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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3일 09시 07분 등록

<강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 신영복 지음, 돌베개

 

1.     저자에 대하여

 

옥 뜰에 서 있는 눈사람.

연탄 조각으로 가슴에 박은 글귀가 섬뜩합니다.

“ 나는 걷고 싶다”

있으면서도 걷지 못하는 우리들의 다리를 깨닫게 하는

그 글귀는 단단한 눈 뭉치가 되어 이마를 때립니다

-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초판 서문

 

위 구절은 1988 1월 저자 신영복이 무기수로 복역 중 제수한테 쓴 글의 일부이다.

말과 행동이 철저히 통제된 감옥생활의 안타까운 심정이 절제된 상태에서 표현되어 있다.  

 

1968년 겨울 육군 장교로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 강사였던 저자는 어느 날 우연찮게 비무장 지대(DMZ)에 분대규모의 야간 작전에 따라 나섰다. 분대원 중 하나가 쏜 오발이 저자의 하복부를 관통하면서 기억을 잃고 다음 날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발견되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들것에 실려 다니며 단 한마디의 대꾸도, 단 한 사람의 증인도 없는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는 소대장과 '내응하여 월북을 기도하다' 피격 당해 체포된 것으로 되어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1968년 여름 중앙정보부는 통혁당(통일 혁명당) 간첩단 사건수사 전모를 일간지를 통해 발표됐다. “ 육사 교수인 신영복이 핵심 조직책으로 암약했다는 보도도 함께 나갔다.  당시는 반공을 국시로 삼은 서슬 퍼런 제 3 공화국 시절이었다. 그의 죄목은 신영복은 사관생도 들을 포섭하여 군의 핵심 간부들을 적화시켜 대한 민국을 전복할 목적으로 육사에 잠입한 간첩이라고 정보부는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 지식인 등 33명이 기소됐다. 신영복은 통혁당의 존재도 중앙정보부에 끌려간 뒤에야 알았다고 한다. 현역 군인이었던 저자는 통혁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그 해 7월 구속된 후, 육군보통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그의 나이 스물일곱이었다.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어 수형 생활 하던 중 1988 8 14일 광복절 특사로 20 20일의 옥고를 치르고 가석방 되었다.

유년기 및 학창시절

1941년 밀양의 한 국민학교 교장 사택에서 출생했다. 아버지가 국민학교 교장과 밀양 교육감을 지냈으며 교육자 집안의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분위기에서 성장을 했다. 그를 아는 교우들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학창시절, 유순하고 명랑한 성격에 학급 성적도 1,2등을 다투던 수재면서 누구하고도 잘 어울렸으며 줄곧 응원단장을 맡았다고 한다.

부친이 국회의원 출마했으나 낙선해 집안이 기울자 저자는 1956년 부산상업 고등학교 입학했다. 학업성적이 우수해 선생님의 권유로 대학을 진학했다.

 

1959 3월 서울대 상과 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한 후 다재 다능한 면모를 발휘했다. 그림, 노래, 시 등에 뛰어나 문학의 밤이나 시 낭송 행사 등에서 적극적으로 참여 활동하였다. 동시에 경제학도로 당시 한국 경제의 실상, 인간 존재와 사회, 인간의 본질 등 인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4.19 혁명을 목도하면서 독재자의 실정과 사회구조의 모순에 눈을 뜨고 변혁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되었다.

 

1960년 대학 2학년 때 전 가족이 서울로 이사했다. 형인 신영대는 고려대에, 동생 영석이는 연세대에 진학했다. 1965년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 한 후 1968년 통혁당 사건 발생 전까지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강사로 재직했다.  

 

수감생활

사형수로 구속 수감 이후 무기수로 감형 받았다. 남한산성 육군교도소, 대전 교도소, 그리고

전주 교도소로 이감하면서 기약할 수 없는 수형 생활을 했다. 모든 정보가 차단되고 자유가 극도로 통제된 20년 넘는 옥중생활에서도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폐인이 될 수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독서와 명상 등의 수행에 전념한다. 민족 분단의 희생양으로 겪은 고난은 개인이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수형생활은 그가 인격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끊임없는 자기 극복과 자기 초월을 위한 수련을 했다.

 

감옥에서 밑바닥층의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민중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의식과 인식의 대전환을 경험한 시기였다. 감옥에서 목공, 재단사, 제화공 등의 노동을 하면서 하층민의 노동자 삶을 경험하고 이해한다.  

