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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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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4일 10시 26분 등록
어제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다녀왔습니다. 파주로 이사온지 벌써 3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헤이리 예술마을은 참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처음 파주로 이사했던 3년 전, 헤이리 예술마을을 주말이면 자주 찾았습니다.  진기한 볼꺼리들과 어린이를 위한 테마파크에 제 자녀들을 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놀이동산도 한철이더군요.

이번 주말 동안 회사일 마무리 해야 할 것도 있고 연구원 과제물도 작성하려니 뒷목부터 뻐근해지더군요. 노트북과 서류와 책을 주섬주섬 가방에 챙겨넣고 늘 찾던 집 근처 카페를 향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던 제 마음이 속삭이더군요. '떠나세요!'. 그래서 워크숍 답사 겸 새롭게 일할 공간을 찾아 헤이리로 향했습니다.

참 오랜 만에 헤이리를 찾았습니다. 지난 봄  은세공 집에서 은반지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Amor Fati'라는 글귀를 새겨서 아내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제 가슴속에 온통 사부님을 떠나보낸 슬픔만 가득찬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사부님 생각하면서 9기 연구원 시작하던 무렵이었으니 슬픔과 각오를 담고 싶은 마음에 그런 글귀를 새겼던 것 같습니다.

지난 봄에 찾은 헤이리가 아내를 위한 은반지를 만들며 제 가슴속 슬픔을 위로하고 또 새로운 모험을 각오하던 공간이었다면, 어제 찾은 헤이리는 달랐습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스타게이트 같은 체험이었다고 할까요?

저는 이번 11월 워크숍 때 묵을 팬션을 돌아보고는 한길사 북카페 '포레스타'를 찾았습니다. 책이 가득 꼽힌 북카페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멋진 공간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특히 사무실 처럼 단순한 패턴의 건물 구조에 익숙하던 저에게 이곳은 놀라움이었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비스듬한 복도를 최대한 길게 연장하여 책을 가득 전시하였습니다. 또한 메인 카페 홀의 천장은 높고 사방을 통유리로 둘렀습니다. 카페에 앉아 차 한잔이라도 마시고 있으면 통유리를 통해 외부의 전경과 내부의 카페 공간 사이 경계가 사라지는 체험에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됩니다.

무엇보다 공간마다 책으로 가득 메웠습니다. 동서양의 모든 지식과 지혜로 가득했습니다. 활자 뿐만 명화와 음악에 관한 양서들도 가득합니다. 카페를 크게 둘러보는면서 책 제목만 훑어 보아도 지난 40년간 저에게 입력되었던 모든 텍스트와 기호들이 재구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카페 1층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셨습니다. 카페인이 공급되자 머리가 명쾌하게 살아났습니다. 노트북을 켜고 가방속에서 한 뭉큼 서류뭉치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한가닥씩 풀어보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모르겠습니다.. 지난 며칠동안 소화불량에 근육통까지 일으키던 회사 과제 한가지를 제법 해결하였습니다.

책과 단풍과 낙엽, 그리고 커피향과 디자인을 한껏 살린 공간을 찾으시는지요?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추천합니다. 저는 한동안 주말이면 헤이리 카페를 찾을 것 같습니다. 헤이리에 함께 갈 길벗을 찾으신다면 저를 불러 주십시오.
IP *.62.18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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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7 11:32:33 *.216.38.13

형선씨- 파주 헤이리에서 11월 수업을 위한 답사와 더불어 특별히 시간 내 주신것 감사드립니다. 형선씨의 낭만이 느껴지는 칼럼도 잘 읽었구요.

 

그런데, 칼럼과 관련해서 한가지 사부님께서 하신 말씀을 인용합니다.  참고하시면 다음 칼럼 쓰실 때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 칼럼의 주제는 반드시 그 주에 읽은 책의 주제 범위 내에 있되, 자신의 관심사와 필히 연결되어야 합니다. 책을 읽고 칼럼을 쓰면서도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모색이 필수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이 칼럼이 모여 두 번째 해에 써야할 책의 기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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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8 21:01:59 *.62.169.70
댓글 감사합니다. 읽은 책과 연결시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디자인과 우뇌, 감성을 자극하면서 창의력과 문제해결이 가능했다는 내용을 쓰고 싶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표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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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9 19:29:40 *.206.95.91

형선씨-! 바로 그거네요! 제가 형선씨의 댓글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하고 쳤습니다. 디자인과 우뇌, 감성을 자극하면서 창의력과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메세지..! 바로 그 점이랑 연결시키면 사부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잘 익은 칼럼이 될 것 같습니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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