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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30일 05시 35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도러시아 브랜디(1893-1948)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프레더릭 톰슨과 앨리스 톰슨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남. 본명은 앨리스 도러시아 앨든 톰슨(ALICE DOROTHEA ALDEN THOMPSON)이다. 미시즈 스타레츠 여학교와 시카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루이스 공과대학(현재 일리노이 공과대학교)과 미시간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1910년대에 신문사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에서 기자로, 1920년대에 유명한 문예지 《아메리칸 머큐리(THE AMERICAN MERCURY)》에서 발행 및 유통 관리자로 일했다. 1930년대에는 문예지 《북먼(BOOKMAN)(1934년 이후 《아메리칸 리뷰(AMERICAN REVIEW))에서 부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이 시기에 작가 및 작가 지망생을 위한 전국적인 통신 교육 학교를 운영하며 순회 강연을 했다. 소설가, 비평가, 칼럼니스트, 논픽션 작가로도 폭넓게 활동했고, 1936년에는 《아메리칸 리뷰》의 발행인이자 편집인인 수어드 콜린스(SEWARD B. COLLINS, 1899~1952)와 결혼했다. 학창 시절에 우수한 대학생들의 모임인 파이베타카파회의 회원이었고, 감독교회 신도였으며 공화당원이었다. 1948 12 17일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대표작인 심리 치유 에세이 『깨어나 네 삶을 펼쳐라(WAKE UP AND LIVE!)(1936)는 대공황기에 절망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와 지혜를 심어주면서 200만 부가 넘게 팔렸으며 이듬해 1937년에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되어 흥행했다. “현대의 모든 글쓰기 지침서의 어머니”로 불리는 『작가 수업(BECOMING A WRITER)(1934)은 작가 및 작가 지망생을 위한 필독서로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읽혀 왔으며,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글쓰기 교재로도 이용되고 있다. 다른 작품으로 『레비존 씨, 미국을 말하다(MR. LEWISOHN INTERPRETS AMERICA)(1933), 『가장 아름다운 여인(MOST BEAUTIFUL LADY)(1935), 『필리파에게 부치는 편지(LETTERS TO PHILIPPA)(1937), 『나의 천하무적 아주머니(MY INVINCIBLE AUNT)(1938) 등이 있다.

 

참조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141320

      작가수업, 공존 옮긴이 강미경

 

[나의 의견]

 

저자는 책을 쓴 목적이 '작가가 되는 법,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이다.'라고 말한다. 쓰는 법이 아닌 되는 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구체적인 방법론이 아니라 그 방법론 이면에 있는 작가를 움직이는 무의식에 대하여 말을 한다. 인간이 가지고 태어난 재능을 어떻게 글로 길어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문제를 짚고 있다. 저마다 다른 인간이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글을 쓰고 그것이 가지는 공통점이 한 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하여도 말한다. 자기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비법을 알아내고 무의식의 자신과 만나기 위한 훈련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작가가 자신의 무의식과 가깝게 지내면서 건강한 습관을 발전 시키고 작가를 가로막는 모든 형태의 장벽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책의 목표라고 말한다. 글을 쓰는 일을 평생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말로 정리된다. 작가가 아니더라도 평생하고 싶은 일을 만난다는 것은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 어려운 일이다. 나에게는 자신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글이 가지는 가치에 대하여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끝이 없는 길에 들어선 느낌도 든다. 그러기에 더욱 매력적인 신세계에 들어선 느낌도 들고.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작가의 근본 문제는 자신감, 자존감, 자유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수호정령은 무의식 속의 이런저런 유령들에게 붙잡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8

 

우리가 매일 밤 꾸는 꿈은 인간의 마음속 어딘가에 상상력이 은밀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침체의 늪에 빠져 고전 중인 작가든, 아직 시작하지 않은 작가든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비법'이다. 작가는 어떤 사고와 행동 습관이 진전을 가로막는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어떤 힘이 자신감을 좀먹는지를 알아야 한다. 9

 

브랜디의 목적은 구체적인 조언과 연습문제를 통해 작가를 괴롭히는 유령들을 내쫓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작가가 자신의 무의식과 가깝게 지내면서 건강한 습관을 발전시키고 작가를 가로막는 모든 형태의 장벽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12

 

그녀는 줄곧 작가의 생각과 마음에 초점을 맞춘다. 12

 

소설은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는 유일무이의 철학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독자들은 소설을 통해 윤리적, 사회적, 물질적 기준을 확립한다. 17

 

일반 학생이나 아마추어 작가가 직면하는 어려움은 소설작법에 관한 기술적인 가르침을 통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다. 내 불만의 근원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예비작가는 그런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만약 자신이 느끼는 막막함의 원인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다면 그는 그 어떤 강의도 듣지 않았을 것이다. 20

 

나는 글쓰기에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비법은 분명히 있고, 또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작가의 비법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21

 

1장 네 가지의 어려움

 

소설을 쓰는 데는 세 가지 법칙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른다.

윌리엄 서머싯 몸

 

인생에는 중요한 두 가지 법칙이 있다. 일반적인 하나는 모든 이가 노력하기만 하면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특별한 하나는 모든 이가 어느 정도 그 법칙의 예외라는 사실이다.

