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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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8. 현실과 경영 --- ‘현실이라는 대지’에 깊숙이 뿌리내리는 정공법 |
1. 가치와 원칙을 지키는 우량주 - 철수 오빠를 부탁해~!
2. 목점함수는 인간 한계를 확장 시킨다 - 잘 살아보세...
3. 어떤 작가가 될 것인가 -트렌드에 올라타서 야들야들 생기를 올려라
4.
* * * * *
*
신나게 글을 쓰다 갑자기 ‘끼익~’ 글을 멈추게 된다.
‘절필(絶筆).... 도대체 내 글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거야?’
마구 토해 내듯 홀로 쏟아내는 거친 글쓰기는 자유롭다. 일기처럼 누구에게 보일 요량도 아니고 그저 그 순간 스멀스멀 올라오는 내면의 신호들을 열 손가락으로 자판 쿡쿡 찍어 하얀 A4 종이에 쫙 뽑아내면 그것이 바로 그 순간의 내 모습이다.
나의 내면을 A4로 규격화하여 책장 어딘가에 던져둔다. 그리고 한 1주일 지나서 다시 읽어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내 억눌린 욕구들이 별의 별 잡스런 감정들을 동원하여 성토대회하며 자신을 챙겨줄 것을 왕왕 외쳐댄다.
‘그래, 챙겨주마 챙겨줄게...’
그건 그래도 조금 쉽다. 내 감정 살피고 내 욕구 알아내어 나를 찾아가는 것. 오직 내가 내 내면의 주인이니까. 들여다보면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책을 내어 자신의 이야기로 세상과 소통하기를 결심한 사람은 그 이상의 능력이 필요하다. 울퉁불퉁한 세상의 트렌드를 그때 그때 민첩하게 읽어낼 줄 알아야 하고 사람들 가슴을 촉촉이 적셔내는 남과 다른 차별적인 입담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나는 ‘끼익~’ 브레이크를 밟고 쓰던 글을 멈췄다.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본다. 세상 트렌드를 알려주는 화살표에 나는 잘 올라타고 있는가?
내일 말고 오늘을, 야들야들 윤기 나고 생기 있게 살려내는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유쾌하고 재미나서 술술술 잘 읽히는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지지리 궁상떨며 분노하는 아프고 슬픈 여자 이야기가 아니라, 반전 있는 통쾌 발랄한 살아있는 여자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여자를 보기 위해 남자도 보고 세상도 보고 세상 속 관계도 들여다보고....
어차피 하나의 이야기다. 작은 이야기로 끄집어내든 통 크게 이야기를 시작하든 이야기는 하나로 연결돼 돌고 돈다.
세상사 정치 이야기든, 한 여자의 하루 일상이든 간에 어떤 하나(컨셉)를 잡고 졸졸졸 줄을 당기면 한 뭉치의 ‘세상이라는 털실 실타래’는 슬슬슬 풀어지며 다양한 모양의 뜨개 옷을 지어낸다. 작가는 커다란 대 바늘 둘에 실을 엮어 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타래는 아프리카 뜨거운 태양 아래 어린 생명을 유지하는 아이의 머리에 씌워 줄 빨간 모자가 되기도 하고 출근 길 우리 남편 따뜻하게 감싸줄 머플러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들 힘든 시련 속에서도 평생 마주 잡을 용기와 열정을 부여하는 커플 장갑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세상 트렌드에 맞는 방향으로 길을 내고 나만의 차별적인 컨셉을 어떻게 잡고 갈 것인가?
어제는 신나게 글 쓰며 희망찼던 내가 오늘은 절필하며 두려워지는 순간이다. 막막하다. 세상은 점점 거대해 보이고 나는 점점 작아져 보인다. 무당은 미친 듯 작두 타며 신을 불러야 하고 작가는 왼쪽 심장을 ' 바운스~ 바운스~' 벌겋게 달구며 세상과 공감해야 한다. 아니, 그런 공감력이 있어야 한다. 단지 나의 이야기만 풀어놓는 것은 작가적 글쓰기가 아니다. 개인 일기일 뿐이다. 공감을 불려 일으키고 보편성을 지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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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을 달군 서점가의 올해의 책들을 훑어본다.
