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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3일 19시 24분 등록

눈을 떴다. 아니 눈이 떠졌다. 어젯밤 오랜만에 잠자리에 들었다. 오랜동안 쌓인 피로로 피곤에 찌든 심신을 풀어주기 위해 의도한건 아니었다. 그저 그로 인해 스르륵 쓰러져버린 쪽에 가까웠다. 밤새 뒤척여 깊은 잠에 빠지지는 못했지만,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누워있어서 였는지,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침실을 빠져나와 공부방으로 갔다. 오랜만에 창문을 열었다.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의 그림은 검푸른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직 어둠의 신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은 세상은 온전한 자신만의 색을 뿜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저 산너머에서 출정을 준비하고 있는 빛의 신, 그가 산을 넘어오게 되면 어둠의 신은 그 눈부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물어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빛의 신이 뿜어내는 빛으로 인해 색을 잃어버린 세상은 자신만의 색을 되찾을 것이다. 그 새벽, 암흑에서 빛으로, 밤에서 새벽으로의 전환의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오랜만에 맞은 시원한 새벽을 어영부영 보내고 싶지 않아 부지런히 준비하고 일찍 출근을 했다. 간만에 여유롭게 모닝커피나 마셔야지. 발걸음은 회사가 아닌 단골 커피전문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침 7시 밖에 되지 않은 시간의 명동거리는 여유롭고 한산했다. 아니, 한산하다 못해 초라한 모습이었다.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그 시끌벅적함도, 휘황찬란하게 밤을 수놓은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도 보이지 않았다. 화려함이 사라지고,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벌거벗은 명동거리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 아침에 마주한 새벽과 명동거리는 왠지 모르게 우리들을 닮은 듯 보였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색깔을 품고 있다. 철수는 시원한 파란색이고, 영희는 부끄러운듯 아름다운 분홍색이다. 볼이 발그레한 진성이는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마도 빨간색일 것이고, 세상을 모르는 정민이는 하얀 백지와 같으니 하얀색일 것 같다. 그렇게 자신 고유의 색깔을 뿜어내며 자라고, 자라면서 또 변하고, 그렇게 세상을 다채로운 색깔들로 물들이고 수놓으며 살면 될 것인데, 우리들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 뭐가 그리 조급하고 불안한지, 남이 뛰면 같이 뛰어야 하고, 남이 많은 일을 하면 나도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일류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우리 모두가 일류기업에 취업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돈을 잘 벌어야 하고 우리 모두가 해외로 여행을 가야 한다. 마치 우루루 몰려달리는 아프리카 물소떼 같다. 옆의 동료가 영어회화학원이다 중국어학원이다 대학원이다 바쁘게 살면 나도 그리 바쁘게 살아야 한다고 마음 먹는다. 그래서 중국어학원은  못가더라도, 대학원 다닐 형편은 안되더라도, 있는 일 없는 일 다 긁어모아 무언가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해지고 연봉값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바쁜 일과가 끝난 뒤 남는 건 피로와 허탈함이다. 텅빈 공허함. 내가 도대체 무얼한거야...... 마치 낮밤 동안에는 수많은 인파와 오색찬란 불빛으로 화려했던 명동거리가 새벽이 되면 발가벗겨져 쓰레기와 얼룩으로 뒤덥힌, 지저분하고 텅빈 길만을 드러내는 명동거리의 그것과 비슷하다. 어찌보면 우리는 꽤나 왜곡되어버린  '성공'이란 어둠 속에 갇혀 자신만의 고유의 색을 잃어버린채 그렇게 어둡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하다는 것은 나다운 것이다. 성공하는 삶은 나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면 기꺼이 나를 찾아야 한다.  가짜의 나를 벗어버리고 진짜의 나로 변화해야 한다. 가짜의 내가 원했던 것을 끝내고 진짜의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리는 전환(TRANSITION)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명 컨설턴트이자 전환관리 전문가인 윌리엄브리지스는 그의 저서 '갈림길에서 삶을 묻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환은 오래된 것이 끝나고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과정이다. 끝과 시작의 사이에는 중간지대의 틈이 있어서 새로운 삶으로부터 오는 모든 혼돈이 흘러간다. 중간지대가 없으면 다시 태어나는 것도 없다."

 

전환을 위해서우리는 혼돈을 겪어야 한다. 오래된 것을 끝내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그 명확하지 않은 지점, 오래된 관념과 새로운 법칙이 혼재되어 있는 곳을 그는 중간지대라 불렀다. 뉘앙스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우리가 흔히 '과도기'라 부르는 개념과 비슷할 것이다. 윌리엄 브리지스는 이 중간지대를 삶이 마치 산산조각이 나거나 가망이 없다고 느껴지는 혼란스러운 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대혼란'이라는 상태 때문에 이 지점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껴지는 상태라고도 한다. 그는 이 중간지대를 '창조적인 시간'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역사에서 언제나 그랬든 위기 속에 기회가 있고 그 속에서 영웅이 탄생한다.  


변화를 위한 전환의 시간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을 위해, 즉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행복을 맛보기 위해 필요하다면 그 전환의 과정을 기꺼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신이 마치 남의 옷을 입은 것과 같은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과감하게 또는 단계적으로, 그 옷을 벗어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감수해야할 것이다. 기꺼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오늘 한번 자신을 돌아보라.
당신은 당신의 색깔을 온전히 뿜어내고 있는가? 혹은 남들이 보기 좋게 칠해놓은 색깔인가?
당신의 삶의 주제는 무엇인가?

 

당신은...... 누구인가?

IP *.6.13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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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01:36:38 *.38.189.27

땟수야, 왠만하면 여기에 제대로 댓글을 달려고 했는데 힘드네. 글이 오묘하고 그냥 내비둬야할 거 같아. 이런 말도 쫌 거시기하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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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09:01:51 *.46.178.46

묘하다.... 주제가 명확하지 않다 또는 주제 전달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정도로 느껴집니다. ^^:

선배님 괜찮습니다. 느끼는 그대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히 받고,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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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11:59:27 *.70.52.95
그건 아니고. 명동의 풍경은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그 단락과 그 다음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가 잘 연결이 안 되는 느낌. 마지막 단락도 좀 생뚱한 질문같고. 첫 문장과 첫 단락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글이 전혀 달라진다. 그걸 좀 더 신경썼으면 좋겠고 단락과 단락의 자연스러운 연결도. 그러면 아주 좋아질 것 같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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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13:56:12 *.46.178.46

^^ 

감사합니다.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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