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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일 09시 41분 등록
별주부 타령
이소형 글/ 김영숙 그림/ 삐아제 어린이 출판


예술성이 돋보이는 우리문화 판소리를 모든 시리즈 중의 일부로 보인다.

#1. 책을 읽게 된 이유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수궁가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다. 
1) 우리나라의 이야기들 중에 유명한 이야기는 어떤 형식으로 구성되는지, 
2) 어느 장면이 그림으로 그려지는지가 궁금해서 집어들었다. 

수궁가 시리즈를 그려보기 위한 자료 조사인 셈이다.  수궁가를 선택한 이유는 사람이 아닌 동물이 주로 나온다는 점에서 그림을 재미나게 그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같은 이야기가  작가마다 삽화가마다 다르게 구성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수궁가(별주부전)을 여러편 볼 예정이다. 이야기 속의 특정장면은 그림으로 많이 그려지기도 하고, 또 어떤 장면은 거의 그려지지 않기도 한다. 왜 그러한지 알고 싶다. 동화를 구상 중인데 꼭 그림으로 그려서 전달해야 하는 것이 있는지 찾고 싶다.

#2. 이야기의 구성
이번에 본 별주부 타령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내용 /그림장면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용왕이 병이 듦. / 용왕이 침상에 누워있음 
2. 의원이 진찰하고 토끼의 간을 먹어야 살수 있다고 전함 / 진맥 장면
3. 용왕이 토끼를 잡아오라 명령함 / 용왕의 지시와 용궁신하들이 모여 있는 장면
4. 토끼의 외모 묘사 / 토끼의 외로를 그린 두루마리를 펼친 그림
5. 별주부가 파견되고 길짐승들의 상좌 다툼 장면 묘사 / 길짐승의 회의 장면
6. 토선생과 별주부 면담 / 토끼와 별주부 만남
7. 별주부가 수국에서 훈령대장감이라고 관직으로 토끼를 꾀어냄 / 토끼가 별주부의 말에 혹하는 장면
8. 말리는 길짐승과 별주와 함께 용궁으로 가는 토끼 / 별주부를 타고 용궁으로 가는 토끼, 물결묘사
9. 별주부는 토끼를 안심시키기 위해 앞으로 있을 일을 거짓으로 일러줌/용궁의 모습 묘사
10. 토끼를 생포함 / 용왕 앞 토끼가 묶인 모습
11. 토끼 간이 없다고 용왕에게 거짓을 고함/토끼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용왕, 토끼 뱃속의 모습
12. 거짓으로 큰소리 치는 토끼 / 배를 갈라보라고 드러누운 토끼
13. 콧노래를 부르며 육지로 가는 토끼/콧노래를 부르며 육지로 가는 토끼
14. 육지에 닿아 별주부를 핀잔주고 떠나는 토끼/ 달아나는 토끼와 그걸 바라보는 별주부
15. 이야기의 마무리. 토끼의 꾀를 칭송하는 판소리꾼의 말/우는 별주부, 드러누워 한가한 토끼

책을 펼치면 그림 약간의 내용 전개와 1,2개의 구성을 2페이지에 걸쳐서 담고 있다.  이책은 15장의 그림구성으로 되어 있는 셈이다. 어떤 페이지에는 2개의 그림이 들어간 경우도 있다.

#3. 이야기 구성, 말투의 특징
이 책은 노래극 판소리를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어서. 말투가 판소리에서 따온 것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다. 
고어체 말투를 그대로 쓰고 있다. 이는 별주부전에 나오는 말투로 보인다. 
내용중에 큰글씨로 나온 부분이 몇 군데 있는데, 이것은 어떤 것을 골라서 했는지 궁금하다. 다른 별주부전을 읽어야 할 듯 하다. 이 부분은 판소리의 특정 장단이 들어간 부분인지, 아니면 이야기상 고조되는 부분인지, 아이들이 흥미를 끌만한 부분을 선정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큰글씨 부분은 
1) 토끼의 외모 묘사
"귀는 쫑긋,
눈은 부리부리,
허리는 잘록,
꽁지는 뎅강!"
2) 별주부와 토선생의 안면 트기 장면
"저기 섰는 게 토 선생 아니시오?"
"거 누가 날 찾나?"
"난 수국에 사는 별주부 자라라 하오."
3) 여우가 토끼를 말리는 부분
"죽으려고 가느냐?"
4)용왕 앞에 선 토끼에게 용왕이 하는 말
"네 간이 으뜸이라고 하여 너를 잡아오게 하였느니라."
5) 토끼의 거짓말 부분
"허나, 내 배 속에는 간이 없소이다."

