰입과 황홀함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훈련은 땀이므로 노력이 수반되지만 매일 하는 습관이므로 고통이 아니라 일상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천복을 좇는 숙명의 기쁨이 있다. 이 때 그것은 곧 그 사람의 삶의 정체성을 이루게 된다. 아르투르 루비스타인은 피아니스트다. 피카소는 화가다. 버나드 쇼는 극작가다. 이것보다 그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 115

지금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난 지 13년이 되었다. 매일 새벽에 두세 시간씩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두세시간 정도는 책과 더불어 보낸다. 그러니 매일 다섯 시간 내외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한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 낙관의 근거는 분명하다. ''매일의 습관'이 나를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 120

매일 걸어라. 매일의 힘만이 꿈으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믿음직한 주술이다. 명심하라.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침묵의 10년을 보내라. 고독한 10, 궁핍한 10년을 보내라. 누구든 우드스턱의 시대를 거쳐야 한다. - 121

견딤 셋, 여명처럼 고독을 지키다.

스스로 깨달은 진실과 통찰을 오랫동안 지키고 매일 수련하다 보면 세상과의 괴리 때문에 고독해지게 마련이다. 고독에 지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꿈은 사라지고 평범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온다. 고독을 견디는 자만이 위대해진다. - 124

(스피노자)는 미움을 미움으로 갚는 대신 사랑으로 갚는 것이 미움을 더 쉽게 극복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적을 미워하지 않는다. 미움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단점과 두려움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미움으로 사랑으로 쫓아버리려고 애썼다. 그러자 기쁨과 확신이 찾아왔다. 정신은 무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랑과 너그러움에 의해 정복된다. 나는 언덕 위의 빛 속에 서 있는 듯 했다. -128

또한 나(스피노자)는 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 했다. 신에게 시간이란 실재하지 않는다. 과거도 업소 미래도 없다. 신의 관점에서 보면 미래란 과거와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미래에 일어나도록 예정되어 있는 일은 결국 일어나기 마련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반대로 일어나지 않을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칼을 들고 나를 찌르려 해도 나의 삶과 죽음이 이미 예정되어 있으니 죽을 운명이라면 죽을 것이고 죽지 않을 운명이라면 죽지 않을 것이다. 미리 두려워 덜덜 떨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 128

미래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변경되지 않도록 이미 고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희망과 공포는 둘 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생각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에 지혜의 결핍에 의해 생겨난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희망에 속지 말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자유로운 인간은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죽음이 아니라 삶에 대한 명상을 통해 지혜를 얻어야 한다만물이 다 필연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면 감정적으로 휘둘릴 이유가 없다. - 12

자연은 지극히 작은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한 푼도 남길 수 없을 만큼 조촐하게 살았지만 나는 행복했다우주적 차원에서 보면 내게 닥친 불행이란 궁극의 조화를 위한 일시적 부조화일 뿐이기 때문에 화를 낼 이유도 거부할 이유도 없다. – 130

파문이라는 시련은 스피노자로 하여금 그저 촉망받는 유대의 신학자로 살아 갈 일생을 '근대의 가장 위대한 유대인 철학자'로 살아가게 도약시켰다. 고독이 그를 위대하게 했다. 그는 평온을 사랑했으며, 무엇보다 철학적 사색의 자유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거부했다. - 132

고독은 마치 영혼의 고통을 담는 용광로 같아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제련 과정이다. - 142

세상의 생각 대신 자신의 생각을 갖는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고독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외로움이란 바로 자신의 생각에 빠져들고 세상에 이미 알려진 상식적 삶에 질문을 퍼붓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이 고독을 만들고 고독은 철학을 가짐으로써 위대한 생각으로 나아간다철학은 여전히 과학으로 대답할 수 없는 것들, 즉 질서와 자유, 선과 악,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같은 것들을 잔뜩 껴안고 숭고한 불만과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에서 발을 빼지 않는다철학에서 멀어지면 삶은 먹고 마시고 과시하는 저잣거리의 인생으로 전락한다...카를 야스퍼스의 말은 옳다. ‘철학이란 도처에 있는 것이며 질문은 대답보다 중요하며, 모든 대답은 새로운 질문이 되는 것이다. -142.143

삶은 질문 없이는 살 수 없다. 철학은 바로 삶에 대한 질문이다위대함의 결정적 증거는 새로운 생각의 힘이다. 그것은 세상을 바꾸었다. 그것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하나의 믿음의 체계인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철학이라 부른다.-144

생각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그러나 생각이 우리를 위대하게 한다. 이 세상에 성공한 사람은 많다. 그러나 철학이 없으면 결코 위대해질 수 없다. 성공했으나 천박한 자는 자기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평범함을 넘어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따른 사람들이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볼 수 있는 제 세상 하나를 가진 자, 그들이 바로 평범함을 넘어 자신을 창조한 인물이다. – 145

새벽의 축조물인 나의 책들은 현실로 탄생하지만, 그 속의 내용들은 꿈들이다.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꿈들. 나는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믿음의 체계가 곧 현실인 것이다. 가슴 속 깊은 곳의 믿음을 바꾸는 순간 나의 인생도 바뀌었다. 인생은 믿음이 자신을 구현해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47

나는 완성이 삶의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 자체가 삶의 목표다. 그러므로 멈추어 서는 순간, 더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늘 살아 있음, 이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 시는 황홀로 쓰는 것이니 이 때 마음 속에서 신을 만나게 된다. -148

나는 나를 혁명한다'라는 선동이 오랫동안 내 안에서 조금씩 자라 나의 나무가 되었다. 이 나무는 점점 더 자라 울창해졌고 그 안에 아름다운 것들을 품게 되었다. 풍성한 잎사귀들 틈으로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품어내고 붉은 열매를 맺고 황홀한 단풍으로 물들기도 한다. 내 안에 키운 내 나무, 나는 이것을 사랑한다. – 148

사람은 자신이 꿈꿔내지 못한 것을 이루어낼 수 없다. 나는 작가라는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불가능을 가슴에 품었다. 그리고 작가가 되었다. 하루 경영에 실패하면 화가가 손을 뗀 그리다 만 그림처럼 꿈은 초라해진다...나는 늘 푸른 바다를 찾아 나섰고 그래서 나의 항해는 늘 혼자였다. 나는 이 고독을 견딜 수 있도록 세 가지 행동철학을 세워두었다. 10년 째 나는 이 철학에 의지해 걸어왔다. 첫째는 이제 더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오직 나의 명령에 따라 산다. 나는 작더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제국을 원한다. 두 번째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림으로써 자유의 양을 늘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본업을 통해 세상의 밝음에 기여하는 것이다. -151.152

넘어섬,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세 번째 문

넘어섬 하나, 천둥같은 스승을 얻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는 이 질문을 수없이 되뇌며 길을 걷는다. 나의 고독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이해해주는 사람, 단 한 사람이어도 좋다. 화두를 던져주고 깨달음의 경지를 나눌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어른, 적어도 한 사람의 스승은 있어야 한다. 힘들 때 마다 ‘스승이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내심 물어볼 그분을 얻어야 한다. -158 

문이 안에서 열리듯 모든 배움과 깨달음은 안에서 스스로 익어 터지는 것이다. - 163 

스승은 제자의 정신적 골수와 심장으로 보존된다. 그리고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으로 도약하고 진화한다. 오직 좋은 제자만이 눈부신 성장으로 그 스승을 빛나게 한다. - 168

사람은 사람을 통해 성숙한다. 그 관계가 스승과 제자든, 선배와 후배든, 예술가와 후원자든, 아니면 서로를 이해하는 동료든 사람은 사람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된다. 때때로 누군가의 인생에 한 사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압도적일 때가 있다. 이 때 그 사람은 진정한 스승의 역할을 해주게 된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이탁오라는 학자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친구가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그렇다사람을 얻어 진정한 관계 속에 놓이게 될 때, 사람은 결정적 지지와 도움으로 새로운 세계로 건너뛸 수 있게 된다. - 172

나는 좋은 제자가 못되어 드렸다. 그동안 많이 찾아뵙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나처럼 그분을 좋아하는 제자는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 내 삶의 한 모퉁이를 돌 때마다 그분은 거기 계셨고, 내 인생의 갈림길마다 나는 그 분에게 갈 길을 물어보곤 했다. 물론 직접 찾아가 물어본 것은 아니다. 갈림길과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 173 

콜링우드의 ‘역사학 개론’을 가르치시며,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이론이 그 자체로 모두 옳은 것 같아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우면 직접 겪어 체험해보아야 한다.’ 이것은 플라톤의 가장 아릅답고 감동적인 두 개의 대화편 <파이드로스> <크리톤>에서 가르친 것을 연상시켰다. “논리의 시험을 거치지 않은 경험은 웅변이 되지 못하는 잡담이며, 경험의 시험을 거치지 않은 논리는 논리가 아니라 부조리다.”라는 가르침과 섞여 천둥같이 내 가슴을 울렸다. - 178

‘인생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스스로 모색해라, 헌신하고 모든 것을 걸어라, 그러나 그 길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앞에 다른 길이 나오면 슬퍼하지 말고 새 길로 가거라 어느 길로 가든 훌륭함으로 가는 길은 있는 것이다’ 아마 그런 말씀이셨을 것이다. - 178

우리는 선생님을 두려워했다. 그 무서움은 깊은 존경심에서 나오는 것이었다우리는 선생님을 좋아하는데도 늘 편히 앉지 못하는 존경심으로 가득했다  - 179

보통의 선생은 그저 말을 하고, 좋은 선생은 설명을 해주고, 훌륭한 선생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영감을 준다는 말이 있다. 나는 선생님에게서 학자의 모범을 보았고, 어두운 길 위에 뿌려진 달빛 같은 영감을 받았다. 내가 선생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으니 나도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좋은 스승이 되고 싶다. 한없이 모자라는 사람이지만 선생님은 내게 이 열망을 품게 해 주셨다. 나이가 들어 연구원들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일을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나는 너무도 분명히 훌륭한 선생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고 만질 수 있는 행운을 가졌던 것이다. - 185

넘어섬 둘, 나를 넘어 세계에 접속하다.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위대해질 수 없다. 모든 위대함은 나로 시작해서 나를 넘어선 우주에 다가가는 것에 있다. 나를 넘어서는 더 커다란 것에 대한 그리움과 지향성을 갖지 못하면 우리의 정신은 고양될 수 없다.-188

따지고 보면 모든 성공의 요인은 사실 내게(아니타로딕) 돈이 없었다는 점이다. 돈이 없고 배가 고프면 창의력이 생긴다. 노력하지 않아도 가질 수 있으면 생각하지도 않고 추진력도 생기지 않는다. 다른 성공한 기업가처럼 궁핍이 나를 생각하게 했다. 나는 아웃사이더였다. 이민자의 노동윤리를 가진 아웃사이더였기에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일을 할 때 화가나 작가와 같은 열정이 나를 휩쓸고 지나갔다. 나는 궁핍으로 인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믿었으며, 그것을 실현하고 그것으로 먹고 살고, 그것으로 이익을 내기를 바랐다. 보디숍은 내 손으로 만든 내 자식이었다. 그것은 또 다른 내가 되었다. - 194

내게 삶은 늘 고마운 것이었다. 내가 삶에 해준 것보다 삶이 내게 해준 좋은 일이 열 배, 백 배 많았다. - 194

나는 녹색칠을 한 코딱지만한 창고에서 자연식 화장품을 만들어 팔면서 백만장자가 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내 마음속 그 아이디어에 흠벅 빠져 있었을 뿐이며, 그 일로 어떻게든 아이들과 먹고살려 한 것 뿐이었다. 그래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나는 보디숍에 헌신적으로 매달렸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어떤 것을 보든, 단어 한 개, 포장지 한 장, 스테인리스 깡통 하나도 모두 보디숍과 연관을 지어 생각했다. ‘어떻게 이것을 우리 사업과 연관시킬 수 있을까. 나는 그 생각만 했다. 그러니 이것이 진정한 헌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196

낙관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깊은 상처를 받고 신념은 끊임없이 도전을 받지만 결국 좋은 일로 귀결되곤 했다. 왜냐하면 우리를 죽이지 않은 고난들은 결국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보디숍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면서도 어떻게 나 자신의 깊은 내면을 간직할 수 있을까를 깊이 고민했다. 아마 보디숍의 역사는 나의 이 고뇌와 기쁨의 역사일 것이다. 나는 지도도 설명서도 없는 곳에서 오직 열정의 안내를 받으며 내 길을 걸어왔다. - 196

비즈니스 세계의 가장 큰 문제는 탐욕이다. 나는 기업의 탐욕에 저항했다. 비즈니스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업이 할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개인의 욕심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공익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기업은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더 내기 위해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역시 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더는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글로벌 비전을 가진 기업이라면 지리적 확장과 점령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확장에 더 기여해야 한다인생에 영적 차원이 있듯이 비즈니스도 영적인 차원을 가져야 한다. - 197

바꾸려 하지만 세상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할 때가 있다. 바로 우리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할 때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 -198 

사람이 훌륭해지기 시작하는 분기점은 가진 것을 나누어 주기 시작할 때부터다. 나눈다는 것은 자기를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좁은 자아에서 벗어나 정신적이고 영적인 확장을 할 수 있게 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며, 나와 우주가 하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야 나올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위대함의 한 자락을 얻게 된다. - 204

나누기 위해 꼭 부자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돈이 있으면 돈을 나누고, 재능이 있으면 재능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을 나누면 된다아무 것도 나누어 주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다. 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 그들이 바로 리더들이다. 진정한 영향력은 줄 수 있는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05

자신보다 큰 것에 헌신하지 못한다면 기껏해야 뜻을 이룬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 평생을 자신을 위해 벌고 쓴다면 돈을 얻을지 모르나 존경은 얻을 수 없다.- 205

40대의 10년은 내게 집중된 시간이었다. 직장에서 나와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시작할까에 맞춰진 실험의 기간이었다. 마흔여섯 살에 직장을 나와 나는 4년 동안 먹고 사는 일을 해결하는데 진력했다. 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나를 쓰지 않았다. 그저 아이를 키우고 궁핍이 나를 비굴하게 하지 않을 정도를 원했다. 내가 원한 것은 자유였다.  - 206

쉰 살이 되면서 나는 인생의 의미를 묻게 되었다.쉰 살은 이 질문에서 물어설 수 없는 분수령이었다. “자, 이제 독립에 성공했으니, 너는 무슨 일로 네 삶의 의미 있음을 증명할 것이냐?” 나눔과 공헌이 없이는 의미의 문제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 바로 이 때였다.- 207

쉰 살이 되는 해 ‘그것 때문에 50 10년이 훌륭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10개의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이 풍광을 그려갈 때 나는 특별한 장치를 고안해두었다. 미래로 먼저 가서 지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 도치의 방식을 써보았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 라고 불렀다. 2004년 내 나이는  쉰 살이었다. 나는 10년 뒤인 2014년 아침을 가정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내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아름다웠던 광경을 회고해보는 방식을 썼다...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을 이미 이루어진 과거로 인식한다는 것은 커다란 정신적 전환이다.나는 이 방법을 스피토자에게서 배웠다. 스피노자는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으니 미래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이 생각에 자극받았다. 이 생각은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마크툽(미래는 이미 쓰여 있다!)라는 재미있는 단어를 기억하는가? - 207