철학자 강신주가 '다상담'을 외치며 지금 나의 현실적 화두를 동서양의 철학으로 아주 쉽게, 그러나 열정적으로 풀어낸다.
법륜 스님이 인생사를 꿰뚫으며 인간 고통에 대한 즉문즉설을 죽비를 들고 탁탁 내려친다.
폴란드 태생의 영국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유동성'과 '고독'을 들고 나오며 현대사회의 속성과 삶의 양태를 진단한다. 그리고 무섭게도 '인종학살'과 같은 세상의 악은 고도화된 문명, 합리적 이성의 시대인 현대가 낳은 '현대성'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학살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현대의 삶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어두움에는 빛 처방이 필요하다.
'빛 광'자를 꺼내들고 더욱 빛을 밝게 하리라.
본디 어두움은 없는 것이니, 빛이 사라지면 곧 어두움이니.
2014년, 현대를 살아가는 나는 한번더 돌아보고 통찰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야 한다.
세상과 말걸기 하려면 훅 뿜어 낼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잔잔히 녹여낼 인간미 넘치는 따뜻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악의 꽃들이 번식해 와도 꿋꿋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나와 세상을 지켜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가끔은 홀딱 벗고 스트립쇼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왜 내가 이것을 하려고 하는가?
결국은 돌아보면 내 안의 욕구가 나를 충동질하며 부추긴다.
문화 권력욕인가? 센 공감 일으키는 이야기꾼 되고픈?
나는 힘들 때나 좋을 때나
유쾌함과 건강함을 잃지 않고 세상 사람들이 다함께 야들야들 윤기 나게 살아날 수 있도록 힘이 되는 '살림'의 작가가 되고프다. '살림 액션이스트' 작가쯤으로 이름을 붙여볼까?
내가 제대로 소통하며 나의 소명을 다하는 작가가 될 수 있을지는............. 의심하지 마라!!!
어쩔 건가?
이미 그러려고 작심하고 이 길을 들어섰다.
의심 없이 믿고 밀고 나가야 '진짜 멋진 여자이자 작가’가 아닐까.
***
나에게는 ‘내 마음 속 예비 독자 한 명’이 이미 선정 되어 있다.
지난 토요일 그 여자를 만났다. 책읽기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나를 통해 변경연을 알게 되었다.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다.
가끔씩 홈페이지 게시판 여기저기를 열어보며 나의 글도 챙겨 읽어주는 그 여자.
어쩌면 미래의 내 맹렬 독자가 될 지도 모를 '예비 독자 1호'다.
나는 일단 그녀 눈을 확~ 끌어 들이는 글쓰기를 해야 할 것이다. 한 명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두 명이 공감하고 세 명이 공감할 수 있다. 내 글에 관심 갖고 읽어주는 그녀가 있어 기쁘다. 그녀가 대구에서 일산으로 곧 이사를 온다. 나는 그녀를 극진히 대우할 생각이다.
(물심양면*^^*)
내 마음 속 예비 독자 1호여~
이 글을 보고 있는가?
어쨌든 간에 나는 그대의 공감을 얻어 낼 것이니...
나는 오늘도 같은 여자의 마음을 톡톡 두드리고픈 나만의 빛깔의 글쓰기을 고민한다.
2013년 12월 16일 서은경 쓰다
언니.. 저두 언니의 예비 열혈 독자 2호로 등록해주세요!
병칸선배님 말씀대로 제 생각에도 언니가 우리 중에 1빠로 책 내실 거 같아요.
그리고 언니의 글은 유쾌+통쾌+상쾌하게 읽는 재미가 있다는!!
"세상과 말걸기 하려면 훅 뿜어 낼 수 있는 내면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잔잔히 녹여낼 인간미 넘치는 따뜻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악의 꽃들이 번식해 와도 꿋꿋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나와 세상을 지켜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가끔은 홀딱 벗고 스트립쇼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
이 부분 너무나 맘에 드는 '내 마음을 무찔러오는 글귀'에요!!!
언니 앞으로도 멋진 글 기대할게요~^^*
언니의 영원한 열혈 독자
지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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