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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5일 09시 56분 등록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후회는 나쁜 것일까? 많은 직장인들이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면, 후회는 분명 나쁜 것이다. 사람들은 후회를 ‘지나간 버스에 손 흔드는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후회를 하고 싶지 않아도 완전하게 후회를 피할 수는 없다. 인생이 모순이고 어려운 이유다. 여기서 좋은 소식 하나. 저자인 닐 로즈는 “후회는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후회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건강한 삶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그리고 너무 지나치거나 모자라면 문제가 생긴다. 너무 후회가 많으면 과거를 극복해 미래로 전진하지 못하고, 너무 후회를 안 하고 자신의 감정 경험에서 오는 교훈을 계속 무시하면 비생산적인 행동을 고집하여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놓친다.”

 

후회는 사후가정사고(事後假定思考)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후가정(counterfactual)은 이미 일어난 사실에 대해 반대 상황을 가정하는 것을 말한다. 사후가정사고는 이미 일어난 사실과 다르게 ‘…할 수도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하는 ‘만약에 … 하기만 했다면’, ‘거의 … 할 뻔했는데’와 같은 말들은 사후가정사고의 표현이다.

 

후회는 사후가정사고에 수반되는 감정이다. 사후가정사고는 ‘상향적 사후가정사고’와 ‘하향적 사후가정사고’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향적(upward) 사후가정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바람직한 상황과 비교하는 것이다. ‘내가 그때 주식을 팔았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을텐데’, ‘내가 그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과 같은 생각이 상향적 사후가정사고에 속한다. 반대로 일어난 일이 더 나쁘게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가정하는 것을 ‘하향적(downward) 사후가정사고’라고 부른다. 정리하면 상향적 사후가정사고는 비판적 사고에 가깝고, 하향적 사후가정사고는 낙관적 사고에 가깝다.

 

두가지 사후가정사고 모두 우리에게 유용하다. 이미 일어난 사실을 더 좋은 결과와 비교하는 상향적 사후가정사고는 잘못한 선택이나 행동에 대해 분석하고 반성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로즈는 상향식 사후가정사고에 대해 ‘개선, 향상, 발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그에 비해 하향적 사후가정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나쁜 상황과 비교함으로써 지금 상황을 보다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회사 일에서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이 “그래도 프로젝트 결과가 최악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상향적 사후가정사고를 많이 한다. 이런 사람일수록 후회의 밝은 면을 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과도한 죄책감이나 좌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가진 사람은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상향식 사후가정사고도 해야 한다. 그래야 현실을 직시할 수 있고, 성찰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 과도한 좌절감과 마찬가지로 대책 없는 낙관주의도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 뭔가에 대해 후회하는 과정은 괴롭지만, 자기 자신과 어떤 일에 대한 후회를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써 스스로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홍승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kmc19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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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이름으로 한겨레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열여섯번째 칼럼이 1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 드립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working/6195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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