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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여자들 2 –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우리집에 꼬마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트리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리던 침례교회 톱밥난로 옆에만 있었던 귀한 물건이었는데 요즘은 가게들에 많고 특히 백화점 것이 고급스럽다. 나는 비닐 트리보다 살아있는 나무를 좋아한다. 보석반지처럼 새빨간 열매가 40개쯤 달린 천냥금과 붉은 단풍이 든 남천, 설원의 하얀 북극곰이 등을 긁어대는 침엽수림처럼 생긴 싱그런 그린 색의 율마를 한 그루 들였다. 테레비로 종일 특선 영화를 보면서 아무 일 없이 보내던 크리스마스. 어릴 적 은밀한 로망은 우리집에도 트리가 있고, 만찬 식탁이 있는 집에 초대받고, 느닷없는 선물을 받는 거였다. 결과에 상관없이 매년 새롭게 갱신하던 기대가 사라진 때가 바로 나의 피양육기가 끝난 시점이리라.
어제 가위와 풀을 꺼내 공작 좀 했다. 오너먼트와 가렌드를 달았다. 오너먼트 만드는 3단계는 이렇다. 그린과 레드 색종이, 캐릭터가 그려진 알록달록한 종이로 동그라미를 6개 오려서 반 접어서 풀칠을 한다. 반짇고리 색실을 꼬아 넣는다. 매단다. 끝. 나는 스투키에 매달았다. 아기모빌처럼 달랑거리며 빙글빙글 돈다. 가렌드는 오늘 익은 대봉감 홍시를 먹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방문에다가 달았다. 티벳 깃발 룽따(風馬)를 볼 때처럼 마음을 붕 뜨게 만든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책의 별책부록이다.
그는 집들이를 안해서 지금 준다면서 봄여름가을을 묵은 결혼 선물을 퇴근 길에 받아 왔다. 열어 보니 두껑이 달린 부부찻잔이다. 눈길 닿는 맞은 편에 꺼내놓고 눈으로 수시로 쓰다듬고 어루만진다. 기도 항아리로 쓰면 어떨까. 손잡이가 달린 라탄바구니 한 개를 그 옆에 가져다 놓았다. 풍요의 뿔처럼 저기다 선물을 모았다가 이런 저런 모임에서 나누는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주로 내가 받은 선물을 사유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꼭꼭 씹어먹듯 한참동안 뜯지 않고 놓아둔다. 선물은 받을 때나 할 때나 즐겁지만 선물을 준비하는 기쁨도 만만치 않구나.
새벽마다 출근 전에 쓰는 꼭지들이 모여 이루어질 내 첫 책이 나에게, 그리고 다른 여자들에게 선물이 되길 바란다. 지금 9살, 3살인 안동의 조카딸들이 자라서 결혼할 때가 되어 고모가 쓴 책이라며 주어도 부끄럽지 않은 책이 되면 좋겠다. 어제 전화를 거니까 9살 수현이는 목욕탕 욕조에 물을 받아서 혼자 들여보내도 씻고 나올 수 있다며 인제 다 컸다고 올케가 섭섭해 했다. 3살 나윤이는 기저귀를 뗐다며 ‘인제 사람 됐어요’ 말했다. 올케는 낮잠을 자고 나온 작은딸에게 간식을 주고 있었다. 마트에 식구들이 쇼핑을 가서도 인제 기저귀를 카트에 담지 않겠구나.
통과의례로서의 결혼의 의미를 신화에서 찾는 이 책을 쓰면서 나는 결혼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통과하며 스미고 적응해가리라. 비상약을 지니듯 어떤 지침을 얻기를 바란다. 일평생 중에 오직 지금 시기에만 만들 수 있는 책이리라. 예전에는 결혼하기 전에 이불을 꿰매고 옷을 짓던 것처럼 이야기책을 필사해서 가져갔다고 했다. 그걸 지금 만든다고 나를 탓하지는 않으리라. 결혼하고서 연애를 시작한 사람들처럼 결혼하고서 하나씩 살림을 만들어 가는 건데 뭐 어떻냐? 혼수 결혼 이야기 책을 오늘 한 페이지 쓰리라.
율마트리에 달린 빨간 방울의 JOY 글자에 눈을 둔 채 서울역 쪽으로 귀를 기울여본다. 수건을 삶는 보글 소리, 매번 안 곤다고 우기는 코고는 소리가 모든 새벽성을 가린다. 계속 서울역 쪽 왼쪽 귀에 집중한다. 눈이 샐쭉해진다. 우리집은 서울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다. 서울역에 토요일에 갔었다.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여 파업을 하던 이들이 4000명 이상 직위해제된 것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가 있었다. 깃발들이 많았다. 나는 삭히지 않은 홍어가 들어간 붉은 회냉면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 기침을 하면서 사람구경을 했다. 오늘도 서울역에는 길 위에 있는 이들로 새벽부터 붐비리라. 사람들마다 사연을 가지고 길을 떠난다. 박스를 깔고 지하도에서 노숙을 하는 이들부터 기차표를 사 들고 뜨거운 걸 한 잔씩 감싸 쥐고 팔걸이와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 있는 이들까지.
