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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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수업 과제
장자가 내게 준 편지
나에게 묻지 말라. 나에게 묻지 말라. 네가 어디 있는지 나에게 묻지 마라. 나도 그대와 마찬가지로 나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그대와 다른 점이라면 단 한가지! 그대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으려 묻고 다니고, 나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너 자신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너 자신을 찾으면 현실의 괴로움이, 슬픔이, 허무함이 사라질 것 같은가? 과연 자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괴로움과 슬픔과 무기력함이 ‘자아’가 있던 빈자리에 찾아 들어 왔을까?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그 빈자리에는 기쁨과 환희와 열정과 충만함이 차 오르기도 하지 않았던가?
변화하고 싶은가? 무엇을 향해 변화할 것인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원하는가? 남들이 너의 이름을 드높이기를 원하는가? 너는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많은 돈을 벌고 싶은가? 너는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변화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스스로 ‘나’의 주인이 되려 하지 말라. ‘’나’의 주인은 없다. ‘나’를 빈 배로 만들라. 사람을 태우지 말라. ‘나’는 본래 주인이 없었고 결국 대자연속으로 돌아갈 뿐이다. 그러니 ‘나’의 주인행세를 하려 하지 말라. 텅 빈 배, 주인 없는 배는 그저 강물이 흘러가는 데로 흘러간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너를 비워라. 흐름에 맡겨라. 흐름에 맡길 때 그때 너는 순간순간 쏟아지는 환희를 온전히 만날 수 있다.
너를 텅 비워버릴 때, 그때 너는 ‘텅 빈 배’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 가능한 깊이 너 자신을 들여다 보라. 가능한 깊이 더 깊이 자신을 느끼라.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나’와 ‘나라는 것’의 관계를 맺고 살면, 그대는 진정으로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신을 무거운 짐처럼 짊어지고 힘들게 끌고 가고 있을 뿐이다. 숱한 절망과 슬픔이 그대를 찾아온다.
삶은 매 순간 미지의 길을 향해 간다. 두려워 말라. 너를 잃어버리면 두려움도 사라진다. 다만 흘러 갈 뿐이다. 이뤄야 할 것도 없고 가야만 할 곳도 없다.
너는 말한다.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습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나를 잃어버려라’
너는 말한다. ‘나를 잃어버려 슬픕니다’
나는 너에게 말한다. ‘내가 없다면 과연 누가 슬퍼하는가?’
너는 말한다. ‘기쁨을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
너는 너에게 말한다. ‘텅 빈 너의 배에서 참 기쁨을 맛보라’
지난 수업 과제물들을 짧게 정리하라.
6월)
나는 미노타우르스다. 태어나면서부터 시간이라는 미궁 속으로 던져진 가련한 존재이다.
나는 다이달로스다. 스스로 만들어낸 미궁에 갇혀버린 가련한 존재이다. 죽음만이 나의 마지막 종착점이다. 변신하라. 다른 존재가 되어라. 사랑만이 변신으로 가는 길을 보여줄 것이다.
7월)
나는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이다. 언제든 죽을 준비는 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죽음으로 끌려가면서도 웃을 것이다. 나를 죽일 수 있는 것은 결코 시간이 아니다.
나는 배워야 한다. 물러서는 법과 비겁함과 돌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9월)
나는 패전 장수다. 끊없는 전투 속에서 한 걸음씩 전진해 왔다. 결국 원했던 고지까지 왔지만 이곳은 또 다른 전투의 시작일 뿐이었다. 허탈했다. 허무했다.
이제 나는 나의 내면을 향해 나아간다. 내면에 진실하라. 그때서야 인생은 시처럼 변화하리라.
10월)
나는 나다. 나는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고 설명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투명하게 사람을 대한다.
인생의 참된 기쁨은 대자연과 인간 공동체를 위해 ‘나’라는 존재가 사용될 때이다. 또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가 가진 특권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얽매이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11월)
자유를 추구하는 일은 곧 미로에 갇힌다는 의미이다. 자유가 미로이며, 미로가 곧 자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 내 마음에 촛불을 켠다.
12월)
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는 가에 따라 나는 이루어 진다.
1월) – 총평
나를 찾아 떠난 길에서 텅 빈 배를 만났다. 나는 텅 빈 배이다. 주인도 없고 노예도 없다. 그저 강물 따라 흘러가는 빈 배일 뿐이다. 비가 내린다. 빗줄기를 온 몸으로 맞는다. 햇살이 비춘다. 온 몸으로 햇살을 맞는다. 빈 배는 물살에 몸을 맡기고 흘러간다. 흘러가는 빈 배.
1. 인생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
너 어디 있느냐?
2. 나라는 인간을 한 줄로 표현하면?
나는 없었다. 나는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3. 내가 세상에 소리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축약하라.
인문 고전에서 지혜를 보라. 그들의 지혜로 ‘나’를 수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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