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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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2. 무의식이 우리삶을 조종한다 오미경. 2013.10.01.
질문: 무의식과 의식을 어떻게 통합할 수 있었는지 풀어서 이야기하면, 무의식을 어떻게 의식하면서 살아갈 수 있나요?
융의 대답이다.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 자주 겪는 데쟈뷰 현상들 내가 생각하는 것인가 생각이 나를 통해 표현하는 것인가.
의식을 통해 나타나지 않는 무의식들. 그것은 결국 내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들이다.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사는 것 같지만 무의식이라는 거대한 우주 안에 수많은 소행성들의 의식이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나는 레드북을 만들었다. 내가 꾼 꿈들에 대한 이미지를 그림으로 그렸다. 꿈이라든가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썼다.
나는 이 ‘레드북’을 “모든 것을 담은 신령스러운 시작”이라고 썼다.
“나 자신의 내면의 이미지를 추적하던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여기서 비롯된다. 그것은 그 시기에 시작되었고,
그 후에 나온 세부적인 사항들은 그것보다 거의 더 중요하지 않다.
나의 모든 인생은, 무의식에서 폭발할 듯 터져 나와 수수께끼의 강물처럼 덮치며
나를 산산조각 낼 듯 겁을 주었던 것들을 해석하는 일에 바쳐졌다.
그것은 한 사람의 인생 그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자료들이었다.
그 이후의 모든 것들은 단순히 외적으로 분류하고
과학적으로 더 정교하게 다듬고, 삶의 현실로 통합시키는 작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잉태한 그 엄숙한 시작은 바로 그때였다. “
“그날 밤 나는 내가 죽었음을 알았다.
나의 내면은 죽음에 접어들었고 나는 외면의 죽음이 내면의 죽음보다 낫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외면에서 죽고 내면에서는 살아있기로 결심했다.
나는 몸을 돌려 내면의 생명이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
여러분들의 자신만의 레드북을 만들어 보세요. 내면에서 들리는 목소리들을 그냥 그대로 써보십시오.
그림을 그려도 좋고 낚서를 해도 좋고 화가 났을 때나 우울하고 힘들 때 그냥 떠오르는 생각들 이미지들을 그리다 보면
자신의 무의식을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을 관찰하는 좋은 자료지요.
그것이 바로 여러분들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있는 무의식을 의식화 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지요.
나의 대답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식적으로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꿈을 꾼다든가 마음에 불안이나 근심이 담겨있으면, 그것은 몸으로 나타난다.
최근에 내가 보거나 들은 이야기를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첫 번째 사례이다.
며칠전 학교 3학년 교무실 선생님들 열네분과 함께 1박2일 안면도 여행을 했다.
중간고사 시험이 끝나고 금요일 대낮 1시에 출발했다. 차 네 대가 출발했다.
운전을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는 나의 얼굴은 바람과 함께 자유를 물씬 느끼고 있었다.
옆자리에는 인간 네비게이션 선생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길안내를 해주셨다.
안면도에서 8년 넘게 살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길을 잘 아시고 있었다.
충남에서 가장 교통사고율이 높은 곳이 안면도라 한다. 외지인들이 와서 모두 사고를 내기 때문이란다.
양쪽으로 핀 분홍빛의 코스모스들이 하늘하늘 바람에 날리는 것이 우리를 환영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들이 가장 신기해한 것은 이토록 대낮에 외지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연휴양림에서 나무들과 함께 숨을 쉬고, 꽃지 해수욕장 해변로의 산책길을 걸었다.
도란 도란 이야기 하면서 야트막한 동산의 나무들을 친구삼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앞에 잠깐 걸음들을 멈추고 웅성웅성 했다. A 선생님이 발이 미끄러져 접지른 것 같다는 것이었다.
양쪽에 선생님들이 부축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맛있는 회감과 대게등 푸짐하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배는 이미 포만감을 느꼈다. 식사하면서 A선생님이 갑자기 통통 부어올랐다. 식사가 모두 끝난후 스마트폰으로 근처 병원을 검색해서 택시 타고 갔다.
나머지 일행은 팬션으로 돌아와 야외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약 1시간 정도 지나자 A선생님이 기부스를 하고 돌아왔다. 뼈에 금이 가서 기부스를 했고 남편에게 전화했단다.
내가 질문을 했다.
“A선생님, 요즈음 많이 힘드셨나요?”
“응. 많이 피곤했어. 학교 일도 많고 피곤해도 쉬지를 못하니 마음이 계속 불안불안 했어.”
문득, 전에 어느 책에선가 읽은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람들이 쉬고 싶은데 쉬지를 못하면 자신의 몸을 다치게 하여 그 상황을 만든다.’
그래서 교통사고도 그냥 우연히 나는게 아니라 모든 상황이 맞물려서 난다는 것이었다.
영화 <벤자민의 거꾸로 가는 시계>에서 그 장면이 나온다.
사랑하는 여인 발레리나가 교통사고 나는 순간을 벤자민의 “만약에 ~ 이랬다면” 가정한다.
두 번째 사례이다.
간고등어 사건이다. 추석 명절 며칠전 장을 보면서 간고등어를 사서 아는 지인에게 주었다.
물론 나도 그 간고등어를 집에서 구워먹었다. 명절 후 “잘 지냈셨나요?” 라고 안부전화했는데,
간고등어를 먹고 두드러기가 나서 병원가서 주사맞았다고 했다. 아니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어찌 이런일이?
그분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가 간고등어다. 간고등어만 있으면 몇날 며칠이고 드신다고 했던 분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생각해서 준 선물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자다가 새벽에 문득 일어나 책을 펼쳐보았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자신부터 사랑하라> 뒷페이지 보면, 병증상에 대한 무의식에 대한 원인이 나와 있다.
‘두드러기’ 라는 대목에서 원인은 ‘부풀려 생각하기, 걱정, 근심, 불안’이었다. 만나서 물어보았더니,
심리적 요인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지인은 간고등어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마음이 계속 쫒기고 불안했다고 한다.
세 번째 사례이다.
내가 아는 지인이 서울 중심지에 살다가 시골에 내려가 살게 되었다.
자연을 좋아해서 시골에 내려가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좋은 전원주택을 짓고 자연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매일이 좋았단다.
친구들이 “ 너 괜찮니? 갑갑하지 않아?” 라고 안부를 물었을 때도, “응, 나 괜찮아.” 라고 말했단다.
그러나 시골에서 산지 5개월만에 6kg 몸무게가 빠졌다고 한다. 겉으로 의식적으로 ‘나는 괜찮다’고 말해도 ,
마음은 무의식은 힘들었는지 몸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무의식은 마음은 힘든 표현으로 몸으로 내보였다. 그래서 <몸은 곧 영혼이다> 라는 다시금 느끼게 했다.
말을 한다고 해서 그 말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라. 표현하지 않는다 해서 표현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다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영화 ‘관상’에서 당대 유명한 관상쟁이 김내경이 바다를 보면서 말한다.
“나는 파도만 볼 줄 알았지,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보지 못했다”.
여기서 파도란 사람들 각각의 인물 관상이다. 바람이란 그 인물들이 살아가는 시대의 흐름이다.
파도와 바람. 어쩌면 파도는 보이거나 표현되는 ‘의식’이라고 한다면, 보이지 않거나 의식을 조종하는 바람이 ‘무의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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