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 조회 수 2358
- 댓글 수 4
- 추천 수 0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제가 1년전 1주일에 한번씩 만나던 중3 아이가 칠판에 외워서 적은 시입니다.
정말 이쁩니다..
댓글
4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9 |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다 [3] | 범해 좌경숙 | 2013.07.05 | 2648 |
408 | 뱅쿠버 생활 단상 [3] | 이수 | 2013.07.23 | 2360 |
407 | 五友歌 [1] | 자로 | 2013.07.28 | 2072 |
406 | 살다 보면... [1] | 햇빛처럼 | 2013.08.01 | 2212 |
405 | 짜증은 혁신을 낳는다! / 곽숙철의 혁신이야기 | 써니 | 2013.08.08 | 3047 |
404 | 숲기원이 살다 보니까욤? 벌침을 맞을만했습니다. | ![]() | 2013.08.15 | 2180 |
403 | 뱅쿠버 생활을 접고 [2] | 이수 | 2013.08.17 | 2386 |
402 | 세 병을 비우며... [5] | 씨뱅이 | 2013.08.19 | 2295 |
401 | 횡설수설... [3] | 씨뱅이 | 2013.08.20 | 2313 |
400 | 4346년8월21일 수요일 숲기원의 생각 | ![]() | 2013.08.21 | 1982 |
399 |
구본형 유고집 출간 기념회 감사합니다. ![]() | 재키제동 | 2013.09.13 | 2526 |
398 |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2] | 희망빛인희 | 2013.09.17 | 1976 |
397 |
영화 유통에 대한 단상 ![]() | 강현 | 2013.10.02 | 2323 |
396 |
너무나 소중한 지금 이 순간임을 ![]() | 써니 | 2013.10.04 | 2361 |
395 |
새로운 놀이터 ![]() | 강현 | 2013.10.07 | 2307 |
394 | 세상살이 [3] | 이수 | 2013.10.07 | 2016 |
393 | 시인의 물리학 [2] | idgie | 2013.10.08 | 2097 |
392 | 나의 꿈 이야기 [8] | 선한이웃 | 2013.10.21 | 2310 |
» | [새로운시작1] 가난한 사랑의 노래 - 신경림. [4] | 햇빛처럼 | 2013.10.21 | 2358 |
390 | [새로운시작2]스며드는 것 - 안도현 [1] | 햇빛처럼 | 2013.10.21 | 27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