10년이란 거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다. 10년 뒤로 나를 날려보내라, 그러면 거의 모든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품을 수 있다. 이것이 나의 주술이다. - 208

직업이란 결국 존재와 밥을 다룬다. 밥을 벌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포기하면 존재가 울고, 자신의 존재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밥이 되지 않는 이 대립의 딜레마를 화해시킬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나를 찾아떠나는 여행-내 꿈의 첫 페이지)의 목적이다. - 210

나는 개인 대학원을 하나 만들었다. 건물도 없고 교실도 없지만 나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니크한 대학원 과정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 기여의 방식이었다. - 211

나는 꿈꾼다. 한 때 직장인으로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던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은 전문가들이 되고 스스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들을 동지로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기여의 방식이며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 214 

에필로그

내가 미워하는 것은 다만 우리 속에 지금의 우리 삶보다 훨씬 더 깊은 인생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지신이 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는 졸렬한 현재인 것이다. - 218

우리에게 꿈은 무엇인가. 자유다. 잠잘 때 무의식 꾸는 꿈은 사회적 압력을 상징하는 초자아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고, 우리가 깨어있는 낮에 꾸는 꿈은 현재로부터의 자유를 상징한다꿈을 꾸지 못하면 현재는 풀려나갈 곳을 잃게 된다꿈은 창살을 빠져나오는 바람이 되고 연기가 되고 탈옥한 자의 웃음이 된다. 꿈이란 자신을 주도적 인물로 정립하기 위한 정신작용이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축소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만들어지는 대로 사는 삶을 버리고 세상 속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제국 하나를 만들어내겠다는 자기 선언인 것이다. 꿈은 과거에 대한 미래의 승리인 것이다. – 218, 219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인물들은 자신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는 것을 최우선적 가치로 삼는다. 그것을 위해 현실의 위협에 대항한다. 뻔한 인생을 거부할 권리, 과거의 나를 죽일 수 있는 용기, 새로운 곳으로 떠날 수 있는 무모함이야말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들인 것이다. 그 때 그들은 삶을 재창조하는데 성공한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에서 분명한 도약을 통해 얕은 인생에서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게 된다. -221

신화는 인생의 대본이다. 그것은 이 세상을 읽는 방식이며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흥미진진한 것은 그 역할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가지고 이야기를 쓰지 못한다면 누구도 자신의 무대를 가질 수 없다꿈을 꾼다는 것은 어둠 속의 관객, 얼굴이 없는 반편, 박수 기계로 남지 않겠다는 정신적 각성이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자신 만의 무대가 설치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한다. -223

묻는다. 당신의 신화는 무엇인가. 당신은 인생이라는 모험에 어떤 모습으로 참여하고 싶은가. 단명한 삶의 슬픔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자. 그 단명함이야말로 영생하는 신들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참으로 슬픈 아름다움이기에. 그리하여 그대, 이제 가면 한 장 두께의 얕은 복제 인생을 걷어버리고 모든 잠재력이 스스로의 강물로 흐르는 깊고 푸른 인생을 살자. -224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고 싶은 그대에게,  휴머니스트

 

1. 잡다한 일로 꼭 하고픈 일을 못하는 p에게

솔직히 나는 네 편지를 읽으며 화가 났다…그래도 한 번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생각해 이 편지를 쓴다. 그러나 행간에 숨어있는 나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놓치지 말고 함께 읽어주면 좋겠구나. 13

너는 성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이것이 내가 본 현재 너의 위치 좌표다. 너 스스로를 잡다하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이 일도 저 일도 하면서 또 다른 일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 일과 저 일이 서로 도우며 삶으로 결집되어 하나의 형체로 수렴되는 모습이 아니라 에너지가 사방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힘과 힘이 만나 서로 돕지 못하고 갈라져 흩어지더니 이내 소진되는 모습을 나는 지켜본다. 힘이 모아지지 않으니 내가 가지고 있는 공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이다. 14

늘 글을 쓰니 나는 너를 작가라고 부르고 싶지만, 한 권의 책도 없으니 사회는 너를 작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제대로 완성된 작품이 하나도 없으니 너를 조각가라고 부를 수도 없다. 이제 막 연극을 시작했으니 너를 배우라 부를 수도 없다. 너는 분산되어 어디에도 온전한 네가 없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어느 것도 딱 떨어지게 마땅한 직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15

프로가 되려면 오래해야 한다. 오랜 집중과 반복되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 어느 영역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영역을 고르라는 것이다. 좋아하므로 그 길고 오랜 여정을 견딜 수 있고 그리하여 고된 수련이 주는 깊어지는 숙성의 기쁨을 얻으라는 것이다. 16

너는 ‘절망적 용기’라는 이 기묘한 말의 뜻을 알겠느냐. 그것은 마치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 무엇이 나를 기다리더라도 나는 모든 장애를 물리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내가 택한 길을 따라 여러 언덕과 험준한 장애를 넘어갈수록 나는 내길 에서 물러설 수 없게 된다. 나는 나의 영웅이 될 수 밖에 없다. 스스로 용기를 낼 수 밖에 없다.  16-17

이것저것 쉬운 단계에서 잠깐의 열정으로 다른 사람보다 조금 빨리 습득되는 작은 재주를 자랑해서는 안된다. 아마추어의 다양한 재미는 결코 프로의 깊은 맛을 따를 수 없다. 그래서 운명이 널 찾아오면 그 일에 너를 던지라는 것이다. ‘나는 이 길을 갈 것이다. 이것이 나의 뜻이다. 나는 나를 던져 이 일로 유명해지리라’ 이런 전사의 서원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니 잡다한 일로부터 너를 정리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17

일단 프로가 되려는 뜻을 세우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워 지켜야한다. 17-18

첫째,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하나의 일에 집중 투입해라. 이때는 반드시 이를 지원하는 습관의 힘을 빌려야 한다. 둘째, 번거로운 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켜라. 정신과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너만의 쾌락을 구하도록 해라. 그러나 그 외의 것들로부터는 자유로워지는 것이 좋다. 셋째, 필요한 만큼의 금전은 벌어야 한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너무 쪼달리면 안된다. 프로의 길로 들어서는 길에서 이익이 나면 좋겠지만 그 과정에서 돈벌이가 신통치않다면 먼저 절제해야 한다. 동시에 그 일이 부업 정도는 되도록 간단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너는 바짝 당겨 그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너는 골키퍼 밖에 없는 문전에서 슈팅을 포기한 꼴이 되었다. 너는 두려움에 진 것이다. 작가의 필연적 고뇌와 집중 과정에서 너무도 쉽게 물러난 것이다. 19

네 안에 있는 무수한 아마추어들에 맞서라…이런 사람들은 겨우 몇 달의 경험 수준을 여기저기서 반복하면서 영원한 아마추어로 남게 된다... 좋은 재능을 가지고도 즐거움을 주는 가벼운 앞 단계에 그치고 만다. 이들을 결국 프로가 되지 못한다.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불안하다. 재주가 많은 팔방미인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모두 이런 것을 경계하라는 교훈이다.  19-20

나이가 들수록 좋은 의도로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조언은 어떤 모습이든 나의 모자람에 대한 충고이니 불쾌한 요소를 품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조언이란 참 어려운 것이다. 어린아이도 싫어하는 조언을 왜 내가 어른에게 하겠느냐. 나는 그것이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바보 같은 일을 지금 하는 것은 꼭 한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너는 그 동안 네 재능의 반짝임과 재치로 나를 웃게 했고 기쁘게 했다.  

나는 네가 내게 준 그 즐거움을 고마워한다. 그래서 꼭 한 번만 바보짓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20

맹자에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란 말이 나온다. '물이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이다. 네게 꼭 한 마디를 해야 한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21

작가로 살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매일 글을 쓰고 그 글들이 페이지마다 연결되어 같은 방향으로 물길이 되어 흐르게 해라. 혹 커다란 웅덩이가 나타나 물길이 막히고 고여 나아가지 못할 때도 쉽게 던져버리고 다른 주제, 다른 영역, 다른 재미로 도망가지 말고 매일 그 웅덩이를 조금씩 채워가거라. 그 거대한 웅덩이가 다 차면 그 때 비로소 호수가 만들어진다. 웅덩이가 클수록 호수도 더 커진다. 채우는 시간이 길수록 수량이 더 풍부한 호수가 되는 것이다. 21

기억해라 신은 누구에게나 공헌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을 맡겼다. 너를 잡다하게 써 낭비하지 말아라. 너를 딱 맞는 네 일에 집중해 쓰도록 해라. 그리하여 오래 그 일을 배우고 좋아하고, 이윽고 그 일로 먹고 살고 즐길 수 있는 통달한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다. 21

2. 세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앞둔 B에게

방랑을 할 때는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면 안된다. 특히 다음 두 가지에 대해서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나는 굶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다. 방랑하는 시간은 긍정적이다. 성취에 대해서는 생각해서는 안된다. 27

지금까지의 네 삶을 돌아보아라. 지난 삶 자체가 하나의 줄거리를 이룬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절, 그 순간에는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뜻밖의 일이 또 다른 뜻 밖의 일을 뒤따르듯이 말이다. 그러나 ‘나중에 돌아보면 그야말로 완벽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모든 것이 그야말로 ‘뜻 밖이며 그야말로 적시’인 것이다. 이 패러독스, 나는 이것이 삶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므로 순간순간 삶의 떨림과 충만함을 따라가라고 조언하고 싶구나. 28

‘나는 살아있다, 고로 존재한다’ 이것이 젊은이의 모토여야 한다..30

자신을 떨리게 한 우연한 각성에 다다른 사람들은 모험이 없는 인생은 로망이 없는 연애처럼 지루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31

리얼리스트가 아닌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그러나 리얼리스트에 불과한 시인도 시인이 아니다.-파블로 네루다 31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 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품자 –체 게바라 32

현실은 우리가 리얼리스트가 되도록 한다. 그러나 꿈을 꾸자. 하늘로부터 받은 모든 영감을 동원하고 지혜를 빌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기도(企圖)해보자. 32  

꿈은 미래를 지향하고 마음은 현재의 살아있음을 감지할 때 삶은 올바른 방향으로 지금을 음미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33

, 인생을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우는 일, 그 일보다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내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인 것을. 33

3. Y에게, 젊음은 미리 늙지 않는 것이다

그 때 문득 이 밤이 나쁘지 않다는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네. 봄 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이 밤. 눈길을 걸어 집에 가도 나쁘지 않으리라. 옷깃을 세우고 잠시 망설이는 나를 몰아 눈길을 걸어보기로 했네. 마음을 먹자, 그 길은 즐겁고 특별한 작은 모험처럼 여겨졌다네. 내가 그런 우스운 시도를 하게 된 것은 아마 불과 몇 시간 전에 그대들 젊은이들을 대학 캠퍼스 안에 수백명 모아놓고 ‘젊음은 젊음으로 살아야한다’고 말하고 난 뒤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 38

나는 젊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 속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용기라고 생각하네. 지나고 보니 인생은 결국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로 짜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계획대로 일이 이루어져 기쁘기도 하고, 오래 준비하고 바라던 일이 무산되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삶에 당황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지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건들이 곧 인생의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네. 41

누군가의 삶이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되려면 그 사건들이 흥미진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커다란 사건들만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든 그것을 훌륭하게 재해석해낼 수 있는 힘에 달려 있네. 41  

잘 생각해보게.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전해지는 깨달음의 크기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라네. 사건을 해석하는 힘을 키우고 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우주가 천둥처럼 전하는 그 목소리를 놓치지 말게. 43

젊음은 젊음으로 인생에 기여한다네. 너무도 쉽게 늙지 말게. 위대한 것이 그대의 가슴 속에서 자라나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주와 공명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그 일’을 반드시 해내게. 44 

4. 결혼을 앞둔 J를 위하여

봄이 시작되었네. 봄은 꽃으로 시작하네.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계절이 봄이지. 봄의 끝자락보다 더 덧없는 것은 없다네. 그러나 봄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단명한 아쉬움에 있다네. 49

인간의 삶은 슬프다네. 그 단명함 때문에. 청춘인가 했더니 벌써 내 귀밑머리가 속절없이 희어졌네. 하루가 저무는 속도가 화살 같고, 일 년이 촌음 같아. 결국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살아야만 가장 잘 사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네. 49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보자 하니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어 보이네. 사랑하라.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이 말이 얼마나 좋은지. 지는 꽃이 추하다는 것은 그 꽃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니, 아름다울 때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사는 법인가 하네. 50

모든 상처는 인생의 약이 되나니,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꽃이 온 들판에 가득할 때, 커다란 모자를 쓰고 반바지를 입고 그 환한 들판을 쏘다닐 때조차 다리엔 온통 억새가 만들어낸

크고 작은 상처로 따갑다. 가장 아름답고 즐거울 때조차 그 순간을 지나는 상흔과 자취가 남는 것이니 아픔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것이 살아있음이니. 54

인간은 실제 필요에 충실한 동물적 인간성과 ‘잉여의 신성한 아름다움’(

이 표현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인 로빈슨 제퍼스가 쓴 표현이라네)을 즐길 줄 아는 문화적이고 정신적인 인간성을 한 몸 안에 모두 가지고 있다네. 이 둘이 한 몸속의 두가지 속성이라네. 결혼은 이 두 가지 속성이 생활의 공간에서 적나라하게 부딪치고 조화하는 삶의 현장이라고 생각하네. 53

그러니 나는 두 가지를 당부하고 싶네.