이렇게 큰 글씨로 씌여진 부분은 아이들을 어떻게 읽을까? 보통 만화를 많이 본 사람들은, 아니 꼭 만화를 많이 보지 않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글씨'를 읽을 때, '크게 소리내어 읽거나' 다른 부분보다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큰 소리로 읽어야 할 부분만을 고른 것 같지는 않고, 주의 집중할 부분인 듯 보인다. 특히나 여우가 말리는 부분은 내용상 토끼가 앞으로 겪게 될  위험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이야기의 스포일러 부분이라  여겨지며 이 책을 여러번 볼 때(한번 보고 다시 되돌이표로 볼 때) 주요부분으로 인지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큰글씨로 나와 있어서)
다른 부분들은 내용상으로 중요하며, 기억해 두었다가 따라하는 맛이 있는 재미난 부분이다.

#4. 이야기의 결말
이 이야기는 예전에 보던 다른 이야기와는 다르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별주부가 슬퍼하여 산신령인지 무엇인지 하여간 신령스런 존재가 나타나 별주부의 충성을 치하하고 토끼의 간 대신에 용왕을 구할 산삼을 전해준다는 결말인데, 이 책은 별주부는 울고, 토끼는 달아니는 결말을 채택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별주부타령을 감안할 때, 이런 결말로 끝나지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이들 이야기책에 ㅇ런식으로 끝을 내는 것이 내게는 매우 흥미로운데, 어떤 것을 채택했는지 궁금하고, 이런 결말을 채택한 이유 또한 궁금하다. 
게다가 이런 결말이어서 매우 인상적이다. 
맨 뒤페이지의 결말 부분을 옮기면 이러하다.
'그 뒤야 뉘 알쏘냐!
산속으로 들어간 토끼가 어찌 되었는지,
용궁으로 돌아간 별주부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그 누구도 모르는 게 세상 사는 이치인걸.'
아이들 책에, 이런 대목으로 끝을 내는 것이, 어른들이 세상사는 관점을 보여주는 것 같고, 별주부전이 전하는 주제를 잘 전달하는 결말이라 무척 마음에 든다. 

#5. 그림 특징
목각 채색판화를 기본으로 하고, 강조하는 부분에 색의 보완작업을 디지털 작업한 듯 보인다.  이야기를 충실하게 전하는  설명하는 그림이다.
인상적인 그림은 토끼가 별주의 꾐에 넘어가는 장면으로 토끼의 귀는 커다랗게 별주부는 토끼 귀에 바짝 붙은 작은 모습으로 표현한 것과 후반부에 별주부를 타고 다시 육지로 가는 토끼가 콧노래를 부르며 가는 장면이다. 
용궁의 전경을 보여주는 장면은 한눈에 크게 색색으로 보여주는데, 영화 Far and Away에서 주인공이 말을 달리다 작은 둔덕을 넘어서 올라섰을 때, 커다란 평원에서 확트인 것 때문에 시원하면서도 새 세상에 대한 감정이 고조되는 것처럼 보는 순간, 용궁이 환상적으로 보였다. 토끼가 그 순간 그런 심정이었을까? 이 장면은 그림책에서는 (그림으로는) 빠지면 안된느 장면인 듯 하다. 나중에 나도 수궁가(별주부전)을 그린다면 용궁을 환상적으로 묘사하고 싶다. 

이 책의 그림 중에 눈여겨 본 것으로는 용궁신하들의 모습과 동물들 회의 장면의 동물 묘사 부분이다. 
물고기들을 인간(신하)처럼 묘사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나라면 이들을 어찌 표현할 것인가? 물고기에 옷을 입혔다. 옷을 다 입힌 것은 아니자만 모두 머리에 관직에 해당하는 모자를 썼고, 물고기들이 동물들이 일어선 것처럼 모두 서 있다. 12지신상처럼 동물 얼굴에 사람 몸통을 하고 옷을 입힌다는 식의 표현을 한다면 이런 모습이 될까?
육지동물들이 관직을 놓고  회의하는 장면의 묘사는 이들은 머리부분만을 강조했고 몸통은 일부만 노출시켰다. 육지 동물들은 동물처럼 그렸다. 이들은 옷을 입고 있지 않다. 다만 토끼가 뒷발로 섰고, 여우가 뒷발로 섰다. 물론 자라도 뒷발로 섰다. 의인화한 동물들은 모두 서 있다.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 사람의 형상은 용왕과 의원이다. 의원이 진짜 사람으로 나오는 지 이야기 원본을 찾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전에 들었던 수궁가에는 토끼 눈이 빨갛다하는 대목이 있었다. 엄청나게 큰 특징이라 여겨지는데, 이 책은 그 점을 넣지 않았다. 
또한 어느 책에서는 의원이 일어주는 대로 토끼를 그리다보니 주요 특징들만 넣었을 뿐 전체가 조화롭지 않은 괴물같은 모습을 그렸었다. 그 모습을 보고 물밖으로 나와보지 않은 물속 동물(물고기들)은 그렇게 상상할 수도 있겠구나 했었다. 그런데, 여기 이 책에서는 그런 재미난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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