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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9일 09시 10분 등록

한때는 싸우지 않는 것이 최고 인줄 알았습니다. 결혼한지 일년쯤 되었을 때 아는 회사 사장님과 출장을 같이 가게 되었는데 결혼하고 한번도 싸우지 않았다고 자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싸우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제가 어리석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싸우지 않는 것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힘든 갈등상황을 대면하지 못하고 도망가려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싸울일이 있으면 싸우되 잘 싸우는 방법을 고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또 실수를 반복하였습니다.

 

 4살 차이가 나는 아이들이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자매가 싸우면 안된다고 큰애에게는 언니가 참아야지라고 야단을 치고 작은애에게는 언니 말을 잘들어야지 하는 식으로 야단을 쳤었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싸우기는 싸우되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해서만(예를들면 물리력을 동원한 폭력을 사용하지는 못하게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정 싸우는 것이 귀에 거슬릴 때는 그냥 그만하라고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두번의 잘못은 하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어떨때 보면 금방 원수같이 싸우다가도 금방 또 헤헤 거리며 노는 것이 신기합니다. 아이들이 싸운다는 것은 서로가 원하는 바가 다른 것이며 싸우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큰아이가 수술하고 수술부위에 문제가 생길까봐 한참을 따로 따로 잤습니다. 그런데 그제 작은아이가 언니하고 자겠다고 해서 같이 들어가서 자게 했는데 얼마뒤에 아내가 들어가 보니 손을 꼭 잡고 자고 있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두 아이가 싸울 때가 자주 있기는 하지만

그 근본은 서로의 손을 맞잡아주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신들이 보지 못한 이 순간을 기억해 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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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10.1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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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2 10:02:47 *.217.46.207

햇빛처럼님의 아이들이 제게도 배울 점을 주네요.

서로 다투다가도 금새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 신기해요.

저도 동생과 가끔 싸우는데 그 후에는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달까요 그런 좋은 점이 따를 때가 있더라구요.

햇빛처럼님의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잘 자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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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3 14:54:44 *.10.141.89

먼저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각자의 "욕심"이 있기 때문에 갈등상황은 필연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갈등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갈등을 잘 풀어나가는 것 그러면서 또 배우는 것이 사는 재미 아닐까 해요.

 

어떤 시에서 유독 향기가 나는 나무가 있어 보니 상처가 많은 나무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의 미숙함으로 인하여 만들어진 상처가 나에게 상대에게 더 많은 향기를 품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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