 

비전향 장기수들과의 대화를 통해 질곡 많은 한국 현대사를 간접적으로 체험을 한다. 그리고 한학자 출신의 사상 장기수 이구영 선생과 4년간 한방을 쓰면서 그로부터 동양 고전과 철학의 가르침을 받는다.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출소 후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 것이 억울하지 않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저자는 감옥은 또 하나의 대학이었다고 말한다

 

수감생활 후

1988년 여름 광복절 특사로 20 20일 옥고를 치르고 가석방 되었다. 그의 친구나 지인들은 20년의 젊음을 앗아간 것에 대한 원한과 절망, 고뇌, 회한으로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을 예상했던 그의 친구나 지인들은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없어 놀랐다고 한다. 대신, 예전의 순수하고 친근하고 밝은 얼굴의 40대 초로의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은 아들의 출옥을 보고 돌아 가셨다고 한다.  

 

1989 1월 결혼 후 아들 지용이를 낳았다. 1989 3월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 과학부 교수 역임했으며 2006년 정년 퇴임했다. 출옥 후 정년 퇴임하기 까지 인생 3 17년은 교수로서 석학으로, 서예가로 많은 후배를 양성하고 인생의 멘토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퇴임 당시 처음처럼소주포장에 붓글씨를 써준 대가로 받은 1억원을 성공회대에 기부하였다.

 

퇴임 후 석좌교수로 인생 4막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저서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등이 있다. 

 

 

참고 자료)

-       사회와 사상(한길사)­1989 11월 통권 제15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지음, 돌베개

-       <신영복 함께 읽기> ,여럿이 함께 씀, 돌베개

 

2.     마음에 드는 문구 : 유첨

 

3.     저자라면

 

책의 내용

동양 고전과 철학의 비전공자로서 저자는 서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비전공자로서 동양 고전의 독법과 고전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전 강독은 결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닙니다. 우리의 당면 과제를 재조명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로 가는 길은 오히려 오래된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과거는 그것이 잘된 것이든 그렇지 못한 것이든 우리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미래를 향해 우리와 함께 길을 가는 것이지요.”  (본문 24 )

 

고전을 통해 저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처한 상황과 문제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찾을것 을 주장한다. 고전을 접함으로써 수 천년 동안 축적된 인간의 사상과 본성, 행동의 유형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그것은 계속 반복되어 나타난다. 과거의 관습과 제도, 법 등이 알게 모르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활과 삶 속에 들어있다. 미래는 먼저 세상을 살았던 과거를 보면 답이 있다고 본다.

 

한편, 저자는 한편 고전은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은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고 한다. 모든 만물은 관계를 이루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한다. 한 국가, 한 사회, 조직, 그리고 너와 나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은 관계가 있습니다. 관계가 없는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차이보다는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요. 수많은 관계 그리고 수많은 시공으로 열려 있는 관계가 바로 관계망입니다. 우리가 고전 강독의 화두로 걸어 놓은 것입니다.  (본문 29 )

 

멀게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전쟁이나 재난, 가깝게는 우리의 이웃의 불행이나 행복은 시간상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각자의 삶에 영향을 준다.

 

책의 장점

저자의 20년간 수형기간 동안 동양 고전을 배우고 공부하면서 무기수로 절망적인 환경을 희망으로 변화시킨다. 춘추 전국시대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묘사한 논어, 주역, 시경 등을 접하면서 인간의 흥망성쇠를 관조한다. 감옥이 또 하나의 대학이라고 저자가 예기한 것처럼 저자는 수형 중 공부했던 동양 고전을 통해 소아적이며 속물적인 를 버리고 순수하고 맑은 자연인의 로 거듭 태어남을 느낄 수 있다.  

 

대학에서 강의한 것을 그대로 활자화 한다. 독자는 청중이 된다. 강의답게 친절하게 중요한 내용을 반복하여 설명해 준다. 글 속에는 독자를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이 느껴진다.

 

아쉬운 점

 

저자가 말한 것처럼 동양 사상과 철학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불교 철학이요 불교 사상이다.

글을 맺으면서 잠깐 언급을 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음이 아쉽다. 모든 개개인은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갖고 있다. 팔정도에 따라 자신을 부단히 수련해 부처가 되어 깨달음에 이르는 것도 동양사상의 정수가 아닐까 한다.

 

저자는 오래된 미래에서 고전 강독의 의의를 찾는다. 2/3천년 전의 인간의 사상이나 마음은 지금과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과거에 살았던 인간의 대한 기록인 동양 고전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올바른 방향과 개인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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