새뮤얼 버틀러

 

작가의 비법 같은 것은 분명히 있다. 많은 작가들이 운 좋게 알아냈거나 또는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정립한 과정은 분명히 있다. 그 중 일부는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그것을 배우려면 길을 약간 돌아가야 한다. 우선 자신이 맞닥뜨리게 될 큰 어려움들이 문지부터 파악하고 나서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단순하지만 엄격한 자기 강제가 필요한 훈련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강의실이나 교재에서 접할 수 있는 가르침과는 완전히 다른 뜻밖의 충고를 기꺼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신념이나 호기심을 지녀야 한다. 27

 

내 경험으로 볼 때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배움에 아무리 진지하게 임한다 해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분야는 없다. 따라서 내가 이 책을 쓰는 목적은

자신의 양식과 지성을 믿는 사람들이 문장과 단락의 구조를 익히도록 하고, 글을 쓰기로 결심한 순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써야 하는 의무를 독자에게 진다는 점을 깨닫도록 하고, (영어)산문의 거장들을 공부할 기회를 갖도록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매진해 나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준을 스스로 세우도록 하는 데 있다. 28

 

네 가지의 어려움/ 글쓰기 자체의 어려움, '한 책' 작가, 가물에 콩 나듯 쓰는 작가, 기복이 심한 작가

 

글쓰기 자체의 어려움...미숙과 겸손이 이 어려움의 근원일 수 있다. 더러 자의식이 글의 흐름을 막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글쓰기에 대한 오해 때문이거나 양심의 가책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도 많다. 30

 

한 책 작가....초기에 성공을 거두고 나서 두 번 다시 성공하지 못하는 작가들이 의외로 많다. 한 책 작가는 자신의 재능이 갑자기 멈춰버린 현상을 병적인 증상으로 여기고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31

 

여러 가지 점에서 그는 거침없이 쓰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한 초보자보다 운이 좋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말을 감동적으로 풀어내는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는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처음의 조바심은 낙담에 이어 정말 절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뛰어난 작가도 결국 길을 잃고 말 수 있다. 32

 

가물에 콩 나듯 쓰는 작가...영감의 번개가 내리쳐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문제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많은 경우 이러한 어려움은 완벽이라는 거의 도달 불가능한 상태를 추구하는 데서 비롯된다. 또 더러는 드물긴 하지만 일종의 과도한 허영심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경우에 작가는 외면 당할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다 결국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아무것에도 손댈 수 없게 된다. 33

 

기복이 심한 작가....기술적인 측면과 관련이 있다. 즉 이야기가 생동감은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져 이를 끝까지 재대로 끌고 갈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을 때 부딪치게 되는 어려움이다. 이런 어려움을 토로하는 작가들은 대개 출발은 좋지만 몇 쪽만 쓰고 나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 그런가 하면 좋은 이야기를 너무 건조하고 성기게 쓰는 바람에 이야기의 장점이 모두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때로 이런 작가들은 축을 이루는 인물의 행동에 적절한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야기는 신빙성을 잃고 만다. 34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데 필요한 자신감이 없거나, 경험이 너무 부족해 등장인물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거나, 아니면 수줍음이 너무 많아 이야기가 활기를 띠려면 감정에 호소하며 거침없이 써 내려가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우유부단하거나, 수줍음이 많거나, 귀가 얇은 작가는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원고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훈련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경우라면 한시라도 빨리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감을 신뢰하는 법과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34

 

2장 작가의 조건

 

우리는 항상 자신이 가진 열다섯 가지 재능에 감지덕지하기보다 자신이 갖지 않는 한 가지 재능에 뛰어나려고 노심초사한다.-마크 트웨인

 

인생에서 재미있는 것 한 가지는 최고만 고집하다 보면 대개 최고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윌리엄 서머싯 몸

 

글을 잘 쓴다는 것과 작가가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39

 

작가는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자발성과 아이처럼 예민한 감수성과 화가 못지않게 '순수한 시간'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참신하고 신속하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환경도 마치 처음 대하는 환경처럼 대한다. 그러한 특징과 개성은 그 즉시 케케묵은 범주 안에 분류되어 먼지를 뒤집어쓴 채 구석에 처박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신의 손을 통해 나날이 새롭게 주조되는 듯하다. 상황에 곧바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작가에게 '진부하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작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2천년 전에 말한 '사물의 연관관계'에 늘 주목한다. 이런 신선한 시각이야말로 작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재능이다. 41

 

작가의 두 가지 면....어른스러움과 분별력과 절제와 공평함이다. 이런 특징은 예술가보다는 장인과 비평가의 모습에 가깝다. 작가의 첫 번째 임무는 성격의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 하나의 통합된 성격으로 녹아 들도록 그 둘을 결합하는 것이다. 42

 

'인격의 분열'이 늘 정신병 증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42

 

낙담의 수렁...꿈을 현실로 바꾸려면 그저 꿈을 꾸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꿈을 현실로 바꾸려면 그 꿈이 지니는 매력이 무색할 정도로 눈물겨운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작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무작정 받아들여선 안 된다. 모름지기 작가라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아내 완결 지어야 한다. 문체나 정확성만 가지고 겨우 글 몇 쪽 쓴다고 해서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체, 내용, 설득력을 두루 갖춘 글을 분량에 상관없이 쓸 수 있어야 한다. 45

 

많은 경우 초보 작가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불안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불안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아 '대화를 쓰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또는 '줄거리 구성에 약하기 때문에,' 또는 '등장인물에 자연스러움을 불어넣지 못하기 때문에'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47

 

작가의 의식, 다시 말해 작가 안의 장인과 비평가를 훈련하는 방법은 대개 무의식, 즉 예술가에게 유리한 장점에 적대적이다. 물론 이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하지만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성격의 두 가지 측면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얼마든지 훈련할 수 있으며, 그러한 훈련의 첫 번째 단계는 한 사람이 아니라 마치 두 사람을 교육하듯 자신을 교육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48

 

3장 이중성의 장점

 

할 말이 없을 때는 침묵하라. 진정한 열정이 솟아오르거든 할 말을 모두 하라.

