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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9일 10시 14분 등록
오크
-알프레드 테니슨-


그대들 인생을
젊어서나 늙어서나
저 오크처럼 살아라
 
봄철에는 영롱하게
생동하는 금처럼
여름철엔 풍성하게
 
그리고 가을이 되면
더 가을답게
취기에서 깨어난
해맑은 금이 되라
 
겨울이 되면
모든 잎은
드디어 낙엽 으로
지지만
보라!
늠름히 서있는
저 우람한 덩치와 가지
발가벗은 저 힘을
 

윤석철 교수님의 저서 '생의 정도'를 읽었습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과 경영학까지 두루 아울러 인생을 살아가는 원리를 담아내신 역작입니다. 무엇보다 간결한 문체로 주제를 전달하시는 힘이 놀랍습니다.

책 181페이지에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오크'라는 시가 나옵니다. 참나무와 비슷하지만 좀 다른 나무라고 합니다. 테니슨 시인은 60대 이후의 삶은 마치 잎을 모두 벗어버린 나목이 가진 힘, '나력'을 보여준다고 노래합니다. 윤석철 교수님은 '나력'이야 말로 '순가치'를 나타내는 철학적 의미라고 강조하십니다. 사람도 지위 관직을 모두 벗은 이후 받는 평가가 '순가치'이며 '나력'이라는 말씀이지요.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집니다.

저는 지금 40대를 시작합니다. 60대가 벌거벗은 겨울 나목이라면 이제 40대로 진입하는 저는 아마도 이제 여름을 한창 지나고 있는 나무일 겁니다. 40대라는 나이는 가을을 준비하는 여름 나무일 겁니다. 봄의 취기에서 깨어나 여름의 성장통을 겪는 나무일 겁니다. 뜨거운 태양과 이따금씩 쏟아지는 소나기를 온 몸으로 맞으며 잎과 가지를 키워내는 시절일 겁니다.

불타는 태양의 메마른 햇볕에 군데군데 껍질이 갈라지기도 합니다. 가지가 하늘을 향해 더 높게 자랄 수록 수분을 공급하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하늘로 또 세상으로 뻗어가는 가지는 곧잘 통증을 느낍니다. 성장하는 데 따라오는 당연한 통증입니다. 무르고 여린 가지가 단단하고 여문 가지로 변해가는 통증일 겁니다. 통증 덕에 나무는 점점 더 성장합니다. 통증을 받아들일 때 성장도 가능할 것입니다.

여름이 가을로 변할 그 때를 잘 준비하고 싶습니다. 금빛 낙옆으로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으며 겨울나무로 멋지게 변신하고 싶습니다. 잎사귀 뒤로 감춰진 맨몸뚱이를 드러내야 할 그 때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통증도 받아들여 보겠습니다.
IP *.62.162.108

프로필 이미지
2013.12.10 13:47:18 *.50.65.2

"통증을 받아들일 때 성장도 가능하다"

통증없는 성장은 없다 는 의미네.


나도 나목을 읽으면서

발가벗은 힘.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힘이 부러웠다네.

아이들을 키울때, 아이가 아프고 나면 훌쩍 성장한다는 옛어른들의 말씀을 실감한다네.

우리도 

통증을 겪을때마다 훌~~쩍 성장했으면 싶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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