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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2일 11시 58분 등록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어떤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달인’이 하는 일은 족발 요리, 명품 수선, 진학 지도, 중매 등 매우 다양하다. 이 세상에서 족발을 만드는 이가 수백명이 넘지만, 달인의 경지에 오르는 사람은 극소수다. 왜일까? 그저 그런 수준으로 일하는 사람과 일을 월등히 잘하는 사람의 차이는 뭘까?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 보지 않았을까?

 

답은 ‘심층훈련(Deep Practice)’이다. 심층훈련은 버거운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특정 패턴의 연습을 반복하되, 실수와 교정에 집중하는 훈련 방식이다. 심층훈련은 효율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효율성은 심층훈련의 적이다. 이 훈련의 핵심은 연습 속도가 아니라 연습의 질이기 때문이다. 빨리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달인은 효율성을 포기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달인을 지향하는 사람은 효율성이 뭔지 알고, 그렇게 할 수 있음에도 효율성을 버린다. 왜냐하면 효율성으로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없고, 효율성 향상에 치중하는 훈련으로는 한 분야의 대가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층훈련은 일종의 역설이다. 심층훈련은 효율성을 따르지 않지만, 효율성은 심층연습에서 나온다. 심층훈련을 깊이 있게 다룬 <탤런트 코드>의 저자 대니얼 코일이 지적한 것처럼, 이 훈련은 우리가 피하고 싶어 하는 실수를 포착해서 그것을 실력으로 바꾼다. 다시 말해 실수를 더 많이 허용하고 끈질기게 교정할수록 능력이 커지고 기술은 우아해진다. 훈련 과정에서 실수와 교정을 많이 할수록 실전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다.

심층훈련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역설은 속도다. 실수를 반성하고 바로 잡기 위해서는 연습 속도를 늦춰야 한다. 방을 어지르는 데는 몇 분이면 충분하지만, 제대로 다시 정돈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다. 교정에 시간을 쏟으며 연습할수록 실전에서는 점점 더 민첩해질 수 있다.

 

또 심층훈련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연습이 아니다. 버거운 목표를 정해서 많이 실수하고, 속도를 늦춰 결점을 바로잡는 과정의 반복은 고민과 땀으로 가득하다. 다른 훈련 방식에 견줘 노력과 시간을 배로 쏟아야 한다. 그래서 대니얼 코일은 심층훈련에서 열정과 끈기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한다. 한 분야의 달인이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선 1만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른바 ‘1만시간의 법칙’이다. 심층훈련은 1만시간의 법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1만시간의 법칙이 어떤 일에서 달인이 되는 데 필요한 연습 시간을 말해준다면, 심층훈련은 1만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홍승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kmc19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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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이름으로 한겨레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열번째 칼럼이 10월 22일자에 실렸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working/6079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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