정열적으로 말하라. D. H 로런스

 

경험이란 그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것에 관여하는 것이다. 올더스 헉슬리

 

이야기 구성 과정...다른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창작도 전인(全人)의 작용이다. 무엇보다도 무의식이 막힘 없이 원활하게 흐르면서 무의식 깊은 곳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 감정, 사건, 장면, 성격과 관계의 의미를 모두 불러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의식은 무의식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자료들을 관리하고, 통합하고, 추려내야 한다. 무의식은 작가에게 전형적인 인물, 전형적인 장면, 전형적인 감정 반응 등 모든 종류의 '전형'을 제시한다. 그런 가운데 의식은 예술 소재로 삼기에 너무 개인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또 예술 소재로 삼기에 충분히 보편적인 내용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임무를 맡는다. 51

 

어쨌든 이야기는 무의식 안에서 일어난다. 52

 

타고난 작가....작가를 양성하는 과정은 타고난 작가가 저절로 하는 일을 숙련을 통해 초보자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53

 

무의식과 의식....무의식은 수줍음이 많고 잘 잡히지 않고 다루기도 힘들지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길들일 수 있다. 의식은 잘 따지고 고집이 세고 오만하지만 이 역시 훈련을 통해 타고난 재능에 힘을 보태도록 만들 수 있다. 마음의 이 두 가지 기능을 가능한 한 서로 멀리 떨어뜨려놓는 법을

터득한다면, 이 둘을 동일한 마음의 두 측면이 아니라 서로 별개인 인격으로 바라보는 법을 터득한다면 일종의 모의 작업 형태에 이를 수 있다. 그럴 경우 실제로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우리 자신을 단련하는 데 말할 수 없이 큰 도움이 된다. 53

 

작가 안의 두 사람....따라서 한동안은 자신을 의식의 힘을 빌려서라도 한 사람 안에 있는 두 사람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일상의 문제들에 정면으로 맞서는 고리타분하고 현실적인 인물이 있을 것이다. 이 인물은 무신경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인물의 경우 이지적인 비평 능력, 공평함, 끈기를 배워야 한다. 아울러 그와 동시에 이 인물의 최우선 임무는 예술가 자아에 바람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이중 인격의 또 다른 반쪽은 민감하고, 열정적이면서, 종잡을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 인물이 그러한 특징을 일상 세계로 끌고 나가게 해선 안 된다. 점잖은 측면이 이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해 고초를 겪게 하거나, 엄격한 관찰자의 눈에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해서도 안 된다. 54

 

투명장벽....이중 인격을 통해 얻는 가장 큰 이익은 그대와 세상 사이에 투명한 장벽을 세우게 된다는 점이다. 54

 

안타깝게도 상상력이 부족한 시민은 '말을 실로 꿰는'일로 이름도 떨치고 생활도 영위하고 싶다고 말하면 코웃음을 친다. 그는 아는 사람이 글로 세상의 인정을 받기로 결심했다고 선언하면 주제

넘는다고 생각하면서 인정사정 없이 놀려댄다. 55

 

결심을 지키라....작가가 자신의 직업을 밝히지 않는 중요한 심리적 이유 한 가지는 그렇게 할 경우 단순히 그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쓰려고 마음먹은 것들을 이야기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말이 작가의 매체인 만큼 작가는 말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작가의 희망적인)무의식은 작가가 구사하는 말이 글로 쓰이든 입을 통해 전달되든 개의치 않는다. 당분간은 운이 좋아 관객이 호응을 보인다 하더라도 많은 경우 나중에는 그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이야기를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면 동의의 형태로든 반박의 형태로든 수확을 거두어들이게 된다. 어떤 경우든 작가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셈이 된다. 57

 

그러고 나면 작가는 이야기를 길게 써야 하는 그 힘겨운 과정을 더 이상 계속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무의식에서는 글쓰기가 고루한 일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글쓰기에 대한 싫증을 극복한다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를 맥 빠지고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소지가 높다. 따라서 침묵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초고를 어지간히 완성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비평과 충고를 구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너무 일찍 말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다. 57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가혹한 비평가'...자칫 방심할 경우 작가는 자신의 재능을 끊임없이 채워 넣고 자극하는 삶보다는 아무 고민 없이 그저 편하기만 한 삶에 빠져들기 쉽다. '예술가 기질'은 대개 공상 속에서 스스로를 연마하고 고독 속에서 즐길 때 완전하게 발현된다. 그런 가운데 어쩌다 가끔 글을 쓰고 싶다는 충동이 저절로 표면으로 떠오른다. 일과 생활 환경 마련을 자신의 본성 중 좀더 민감한 쪽에 맡길 경우 그대는 자신이 타고난 재능을 보여주지 못한 채 눈을 감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처음부터 자신의 변덕에 좌우되기 쉽다는 점을 직시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좋다. 58

 

그러다 보며 자신의 충동 중에서 일관된 성격을 지니는 부분은 무엇이고, 자신을 타성과 침묵의 늪에 빠뜨리는 부분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처음에는 몸에 밴 성향과 습관 때문에 자신을 끊임없이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 몹시 지겹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제2의 천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나중에는 그 일을 무척 즐기게 될 것이다. 자신에 대한 분석이 결실을 맺고 나면 그러한 비판 어린 시각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간단히 말해 작가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가혹한 비평가가 돼서 때로는 성숙하게, 때로는 너그럽게, 때로는 엄격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스스로를 대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59

 

자신에게 맞는 취미....하지만 스스로에게 단지 엄격하고 근엄하기만 한 선배가 아닌 둘도 없이 절친한 친구가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 친구이고, 가장 좋은 즐거움이고, 가장 좋은 친구인지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59

 

친구와 책....딱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함께 있으면 활기가 넘쳐나거나 착상이 마구 떠오르거나, 왠지 모르게 자신감과 글을 쓰고 싶다는 열의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런 사람을 찾을 만큼 운이 좋지 못하다면 도서관에 가보라. 서가에서 어지간한 대역을 발견하게 될 테니, 때로 그 대역은 아주 기이한 복장을 하고 있다. 61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어떤 작가가 자신에게 자양분이 되고, 또 독이 되는지를 파악하라. 62

