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좋은

함께

여러분들이

2013년 10월 25일 04시 36분 등록

글을 쓰기에 앞서 먼저 언급할 것이 있다. 나는 책을 읽고 서평을 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인상적인 구절은 기록해 둔다. 그건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서평을 쓰려는 이유에 대해 말해야겠다.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콘텐츠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이 책 저자의 홈페이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에 깊은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가 올해 4월에 돌아가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세히는 설명할 수 없지만 그의 부재 이후 홈페이지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가 살아계실 때 그곳은 깊은 감명을 주는 공간이었다. 나에게는 완벽히 차별화 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점을 잘 느낄 수 없어 나부터 콘텐츠 창출로 그곳의 차별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하여 “이 곳에만 있는 무엇” 즉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한 차별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제 그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곳의 차별화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 그에 앞서 변화경영연구소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자아경영과 변화에 대한 매우 훌륭한 유산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인간의 삶 자체가 변화이고, 우리는 매일 자신을 재창조해 나가고 있다. 지식 사회라 불리는 21세기와 더없이 잘 어울리는 홈페이지다. 그런 곳이 그의 부재로 방향을 잃어가는 게 싫었다. 그래서 그의 영향을 받고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었다. 앞으로는 이것이 당분간 그곳의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뒤를 잇는 훌륭한 인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글이 길어지지만 한 마디만 더 하고 책 얘기로 들어가야겠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에 대해서 얘기해 본다. 내 직업은 시사 주간지를 영업하는 일이다. 마케팅의 일종으로 봐도 된다. 회사에서 근무하다보면 좀 더 일을 잘 하기 위해 연구를 하게 된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가 쓴 칼럼들을 읽곤 했다.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경영, 직장인의 스승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내다 올해 우연히 예전에 한 번 읽었던 그의 책을 몇 권 다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위에 이야기한대로 그의 홈페이지에 대한 관심이 깊이 생겨 콘텐츠를 창출하기로 마음을 먹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서두가 길었다. 그가 왜 이 책을 쓰고자했는지부터 살펴보자. 그러니까 2007년에 그의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을 했다. 그 때만 해도 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한 해 지나 그가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이란 책을 그곳 연구원들에게 소개하면서부터였다. 그러고 보니 그 전에도 같은 저자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이야기했었다. 어찌 되었든 본격적으로 이야기 된 것은 2008년 <신화의 힘>이란 책에서부터였다. 이 책에도 오디세우스의 모험 이야기가 다뤄졌듯 그의 신화에 대한 탐험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내가 아는 부분은 여기까지고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그는 ‘신화 경영’으로 이 책을 풀어가고 있다. “개인의 무의식 속 원초적 욕망과 억제된 사회적 질서 사이의 끈질긴 다툼을 새로운 차원의 인간 에너지로 만들어보려”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읽어온 신화 관련 책을 빌어서 말이다. 책 속의 또 한 구절을 더 보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이야기들, ‘유치하고 기괴하며 비도덕적이지만 꽃처럼 피어나는 그 솔직함과 진실함 앞에 기만에 찬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얼굴을 붉히도록’ 만드는 이야기들을 채집하여 들려주려 했다.”라고 에필로그에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붉어지는지 살펴보자. 나는 몇 부분에서 얼굴이 붉어졌고 그런 스스로를 계속 주시하게 됐다.

 

이 책에는 스물아홉 가지의 신화 속 주인공 이야기가 나온다. 끌리는 내용이 많았지만 가장 관심이 갔던 하나의 이야기만 보자. 오디세우스 일행에게 눈을 빼앗기게 되는 거인족 키클롭스의 폴리페모스를 빌어 이야기 하는 ‘시선경영’에 대한 부분이다. 폴리페모스는 눈이 하나 밖에 없어 상대를 배려할 수 없고, 자신을 성찰할 수도 없다. 그런 그는 자신의 욕망 밖에 살필 수 없어 짝사랑하는 이를 불행에 빠트리기도 한다. 저자는 말한다. 자기경영이란 두 개의 시선을 갖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사물을 살피고 이를 균형 있게 통섭해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많이 부족한 부분이라 이 내용에 가장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해당 분야 전공자도 아닌 저자의 방대한 신화에 대한 이해다. 나아가 연관된 책에 대한 주석도 매우 정곡을 찔렀다. 저자는 평소에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는 ‘묵식심융’이란 말을 좋아하고 강조했다. 책을 읽는 분들은 느끼게 되겠지만 그 말의 참뜻을 알게 된다. 그만큼 깊이 있게 체화를 한 후에 글로 써내는 경지를 만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에 짧게 줄여 정리해 놓은 구절들이다. 그런 부분을 보며 저자의 놀라운 균형 능력을 알 수 있게 된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하고, 그런 균형 감각을 체득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매력은 스스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게 한다. 들려주는 신화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해도 말이다. 이 책은 저자의 평소 모습과도 닮은 매우 품격 있는 신화 경영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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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6 10:23:34 *.97.72.143

웅아,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이 한마디면 될듯하네. 고맙고 감사하다! 사부님께서 그대로하여 이토록 간절한 영감으로 분연히 일어서게해 주시고, 더불어 우리도 그와 같이 깨어나게 하시는가 보다. 빛 바래지 않은 웅이의 샘솟는 열망 앞에 부끄러움 느끼며 다시 용기 내어보리. 가을 볕이 좋다. 따스하다. 그대 떨리는 마음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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