오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났던 여자들을 생각하려고 한다. 와 본 적 없는 낯선 교차로나 선착장에 선 느낌이다. 자기가 자란 동네를 벗어나본 적이 없는 여자가 등불잔치에 끌려서 등을 보러 가든, 바다가 그리워 바다를 보러 가든 일단 집을 떠나온 느낌. 식량과 장비도 부실하다. 이 쪽으로 가면 뭐가 있는 지 모르는데도 나는 그 여자들이 갔던 길에 끌려서 살펴보고 싶어한다. 갈 데가 없어도 떠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다고 말한 건 테네시 윌리암스다. 내가 이름만 들어보고 본 적은 없는 <유리동물원><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쓴 미국 극작가다.
망설이면서 다른 길을 힐끗 쳐다본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남자나 남신들이 갔던 길이다. 근데 그런 남신이나 남자들이 있긴 있었던가? 만만한 그리스신화를 생각한다.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 내가 한국인이나 동양인의 분류 따위는 하등 필요 없는 인류의 후손인 된 기분이다. 그리스신화의 대표적인 아버지 남신은 제우스, 포세이돈이다. 하데스는 자식이 없었다. 제우스나 포세이돈은 병들거나 죽지 않으므로 자식들은 그의 명령을 받들어 싸우거나 심부름을 할 지언정 그를 살리기 위해 나서는 일은 없었다. 그리스신화는 아버지를 거세하거나 아버지를 축출하고 왕이 되는 아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걸 가지고 여러 방향으로 해석하는 듯 하다.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이기도 했다. 아들이 아버지를 거세하거나 왕위를 찬탈하리라는 걸 현재는 언제나 미래에게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읽는 건 구본형의 시각이다. 가부장제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가부장제가 정한 남성다움이라는 규준에 맞추기 위해 관계를 희생한다고 본 건 진 시노다 볼린의 관점이다. 나는 두 사람을 전작주의를 하고 사사하는 입장이므로 그들의 의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내 주변의 아버지들은 아들이 태어나길 기대할 때 목욕탕에 가서 등을 밀어주고 같이 운동하는 로망을 가진다. 한편 아들의 역사에는 필연적으로 아버지를 극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제법 만났다.
지하로 내려간 남자들이 있다.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디오니수스는 어머니 세멜레를 찾아서다. 오르페우스는 실패하고 디오니수스는 성공했다. 지하로 하강해서 지혜를 얻어 오는 건 영웅들의 한 과정이었다. 오디세이아의 오딧세우스도 그랬고 트로이의 난민이었지만 훗날 로마의 조상이 된 아이네이아스도 아버지 안키세스를 만나서 중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무녀 시빌라의 도움을 얻어 지하로 내려갔었다. 한국 옛 이야기에는 아내, 어머니, 딸, 누이를 납치해 간 괴물을 처단하기 위해 남편, 아들, 아버지, 형제가 지하동굴로 들어간 이야기가 있다. 여러 남자들이 힘을 합쳐서 괴물을 처단하고 여자들을 구해낸다.
이 남자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 지 다음에 한 번 찬찬히 살펴봐야겠다. 그 길도 재미날거다. 오늘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길을 떠난 여자들에 대한 관심에 집중할 때다. 교차로에서 나는 이미 길을 정했다. 탈출할 때가 지났는데도 마녀의 탑에 남아 머리가 허옇게 센 라푼젤은 안쓰럽고, 백날 비벼도 불꽃 점화 시점에 닿지 않는 부싯돌질은 아쉽다. 어느 길로 가든 길 끝은 바다든 산 꼭데기든에서 만날 것이므로 나는 우선 여자들 이야기로 난 길을 끝까지 가 볼란다. 왔다리 갔다리 하면 아무데도 못간다.
그리스신화 중에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길을 떠난 여자나 여신이 있었던가? 다른 문화권의 신화에서는 어떨까? 길 떠난 여자들 이름은 몇 떠오른다. 이집트의 여신 이시스, 그녀는 죽은 지아비를 찾기 위해서 길을 떠났다. 수메르 신화의 이난나 여왕, 이 양반은 황천으로 갔지만 그건 죽은 형부를 문상하기 위해서였다. 내 독서가 짧고, 밑천이 딸려도 너무 딸린다. 그러면 내가 어릴 때부터 읽어왔고 읽어주는 버리데기와 심청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나는 학교 아이들에게 읽어 주다가 '으잉, 애들 읽는 그림책에 이 무신 깊은 내용?' 하면서 소장본이 갖고싶어진 버리데기 그림책을 꺼냈다. 무속에서는 버리데기를 바리공주라고 부르면서 자신들의 원조로 삼고 있다.