하나는 싸움을 잘하라는 것이네. 부딪치지 않고 조화할 수 없다네. 두 물결이 만나면 파도가 만들어지고 두 손바닥이 마주치면 소리가 난다네. 바로 이 것이 두 존재가 함께 존재하는 방식이라네. 하나가 늘 피하고 양보하고 눌러두면 다른 사람에게는 편할지 몰라도 참는 사람에게는 질곡과 억압이지 않겠는가. 그것은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네. 결혼이 아니라네.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서로 잘 어울리기 위해서는 창조적 불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네. 나는 이 불협화음을 튜닝이라고 부른다네. 53

크고 작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마치 연주자가 튜닝을 하듯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조율하도록 하시게. 그렇게 해서 점점 서로의 악기가 되어가는 것이 나는 관계라고 생각하네. 많이 싸우시게. 그러나 악기를 거칠게 다루어서는 안되네. 그것이 튜닝이라는 것을 잊지 말게. 결혼은 ‘관계라는 제단에 자신을 헌신하는 것’임을 늘 기억해주기 바라네. 54

또 하나는 결혼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네. 종종 결혼을 자유의 억압과 축소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네…사랑은 상대방을 꽃피게 하는 것이라네. 상대방이 그 사람의 길을 가도록 도와주는 가장 훌륭한 스폰서가 되어주는 것이라네. 튜닝의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악기는 연주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훌륭함은 그 때 만들어진다네. 연주되지 않는 악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니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네. 54

자신이 만일 하나의 악기라면 어떤 악기이고 싶은지 상상해보게. 어떤 음색, 어떤 방식으로 연주되는 악기인지 생각해보게. 그리고 상대가 어떤 악보에 따라 어떻게 연주할 때 최고의 연주가 될 수 있는지 서로 잘 튜닝하고 연습하고 끝없이 연주하게. 그대들 두 사람의 삶을 지켜보는 우리는 음악회에 온 청중이네. 우리를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시켜 주게. 그리하여 ‘부라보’를 외치게 해주게. 55

5.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하여, 사랑에 빠진 L에게 

남자를 고르는 첫 번째이며 절대적 기준은 ‘착한 놈이 좋은 놈’이라는 것이다. 착하다는 것은 일종의 지능이다. 지능은 타고나는 것이지. 착한 사람은 가시적으로 자기 성찰을 할 능력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이는 자신을 탐험하는 힘이다. 악은 자기 성찰이 부족한 곳에서 생겨난다. 착한 사람이야말로 자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것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62

남자를 고르는 두 번째 기준은 당연히 ‘가슴이 따뜻한 훈남’이다. 내가 보기에 종종 멀쩡한 여자도 나쁜 ‘남자 증후군’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차가운 인간에게서 날타로운 지성의 힘을 느끼기도 하고 폭력적인 남자를 증오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빠져들며, 이기적인 사내에게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느끼기도 한다. 그것은 악어를 타고 강을 건너는 것처럼 위태롭고 전갈을 등에 태운 개구리처럼 불운한 운명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이런 남자를 고르는 여인은 인형과 노예 역할을 맡아야 한다. 62

남자를 고르는 마지막 기준은 자신의 재능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남자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기다울 때다. 잘 맞는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사람은 아름답다. 가수가 노래할 때, 춤 꾼이 춤출 때,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작가가 그 글에 빠져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가장 멋진 최고의 풍광 속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젊기에 충분히 꽃피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로 성공하기 위해 잘 준비하는 남자라면 그 분야가 무엇이든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64-65

그 사랑이 사랑이려면 둘이 잘 어울려야 한다….그 사랑이 아름답다고 여겨지려면 같이 있을 때가 홀로 있을 때보다 더 고와야 한다. 그러니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듯 여겨질 때 그 사랑은 빛나는 것이다. 65

서로 사랑하지 않고 아름다운 사랑이 될 수는 없다. 부디 남자를 잘 고르도록 해라.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고 너를 자신보다 아껴 사랑이 빛나게 하며 스스로 가장 잘하는 것으로 유혹할 수 있는 남자는 사귀어 깊이 빠질 만하다. 그 외의 것들은 다 허상이다. 있으면 좋은 것들이나 그것에 기대지 마라. 허당이다. 기대는 순간 무너져내려 쓰러지게 될 것이다. 66

세상이 만들어주는대로 살지 마라. 재미없다. 너로 인해 세상의 한 조각이 기뻐하게 해라. 그러니 네게 걸맞은 사람을 만나면 그를 기쁘게 만들어라. 잘 어울릴 것이다. 어울리지 않고 아름다운 것이 있더냐. 잘 만나 아껴라. 지극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니 봄이 꽃을 그리워하듯, 그리 살아라. 66  

6. 제발 떠나게, 일 밖에 모르는 M에게

한 마디로 여행이란 젊디젊은 뛰는 흥분으로 새로운 공간으로 자신이 확장되어가는 짜릿함을 즐겨야한다고 말하고 싶네. 73

자네는 모든 것을 뒤로 미루는 못된 버릇이 있네. 마치 인생의 끝에 모든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다네….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젊음을 쓰고 나이 들어서는 젊음을 되찾기 위해 돈을 쓰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네. 그때그때 미루지 말고 그때의 정신으로 그 순간 인생에 찾아든 기쁨을 추구하라는 말이네. 74

우리 집에 들어오는 사람은 두 번 놀란다네. 한 번은 이렇게 높은 곳에도 사람이 사는구나 하는 경이로움이고 또 한 번은 서울 시내에 이렇게 경관이 좋은 곳이 있구나 하는 감탄이라네. 내가 아침마다 감탄과 함께 새날이 밝아오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가지게 된 것이 순전히 여행의 덕이라면 자네는 믿겠는가. 그러나 사실이라네.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의식이 그 때 열렸던 것이라네. 75

여행지란 얼마나 낭만적인 생각으로 가득한가. 나를 모르는 곳에서 전혀 일상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듯, 정녕 살아보고 싶은 그 모습으로, 남들이 일하는 벌건 대낮의 의무로부터 벗어나 조금 튀는 옷을 입고 선글라스 속의 눈초리로 지나가는 예쁜 여인에게 미소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혹은 낯선 거리를 지나며 모르는 남자가 부는 유혹의 휘파람 소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76

나는 매년 두 번의 제법 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네. 매년 두 번의 여행,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곳으로 훌쩍 떠나는 한 달도 못되는 선물을 내게 주지 못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77

내가 어려서부터 알아온 그대가 그대의 모든 것이라면 그대는 탐사할 매력을 잃은 별에 불과할 것이네. 올해는 휴가를 제대로 내서 정말 괜찮은 여행을 떠나도록 하게. 자네라는 별을 다면적으로 관찰할 지구상의 여러 천문대를 찾아 떠나보게. 그 여행에서 돌아와 자네는 감사할 것이네. 분명히 그리 될 것이네. 78

7. 생전 처음 쓰는 아버님 전상서

이제는 제 마음에 어떤 생각이 찾아오면 가능하면 그 생각대로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인생을 즐기는 훌륭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83

나이가 들어 아이를 키워보니 자식에게 무심한 부모가 어디 있겠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무관심은 아마 어찌어찌 잘 풀려가겠지, 사람 사는 일이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운명대로 가는 것이니 잘 풀리겠지 하는 낙천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는지요. 그게 어쩌면 되는 일 하나 없는 그 때 그 세상을 산 아버지가 어려운 세월을 견딘 철학은 아니었는지요. 86

집을 나서 아버지 친구 분을 만나러 혜화동으로 갔지요. 그 때 우리는 지금의 대학로 위 낙산 꼭대기에 살고 있었으니 천천히 걸어가면 되는 거리였습니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명료한 그 환한 여름날, 하얀 모시옷을 입고 앞서가는 아버지는 참 멋지셨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 떨어져 걸으며 ‘저 분이 내 아버지다’ 라는 즐거운 생각에 젖어 제법 긴 그 길을 내려갔습니다. 그게 제가 기억하는 아버지에 대한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89  

이제 제가 그 흰 모시옷을 입은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저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아버지, 전 그게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빛나는 순간을 아주 많이 기억하는 사람, 저는 그런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에 대해 아주 많은 아름다운 심상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간혹 그 아이들에게 그 아름다운 장면을 이야기해 줄 수 있으면, 그리하여 스스로 그 아름다운 순간을 거쳐왔음을 잊지 않게 해줄 수 있다면 아주 멋진 아버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9

하얀 모시옷의 멋스러운 아버지를 기억하듯, 저도 제 아이들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것보다 훌륭한 유산이 있을까요…아름다운 심상이란 단지 겉모습이 아닙니다. ‘아버지의 뒷모습’처럼 아주 많은 사연을 담고 그 사연과 함께 녹아내리고 혼융되어가면서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으로 채색된 오래된 도자기 같은 것이 아닐까요. 90

8. K야 원하는 일에 너를 던져라  

너를 보면 사람의 타고난 재주란 바지 속에 넣으면 뾰족한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송곳 같은 것임을 떠올리게 된다.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도 감출 수 없는 것이 타고난 재주 아니겠느냐. 95  

내게도 그런 일이 벌어지곤 한다. 기쁨이 기쁨에 연이어 손을 잡고 나타나고 마치 오랫동안 그 일이 예견된 것처럼, 한 일이 벌어지면 연이어 그 일의 다음 단계가 저절로 열리는 듯할 때가 있다. 그 때는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그것은 우주가 오래 기다리다가 일을 도와주기 위해 스스로 펼쳐지는 것과 같다. 100

물질이란 결국 기본적으로 전체 속에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국소적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놓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존재 자체가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 데이비드 봄 104

나는 내 속에 분리되지 않은 우주를 기억하고 있네. 그러니 어느 날 불현듯 우주적 공명에 내가 떨림을 느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기쁨에 내 영혼이 환호하는 이유도 그렇다. 숨이 멎을 듯이 아름다운 어느 풍광에 압도되어 오직 감탄 만이 내 입술에 머물 때도 나는 우주적 존재로서의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02  

하나의 일이 벌어지면 그 것과 연관된 사람들과 사건들이 하나씩 펼쳐져 등장하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신비한 단어 ‘마크툽(maktoob: 미리 쓰여 있다)’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마음이 감응하는 것이다. 102

바야흐로 너의 인생이 펼쳐지기 시작하는구나. 이 때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이 일에 너를 던져 넣어야 한다. 헌신이란 그런 뜻이다. 헌신이 필요하다. 당분간 회사를 다니는 일을 빼고는 모든 시간을 여기에 쏟도록 해라. 이윽고 때가 되면 너는 오직 이 일만을 하면 살게 될 것이다. 기쁨으로 축하한다. 이 일로 너는 삶을 즐기게 될 것이다. 103

9. 졸업을 앞둔 S에게, 직장 구하는 법에 대하여  

직장은 마치 천직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이 머무는 연옥과 같아서 그 속에서 수많은 회로애락을 거치게 되고 이 일 저 일을 맛보고 수련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나는 이 직장에서의 수련이 천직으로 가는 길로 이어지는 또 다른 통로라는 것을 알고 있다. 108

구직의 과정 역시 인생을 사는 방식과 별로 다르지 않다. 내가 생각할 때 가장 괜찮은 성취의 정신은 ‘전심전력을 다해 목표를 향해가는 자유, 그러나 통제하거나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고 삶의 창조적 흐름에 나를 맡겨둘 자유’를 동시에 존중하는 것이다. 동양인들은 그것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불러왔다. 인간으로서 해야할 일을 다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108

구직과정 역시 인생의 즐거운 과제이니 한 번 스스로 즐겨볼 만 하다. 몇 가지 게임의 원칙을 알려줄 테니 네 취향에 맞게 변형하여 써보도록 해라.

첫째 취업은 삶에 대한 자세와 재능을 파는 것이라는 새로운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대우가 좋은 대기업은 경쟁이 심한 곳이다.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만일 이곳에 성공적으로 입사하려면 자신의 특별함을 팔아야한다. 109

둘째, 발품을 팔아야 한다. 시선을 다양하게 돌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는 곳은 아니지만 아주 괜찮은 (중소)기업을 찾아보는 것이다…다른 업체에서 3년 정도 근무한 후 이런 곳(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전직하는 것도 중기 전략으로 쓸 만하다. 111

셋째, 아주 강력한 자기소개서를 써두라는 것이다.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학교를 막 마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경험 위주로 쓰다 보면 자기소개서가 대부분 천편일률적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떻게 쓰고 무엇을 강조하며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각도의 자기소개를 할 수 있다. 111  

내가 보기에 가장 잘 쓴 자기소개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너의 가치관과 직업관을 인상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명시하는 것이 좋다.

*네가 이룬 가장 훌륭한 성과와 경험을 드러내라. 네가 누구인지를 긍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차별적인 경험이 있다면 놓쳐서는 안된다. 가시적인 것도 물론 좋지만 사적이고 정신적인 도약이 이루어진 순간도 빼놓지 말거라.

*강점과 재능을 강력하게 어필해라. 특히 특정 부서를 마음 속에 두고 있다면 앞으로 맡을 일과 너의 강점과 재능이 어떻게 결합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잘 연결해두는 것이 좋다.

* 지원 동기 및 자세 역시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왜 이 회사를 선택했고 이곳에 들어와 어떤 자세로 헌신하고 기여할 것인지를 열정적으로 밝힐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112

덕이 재능보다 나은 사람과 재능이 덕보다 나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늘 갈등한다. 내가 보기에 오랜 기간을 두고 잘 쓸 수 있는 인물은 덕이 재능보다 나은 사람이다. 타고난 재능의 크기는 바꿀 수 없지만 지식과 경험이 늘면 능력도 커지기에 덕이 있는 사람들은 점점 더 좋은 인재로 계발해 쓸 수 있다. 그러나 재주는 있으나 사람의 심장이 작고 소인이면 그것을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재능이 덕보다 훨씬 승한 사람은 아깝기는 하지만 중용하기 어렵다. 덕이 재능보다 나은 사람을 고르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라는 것을 웬만한 경영자들은 경험적으로 다 알고 있다. 114

이제 너는 사회로 나가게 되었다. 조직에 헌신하다 보면 개인의 자유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닥의 맛을 보아라. 그러나 많이 웃어라.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으로부터, 밑에서부터 배우도록 해라. 건투를 빈다. 114

10. 마침내 화가가 된 A에게

표정 하나, 자네는 화가가 되는 것이 유일한 꿈이었지. 다른 아무 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지. 그러나 화가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찾아온 현실을 해결해야 했지…그림 옆에 있었으나 화가는 되지 못한 사람, 그것은 마치 아직 사랑을 고백하지는 못했으나 마음으로 짝사랑한 애인이 다른 남자를 좋아하는 것을 지켜보는 아픔 같이 견딜 수 없었던 모양이지. 120

표정 둘, 일을 끝내고, 그래 밥을 벌어야 하는 시간을 끝내고 휴식이 찾아오면 팔레트와 붓을 들고 이젤 앞에 앉아있는 그대를 상상했지만 그대는 밤이 되면 그대로 쓰러져 잘 수 밖에 없는 생활인으로 살고 있었지. 다음날 아침 회한으로 스스로를 미워하고 그날이 저물면 그림 그리기가 두려운 자신을 다시 만났을 것이네…나는 그 때 그대의 얼굴에서 ‘떠난 자의 시절’. 바로 방황과 무기력과 일상이 지배한 그대의 ‘범벅 표정’을 보았네 121-122

표정 셋, 그것은 ‘어떤 결심을 품은 자의 얼굴’이었네.  자네는 내게 편지를 보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다시 참석하고 싶다고 했지. 사람이 다 찼으니 다음에 오면 어떻겠냐고 했을 때 자네는 꼭 이번이어야 한다고 말했네. 그 때 자세는 앞으로 벌어질 아름다운 10개의 풍광을 그려가기 시작했네. ‘매일 그리자. 천 개의 얼굴을 그려보자. 그러면 마음이 본 것을 손이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얼마 전 꽃이 피기 시작한 봄에 있었던 일이네. 122-123

표정 넷, 나는 아직 이 표정을 보지 못했네… 자네는 3년이 지나는 동안 ‘천 개의 얼굴’을 그려보게 될 것이네. 이것은 마치 이미 일어난 일처럼 확실한 미래가 아니겠는가. ‘현대인의 표정전’이라는 자네의 아름다운 풍광 중 하나는 아직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으나 이미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확실한 미래가 된 것이네. 나는 이것을 확신하네. 왜냐하면 나는 이미 ‘매일의 맛’을 알고 있기 때문이네 123-124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 지 13년이 흘렀네. 그동안 나는 17권의 책을 내게 되었네. 1 1책’이라는 내 꿈의 풍광은 내가 매일 새벽 글쓰기를 하는 한, 이미 일어난 과거처럼 거의 확실한 일이 되었네. 미래도 과거처럼 확실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매일의 힘과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 또한 믿고 있기에 나는 ‘매일 그리기’가 ‘얼굴의 화가’라는 그대의 꿈을 이루게 해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네. 124 