 

작가 안에 있는 이야기꾼의 성향이 승기를 잡는 순간에 비평가에게 조언을 구하게 되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밀려들면서 의식이, 더없이 훌륭한 이야기로 발전할 수도 있는 착상에 관보처럼 침묵이 드리운다. 62

 

가장 부러움을 많이 받는 작가는 자신의 성격에는 서로 다른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주목하면서 때로는 이런 측면에, 또 때로는 저런 측면에 자신을 내맡기고 생활하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 64

 

4장 습관에 관한 조언

 

습관은 필요하다. 새로운 습관을 갖는 것도 습관이고 식상한 습관을 버리려고 발버둥치는 것도 습관이기 때문이다. 이디스 워턴

 

습관은 습관이라서 창문 밖으로 집어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잘 구슬리면 한 번에 한 계단씩 내려가게 만들 수는 있다. 마크 트웨인

 

혹시 충고를 접하거든 간곡히 당부하건대 허리를 꼿꼿이 펴고 이를 갈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결연한 표정으로 당장 실천에 옮기는 짓은 제발 하지 말기 바란다. 68

 

힘을 아끼라....간단한 일에도 우리는 처음에 마음먹은 것보다 세 배는 더 큰 결과를 내기 위해 힘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주 쉬운 일에서부터 까다롭기 그지없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정신력은 물론이고 체력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69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 이득도 없는 활동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을 쏟아야 직성이 풀린다. 다들 닫혀 있는 듯이 보이는 문을 필요 이상으로 힘껏 밀었다가 그 옆방으로 쿵 자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언뜻 무서워 보이는 물건을 힘주어 집었는데 실은 가벼웠던 적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69

 

상상력 대 의지: 습관을 바꿀 때

습관을 바꿀 때 우리의 성격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화력이 센 총을 무작정 빼 들기보다 그 과정에 상상력을 활용한다면 효과가 훨씬 더 빠르게 나타나면서 '부작용'은 적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69

 

오래된 습관 버리기...오래된 습관일수록 끈질기고 질투가 심하다. 미리 선전포고를 할 경우 오래된 습관은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교묘한 설득력을 앞세워 맞서려 든다. 오히려 교묘한 설득력을 앞세워 맞서려 든다. 70

 

5장 무의식의 활용

 

일을 즐길 수 있는 비결은 잘하는 것이다. 또한 일을 잘하고 싶으면 즐겨라. 펄벅

 

좀더 많은 시간은 필요치 않다. 시간은 늘 있다. 아널드 베닛

 

격조는 떨어지지만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무의식을 글 쓰는 팔에 붙잡아 매는 것이 작가가 되는 첫 단계다. 76

 

무언의 공상....유년기를 꿈꾸며 보낸 작가들을 수두룩하다. 하지만 작가로 성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자의식이 너무 강하거나, 너무 겸손하거나, 한가롭게 꿈을 꾸는 습관에 빠지기에는 너무 성실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는 대개 엄청난 공을 들여 간단한 말 몇 마디를 출간할 수 있기 이미 오래 전부터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니 입심 좋은 무의식이 이야기를 글로 옮겨야 하는 고역 앞에서 뒷걸음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78

 

쉬운 글쓰기...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아무 내용이나 쓰라. 기억할 수 있다면 간밤에 꾼 꿈도 좋고, 전날 했던 활동도 좋고, (실제든 상상의 산물이든)대화도 좋고, 양심의 성찰도 좋다. 어떤 종류든 상관없으니 이른 아침의 공상을 비판의 시각을 들이대지 않고 빨리 쓰는 것이 관건이다. 80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라....언제고 공상이 다시 게으름을 피운다 싶으면 채찍질을 해야 할 때라는 뜻이다. 글을 쓰다 보면 아무리 쉽게 쓰는 작가에게도 이따금 정신이 바싹 말라붙은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침대 옆 탁자에 연필과 종이를 갖다 놓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글을 쓰라. 82

 

6장 일정한 시간에 글쓰기

 

인생은 위험한 줄타기 아니면 안락한 침대다. 나는 줄타기를 택하련다. 이디스 워턴

가장 편협한 사람은 소신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일정한 시간에 글쓰기....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정했으면 하고 싶은 일이 있든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든 상관없이 그 시간은 반드시 비워두어야 한다. 85

 

갚아야 할 빚....이 원칙은 매우 중요할 분만 아니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4시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으면 4시에 꼭 글을 써야 한다! 변명은 있을 수 없다. 4시에 대화에 깊이 빠져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한다. 자신에게 한 약속도 물릴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 시간에 친구들의 머리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면 인정사정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게 하지 않을 경우 다음 번에는 궁지에서 빠져 나오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혼자 있을 공간이 필요하다면 화장실을 찾아 벽에 기대어서라도 글을 쓰라.