아들을 바라던 부자의 일곱째 딸로 태어나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진 버리데기에게 엄마가 찾아온다. 병든 아버지를 살릴 약을 서천 시약산에서 구해 달라 부탁한다. 집에서 잘 먹이고 잘 길러 혼수를 바리바리 싸서 시집보낸 여섯 딸들은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했다. 버리데기는 길을 떠난다. 처음에는 밭가는 할아버지를 만난다. 대신 고삐를 잡고 밭을 다 갈아주자 할아버지는 아홉 들판 끝에 있는 나무꾼에게 물어보라고 알려준다. 나무꾼 대신 도끼를 들고 이 산 저 산 나무를 다 해주고나니 아홉 강 건너 빨래하는 아주머니한테 물어보라고 알려주었다. 아주머니 대신 태산 같은 빨래를 두 팔을 걷어 해주고 나자 아홉 고개 너머 댕기 머리 총각한테 물어보란다. 그 총각은 아들 셋을 낳아주면 가르쳐 주겠다고 한다. 버리데기는 총각의 색시가 된다. 아들 셋을 낳을 만큼 함께 산다. 연년생으로 낳았더라도 최소 4년은 걸렸겠다. 총각은 버리데기를 데리고 서쪽으로 간다. 거기서 숨살이 꽃, 살살이 꽃, 피살이 꽃을 딴다. 약수는 두꺼비 바위에서 아침에 한 방울, 점심 때 한 방울, 저녁에 한 방울 씩만 나왔다. 버리데기는 백 일 동안 물을 받아 호리병에 채웠다. 총각은 벌을 다 받아 왔던 옥황상제에게로 돌아갔다. 아이 셋을 데리고 집 앞까지 왔는데 아버지는 이미 죽어서 상여가 나가고 있었다. 관 뚜껑을 열고 꽃으로 아버지를 살려냈다. 버리데기는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시공주니어 우리옛이야기 그림책 시리즈에서 인용)
심청전은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줄거리를 알고 있다. 아내가 출산 후 얼마 안되어 죽자 심봉사가 어린 딸을 홀로 젖동냥을 해서 길렀다. 그러다 공양미 삼백석을 올리면 눈을 뜰 수 있다는 절 스님의 말에 혹해서 시주를 약속하게 된다. 심청이는 아버지의 신용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자신을 인당수 공양물로 판다. 상인들이 물돌기를 지날 때 처녀를 제물로 바치고 제사를 지내면 무사히 건널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심청은 인당수에 뛰어든다. 그런데 용왕이 심청을 어여삐 여겨 연꽃에 넣어 다시 보낸다. 배가 그 귀한 꽃을 따서 임금에게 바치고 임금은 꽃을 살펴보다가 꽃 안에 든 청이를 발견하고 결혼한다. 청이는 아버지가 보고파서 전국맹인잔치를 열었고 그 자리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심봉사는 딸의 얼굴을 보려고 눈을 떠서 개안하게 된다.
길을 떠나는 동기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였던 여자들이다. 버리데기, 심청은 왜 그랬을까? 아니 왜 그래야만 했을까? 심지어 버리데기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것까지 아버지로 향하는 과정이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오랫동안 아버지의 딸이었던 나는 이들의 여정이 나에게 뭔가 중요한 비밀 이야기를 해 줄 것 같다.
전설에 아버지, 남편, 아들을 살리기 위해 길을 떠난 여자들이 나와요.
또 전설에, 어머니, 아내를 구하기 위해 글을 떠난 남자들도 나와요.
전설에는 엄마가 딸을 구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아버지가 아들 구한 이야기는 별로 없네요. 딸이 어머니 구한 이야기보다 아버지
구한 이야기가 많고....
아버지나, 남편이나 여자에겐 다 이름만 다를 뿐 남편같고 아들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보네요.
전 얼마전에 '모든 딸들에게 아버지는 첫사랑이었다'라는 도발적인 책 제목을 보고 그 책 내용과는 상관없는 결론을 하나 냈지요. 딸들은 엄마가 못한 아내역할을 대신한 아버지의 '애인'이었다. 어린 딸들은 아버지를 무척이나 따르고, 존경하고, 최고라고 말해주고, '난 아빠랑 결혼할꺼야!' '울 아빠 최고!'라고 말하는 존재였었지요. '아빠'라는 말을 '우리 자기'라는 말로 대치해보면, 백치미를 가진 애인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죠. 좀 우울하고 억울한 이야기지만 그런 역할을 하는 딸들이 많으니까.
제가 보기엔 심청에게 심봉사 아버지는 첫사랑이자 (죽음의 길을 선택하기 전까지) 마지막 사랑이예요. 자신의 존재를 있게한 존재이자, 아픔의 근원이고, 삶의 지팡이이고, 매일 밥을 지어 사랑을 먹이는 존재였고, ........
여자가 결혼을 할 때, 남편의 여자인 시어머니와 대결을 해야하잖아요. 프쉬케가 시험을 통과하듯. 여자에게 다른 여자란 남자를 독차지 하기 위해 싸워야하는 시어머니같은 존재이거나 혹은 협력하는 친구이거나 하듯이, 여자에게 남자(남편, 아들, 아버지)는 그 부르는 이름이 다를 뿐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고 보면 바리데기는 참 이상해요. 심청이 같지도 않으면서 온갖 것을 다 해. 거참 이상해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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