가족의 얼굴들이 한 화면에 들어간 다이내믹한 그림을 그려 보고 싶을 때, 내게 알려주게. 나는 모두 정면을 쳐다보고 있는 사진 같은 그림은 원하지 않네. 각자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의 세계를 애정으로 지켜보는 가족의 사랑을 그려주게. 그것이 내가 만들고 싶은 가정이라네. 매일 그리는 자네라면 나를 감동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네. 지금 주문하니 때가 되면 그려주게. 125

어떤 일은 바랐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일은 바라지 않았으나 뜻밖에 이루어지기도 한다네. 그리고 알게 되지. 그 바라지 않았던 일이 사실은 마음을 다해 바라던 바로 그 일이라는 것을 말일세. 125

나는 지금의 내가 좋네. 나는 자유와 독립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내가 되기 위해 나는 그 긴 세월을 둘러왔네. 그 둘러온 인생이 바로 내 삶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 126

삶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네. 만일 그렇게 산다면 그것의 예술가의 삶이 아니라네. 이제 자네는 진정한 화가로 입문한 것이네. 비로소 세월 속에 그대를 담게 되었네. 축하하네. 126

11. 좋은 사장이 되고픈 H에게 

내가 오늘 본 데이비드 로렌스의 시에 이런 귀절이 있더군요. 들어보세요.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해라. 너무 진지하게 하지 말라. 그저 재미로 해라.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을 하지 마라. 우리의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해라… 노동은 이제껏 우리가 너무 많이 해온 것 아닌가. 우리 노동을 폐지하자. 우리 일하는 것에 종지부를 찍자. 일을 재미로 하자. 그러면 일은 노동이 아니다. 우리 노동을 그렇게 하자. 우리 재미를 위한 혁명을 하자. 132

그래요 우리는 한 권의 시집과 포도주 한 병과 빵 한 덩어리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기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서로 가지려고 싸우는 전쟁의 와중에도 놓아두고 나누는 정신을 키운다면 멋지다 할 수 있지 않을는지요. 132

H사장, 당신은 내가 만난 기업가들 중에서 가장 진정성이 강한 사람입니다. 그게 당신의 가장 큰 매력이며 강점입니다…전정성이란 무엇일까요. 최근에 이 진정성에 대한 좋은 정의를 발견하였습니다. 제임스 길모어라는 사람은 진정성을 ‘스스로의 이미지에 일치하는 내면과 외면의 조화’라고 규정합니다. 외면적 이미지와 내면적 자아가 일치하면 좋겠지만 사회적 인간은 그럴 수 없어요. 가면을 벗는 순간, 벌거벗는 것이 되니 문명사회에서 그렇게 벌거벗고 살 순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완벽한 일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면적 이미지와 내면적 자아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중요한 것입니다. 135

나는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비즈니스의 발전 모델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장 초보적인 단계의 기업은 순수한 자본주의적 원칙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경쟁이 지배원리입니다. 서로를 동료라 부르지만 실제로는 ‘그들’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 수준에 머뭅니다. 그 다음 단계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나누는 기업입니다. ‘우리’라고 부릅니다. 서로 동등한 동료로 인식하고 배려하는 문화 속에서 가장 많이 받는 사람과 가장 적게 받는 사람의 격차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 단계에 도달한 조직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수준에 오른 기업은 그 지역사회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기업은 뿌리를 내린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자신의 번영과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마지막 도약의 단계는 인류에 대해 책임을 지는 수준에 이르는 것이지요. 기업은 진정성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경영의 원칙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게 됨으로써 사회적의 선()의 철학을 가진 조직으로 도약하게 되는 것이지요. 135-136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위에 오른 SAS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는 아주 재밌고 소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복한 젖소가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한다’라는 것이지요.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이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하며, 따라서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지요. 138  

먼저 정신과 영혼을 다듬는 아카데미를 만드세요… 일터는 우리가 스스로 알아가는 현장입니다. 헌신함으로써 자신을 찾아가는 모험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해야합니다. 일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성과를 창조할 수 있도록 일과 관심사를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내면적 동기가 여름의 숲처럼 무성해집니다. 일터라는 대지에서 스스로가 심은 꿈이 쑥쑥 커나갈 때 그 개인들은 그 숲을 이루는 건강한 나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138  

리더십이란 ‘우리가 함께 해냈다’라고 외치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성공 뒤에 ‘우리’라는 명료한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성공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각자 그 성공의 한 부분이 될 때 ‘우리’가 만들어집니다. 희생이야말로 자발적 헌신을 막는 가장 비참한 단어입니다…헌신하면서도 행복한 직원들만이 유일하면서도 차별적인 최고를 만들어냅니다. 사회적 선의와 본업을 통해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때, 우리는 그 기업을 위대한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138-139   

삶이 인생의 전부입니다. 그러니 매 순간 살아있어야 합니다. 삶은 과거처럼 이미 결정된 것도 아니고 미래처럼 머릿 속에 정형화된 완벽도 아닙니다. 삶은 지금이며, 생명의 출렁임이며, 거친 호흡이며, 구름처럼 불완전한 끊임없는 변이입니다.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이 긴 편지를 쓰며 당신을 생각합니다. 139

12. 대범하고 거침없이, 다시 그대에게  

이 도시(피렌체)를 아끼고 아껴두었지요. 유럽을 다 돌면서도 이탈리아 반도의 몇 개 도시들은 늘 가보지 않은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겨두고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곤 했으니까요. 나는 인류의 문화로 가득한 도시들을 몇 개 남겨놓음으로써 늘 가슴에 여행에 대한 신선함과 호기심, 그리고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 욕망을 남겨두었지요. 143

그곳을 돌아보며, 역사는 결국 인물이고 인간일 수 밖에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유일한 인간들의 무한한 투쟁, 이곳에 잠들어 있으나 그 업적으로 삶의 유한함에 도전한 인물들의 영혼에 감읍하며 팡파르가 나를 깨울 때까지 그 계단 앞에서 넋을 놓고 서 있었지요…이름만으로 르네상스를 느끼게 했던 거장들의 숨결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느껴본다는 것이야말로 여행만이 줄 수 있는 현장의 기쁨이 아닐는지요. 144-145

이윽고 나는 로렌초 일 마니피코(Lorenzo il Magnifico, 1445년경-1510)의 초상 앞에 섰습니다…이 사람이 그 유명한 메디치가의 로렌초입니다. 마키아벨리가 그를 두고 ‘운명으로부터, 신으로부터 최대한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라고 쓴 바로 그 사람입니다. 145

그는 할아버지 코시모 데 메디치(Cosimo de Medici, 1389-1464)로부터 남다른 유산을 물려받았지요. 할아버지 코시모와 손자 로렌초의 재력과 지원이 없었다면 피렌체에 그 많은 천재가 몰려들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 도시가 당시로서는 꿈꿀 수도 없는 웅장한 규모의 르네상스 발원지가 되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 초상화 앞에서 나는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경영자이고 돈도 많이 벌었지요.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쓸 것인지요. 146  

코시모 데 메디치는 이렇게 말했지요..

“나는 이 도시의 기분을 알고 있다. 우리 메디치가가 쫓겨나는 대 50년도 걸리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가도 물건은 남는다. 147

실제로 그의 예상대로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이끈 시기는 60년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500년이 지난 지금도 피렌체는 관광객으로 붐빕니다. 바로 여기에 있을 수 없는 역설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남겨진 물건 뿐 아니라 그 물건을 만들어낸 위대한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147  

영원한 도시, 그 압도적 풍광으로 나를 전율하게 한 로마의 시가지를 돌아보며 깨닫게 됩니다. 다양성의 존중이란 참아야하는 갈등과 불편이 아니라, 특이성과 차이에 대하여 전혀 개의치 않는 대범한 정신이라는 것을. 150

‘아리오소(arioso), 대범하고 거리낌없이’라는 말은 영원한 로마의 정신을 가장 훌륭하게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오늘 생각합니다. 자기 경영은 세상에 대한 아리오소입니다.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다양한 바람에 몸을 싣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솟구치는 것이며 마음을 좇는 것이며 새로운 차원과 공간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4차원과 5차원을 지향함으로써 경계를 넘어 새로운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150

나는 당신이 르네상스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와 예술에 당신의 부를 모두 쓰고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는 결국 사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 경영은 내 속에 묻혀 있는 인간을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지요. 151

13. 신이여 저를 다 쓰소서

자신의 비참함을 알지 못하고 신을 아는 것은 오만을 낳고, 신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것은 절망을 낳는다 - 파스칼 팡세 155  

당신이 보내주신 사제와 포도주를 마시다 보니 날이 저물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요. 이내 평펑 쏟아져 온 천지가 하얗게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 마음 속으로 운명처럼 신앙의 길을 걷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과정은 느닷없는 것이었으나 가장 ‘저다운 방법’으로 제게 은총을 베풀어주신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156

문득 모든 것은 미리 쓰여있는 것이니 때가 되면 감이 떨어지듯 그 일은 생기게 마련이구나 했습니다. 그것이 당신께서 역사하시는 방식이니까요. 156

제 손을 잡고 그날 밤 함께 눈길을 걸어오신 것을 기억합니다. 믿음의 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기에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 안에 신을 모시는 것이니 유리처럼 투명할 것입니다. 그러니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당신께서는 이미 제 마음을 아시니 이 두려움을 어루만져주실 것입니다. 157

저는 그 동안 <눈뜬> 믿음을 원해왔나 봅니다. 신에 대한 믿을 수 있는 근거, 객관적 확실성을 가진 증거들을 찾아 그것들이 당신에 대한 믿음으로 저를 이끌기를 바랐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학실한 것을 따라 걷는 것은 재미없습니다. 인생 전부를 건 모험이 되지 못하니까요. 신앙이란 믿을 수 없는 지점에서 믿는 것이며 영적 모험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159

파스칼 팡세는 당신이 어떤 분인지 이렇게 전해줍니다.

신은 그를 찾는 이에게는 그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명확히 나타나기를 원하시지만 /진심으로 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감추기를 원한다/. 그를 찾는 사람은 그를 알 수 있고 /그를 찾지 않는 사람은 그를 알 수 없다. /오직 보기를 원하는 자에게는 충분한 빛이 있고 /이와 반대되는 마음을 가진 이에게는 충분한 어둠이 있다. 159

정말 그렇습니다. 제가 당신을 찾지 않을 때는 당신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득 바람처럼, 달빛처럼 제가 당신의 존재를 느끼자 당신은 온 세상에 가득합니다. 1년 내내 피지 않았던 난 꽃이 제 생일에 피었습니다. 그날 눈이 쏟아진 것은 오직 저를 위해서였습니다. 오지 않던 전화가 걸려온 것도, 뜻밖의 선물이 예기치 않은 순간에 전달된 것도 모두 당신의 현존입니다. 어찌하여 우리는 이렇게 달라지는 것인지요. 오직 보기를 원하면 도처에 불빛이 켜지고 모든 우주가 밝아집니다. 160

오늘 또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한 아침, 당신께 앞으로 살고 싶은 삶에 대하여 세 가지 뜻을 적어봅니다. 저는 당신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음을 제가 믿으니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도록 하겠습니다. 저에 대한 탐욕은 줄이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며 낮은 정신으로 살도록 애쓰겠습니다... 저는 또한 가정이 사랑으로 충만하도록 애쓰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작은 공간이지만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또한 제 길을 열심히 가겠습니다. 그것이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주신 재주를 남김없이 다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돕겠습니다. 161-162

이제 마지막으로 한가지를 기도합니다.

저를 힘껏 당기소서 /부러질 것 같아 두려워하더라도 /저를 당기소서 /받은 것을 다 소진하고 당신의 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를 남김없이 다 쓰소서 그리하여 저의 모자람에 절망하게 하소서 /그러나 당신께 절망하지는 말게 하소서. 162-163

14. 나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여름을 갓 넘긴 바로 이쯤에서 나는 나를 되돌아본다. 여름의 무성함으로 다시 전환을 모색해야겠다. 어떻게 할까. 나는 내게 편지를 쓰기로 한다. 앞으로 10년은 내 속의 나와 화해하고 깊어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167

이 사나이 헤라클레이토스에 따르면 만물은 대극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야. 하나는 숨어 있지. 여기 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 죽음이 시작되지만 죽음은 삶에 가려 숨어 있지. 그러니 죽음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야. 그것은 언제가 삶 속에 숨어 있었고 삶이 익어감에 따라 그것도 익어가고 있었던 것이야. 그게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도 하지. 169

난 이제 이 무성한 여름의 한 복판에서 앞으로 10년을 너와 잘 지내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 내게 바라는 것은 딱 두 개다. 첫째 나는 한쪽 끝에 서있을테니 너는 반대쪽 끝에 서 있어라. 우리의 목적은 투쟁과 전투가 아니다. 나는 현실을 볼 테니 너는 이상을 보아라. 나는 사회를 볼 테니 너는 개인의 욕망을 보아라. 나는 늘 깨어 의식할 테니 너는 늘 잠자며 원형의 무의식으로 남아있어라. 나는 부드러운 웃음의 가면이 될 테니 너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진심이 되어라. 화해는 투쟁의 한 가운데 있음을 명심하자. 둘째, 우리는 인간의 변화를 다루자. 봄이 되면 눈은 녹아 사라지고 나뭇가지에 잎이 나고 꽃이 매달인다. 있던 것이 사라지고 없던 것이 나타나는 것을 변화라고 한다면 존재와 비존재 사이의 ‘불완전한 존재’가 어떻게 완전한 존재로 전화해가는지를 연구대상으로 삼자. 너와 내가 통합된 더 큰 나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10년 프로젝트다. ‘시처럼 산다(life as a poem),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173-174  

나는 이성의 밝은 빛을 따라 삶을 설계할 것이다. 너는 열정이라는 에너지로 마를 지원해다오. 너는 나를 늘 경계로 이끌어다오. 그 경계에서 한 발을 더 내디뎌 내 한계를 넘어 다른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다오. 나를 떨리게 하고 내가 우주적 메시지에 접할 수 있도록 너의 깊은 원형적 무의식을 통찰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다오. 그리하여 우리 삶이 조화로웠다 말하게 하자. 174

어제는 느지막하게 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폭우를 만났다. 내가 걷던 좁은 길이 금새 물길로 변하고 흙탕물이 작은 급류를 이루어 흐르는데 발 디딜 틈도 없어 그저 물 속을 절퍽거리며 긴 길을 따라 내려왔다. 온 몸은 다 젖고 숲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한데, 내 영혼은 바람과 빗물에 온 몸을 흔들어 춤추는 잎처럼 즐거웠다. 그러고 보니 모든 나무가 들고 일어나 머리를 풀어헤치고 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춤추는 듯 했다. 나도 춤추듯 걸었다.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으며 그것처럼 당황스러운 것도 드물지만 일단 젖고 보면 그것처럼 즐거운 하나됨도 없다. 나는 너를 비처럼 받아들여 흠뻑 젖을 것이다. 너는 나를 나무처럼 춤추게 하라. 그리하여 우리는 비온 뒤의 숲처럼 되자.  174-175