 

아침에 글을 쓸 때처럼 소재는 아무것이든 상관없다. 말이 되든 되지 않든 오행시든 무운시든 무조건 쓰라. 상사에 대해서든 비서에 대해서든 교사에 대해서든 생각나는 대로 무조건 쓰라. 이야기 스놉시스든 대화 몇 줄이든 최근에 알게 된 사람에 대한 묘사든 무조건 쓰라. 글이 잘 써지더라도 무조건 쓰라. 저이 써지지 않는다면 "이 연습 문제는 정말 어렵군."이라고 쓰고 어렵게 생각되는 이유를 나열해도 상관없다. 그렇게 매일 불평의 이유를 이리저리 늘어놓다 보면 그 일이 더 이상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86

 

무의식은 원체 게을러서 분주한 것을 싫어하고 자신을 가장 쉽게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때를 스스로 골라잡고 내킬 때만 드러내길 좋아한다. 87

 

일관되고 끈질기게(무의식의)속임수에 넘어가길 거부할 경우 그만 한 보상이 따른다. 즉 어느 순간부터 무의식이 고분고분해지면서 글을 얌전하게 잘 쓰기 시작할 것이다. 88

 

성공하기 못하면 글쓰기를 포기하라...이 훈련에 거듭 실패할 경우 글쓰기를 포기하라.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보다 글쓰기에 대한 저항이 더 크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활력을 배출할 곳을 다른 데서 찾는 것이 좋다. 이른 아침에 글을 쓰는 훈련과 아무 때고 글을 쓰는 훈련은 글을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쓸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88

 

7장 첫 번째 검토

 

사람들은 평가를 요청하지만 사실은 칭찬을 듣고 싶을 뿐이다. 윌리엄 서머싯 몸

 

예술가는 비평가에게 귀를 기울일 시간이 없다.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비평을 읽지만,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비평을 읽을 시간이 없다. 윌리엄 포크너

 

모방의 함정...너나 할 것 없이 너무나 많은 말에 둘러싸여 살다 보니 기나긴 경험 없이는 자기만의 호흡은 무엇이고, 자신에게 진정으로 흡입력을 갖는 주제는 무엇인지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92

 

작가 지망생이 본보기로 삼는 작가들은 타고난 재능을 통해, 그리고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글을 쓰면서 자신의 문체와 '공식'을 발전시키고 손질하고 바꾸어 나간다. 반면 부지런히 모방에만 힘쓰는 얼치기 글쟁이는 시대에 뒤진 작품을 그저 흉내 내고 있을 뿐이다. 93

 

자신의 장점 찾기...모방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취향과 장점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것이다. 습관을 들이는 이 기간에 써놓은 글에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실험 재료가 들어 있다. 자리에 앉아 맨 처음 떠오르는 것들을 쓸 때 대체로 무엇을 쓰는가? 93

 

이제 자신이 쓴 글을 마치 낯선 사람의 작품을 읽듯 읽어나가면서 이 낯선 작가의 취향과 장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선입견은 모두 한쪽으로 치워두라. 지금까지 붙들고 있었던 야망이나 희망이나 두려움이 있다면 모두 잊고 이 낯선 작가가 조언을 청해온다면 그에게 가장 잘 맞는 분야는 무엇이라고 말해줄지 생각해보라. 94

 

그 동안 써 둔 글에서 발견되는 반복, 거듭 나타나는 생각, 자주 나오는 산문 형식이 실마리를 제시해줄 것이다. 그런 요소들은 그대의 타고난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것이다. 94

 

내 경험으로 볼 때 간밤의 꿈을 옮겨놓거나 전날의 일을 흠 잡을 데 없는 형식으로 다시 빚어내는 학생, 아침 시간을 이용해 하나의 완전한 일화나 빈틈없는 대화문을 쓰는 학생은 타고난 단편소설 작가일 확률이 높다. 등장인물 묘사가 짤막하면서도 인물의 전반적인(또는 명확한)특징을 다루는 데 능한 학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 분석이 치밀하고, 동기를 따지고, (자신의 행동에 낭만성을 부여하는 것과는 정반대로)자기 반성이 날카롭고, 똑같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 서로 다른 등장인물을 대비하는 데 소질이 있는 학생은 주로 장편 소설 작가로서의 가능성이 크다. 내면 성찰이나 사색 묘사에 치중하는 경향은 주로 수필 작가의 공책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드라마 요소를 추가하고 문제의 다양한 원인을 생각을 실천하는 등장인물들에게 돌리는 방법을 통해 추상적인 사색에 구체성을 부여하는 능력을 쌓는다면 명상 소설가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95

 

8장 자기 작업에 대한 비평

 

자신에게 진실하지 않은 자는 다른 사람에게 진실할 수 없다. 버지니아 울프

 

나는 칭찬도 비난도 하지 않는다. 인정할 따름이다. 나는 만물의 기준이자 세상의 중심이다. 윌리엄 서머싯 몸

 

좋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조건....전날 저녁의 상황이 아침의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한다. 활동을 많이 한 날 다음에 좋은 글이 나오는가, 아니면 조용하게 지낸 날 다음에 좋은 글이 나오는가? 글이 쉽게 써졌다면 일찍 잠자리에 들고 난 다음인가, 아니면 짧게 자고 난 다음인가? 친구들을 만나는 것과 다음날 아침의 글쓰기가 활기를 띠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 사이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지는 않은가? 극장이나 미술 전시회, 무용 발표회에 갔다 오고 나서 그 이튿날 아침의 글쓰기는 어땠는가? 이런 점에 유의하면서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도록 노력하라. 107

 

일상의 규칙 정하기...평생 글을 쓰며 살 생각이라면 자극제에 계속 기대지 않고도 일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일을 몰아서 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꾸준하고 착실하게 흐름을 타면서 생산성을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 그럴 경우 가끔 평균 수준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하지만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두세 달에 한 번, 아니면 적어도 일 년에 두 번은 자신의 상태를 솔직하게 평가해야 한다. 107

 

자신을 평가할 때는 기질적이니 면이 일상의 행동에 너무 많이 관여하게 내버려두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야 한다. 냉정하고 공정하게 처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쳐 제멋대로 굴지는 않는가? 욱하는 기질이나 질투심, 쉽게 낙담하는 성격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 차분히 생각해보면 문제점이 뚜렷이 보이기 마련이다. 질투, 낙심, 분노는 글이 흘러나오는 샘을 오염시킬 뿐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한시라도 빨리 오염 요인을 찾아 흔적조차 남지 않게 완전히 없애야 한다. 108