감사의 편지  

“내 책을 읽어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게. 내게 나의 독자는 ‘이름 없는 대중’이 아니었네. 그들이 곧 나였고, 내가 그들이었네. 그들과 나는 어제보다 빛나는 오늘을 살고자 매일 맞이하는 일상에서 함께 했던 친구였다네 그들에게 고맙다며 포옹으로 인사하고 싶네. 그들로 인해 내 삶은 한 편의 시가 되었다네. 177

낯선 곳에서의 아침 구판, 1999, 생각의 나무 (정리: 2013. 9.20-23)

 

서문: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우리는 견디기 힘들다. 변화의 시작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변화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우리 삶 자체다. 12p

변화는 일상 속에 자신의 욕망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한다변화는 언제나 현재적이다. 바로 지금 일어나야 하는 새로운 균형을 향한 역동적인 조율이다. 14

삶은 일상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일상은 바로 하루하루 속에 있다. 14

살면서 얻은 깨달음과 공감이 일상적 삶 속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것은 하루를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루를 개편하지 않고는 일상적인 삶을 바꿀 수 없다. 15

한꺼번에 건져지는 깨달음을 일상의 삶으로 끌고 들어 온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나의 미래는 뻔한 것이 결코 아니다. 15

나는 지금 여기 살아있다. 15

1장 변화란 무엇인가

변화란 무엇인가

남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아서는 안된다. 삶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위에 놓아서는 안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20

그들에게 인생은 언제나 같다. 그들은 선택하지 않는다. 언제나 우연히 선택당하며 세상을 산다. 그들은 상황의 희생자들이다. 그들에게 세상은 어둡고 더러운 골목일 뿐이다. 21

마크 트웨인은 한 100년 전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이 자신의 인생에 빚을 지고 있다고 떠들지 마라. 세상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무도 없다. 이곳에 먼저 와 있던 것은 세상이지 당신이 아니다좋은 이야기꾼은 귀엽다. 22

어떤 사람은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22

인생이 무엇을 이루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다. . 그것은 그저 사는 것이다.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다른 길은 가보지 못한 여정으로 남는다. 그래서 선택은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다. 23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습하고 어두운 빛 속에서 한 발자국만 걸어나와라. 수치감과 무기력, 슬픔과 분노의 색깔로 뒤엉킨 곳을 떠나 밝고 빛나는 곳을 향해 한 걸음만 옮겨라. 그리하여 스스로 스스로 밝고 빛나는 하나의 빛이 되어라. 24

변화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 가장 기초적인 상태는 욕망의 에너지 수준이다. 자신의 욕망을 되찾는 작업이 바로 변화의 시작점이다. 25

 

죽음과 가장 가까운 상태의 에너지 수준은 우리가 수치심에 싸여 있을 때라고 한다. 원시사회에서 수치스러운 짓을 한 사람은 추방된다. 추방은 곧 죽음이다. 죽고 싶지만 차마 죽을 수 없어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바로 수치심의 수준이다. 26

 

수치심처럼 다른 사람의 삶에까지 치명적인 보복을 주는 수준보다는 높지만 본인에게 치명적이고, 주위 사람에게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는 에너지 수준이무기력이다. 빈곤, 절망, 자포자기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26

 

무기력보다 낫지만 여전히 낮은 에너지 수준에 속하는 것이슬픔이다. 이 에너지 수준에 계속 남아 있는 사람들은 비탄과 공허, 후회와 우울 속에서 살아간다.

 

두려움슬픔보다 더 광범위한 일반적인 현상이고 위험에 대한 두려움은 건강한 반응이다. 각종 두려움은 인간 행동의 보편적인 동기를 이루고 있다. 이 수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세상은 위협과 함정으로 가득 차 보인다. 실제로 독재자들은 통치의 수단으로 두려움을 이용한다. 기업과 광고업체들도 두려움을 이용하여 시장 점유율을 넓힌다. 27

 

두려움의 치명적인 약점은 창조력을 죽인다는 점이다. 29

 

죽음의 에너지 수준을 0이라고 한다면 수치심, 무기력, 슬픔, 두려움은 순서대로 조금씩 에너지 수준을 높여 가기는 하지만 그 상태에 놓인 사람이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 만한 에너지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29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 가장 기초적인 상태는욕망의 에너지 수준이다. 욕망은 본능적이다. 그리고 광범위한 동기이다. 욕망을 되찾게되면 무기력과 슬픔을 이기고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욕망을 되찾는 작업이 변화의 시작점이다. 30

 

자본주의의 토대는 이기적인 욕망이다. 30

 

자기 자신을 도움으로써 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인간의 이기적 욕망은 사회를 윤택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하고 훌륭한 자산이다. 31

 

자신을 위해 일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메커니즘이 바로 시장경제이다. 32

 

인간의 경제적 번영은 욕망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된다. 33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할 때, 공익을 위해 봉사할 때보다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공익사업치고 진정하게 사회를 발전시킨 경우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토드 부크홀츠 34

 

그러나 욕망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욕망은 좌절을 낳고 좌절은 분노를 유발한다. 분노는 억압된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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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하고 사소한 일로 쉽게 상처를 주는 분노의 에너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회에서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개인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들의 에너지 수준은 자존심의 단계라고 불 수 있다. 자존심은 좋은 덕목으로 사회적으로 권장 받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불안전한 에너지 수준이다. 자존심은 방어적이고 오만하고 부정적이다. 그리고 비난에 약하다. 그래서 아주 쉽게수치심의 단계로 떨어질 수 있다. 35-36

 

자존심은 진실한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다. 36

 

참된 내면의 잠재력을 통해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에너지 수준은용기의 단계이다. 이 수준에 이르면 인생은 흥미롭고 도전적이며 자극적인 것이 된다. 용기는 우리에게 기꺼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해준다. 36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용기는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호킨스의 계량화 수치에 따르면 인류의 보편적인 용기의 에너지 수준은 200 정도이다. 38

 

우리가 지나치게 낮은 에너지 수준에 있을 때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단지 변화의 희생자로 남아 있을 뿐이다. 수치심, 무기력, 슬픔, 두려움의 에너지 수준에 있는 사람들은 외부적 힘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38

 

변화를 시작하는 최초의 출발점은 내부의 욕망을 발견하고 그 욕망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욕망은 좌절할 수 있다. 좌절의 순간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욕망과 용기는 인류가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동기이며 힘이다. 이 힘의 근원은 우리의 내부로부터 온다. 이것은 우리가 언제든지 자신을 위해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잠재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38

 

변화의 마지막 목표

 

개인의 혁명을 통해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것은 돈과 명예 권력이 아니다. 삶 자체이다. 삶은 일상이다. 좋은 삶은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행복한 일상적 삶이야 말로 자기 혁명이 추구하는 비전이다. 40

 

나에게 있어 개인혁명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첫째는 이원적 시각을 교정함으로써 세상에게 원래의 색깔을 돌려주는 것이다. 이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은 내면의 자신을 신뢰한다. 또 하나의 목표는 자발성이다. 자발성이란 인생에 내재하는 보이지 않는 저항을 뿌리치고 기꺼이 삶에 참여하는 마음이다. 자신의 등뼈로 스스로를 바로 세울 줄 아는 수준의 사람들이다. 42

 

그대에게 잘못이 없다면 화를 낼 이유가 없다. 만일 그대가 잘못했다면 화를 낼 자격이 없다.(–간디)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화를 내지 않고 세상을 볼 수 있다. 42

 

다른 색깔의 희생을 통해 빛나는 불완전한 돋보임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가장 아름다운 빛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 되어 살다 가도 좋다. 그러나 무엇이 되든 가장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자신이 택한 색깔에 가장 고운 점을 하나 더 하고 가는 일은 멋진 일이다. 43

 

우리가 변화에 저항하는 이유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조차 만들어 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저항에 지기 때문이다. 변화는 저항과의 싸움이다. 45

 

변화는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변화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을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가. 그리고 변화가 종국적으로 가져다 줄 수 있는 가치와 혜택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 52

 

확신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 저항은 당연한 것이다.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다. 54

 

삶과 죽음의 또 다른 의미

 

나는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고 나는 두려워하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자유입니다. - 니코스 카잔차스키 묘비명 (힌두의 우화에서 따온 것) 56

 

괴테는 인생과 우주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정열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23세때 시작한 <파우스트>를 죽기 1년 전인 1831년에 끝냈다. <파우스트> 속에서 그는 한 인간의 역사가 인류의 역사 못지않게 깊고 장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56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평생을 호기심과 흥분과 모험 속에서 살았다. 그는 열광적이었지만 편파적이지 않았다. 정력적이고 사교적이며 혁신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죽을 때도 장난처럼 죽었다. 그의 삶처럼 유쾌하게 죽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다.

두 번 죽고 싶지 않아. 너무 지루해. (I hate to die twice. It’s so boring)’ 57

 

육체가 죽기 전에 수없이 죽어보고 싶다. 죽는 것은 지루할지 모르지만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빛이다. 57

 

우리는 날 때부터 한 움큼의 빛이었다. 58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다. 살아가는 것이다. 해뜰녘, 아침, 점심, 해질녘, 저녁, 시간마다 달라지는 햇빛처럼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다. 우리가 빛이라는 믿음은 시선을 자신의 속으로 돌릴 때 확인된다. 삶이 빛인 것을 축복이다. 59

 

 

2장 역사 속이 개혁과 혁명

 

개혁은 시간을 요구하지만 개혁을 이끄는 정열은 오래가지 않는다. 일상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그리움은 곧 물이 되어 힘차게 시작한 열광의 불꽃을 꺼버린다. 물이 흥건한 타다 남은 불을 다시 붙이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우리는 더욱 더 일상에 매이게 된다. 61

 

물의 승리

 

많은 것을 가진 자들은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죄를 짓는다. 성경에서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가진 것도 없으면서 일상에 매인다. 67

 

불의 승리

 

분명한 것은 피가 없는 혁명은 없다는 것이다. 희생이 없는 개혁 또한 없다. 71

 

아이는 어머니의 고통 속에서 세상에 태어난다. 그것은 핏 속에서 자라고 피와 함께 세상에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꿈이 되고 희망이 된다. 72

 

스승은 나를 구하고 나는 스승을 구하리다

 

조선조의 건국과 함께 기득권층이었던 고려의 권문세족들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었다. 목숨 역시 잃고 말았다. 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에 대한 의무 역시 가지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밟고 서 있는 사람들의 삶을 돌보지 않았다. 그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외면했다. 그들이 죽으면 자신들도 죽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기득권자들은 언제나 그렇다. 81

 

노블레스 오블리지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후버처럼 어리석은 낙관으로 상황을 미화하지 않았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는 긴박감을 미국 사회에 던져주고, 부유한 기득권층에게 희생과 책임을 강요했다.

 

루즈벨트는 공황의 책임을 철저하게 사회의 기득권층에게 물었다. 대기업에게 양보와 책임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을 도와줄 강력한 내각을 구성했다. 그리고 약속한 뉴딜을 추진했다. 그 역시 가진 자였지만 사실을 직시했고 그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가진 자의 자체적 개혁을 포기하지 않았다. 가진 자들은 저항했다. 그러나 그는 단호했다. 84

 

그의 성공은 기득권자들의 양보와 보상을 통해 오히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잃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85

 

미국의 가장 정직한 대통령 중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루스벨트는 개혁은 저항과의 싸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더 현명한 것은 그가 저항과 싸우는 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역사로부터 배우는 개혁과 교훈

 

불필요한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 밖에 없다. 결국 그들은 빼앗긴다. 그들은 가지고 있는 것을 빼앗길 뿐 아니라 목숨까지도 잃는다. 91

 

중요한 것은 제도와 체제 속에 숨어 이를 움직이는 정신이다. 어떤 제도든 정신이 죽으면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리고 그 제도는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단점만 부각되고 확대되어 무력한 시스템으로 남게 된다. 94

 

법정스님의 글은 조용하지만 힘이 있다. 그분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감동은 글 속에서가 아니라 삶 속에서 오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깨어 있는 사람 하나를 만나게 되면, 나는 많은 위로를 받는다. 정신이 죽으면 인간은 참으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95  

 

자기 안에 자기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개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회는 훌륭한 사회이다. 지켜야 할 때와 바꿔야 할 때를 알고 있는 사회는 현명한 사회이다. 96

 

3장 떠나라 낯선 곳으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색들을 느낄 수 있다. 세상을 다르게 보고 새롭게 인식한다는 것은 일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신적 태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99

 

백스터 효과: 식물도 생각을 한다는 것을 증명. 초감각적 인지.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정신적 에너지를 식물은 인식한다. 101

 

식물은 눈이 없기 때문에 더 잘 볼 수도 있다. 102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볼 수 없다. <어린 왕자> 102

 

자연의 모든 것에는 생명이 숨쉬고 있다. 인간이 만일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면 자연은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줄 것이다. 103

 

'당신은 스스로를 좋아하는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욕망을 찾아 떠나라. 당신의 미래가 복제된 도토리를 심어라. 그리고 하루에 2시간은 이 꿈을 키우기 위해 써라. 밥 한 그릇과 옷 몇 벌에 자신이 가진 모든 시간을 파는 것은 노예다. 결국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삶을 살며 언제나 상황의 희생자가 될 뿐이다. 세상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 욕망에 솔직해져야 한다. 그리고 오직 하나의 욕망에 평생을 걸어야 한다. 선택은 다른 것을 버리는 것이다. 선택된 욕망에 모든 것을 내주어라. 사랑해줘라. 그 때 비로소 자신의 삶을 규정할 수 있다. 104

 

중요한 것을 미루는 것은 불행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바쁘다는 것 속에 모든 것을 묻어두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지금마음의 밭을 파헤쳐 잊고 있던 욕망이라는 도토리를 찾아내어라. 주눅들고 삶에 지쳐 피곤한 당신의 무관심 속에서 빼빼 말라 시들은 꿈의 원형을 찾아내라. 아직 살아있을 것이다. 심어라, 그리고 농부처럼 키워라. 언젠가 농부가 키운 훌륭한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있을 것이다. 105

.

식물은 1년에 한 번씩 죽는 연습을 한다

 

식물은 1년에 한 번 죽는 연습을 한다. 어떻게 어려운 시절을 견뎌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은 어려운 시절을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할지 항상 수련한다. 그리고 그 수련은 언제나 실제 상황이다. 목숨을 건다. 106

 

나무들은 무엇보다도 겨울이 끝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고통이 절망이 되지 않는 이유는 미래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107

 

식물이 스스로의 힘으로 환경에 적응하고 대처해갈 수 있는 힘과 지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제적으로 가장 잘 증명해준 사람은 루터 버뱅크이다. 그는 위대한 육종가였다. 111

 

식물들을 독특하게 기르고자 할 때 나는 무릎을 꿇고 식물에게 말을 건넵니다. 식물에게는 20가지가 넘는 지각 능력이 있습니다. 인간의 지각 능력과는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인간이 그것을 잘 알지 못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가시 없는 선인장을 만들 때 나는 선인장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단다. 그러니 너는 이제 가시 같은 것은 필요 없어. 내가 너를 잘 보살펴 줄 테니까 말이야라고 말입니다. 111

 

그는 또한 이러한 육종의 개념을 사람에게도 적용하였다.

어린 아이들에게 책에 실린 지식을 강요하는 것보다 건강한 정신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식 습득을 강요하는 것은 어린이들의 자발적인 행위, 즉 노는 것을 잃게 합니다. 아이들은 고통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쁨을 통해서 배워야 합니다. 어린이들이 후일 살아가는데 있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놀이라든가 자연과의 유대를 통해 얻어지는 것들입니다.” 112

 

나는 77세가 되었습니다. 나는 어른이 된 적이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랬으면 합니다.”

112

 

시간의 뒤편

 

시간이란 단지 우리 생각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타임터널>,언스트 메켈버그 114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미래는 이미 발생한 것이다. 단지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스크린에 아직 투사되지 않았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미래는 미지의 것이며 적어도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말 그런가? 어떤 근거로 그렇다고 단정할 수 있는가? 단순히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았다고 믿는 것은 아닌가? 적어도 특정한 사건을 지금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119

 

시계가 죽어야 비로소 시간이 산다. <음향과 분노>, 윌리엄 포크너 119

 

꿈은 아주 끝없이 긴 꿈도 단지 몇 초 만에 꿀 수 있다. 꿈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인가. 우리가 잘 때 의식은 자기 만이 알고 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 혼자 시간도 공간도 없는 어딘가에서 혼자 놀다 오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가 잠시 들킨 것이 꿈이 되어 기억되는 것은 아닐까. 120

 

어쩌면 우리에게 유일하고 진정한세계로 느껴지는 이 세계는 정말로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이 꿈인지도 모른다. 장자의 유명한 호접몽이 생각난다우리는 모두 현재에만 살고 있는가. 의식 속에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동일한 공간상에 병존한다. 의식 속에 존재하는 주관적 시간을 허구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믿고 있는 시계에 의해 측정되는 절대 시간은 존재하는 것일까. 120

 

공간에서 공간으로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다른 시간 속에 있는 것과 같다. 나는 존재하나 당신이 없거나, 당신은 존재하나 당신이 나는 없다.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우리는 다른 시간대에 있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의식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 128

 

별과 인생

 

사람들은 신화는 신화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상상력은 현실만큼이나 중요한 현실이다. 개념이 존재하면 인간은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만들어 낼 수 없다. 창조는 상상력의 구현이다. 그리고 자연은 상상력의 원천이다. 131

 

내 삶을 이대로 놓아둘 순 없다. 그저 되는대로 살다 다시 이 어리석음이 행성의 공전처럼 반복되게 둘 수는 없다. 좋아하여 여러 번 읽게 되는 책처럼 2,500만 년이 지난 후 다시 돌아오게 될 반복된 인생을 기다릴 수 있도록 내 인생은 아름다워져야 하는 것이다. 내 삶을 되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아름답고 다시 기다려지는 삶으로 되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세상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인생 또한 그 세상의 하나의 빛깔이 되는 것이다. 익어가면 달라지는 고운 빛이 되는 것이다. 이순원의 소설<은비령>을 읽고 132-133

 

스물 세시간의 일탈

 

하루는 긴 시간이다. .우리는 하루 하루 살다보면 어느새 1년을 쓰게 되고 다시 1년을 보탠다. 그렇게 10넌이 흐르고 몇 번 반복하여 늘고 만다. 하루가 짧으면 인생도 짧다. 좋은 하루를 자주 만들어 가질수록 인생도 그만큼 길고 풍요해진다. 중복된 하루밖에 가지지 못할 때 우리는 펼쳐볼 자신의 삶을 가질 수 없다. 139

 

고전과 고우영의 만화

 

고전은 누구나 읽었기를 바라지만 읽기는 싫은 책이다 - 마크 트웨인. 140

 

읽었어야 했던 것이지만 이 나이에 읽게 되지 않는 것이 바로 고전이다. 141

 

작가의 펜은 쓸수록 날카로워지는 것이며, 경지에 이르면 바늘 끝과 같이 정교해질 수 있다.-임어당 141

 

우리는 좋은 만화가를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다. 고우영은 얼마 안 되는 좋은 만화가 중에서 단연 백미라 할 수 있다. 만화가가 많지 않은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추측컨대 근본적인 것은 우리 사회가 상상력의 빈곤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상상력은 정신적 유연성 속에서 나온다. 145 

 

21세기는 상상력의 세기이다. 과학의 발달과 기술력의 증진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을 개념화할 수 있고 따라서 현실화시킬 수 있다. 시간 문제일 뿐이다. 우리가 만들 수 없는 것은 오직 상상할 수 없는 것들 뿐이다. 상상력은 힘이고 국가적 자산이다. 한국의 현대사가 잃은 것은 바로 이 상상력이다. 145

 

무협의 세계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남자는 일본식 집에서 영국 음식을 먹으며 미국 여자와 사는 것이다-김용 153

 

무협소설은 어른들의 동화 같은 것이다. 우리는 가끔 아주 한가하게 실리를 따짐 없이 시간의 낭비를 즐길 필요가 있다. 아름다움은 실용적인 것이 아니다. 153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마음이 바쁘면 안된다. 154

 

문화와 자유

 

나는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간단하고 명쾌한 것이 좋다. 그래서 ‘오컴의 면도날’ 이라는 가정을 좋아한다. 그것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가장 간단한 것이 답이라는 가정이다. 158

 

인간다워진다는 것은 자유로워진다는 것이다. 160

 

삼천 배를 해도 세속적 일념이면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일 배를 해도 불심은 스치는 바람에도 실리는 법! –임제선사 161

 

우리는 지금까지의 를 이 자리에 묻어야 한다. 신체적 죽음이 다가오기 전에 우리는 죽지 않으면 안된다. 바람 속에 지금의 나를 육탈시켜야 한다. 그릇된 희망과 그릇된 사랑과 그릇된 기도와 신앙을 버리고 죽어야 한다. 나를 여기다 산 채로 묻어라. 162

 

 

뱀의 상징성 중에서 가장 유용한 개념은 성장하기 위해 허물을 벗는다는 것이다. 허물을 벗지 못하면 뱀은 죽는다. 일생을 통해 여러 번 허물 벗기를 통해 이들은 커간다. 뱀들에게 탈피라는 변화는 삶과 죽음의 문제이다.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탈피하지 못하면 죽고 마는 것이다. 뱀은 탈피를 생존의 비중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온갖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움의 상징이 되었다.  166

 

물고기의 배, 또 하나의 앵글

 

시각과 관점의 변화는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을 준다.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으면 발상이 달라진다. 172

 

몰입하지 못한다면 바보라 불려야 한다. 그것은 마치 다녀온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여행자와 같다.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돌아온다면 살지 않은 삶과 같다. 173

 

자신은 한 번도 주인공이 된 적이 없다면 슬픈 일이다. 인류를 위해 한 순간의 빛조차 된 적도 없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이 삶의 길을 걸어오다가 나에게 이르러 눈을 크게 뜨고 잠시 매료되는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없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었던 것인가. 미치지 못하고 세상을 산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173

 

자유와 통제의 사이

 

싱가포르의 나이트 사파리의 예: 그들은 완강하다. 그러나 또한 개방적이다. 그들의 사고가 자유롭고 균형잡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또 하나의 예가 바로 나이트 사파리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자유와 통제, 자연과 인위, 강력한 정부에 의한 통제 속에서 자유시상 경제를 존중하는 그들은 극단의 시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균형을 찾으려는 세계적인 노력에 의미있는 예를 제공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179

 

4  자기 혁명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

 

하나, 변화를 필연으로 인식하라

 

단순한 위로를 구하지 말라. 아무도 속지 않을 낙관으로 자신을 이끌어가지 마라. 사실을 받아들이고 대담한 변화를 모색하라. 너무 많이 간 인생은 없다. 우리는 어느 상황에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185

 

당신에게 힘이 있는데도 싸움에 진다는 것은 수치이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쥐고 있는 개인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졌다는 것은 변명할 길이 없다.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186

 

암이 그대를 담배로부터 해방시키리라(Cancer cures smoking)’. 애연가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끊지 않으면 죽기 때문이다. 변화에서의 승리 가능성은 생존의 문제로 접근할수록 높아진다. 변화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대는 승리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188

 

그들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89.  

 

단순한 위로를 구하지 말라. 아무도 속지 않을 낙관으로 자신을 이끌어가지 마라. 되돌아올 수 없을 만큼 많이 간 인생은 없다. 우리는 어느 상황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196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 혹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2000년이 넘어갈지도 모른다. 결국 2010년도 올 수 밖에 없다. 지금 준비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때도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196

 

실업은 일자를 갖지 못한 상태가 아니다. 진정한 실업은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7

 

저항을 이기고 자기 혁명에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스스로에게 위기를 설득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를 생존의 문제로 규정함으로써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습관들과의 ‘전면적인 생존 전쟁’을 시작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다. 전면전은 확신을 필요로 한다. 분명하고 확고한 신념을 요구한다. 이곳에 그대로 있을 수 없는 분명한 이유를 찾아낼 수 없는 사람은 결코 떠날 수 없다.

 

,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라

 

다짐의 의미는 사실은 나는 하기 싫어. 그러나 하지 않으면 안돼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란

그 반대의 것이다. 바로 나는 정말 하고 싶어. 누가 말려도 하고 말 거야의 의미이다. 욕망처럼 커다란 자기 격려는 없다. 하고 싶은 일은 다짐이 없어도 우리를 늦게까지 깨어 있게 하고, 새벽에 일어나게 한다. 그 일을 위해서는 다른 일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것은 떠나 있으면 그리워지는 그런 것이다. 그것을 찾아야 한다. 200

 

이미 와 있는 미래의 모습은 ‘하기 싫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적은 사회이다. 반대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기회와 부가 주어질 것이다. 200

 

노예에게는 언제나 주인이 있다. 그 주인의 이름은 상황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포도청이라고 불리는 목구멍이기도 하다. 혹은 탐욕스러운 부패의 고리라고 불리기도 하고, ‘제도와 관행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무엇으로 불리든 그 주인은 언제나 자기의 밖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201

 

최고의 전문가는 자신의 내적 욕망을 따르는 사람이다. 전문가의 길은 학벌과 경력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러나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시간과 정열을 쏟아 붓는 사람만이 그 자리에 가 있을 수 있다. 오직 바라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 그는 그 일을 통해서 세상을 보고 세상에 기여한다. 201

 

변화는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갈 때 성공한다. 그것은 마음이 움직여 가는 대로 생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것은 변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인생의 한 길을 따라 걷는 것을 말한다. 그 길이 자신이 가야 하는 길임을 믿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해 가는 것이다. 점점 더 마음을 여는 것이다. 점점 더 스스로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점점 더 자신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201

 

자기 혁명을 위해 익숙한 과거와의 생존 전쟁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이 싸움에서 이겨내려면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한다. 에너지는 사랑함으로써 배가된다. 사랑할수록 우리는 위대해진다. 변화는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시작하며, 에너지가 생겨날수록 자신의 마음을 따라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을 열지 않고는 자신을 위해 춤출 수 있다. 202

 

변화에 성공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바로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것이다. 어려운 때에 자기를 믿어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믿어주기를 바라지 마라. 스스로 믿어주어야 한다. 내가 이 세상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내 욕망 깊숙한 곳에 있으며, 신이 내가 태어날 때 내 안에 심어두었다는 것을 믿어라. 202

 

욕망은 바로 에너지이다. 지치지 않는 자연적 힘이다. 욕망을 따라 멀리 떠나라. 아주 멀리 가라. 당신만이 다다를 수 있는 그 끝으로 가라. 그리고 그 길이 나의 길이었다고 말하라. 202

 

, 시간을 할애하라

 

태양 없이 지구는 존재할 수 없다. 욕망은 바로 그런 에너지다. 욕망은 죽을 때까지 고갈되지 않는 자연적 에너지이다. 욕망의 모습은 태양처럼 불길이 사방팔방으로 날름거리는 불덩어리와 같다. 욕망이 약해질 때도 있다. 날씨에 따라 태양이 영향을 받는 것과 같다. 그러나 비오는 날에도 가려진 뒤편에 태양은 있다. 그것은 늘 거기에 존재한다.  204

 

욕망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명해 주는 힘이다. 신으로부터 받은 자연적 힘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는 개인의 책임이다. 우리가 자신으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욕망이라는 힘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라는 말이다. 욕망의 특성은 시간적 일관성을 부여받지 못하면 형상화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당신을 살아 있게 하고 삶의 의미를 주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얼마나 쓰고 있는가? 206

 

시간을 자신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자신의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이 세상에 어떻게 존재하는가라는 존재 양태가 바로 각 개인의 삶이다. 자신이 만들어가는 인생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이다. 그 때 우리는 행복하다. 행복한 사람만이 오직 자신의 삶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 208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훌륭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좋아하지 않고서는 늘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 일에 어울리는 재능을 가지지 않고는 최고가 될 수 없다. 재능은 성취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208

 

자신에게 시간을 내지 못하면 하고 싶은 욕망을 이룰 수 없다. 욕망은 그리움으로 남을 뿐이다. 하루에 자신만을 위해서 적어도 두 시간은 써라. 그렇지 않고는 좋은 전문가가 될 수 없다. 208

 

다른 사람을 베끼고 모방해야 한다. 대가들을 통째로 삼켜야 한다. 그리고 다시 토해 내야 한다. 개인적 체험과 깨달음을 자신의 체액 속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언어로 재구성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208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없다면 당신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다.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 마라. 삶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208

 

, 첫 번째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라

 

변화의 결과는 일상생활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생활을 바꾸지 못한 변화는 실패한 변화이다. 하루를 이해하는 방법이 바뀌고 하루를 쓰는 방법을 바꾸지 못하면 그것은 허구이다. 하루라는 현실 속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꿈은 꿈일 뿐이다. 현실의 매력은 그것이 가시적이며 손으로 만질 수 있고 다시 반복할 수 있는 구체성과 재생력에 있다. 210

 

일상 속의 하루를 깨지 못하면 일상을 바꿀 수 없다.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일상의 변화에 성공하지 못한다. 일상은 무엇인가? 반은 먹고 반은 자는 것이다. 먹고 자는 것은 일상을 이루는 바탕이다. 바로 개인의 인프라스트럭춰(infrastructure)인 것이다. 한 국가로 보면 도로와 항만과 네트워크망 등 사회간접자원인 셈이다. 건강한 개인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이 인프라스트럭춰를 개편하고 확충하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식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10

 

인간의 가장 위대한 힘은 바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해답은 신이 가지고 있다. 211

 

리차드 파인만은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이 복잡한 질서는 마치 신들이 두고 있는 장기판의 게임룰과 같다고 말한다. 211

 

갑자기 모든 관련된 질문들이 한꺼번에 하나의 체계로 꿰맞추어지는 순간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바로 신이 두고 있는 장기판의 룰 중의 하나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 때 우리의 정신은 고양된다. ‘깨달음을 체험한 것이다. 211

 

깨달음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다. 오래도록 어떤 일에 몰두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갑작스런 선물일 뿐이다. 연습과 수련이 필요한 것이다. 212

 

혹시 아이들을 위해 참고 희생하며 살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그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배울 뿐이다. 당신이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 내려고 애쓰지 못한다면 아이들도 당신에게서 그런 용기를 배우지 못할 것이다. 돈 대신 인생을 도전과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의 능력을 자식들에게 상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213

 