 

자신을 한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귀찮게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해대고, 충고를 늘어놓고, 불평을 쏟아내선 안 된다. 자신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싶을 때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철저하게 임하되, 개선책이 나오는 대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음에 또 필요할 때까지 자기 분석일랑 모두 잊고 생활해야 한다. 109

 

9장 작가로서 책 읽기

 

책을 간절히 읽고 싶어하는 사람과 마지못해 읽을 책을 가진 사람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작가는 책 한 권을 쓰느라 몇 달을 보내며 자신의 진심을 쏟아 붓지만, 그 진심을 읽는 독자는 거의 없다. 윌리멈 서머싯 몸

 

두 번 읽어라....작가 입장에서 책을 읽는 법을 터득하려면 처음에는 뭐든 두 번 읽는 길밖에 없다. 단편이든, 기사든, 소설이든 아무 부담 없이 책을 그저 즐겼을 때처럼 그 어떤 비판도 가하지 말고 빨리 읽어 치우라. 다 읽었으면 당분간 책을 한쪽으로 치워두고 연필과 메모장을 꺼내라. 113

 

대강의 판단과 자세한 분석...우선 방금 읽은 책의 개요를 짤막하게 작성하라. 마음에 들었는지 아닌지, 믿음이 갔는지 아닌지, 마음에 들었던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부분은 무엇인지에 비추어 대강의 판단을 내려라. (나중에는 도덕적 판단도 내릴 수 있겠지만 지금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114

 

책이 마음에 들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특별히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는가?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관심을 끌었던 구절이 있는가? 지금 그대는 자신의 약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방금 읽은 작가는 그대에게는 어려울 것 같은 상황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114

 

두 번째 읽기....이제 그대는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다. 책이나 이야기 초반에서 그러한 결말을 암시하는 단서가 무엇인지에 주목하며 책을 읽어나가라. 115

 

중요한 점....비판 어린 시선으로 책을 읽을 때 얻을 수 있는 자금과 유익함은 끝이 없다. 온 신경을 집중하고 읽어야 한다. 작가가 강조하고자 하는 대목에서 책의 호흡이 빨라지는지 느려지는지에 주목하라.

 

10장 모방에 관하여

 

좋은 소설은 주인공에 관한 진실을 들려주지만, 나쁜 소설은 작가에 관한 진실을 알려준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항상 나는 의도하지 않은 말보다 의도한 말을 하기가 훨씬 어렵다. 윌리엄 서머싯 몸

 

어떤 항목이든 자신의 작품에 응용할 때는 그 항목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서 암묵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 120

 

11장 순수한 시각 되찾기

 

세상에 재미없는 주제는 없다. 무심한 인간이 존재할 뿐이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예술가의 모든 작품은 자기 영혼의 모험이 표현되어야 한다. 윌리엄 서머싯 몸

 

습관의 방해...정상인 사람일수록 습관에 지나치게 얽매여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재앙이나 승리 행진에 가로막혀 꼼짝 못하는 상황처럼 그야말로 눈길을 끄는 사건을 빼면 자신의 고정관념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는 자신이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런 상태에 빠져든다. 129

 

순수한 시각 되찾기...작가라면 헨리 제임스(1843-1916)의 충고를 받아들여 꼭 지켜야 한다.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이 되라." 그런 바람직한 상태에 이르려면 매일 조금씩 시간을 따로 내서 아이처럼 '순수한 시각'을 되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하루에 30분씩 눈을 크게 뜨고 매사에 호기심을 보였던 다섯 살 시절로 돌아가라. 한때는 숨쉬기처럼 자연스러웠던 일을 일부러 하려니 신경이 쓰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새로운 소재를 마구 모아 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소재를 당장 사용하려고 해선 안 된다. 무의식이 새로운 소재에 동화되어 이를 자기 것으로 완전히 흡수하는 기적을 이룰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의미 없고 사소한 사실의 조각만 손에 넣게 된다. 따라서 처음 와본 거리를 지나는 행인처럼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132

 

낯선 거리의 행인....일주일에 한두 번 새로운 경험을 하려면 낯선 거리를 거닐거나, 전시회에 들르거나, 낯선 동네에 가서 아무 영화관이나 찾아 들어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삶의 어느 순간이든 활용하기에 따라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으며,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방도 관찰력을 키우는 데 낯선 거리 못지않게 효과가 높다. 134

 

정말로 글을 쓰고 싶다면 이런 간단하고 사소한 훈련이 크게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따분하고 무미건조한 마음을 좇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음은 쉽게 신선해질 수 있다. 무의식의 조작에 무릎 꿇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인 말로 옮겨 놓아야 한다. 반드시 정확한 표현을 찾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긴장의 끈을 놓치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소재들이 손가락에서 빠져나가고 만다. '이건 꼭 기억해둬야지'라고 생각할 경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개는 힘든 일을 회피하는 핑계를 대고 있기 십상이다. 물론 알맞은 표현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잇다. 하지만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새로운 느낌에 딱 어울리는 단어를 찾는 작업을 포기해선 안 된다. 올바른 표현을 찾으려 끈질기게 노력하다 보면 정말 필요할 때 바로 이거다 싶은 문구가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 135

 

미덕에서 오는 보답...무관심과 권태의 나락에 빠져드는 것을 거부한다면 삼의 모든 측면을 글의 소재로 되살려낼 수 있다. 135

 

12장 독창성의 원천

 

상상력은 훈련으로 기를 수 있다. 또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젊었을 때보다 성숙했을 때 훨씬 뛰어나다. 윌리엄 서머싯 몸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사를 당연하게 여기는 거의 무한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올더스 헉슬리

 

모든 작가는 글의 소재 대부분을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한다. 138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는 본보기로 삼은 작품 안에서 자기 한테 어울리는 특징을 찾아낸다는 점이다. 139

 

작가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이다. 즉 세상에 대한 이해를 자신의 눈에 비치는 그 모습 그대로 공통된 경험 안에 담아낼 수 있을 뿐이다. 작가는 글쓰기 인생에서 이점을 되도록 빨리 깨닫는 것이 좋다. 140

 

세상 모든 사람 중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아는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면 당연히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보통의 작가는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터득한 뒤로 다른 사람의 글에 푹 빠져버리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십상이다. 140

 

정직, 독창성의 근원....결국 이야기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그 자체의 일관성 부족 때문이다. 작품이 일관성을 지니는 데 가장 중요한 밑바탕은 엄중한 정직성이다.