자기혁명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다. 자신을 이루고 있는 여러 가지 습관들의 결탁을 와해시키는 것이다. 복구할 수 없게 완전히 궤멸시키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싸움은 전면전이다. 214

 

자기와의 전면적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식이 필요하다. 북을 치고 꽹과리를 쳐야 한다. 인간은 상징적인 동물이다. 정신은 살아 있기 위해 활력을 필요로 한다. 하루를 구성하고 있는 먹고 자는 일상에 강력한 충격을 줌으로써 첫 번째 서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214

 

하루를 구성하는 인프라스트럭춰를 공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식이다. 단식을 통해 하루를 재편하여 자신의 일상 속으로 새로운 변화를 데리고 들어오는 것이다. 215

 

하루를 중요한 시간 단위로 삼는 것은 매우 요긴한 생각이다. 하루 24 시간은 적당히, 그리고 충분히 긴 시간이다. 마치 인생의 작은 축소판과 같다. 하루를 잘 살면 인생을 잘 살 수 있다. 217

 

하루의 개편에 가장 중요한 초점은 24시간 중에서 ‘자신만의 시간’ 2시간을 뽑아내는 작업이다. 만일 이 2시간이 없다면 자신을 차별화시킬 수 없다. 좋아하는 일을 아직 찾지 못한 사람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것도 바로 이 2시간이다. 217

 

단식은 하루를 부셔버림으로써 하루의 판을 다시 짤 수 있는 중요한 단절을 제공한다. 단식은 과거의 하루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218

 

의학이 실패한 곳에서 자연은 성공하고 있다. –요한나 브란트 219

 

 

방해 받지 않고 자기만의 시간을 쓸 수 있는 시간대를 결정해야 한다. 자신이 선택해야 할 문제이다. 나는 새벽시간을 권장한다. 새벽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첫째, 자고 난 다음이라 가장 정신이 맑고 원기가 충만한 시간이다. 둘째,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셋째, 생체의 가장 자연스러운 리듬을 따라가는 것이다. 새벽에 깨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 한다. 10시에 자서 4시에 깨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새벽 5시에서 7시까지 방해 받지 않고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11시에 자서 새벽 5시에 깨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원하는 시간대가 결정되면 그것에 적합한 수면 패턴을 만들어 내면 된다. 228

 

보식 이후의 식생활

 

첫째, 천천히 많이 씹어라.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들은 많이 씹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탄수화물 소화 효소는 침 속에 가장 많다. 위액 속에는 탄수화물 소화 효소가 없다. 천천히 먹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다. 229

둘째, 식사 직후나 식사 중에 물을 마시지 마라. 소화액을 희석시킬 뿐이다. 물은 많이 먹되, 식후 2 시간 정도 지난 다음에 먹는 것이 좋다. 230

셋째, 소식하라. 트림이 나온 후에는 먹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라. 특히 저녁때 많이 먹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잠이 들면 위장도 쉬어야 한다. 저녁때는 특히 소식의 원칙을 지켜라. 230

넷째, 현미밥을 먹어라. 곡물은 핵심을 씨눈 안에 갈무리한다. 번식하기 위해서다. 현미는 그 씨눈을 가지고 있다. 231

다섯째, 과일과 채소에 의존하라. 가장 좋은 음식이다. 자연스럽게 생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원천들이다. 231

 

세부 일정

 

첫째 날: 몸무게, 맥박, 그리고 짧은 다짐

둘째 날: 아침일기, 레몬즙 마시기, 등산, 목욕탕, 첫 관장, 가장 소중한 이에게 편지 한 장

셋째 날: 욕망의 목록 만들고 분류하기-당장 할 수 있는 것 달력에 표시하기, 일생을 걸고 싶은 한 가지 욕망 정하기

 

한 길을 가기 위해 우리는 많이 울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우리는 즐거움 때문에 운다. 239

 

넷째 날: 재능목록 만들기(화두:‘날 때부터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는 선택하는 것보다 선택 당하는 수동성에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타고난 운명을 발견해야 한다. 운명은 발견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욕망의 이름으로 그리고 타고난 재능의 이름으로 날 때부터 우리 안에 들어와 있다. 242

 

우리는 인생에 대한 욕망에 충실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난중일기>는 한 인간의 삶이 참으로 장엄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245

 

저녁 6시가 되면 관장을 하라. 삶이 목구멍과 똥구멍 이상이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납득시켜라. 삶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다. 남을 따라하지 마라. 시키는 대로 하지 마라. 246  

 

다섯째 날: 관심분야가 적힌 개인명함 만들기

여섯째 날: 2시간으로 할 일 생각하기(관심분야->전문분야), 지난 일주일 돌아보기.

일곱째 날: 2시간에 대한 계획 세우기.

 

당신이 되고 싶은 무엇인가가 될 수 있다면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다. 스스로 좋아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이 누구이든 그리고 무엇을 하든 행복한 사람만이 사회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 255

 

보식의 핵심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현미밥이다. 둘째는 식단의 핵심에 채소와 과일을 올려놓는 것이다. 셋째는 자극적인 음식, 맵고 짠 것, 늦은 저녁 식사, 간식, 인스턴트 음식과 육식을 삼가는 것이다. 넷째는 앞에서 설명한 보식 이후의 식사 패턴을 지키는 것이다. 즉 많이 씹을 것, 소식할 것, 물은 식간에 먹을 것 등이다. 이 기본 식단과 식사 요령은 앞으로도 크게 당신의 건강을 도와 줄 것이다. 256

 

다섯, 끊임없이 대화하라

 

매일 자신을 들여다 보라. 263

 

당신이 유일무이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신의 마음이 깨어있는 한, 그리고 처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당신은 저항에 굴복할 수 없다. 욕망이 흐르는 대로 마음의 길을 따라 껍데기를 벗고 그렇게 가라. 263

 

5장 자기혁명을 위한 교육 개혁

 

불행은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쓸 수 없는 현실로부터 온다. 269

 

그 동안 한국 교육은 학교 교육을 통해 주로 사실 전달(Know-what)에 치중해 왔다. 그러나 ’(Know-why), 그리고 어떻게’(Know-how) 그 일을 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필요한 정보와 자료가 어디에(Know-where) 있으며 누가 그 일을 가장 잘하며 도와줄 수 있는지(Know-who) 알아야 한다. 바로 무엇인가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실용성과 창의성, 그리고 그 원천이 되는 상상력이 배양될 수 있는 교육이 행해져야 한다. 278

 

교육 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것은 자만하고, 잡일에 치인, 요령부득이며, 지적으로 마비된 교수들에 의해 사람들이 타고난 능력을 모두 잃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이 상실을 성숙이라 부른다. – 풀러 283

 

욕망과 재능에 기초한 실용적 기술 교육이 초등 교육 이전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293

 

교육은 아름다움과 창조에 대한 자생적 감각을 계발하고 깊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이며 무언가를 잘할 수 있도록 태어났으며, 자신을 구현하고 사회를 위해 가치를 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295

 

자신의 발견은 세상의 발견 보다 중요하다. 302

 

한국사회를 위한 제3의 길은 사람과 교육에 있다. 우리는 오직 사람 밖에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다행스럽게 미래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드물게 보는 훌륭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교육 혁명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다양한 인간의 계발은 한국사회의 비전이다. 306

 

아이들을 믿지 않고 교육은 시작되지 않는다. 314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어머니만이 자부심을 가진 아이를 만들 수 있다. 어머니 스스로 행복해져야 한다. 행복은 전염되는 것이다. 윤리와 도덕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스스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315

 

아이를 위해 어머니만이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아기가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받은 능력대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들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사랑할 때 우리는 참으로 그 핵심을 깨닫게 된다. 그때 보이지 않는 곳을 볼 수 있게 된다. 315

 

저자 후기, 선택함으로써 자유롭게 종속될 수 있다

 

당신을 위해 일하고, 그 일을 통해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당신의 인생을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인생을 살며 누군가가 당신이 함께 있어서 좋았다고 말해준다면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다. 318

 

허리를 펴고 등뼈로 서라. 318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함으로써 자유롭게 종속될 수 있다. 그 일만을 생각하고, 그것만을 위해 웃고 울 수 있다. 인생을 거는 것이다. 318

 

지금 하고 있는 일, 살고 있는 삶에 지금 네 피가 통하고 있는가. 너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품삯이 아닌, 일 자체, 그 일의 골수와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는가.” –이윤기 <동인문학상> 수상소감 319

 

우리는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미쳐야 한다. 적어도 미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미쳐야 한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분야를 떠나야 한다.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정신나게 하는 말이다. 319  

 

사람에게서 구하라 을유문화사, 2007 (정리 9.12-20)

 

책을 펴내며

 

나는 동양의 고전 속에서 가장 불안하고 거칠고 폭력적이었던 만큼 또한 가장 창의적이었던 실험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대로 데려오려 한다중국역사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골수, 바로춘추전국시대를 떼어오려 한다. 역사와 문화의 기원이 어디인가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잘 활용하여 빛내는 사람들이 곧 그것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 시기의 자유로운 가치관과 다이내믹한 모색의 정신을 현대 서구적 경영의 기술과 성취에 연결한다면, 한국인들이 정서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리더십과 인재경영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생각은 나를 흥분시켰다. 나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모든 것이눈 깜짝할 사이에 변해 버리는 세상을 살아야 하는 리더들을 위한 지혜를 가득 찾아내고 싶다. 이것이 이 책을 통해 표현하려고 하는 내 열망이다. 9

 

프롤로그 : 미래를 이끄는 사람은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역사가 E.H. 카는 역사가의 역할을과거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과거로부터 해방시키려는 것도 아니며,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로서 과거를 정복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역사를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14

 

훌륭한 리더는 미래로 가는 길을 열 때 언제나 과거를 창조적으로 활용한다. 14

 

훌륭한 리더는 과거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왜냐하면 과거가 새로운 가정과 전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룩한 꿈의 역사였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18   

 

역사적 성공은 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에서 비롯되었고, 역사적 실패의 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아놀드 토인비 19

 

우리가 맞서야 하는 첫번째 적은 언제나 우리들 자신이다. 그리고 우리를 구해주는 첫번째 친구도 우리들 자신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창조적으로 증오할 줄 알아야 한다.

 

1장 먼저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다

모든 것은 변했지만 인간에 대해서는 어느 것도 변한 것이 없다. 23

 

사람에게 투자한다’, 춘추전국시대와 마찬가지로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화두다. 29

 

겉과 속이 다른 채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아무런 회의도 하지 않는 사람이 소인이다. – 공자 29

 

다른 사람에 기대어 자신을 키우는 것은 훌륭한 리더십이다. 누구도 홀로 위대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로움에 밝다 -맹자- 30

경영자는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헨리 포드 31

이익이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그러나 의로움이 없는 비즈니스 역시 단명하다. 경영자들에게 이익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익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의 가치를 묻는 일이다. 31

사람은 일종의 그릇이다. 태어날 때 그 그릇의 크기와 모양이 결정되어 있는 초벌구이 같은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그 그릇을 몇 번 다시 가마에 구워 쉽게 깨지지 않도록 단련하고, 좋아하는 색깔로 채색하며, 일상의 손때를 묻혀 훌륭한 자기로 완성해 가는 것이다. 33

 

자신의 적합한 쓰임새를 찾는 것이 세상에 자신을 내보이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과제다. 타고난 모양대로 그 용도에 맞는 가장 훌륭한 그릇으로 자신을 다듬어 가야 그 인생이 아름답다. 33

좋은 리더는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그릇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33

 

종종 우리는 무능이 죄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무능이란 일이 능력을 초과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다. 역사는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다 간 사람들의 빛나는 휴먼드라마다. 33

 

소홀의 죽음은 살아남은 것보다 훌륭하고, 관중의 살아남은 일은 죽은 것보다 훌륭하다. 41

 

좋은 리더는 먼저 자신을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주어진 배역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리더십의 결정적 부재는 무능한 사람이 자신의 그릇과 맞지 않는 높은 지위에 앉아 있다는 사실로부터 온다. 42

리더는 먼저 자신의 어깨가 얼마나 많은 짐을 질 수 있는지 가늠하고, 스스로 역량을 키우며, 좋은 사람을 얻어야 주어진 배역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아는 것, 이것이 훌륭한 리더가 되는 첫 번째 기초다. 43

리더십의 원천은 힘이다. 힘은 리더십의 핵심에 있다. 리더십에서 사용하는 힘이란 생각 속의 의도를 현실로 데려오는 것이며 계속 머물게 하는 에너지다. 리더십의 핵심은 결국 그 힘이 어디서 오며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45

리더십이란 힘을 선용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리더와 추종자 사이의 힘의 상호 작용이다. 나는 힘의 가장 큰 물줄기 중의 하나가 바로 배움에 있다고 믿는다. 실험과 모색을 즐기는 정신적 유연성이 배움의 성과를 극대화한다. 45,49

 

배우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얻은 기량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문제 역시 매우 중요하다. 48

 

리더는 먼저 자신의 힘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높이고 매일 배움으로써 전문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힘의 원천이다. 50

좋은 리더는 스스로를 수련하는 궁사처럼 매일 자신을 수련해야 하며, 물 위에서 배를 젓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한 정신의 지적 탐험가여야 한다. 51

눈은 마음이 세상을 향해 열어놓은 문과 같다. 54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감과 공명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체감과 동질성을 확인한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자아의 울타리를 허물거나 싸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타인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둥지를 틀고,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공감이 이루어지면 비로소 그 마음을 얻을 수 있다. 54

좋은 리더는 이 ‘감정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 감정의 끈을 타고 서로의 감정이 교감되며 공감된다. 이 끈은 신뢰 trustworthiness라는 실로 짜여 있다. 56

직원들은 경영자에게 자신의 인생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도 직원들에게 자신의 삶 일부를 맡기는 것이다. 서로의 삶에 대한 책임, 나는 이것이 신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오랫동안 서로를 이어주는 여러 가지 좋은 감정의 끈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58-59

 

'항상 초보‘라는 정신적 각성이 되어 있는 사람들은 어제의 자신과 경쟁할 준비가 되어 있는 좋은 학생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초심을 강조하고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세를 높이 산다. ’처음처럼‘, 이것을 발심發心이라 한다. 늘어지고 관성화한 자신을 채찍질하고 처음 출가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63

 

*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 62-65

첫째,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자신 만의 언어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 바로 현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넷째, 브랜드 자체를 확장해가는 것이다.