 

자기 자신을 믿으라...이야기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작품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가 자신의 개성이다. 그 자체로 진부한 상황은 없다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다만 무신경하거나,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속을 털어놓지 않는 작가가 있을 뿐이다. 인간은 동료 인간이 맞닥뜨린 궁지가 속속들이 묘사될 때 감동을 받는다. 144

 

그대의 분노와 나의 분노....이티스 워턴 여사도 [애틀랜틱 먼슬리]최근 호에 기고한 <어느 소설가의 고백>에서 다음과 같이 잘라 말한다.

 

"사실 두 가지 기본 원칙이 있을 뿐이다. 첫째, 소설가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든 비유적인 의미로든(대부분의 경우 이 둘은 같은 의미다)자신의 팔이 미치는 범위 안에 있는 것만 다루어야 한다. 둘째, 주제의 가치는 작가가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또 그 안으로 얼마나 깊이 파고들 수 있느냐에 거의 전적으로 달려 있다."

 

가끔 위의 인용문을 되새겨보기 바란다. 자신의 글에 최종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통찰력이며, 선하고 맑고 정직한 마음이 있는 곳에선 진부함이 발붙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테니. 146

 

하나의 이야기, 수많은 개작....자신에게는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신선하고 뜻밖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148

 

"자신이 의견을 개진하고 싶을 만큼 생동감 있는 이야기라면 뭐든 써도 상관없다." 어떤 상황이 그 정도로 관심을 끈다면 그 상황은 충분히 의미가 있으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이야기의 토대는 이미 마련된 셈이다. 148

 

양도할 수 없는 개성...모든 글은 조리법이나 공식처럼 단지 정보 자체의 전달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무기로 삼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독자의 관심을 붙잡아 두면서 독자가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작가가 이끄는 대로 이 대목에서는 감동을 받고, 저 상황에서는 슬퍼하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마음놓고 실컷 웃도록 유도한다. 그런 점에서 모든 소설은 설득력을 지닌다. 종류 여하를 막론하고 무릇 지어낸 이야기의 근저에는 작가의 확신이 자리한다. 따라서 작가는 마땅히 삶의 중요한 문제 대부분에 대해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것은 무엇이며, 글의 소재로 사용하게 될 삶의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149

 

13장 작가의 휴식

 

모든 좋은 말에는 그보다 좋은 침묵이 담겨 있다. 침묵은 영원처럼 깊고 말은 찰나처럼 얕다.

토마스 칼라일

 

침묵을 경청하는 것은 경이로는 일이다. 토머스 하디

 

말 없는 여가 시간...결론은 간단하다. 스스로 마음이 내켜서 글을 쓰고 싶다면 말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어야 한다. 극장에 가거나, 교향악단의 연주를 듣거나, 박물관에 들르기보다 혼자 장시간 산책에 나서거나, 혼자 버스를 타보라. 진지하게 계획을 세워 말하거나 읽는 것을 멀리한다면 큰 보상이 따를 것이다. 154

 

14장 습작의 정석

 

우리는 쓰고 싶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하기 때문에 쓴다. 윌리엄 서머싯 몸

 

진정한 작가에게는 각각의 작품이 이룰 수 없는 것에 다시 도전하는 새로운 시작이다. 항상 작가는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거나 다른 이들이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에 도전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이따금 큰 운이 따라 성공하게 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자신만의 문체를 찾으라....무엇보다도 자신만의 문체, 자신만의 주제, 자신만의 어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자신의 본성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그대가 참다운 작가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글을 면밀히 연구하라. 162

 

아침에 쓰는 글은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그대에게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 잘 찾아보면 그 주제에 대해 수박 겉 핥기 식 논평 이상의 뭔가 말할 거리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지나치게 산만한 배경에서 자신의 생각을 추려내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한 주제로 압축해 나가라. 163

 

자신 있게 글쓰기...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의 첫 번째와 마지막 문장을 정해두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첫 번째 문장은 이야기 속으로 풍덩 뛰어들 때 내딛는 발판으로, 마지막 문장은 앞으로 헤엄쳐 나갈 때 몸을 잘 뜨게 해주는 부낭으로 활용할 수 있다.

 

완성된 실험...나중에 읽어봐서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다시 쓴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처럼 생각되든 생각되지 않든 완성된 이야기를 가지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면 훈련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167

 

벗어날 시간....자신의 작품을 한 달 넘게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작가들이 많다. 그럴 때는 글을 한쪽으로 밀쳐두고 뭔가 다른 데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동안 꾹 참아왔던 책 읽기에 나설 때다. 168

 

비판 어린 읽기....기력이 회복되고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이 초연한 상태가 되면 자신이 쓴 글을 꺼내 읽어보라. 169

 

15장 무의식과 천재

 

천재는 이상을 지닌 재능이다. 윌리엄 서머싯 몸

 

천재란 그것을 지닌 자를 온갖 고난에 빠뜨릴 만큼 탁월한 재능이다. 새뮤얼 버틀러

 

상상력은 거의 전적으로 무의식을 집으로 삼는 우리 마음의 창의적인 면이다. 174

 

무의식과 타협하라.....글을 잘 쓰려면 당면한 지식의 문지방 뒤에 자리하는 우리 본성의 거대하고 강력한 이 부분과 타협해야 한다. 176

 

계획하고 있는 작품의 형식과 주제를 결정하는 것은 무의식이며, 무의식에 의지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훌륭하고 확실한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무의식의 활동에 시도 때도 없이 간섭해선 안 된다. 177

 

예술적 혼수 상태와 작가의 '비법'...진정한 천재는 자신이 어떻게 일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 체로 평생을 살아간다. 천재는 꿈꿀 때, 앉아서 빈둥댈 때 등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있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만 알 뿐이다. 177

 

16장 재능의 해방

 

기적의 가장 놀라운 점은 그것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전통은 안내자일 뿐 교도관이 아니다. 윌리엄 서머싯 몸

 

작가는 이중 인격이 아니라 삼중 인격이다....번득이는 통찰력날카로운 직관 그리고 상상력서로 협력해 평범한 경험을 '더 고귀한 현실이라는 환상'으로 바꾸어 놓는다. 180

 

신비로운 능력...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타고난 재능을 더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181

 

감정이 북받치는 순간에, 위험에 처한 순간에, 기쁨의 순간에, 더러 병을 오래 앓아 몸과 마음이 차분해질 때, 잠이 덜 깨서 비몽사몽일 때, 마취 상태에서 막 깨어났을 때 사람들은 재능의 존재를 어렴풋이 감지한다. 재능의 흔적은 음악 신동들의 삶에서 가장 확실하고도 불가사의 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아무리 신비롭고 불가해하다 하더라도 재능은 분명 존재한다. 182

 

'생각을 품는 시기'를 짧게 줄여 더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그 방법이야말로 작가의 비법이다. 186

 

17장 작가의 비법

 

동료나 선배보다 나은 자가 되려고 애쓰지 말라.

자신보다 나은 자가 되려고 노력하라.  윌리엄 포크너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이 확실히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올더스 헉슬리

 

몸을 가만히 놔두듯 마음을 가만히 놔두는 법을 익히라. 189

 

인도의 옛 현인은 자신의 마음을 반은 자조투로 반은 변명투로 '재잘대는 원숭이'에 비유했다. 성다시시 프란체스코(1182-1226)는 자신의 몸을 가리켜 '나의 바보 형제'라고 일컬었다. 어느 실험자는 이렇게 한탄했다. "마음이 소금쟁이처럼 수면을 내달린다." 190

 

'예술적 혼수 상태'불러내기...이야기를 여전히 되는 대로 생각하면서 목욕을 한 다음 어두운 방으로 들어가 등을 대고 똑바로 누우라. 그런 자세가 너무 졸린다 싶으면 나지막하고 큼직한 의자에 앉아 적당히 긴장을 풀라. 편안하게 자세를 취했으면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 몸을 가만히 놔두라. 그런 다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라. 완전히 잠든 상태도, 그렇다고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도 아닌 채로 그저 누워 있으라.

 

잠시 후, 2분이 될 수도  한 시간이 될 수도 두 시간이 될 수도 있는데, 일어나고픈 욕구가 일면서 활력이 마구 샘솟을 것이다. 즉각 그런 욕구에 응하라. 쓰려고 하는 글을 제외하면 세상 어느 것에도 관심이 가지 않는 일종의 경미한 몽유병 상태에 빠질 것이다. 194

 

작별인사...얼마나 좋은 작품이 탄생하느냐는 그대와 그대의 삶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그대의 감수성이 얼마나 예민한지, 분별력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그대의 경험이 독자의 경험과 얼마나 일치하는 지, 훌륭한 글쓰기의 요소를 얼마나 철저하게 익혔는지, 말의 가락을 가려짚는 귀가 얼마나 발달해 있는지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면 일관성 있고 균형 잡힌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결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이런 훈련을 통해 그대는 이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로 탈바꿈했다. 훌륭한 도구가 그렇듯이 그대는 쓰임새가 많고 견고하다. 그대는 예술가로서 작업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잇다. 195

 

18장 몇 가지 잔소리

 

불만이 없는 자는 만족할 수 없다. 펠럼 그렌빌 우드하우스

 

도덕처럼 예술도 어딘가에 선을 긋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타자기 사용....타자기로 쓴 원고가 갑자기 비약이 많아 매끄럽지 못하다면, 손으로 쓴 원고에선 분명히 발견되는 생각들이 거기엔 빠져 있다면 타자기로 글을 쓰는 것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앉은 자리에서 작품을 끝내지 못할 경우에는 작업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곧 다시 시작하겠다고 자신과 약속하라. 201

 

쓰고 있는 원고를 끝낼 때까지 책을 멀리하는 것이 정 힘들다면 가능한 한 자신의 작품과 성격이 다른 책을 골라야 한다. 전문서나 역사서 또는 외국어로 쓰인 책이 좋다. 202

 

정기적으로 책과 잡지를 탐독하라. 그래서 그 책과 잡지의 편집자가 요구할 만한 조건을 자신과 맞추어보라. 202

 

3. 목차

 

추천사

머리말

1장 네 가지의 어려움

2장 작가의 조건

3장 이중성의 장점

4장 습관에 관한 조언

5장 무의식의 활용

6장 일정한 시간에 글쓰기

7장 첫 번째 검토

8장 자기 작업에 대한 비평

9장 작가로서 책 읽기

10장 모방에 관하여

11장 순수한 시각 되찾기

12장 독창성의 원천

13장 작가의 휴식

14장 습작의 정석

15장 무의식과 천재

16장 재능의 해방

17장 작가의 비법

18장 몇 가지 잔소리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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