 

브랜드는 ‘시장에서 불리는 나의 이름’일 뿐 객관적 진실이 아니다. 명성의 가치이기도 하고 명성의 허망함이기도 하다. 이것이 브랜드의 의미이며 동시에 브랜드의 한계인 것이다. 그러므로 명심해야 한다. 리더로서의 명성은 그 브랜드 가치에서 온다. 68

 

수양이란 두 개의 갈등을 품고 사는 것이며, 둘 중의 어느 하나도 버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78

 

우리는 모순을 껴안고 살아 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많은 진실이 패러독스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정신의 크기가 확장된다. 모순의 이중성 속에서 일상을 꾸려가야 할 때 정신적 튜닝에 의해 최고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은 자연이다. 봄을 보라. 잔인하고 냉혹하지 않지만 꽃을 피우지 않는가. 그 부드러움은 자신에 대한 수양이었으니 혹독한 겨울도 이겨 낸 것이다. 가을을 보라. 모든 것을 버리고 서서 겨울을 견딜 준비를 마친다. 자연처럼 스스로 수양하지 않고는 자신을 좋은 리더로 창조해 낼 수 없다. 78-79

2장 다른 사람의 성공을 통해 리더로 다듬어지다

무자비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가장 느리게 진화하는 종이다. 81

그가 죽인 것은 조양자라는 원수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두 마음을 가지고 주인을 섬기는 태도’ 자체였다. 86

 

‘우리는 ‘우리의 몸이 죽기 전에 우리의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지켜야 하며 무엇을 위해 혼신의 열정을 바칠 것인지를 물어보자. 사람과 사람 사이, 이 사이에 모든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다. 쉽게 버리지 말고 좁게 보지 말자. 이익을 좇아 가볍게 따르지 말자. 90-91

 

천하의 보물은 그저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알아주는 사람이 목숨을 걸고 생명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생겨나는 것이다. 진심과 진정성, 이것이 보물을 만들어 내고 작품을 만들어 내는 비법이다. 93

                                                                          

훌륭한 리더들은 종종 자신을 벼랑 끝에 세운다. 그리고 그곳에서 뛰어내린다.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는 없다. 96

스타가 동경의 대상이 된 사회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들은 스스로를 절제하여 먼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파트너로서 가장 공이 큰 제2의 인물로 자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최고로 가는 확실한 길이기 때문이다. 99

승리는 풍선 같은 것이니 지나치게 연연해 할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무다. 능력이란 죽으면 사라지는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재능을 발견하고, 쓸 곳을 찾아 최선을 다한다면 신이 맡겨 놓은 역할을 이룬 것이다. 107

 

3장 드디어 내 사람을 얻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멋진 말은 인재경영에 대한 훌륭한 등불이다. 110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죄가 있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 공자 111

 

공자에게는 인재란 마음의 어짊이 우선이다. “무릇 어질다 함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이르고자 하면 남을 이르게 해 주는 것이다. - <논어> 옹야편 113

 

간단하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사람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 113

공자의 경쟁력의 핵심은 알맞은 때에, 알맞은 사람에게, 알맞은 말을 해준다는 점에 있다. 침묵마저도 훌륭한 언어로 활용할 줄 안다. 그의 매력이다. 현대 경영에서는 이것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부른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내용의 깊이를 체득하여 대상에 따라 가장 적절한 표현 방식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116

 

내용을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왜곡시킨 것이 거짓말이다 말을 잘하되 그 내용이 거짓된 것을 사기라고 부른다. 사기꾼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 속의 욕심을 공략하는 것이다. 116


지혜란 거짓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별력을 가지는 것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다. 117

 

잡다하여 쓸모 없는 것을 피하고, 깊이 알아 정교하고, 핵심을 꿰뚫어 자신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물을 등용하라. 그들이 전문가들이다. 118

파당을 지은 사람들은 대세와 주류에 따라 자신을 의탁할 뿐, 스스로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없다. 119

 

공자의 군자론은 결국 인재론이다. 스스로를 수련하고 수양하여 제대로 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고품격 자기계발론이다. 내가 공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를 읽으면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다. 120

 

경영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120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어 온 인류의 유산이 바로 인문학이다. 그것은 인간이 좁고 세속적인 현실적 기준에 갇히는 것을 경계하며, 인류의 정신적 높이를 고양하고 그 지평을 넓혀 줌으로써 우리가 상업화하고 타락하는 것을 막아 주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어 온 인류의 누적된 유산이 바로 문학, 역사, 철학으로 대변되는 인문학인 것이다. 120-121

나는 그 동안 인문과 경영의 접점을 찾아 헤매왔다. 인문학의 실용성, 혹은 경영의 인간화라는 인문과 경영의 접점에서 인간이 그 타고난 기질과 재능에 맞는 일을 열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줌으로써 최고의 성과를 얻어 내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이 책 또한 그 노력의 일환이다. 121

 

‘사람에게서 구하라.’ 이것이 지식사회를 맞은 현대 경영학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숙제인 것이다. 122

 

리더는 사람을 잘 써야 한다. 리더의 가장 커다란 힘은 사람이다. 그러나 골칫거리도 늘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을 다루는 일이 가장 힘든 것이다. 124

 

사람을 얻으면 가장 많이 얻는 것이다. 132

신용이 있는 사람에게 돈이 모이듯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대접할 줄 아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어 있다. 이것을 지극하다 부른다. 지극한 사람은 인복이 있다. 지극함이 사람을 얻는 최고의 처세술이기 때문이다. 139

리더십 이론의 대가인 워렌 베니스는 리더가 스스로를 낮추고 ‘그들에게 기대어 함께 공을 이루려는 정신적 자세’를 ‘협력자 정신 Co-Leadership’이라고 부른다. 146

나는 인텔을 경영하지 않는다. 나는 인텔이 스스로를 경영하도록 위임한다. 나는 그저 목표 중심으로 사람을 모으고, 그들 모두가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 크레이그 배럿 147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일하는 사람과 공이 돌아가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라. 그곳은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다. -인디라 간디 147

좋은 리더는 자기 자신을 알아본다.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이도 저도 아닌 인생을 보내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152

‘계명구도 鷄鳴狗盜라는 말은 하찮아 보이는 누구에게도 특별한 재주가 있으며, 그 재주를 잘 쓰게 되면 세상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다 –제나라 맹상군의 일화 153

팀의 장점은 여러 관점과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팀원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가지고 있지만 발휘되지 않은 것과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활성화하면 위대한 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재능이란 종종 숨어 있는 것이다. 개인의 고유한 능력을 효율적으로 팀에 결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는 열린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공감을 얻도록 해야 한다. “개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훈련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65

‘불영과불행 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는데,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건너뛰고, 지름길에 연연해 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방식임을 알아야 한다. 기본을 중시하고 원칙에 충실한 독학이 스스로를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맹자>166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적합한 배움과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의 열정을 이끌어 내며, 적절한 자리에 사람을 배치하고 적합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훌륭한 경영자와 리더의 공통된 과제다. 166

‘사람’은 경영자가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무엇보다 훌륭한 투자처다. 매출을 챙기고 수익을 챙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경영자는 삼류다. 결코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좋은 경영자의 비밀은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우선적으로 할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167

리더는 명령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부드러워야 한다. 부드럽지 않은 것이 힘이 아니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역사는 진보해 왔다. 역사의 어느 시기든 몽둥이를 가지고 있는 자를 두려워하지 않은 때는 없었지만, 누구도 즐겨 몽둥이에 진심으로 굴복하려 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커다란 몽둥이를 가지고 있을수록 부드럽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168 

 

부드럽게 명령함으로써 명령이 요청이 되고, 복종이 참여와 동의로 바뀌게 할 수 있다면 훌륭한 리더다. 그들은 명령하는 자와 명령받는 자 사이의 감정적 간격과 괴리를 메워 줌으로써 마음속으로 즐겨 따르도록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들이다. 169

 

훌륭한 리더는 명령할 줄 아는 사람들이며, 그 명령이 위에서 아래로 물 흐르듯이 흐르게 하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70

훌륭한 리더는 자리로부터 오는 권력을 자신으로부터 오는 매력으로 바꾸는 법을 터득한다. 자신의 내면적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때 그 힘은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173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균형은 모든 훌륭한 리더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그들은 명령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호소하지만 거절하기 어렵게 한다. 추종자들은 복종하지만 굴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기꺼이 즐겨 따르며, 리더의 결정을 스스로 동의하고 찬성한 자기 결정이라 여긴다. 175

 

4장 사람을 이끌고 혁신을 거듭하다

변화란 낡고 오래되어 자연스러움의 흐름을 막는 구습과 악폐를 제거하여 물길을 뚫어주는 것이다. 177

변화의 길은 피와 땀으로 얼룩진 길이다. 그것은 여럿이 모여 살고 있던 낡고 열악한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당분간은 집 없는 풍찬노숙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불편과 불안정 속에서 새 집을 지을 때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소를 장악하는 것이다.

첫째, 무너져 내리는 낡은 집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둘째, 낡고 썩어 냄새 나는 집 대신 크고 아름답고 편안한 집의 조감도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새집을 지은 다음의 쾌적하고 안락한 삶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실제로 이 사람들을 데리고 새집을 지으면서 불편하고 힘든 역사에 서로 격려하고 열정을 다해 참여하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180-181

변화는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함께 가기 어렵다. 신뢰는 설득의 기본이다. 나를 믿지 않는 사람이 진심으로 나를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경영의 첫째는 사람이고, 사람은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하며, 협력의 바탕은 믿음이다. - 콜린 파월의 예 183

신뢰와 믿음은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보물이다. 그리고 혁신과 개혁은 믿음과 신뢰가 없이는 오래가기도 어렵고, 현장에서 작동되지도 않는다. 186

변화하려는 사람은 자신과 세상을 보는 이중적 시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과 고치지 않고 오래 써야 할 것을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것은 반드시 해체하고 제거해야 하며, 남겨야 할 것은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란 결국 모순과 대립이 함께 ‘가장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193

 

현대적 의미의 차별화를 만들어 가는 기술 세 가지

[기술1] 취미를 직업으로 전환하라

[기술2]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하라

[기술3]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라 203

모방은 반드시 자신의 현장을 토대로 구축되는 창조적 모방이어야 한다. 한 가지 사례를 추종하는 것은 단순 모방이지만, 여러 가지 사례들을 잘 들여다본 후 내게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것은 이미 모방을 넘어선 연구이며 창조라 할 수 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늘 자신의 방식을 찾아내는 창조자들이다. 220

변화는 과정이다. 그것은 목표를 향한 추구이며, 도처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저항과의 싸움을 전제로 한다. 이 싸움에서 지면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221

변화는 매우 위험한 단어다. 잘 다루지 못하면 되돌아와 가슴에 꽂히는 비수 같은 단어다. 변화란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하는 에너지 집약적인 활동이다.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변화는 한 발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되돌아와 변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을 궤멸시키게 되는 단어인 것이다. 228

 

변화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전투가 있고, 이 전투에서 지면 교두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싸움을 피하면 변화는 없다. 금연은 담배를 피우던 습관과 싸워야 하고 다이어트는 식욕과 싸워야 한다. 그만큼 변화는 단호한 실천을 요구한다. 그것은 로맨틱한 것이 아니며 하면 좋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229

 

『주역』에 혁언삼취 유부 ‘革言三就 有孚’라는 말이 있다. 혁명의 공약이 세 번은 이루어져야 비로소 사람들이 이를 믿고 따르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세 번이라는 숫자는 물론 상징적인 것이다. 성공이야말로 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설득력이다. 230

변화가 전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일단 싸우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승리야말로 증거가 되어 스스로를 설득하고 다른 사람의 동의와 참여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31

5장 정당한 이익으로 오래 번창하다

이익을 꾀하는 욕망과 이익의 정당함을 묻는 윤리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233

 

신호등이 없어서 사고가 나는 것이 아니다. 지킬 원칙과 지키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신호등을 껐기 때문이다. 233

 

도덕성과 윤리경영은 위선이 아니며, 말로 떠들어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명암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인 것이다. 윤리경영이란 법 이상의 것으로, 기업의 사회적 의무와 역할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239

 

‘공자의 이인위미 里仁爲美’란 말은 '인에 거하면 아름답다’는 뜻인데, ‘어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진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일을 고르고 그 일이 직업이 되면 밤낮으로 그 일만을 머릿속에 두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도울 수 있으며, 그리하여 사회적으로 훌륭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름답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며 직업을 통해 먹고 살면서도 스스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이 윤리경영의 정신인 것이다. 240

 

남자들은 여자들이 길들인 마지막 가축이었다. ..인간의 역사는 길고도 긴 사냥 단계에서 아주 깊숙이 뿌리를 내린 개인적 본능과 최근의 정착 생활을 통해 생겨났지만,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사회적 본능 사이의 갈등이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이 갈등 속에서 살고 있다. -<역사 속의 영웅들> 서문, 윌 듀런트 250

 

경영은 이익에 대한 동물적 욕망과 공동체 속에서 함께 번영해야 한다는 문명의 조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모색하게 하는 저울질 같은 것이다. 256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265

 

윤리경영은 사회적 신뢰의 구축을 통해 자본주의의 황폐를 피하고 그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 주기’다. 266

 

데이비드 뱃스톤(<영혼이 있는 기업 Saving the Corporate Soul>의 저자)의 핵심 윤리 경영 원칙

첫째,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조직의 이해관계와 일치시킨다.

둘째, 기업 스스로 시장의 일부가 아닌 좀 더 커다란 지역공동체의 일부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셋째, 기업의 활동에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 즉 직원, 고객, 주주, 관련업체 종사자, 지역주민 등에게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 경영 성과에 대한 정보, 환경보호적 정보 등 중요한 경영 정보에 대한 투명하고 적절한 공개 방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66-267

 

온갖 경영적 실험은 반드시 하나의 게임 원칙, 사회적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윤리경영은 이 방향으로 기업을 인도하는 등불이고, 경전이며, 행동 철학인 것이다. 267

 

에필로그, 사람에게서 구하라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사람과의 만남이라면 즐기리라.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나는 다시 사랑을 찾게 되었고, 연민을 찾게 되었으며, 분노를 보게 되었고, 관용을 찾게 되었다. 위대함을 보게 되었고, 훌륭함을 인정하게 되었다. 과거에 나는 얼마나 완벽한 훌륭함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흠 없이 아름다운 사람을 동경했다. 이제는 훌륭함 속에 존재하는 불완전한 것들의 고통을 보게 되었다. 불완전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스스로 ‘어제보다 아름다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의 동력이었다. 겨우 인생의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 269

고전은 살아 숨쉬기 때문에 아름다운 책이다...그들은 지금 우리들 속에 우리들의 편린으로 살아있다. 그들이 우리였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그들이었다...그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 사람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희망이다. 그들에 의해 내 인생은 얼마나 많은 훌륭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게 되었는가! 270

부록, 리더십 인물사전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는 것을 일하는 부끄러워하지 마라. 너희 할아버지들은 그것을 기회라고 여겼다. -빌 게이츠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자원 중에서 끊임없이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인간의 능력 뿐이다. - 피터 드러커

나의 성공은 사실 내게 돈이 없었다는 사실에 모두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팔 수 밖에 없었다. 에너지와 열정은 사람을 질리게 하거나 매혹시킨다. 나는 다행히도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었다. - 바디샵, 애니타 로딕

죽음은 때로는 태산보다도 무겁고, 때로는 새털보다도 가볍다 - 사마천

성공은 날마다 조금씩 이루어가는 것이다.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도요타의 적은 도요타다 - 도요타, 오쿠다 히로시

돈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당신이 이끄는 사람들이고, 그들에게서 무엇을 이끌어낼 것인가이다. -스티브 잡스  

개혁이라 해도, 혁명이라 해도 결국 자신에게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저우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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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다시 읽기 종합 Best>

(1) 깊은 인생 : p7, 113, 121

(2) 구 본형의 마지막 편지 : p150, 151

(3) 낯선 곳에서의 아침 : p15, 43, 52, 104, 197, 208, 214

(4) 사람에게서 구하라 : p50, 96, 229

(5)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p17, 62, 63, 72, 91, 117, 283, 289,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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