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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8일 07시 51분 등록

1.     러셀이 보내는 편지

자네의 편지 잘 읽었네. 오십 이후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더군.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삶이라는 것이 예측이 불가능해 인생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무의미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네.  하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삶의 원칙은 갖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네. 인생2막을 준비하는 자네에게 몇 마디 해주고 싶네.

 

첫째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을 손에 놓지 않기 바라네. 3개월 전에 재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네. 생계 때문도 있지만 일은 삶의 활력을 준다네. 건강을 유지하고 또 연인을 만나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네. 일을 하는 것은 행복의 중요한 요소라네. 실직의 고통을 경험했으니 잘 알 걸세. 아무래도 작은 회사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어 좋을 걸세. 많은 사람들이 50대 중반의 나이에 은퇴해 그 동안 읽고 싶었던 책이나 읽고 우아하게 문화생활을 하는 것을 꿈꾸는 데 정말로 하나의 꿈에 불과하네. 역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일을 하며 살아가길 바라네.

 

둘째, 사랑을 하기 바라네. 그냥 연인처럼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가 좋을 듯 하네. 서로 바라는 바가 없고 집착하는 것이 없이 만나면 편안한 사람이 자네한테 잘 어울릴 것 같네. 사랑은 내 삶의 고비 때마다 삶의 의욕을 갖게 해주었네. 쾌락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주었지. 네 번의 결혼 외에 많은 연인을 만났지만 그 많은 사람 중에 80세에 결혼한 마지막 아내 이디쓰에게서 비로서 평화와 안정, 희열을 찾았네. 사랑은 고독을 잊게 해주고 기쁨을 주고 고뇌를 잊게 해주는 묘약이네.  아마도 내가 100세 가까이 장수한 비결이 아니었나 생각하네. 홀로 가기엔 너무 긴 인생이 아니겠나.

 

셋째로는 관계일세. 진정한 삶이란 다른 사람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 있는 것을 의미하네.                  직업적인 필요이든 사적인 만남이든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을 꺼려하지 말고 그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 갔으면 하네. 사소한 인연과 만남이 한 개인의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네. 뜻하지 않는 도움을 받을 수도 있네. 그렇다고 관계를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 여기에는 남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관대함이 필요하네

 

네 째, 타인의 시선이나 관습과 인습, 예의, 편견, 가치관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행동에 옮기는 삶을 살아갔으면 하네. 자네는 특히, 종교나 결혼으로부터 자유로우니 가능하리라 보네. 종교는 행동과 사고를 너무 경직시켜 자유를 구속하는 측면이 있네. 물론, 자유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감당할 몫이라는 잊지 않았으면 하네.

 

또한 책 쓰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아네. 명심할 것은 독자와 영합하기 위해 내키지도 않는 글을 쓰지 않았으면 하네. 나는 50이 다 되어 아버지가 되었네. 자식에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 돈이 필요했지. 그래서 교수직을 그만두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프리랜서 작가가 되었네. 솔직히 말하면 내 후학인 비트겐 슈타인이 논리학과 수리학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어 그를 능가할 자신이 없었네. 그래서 미련 없이 교수직을 사임했네.  50이후 집필과 강연 등으로 돈은 모았네만 일을 즐기지 못한 적도 많았네. 청탁을 받고 억지로 의무적으로 글을 쓰니 진정성이 결여 된 적도 있었다네.   

 

나의 경우는 금기시하는 주제나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네. 인간의 본성인 허영심, 권력욕, 성취욕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것도 생각해 보았으면 하네.

 

자네 삶의 체험을 중심으로 중년의 인생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고 하는 데 주제가 너무 진부한 것 같네. 자네 삶의 이력과 경험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뻔한 내용이 들어갈 것 같아 하는 말일세.  사람들은 착각을 한다네. 자신은 누구보다 더 파란 만장한 삶을 살았고 남들보다 더 무거운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왔다고 하지.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다고 일단의 사람들이 책 쓰기를 부추기는데 자신의 영혼이 들어가지 않은 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네. 무엇보다 왜 써야 하고, 무엇에 대해 써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 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네. 

 

끝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갔으면 하네. 자네는 아직까지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나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었네. 전쟁은 점잖은 사람, 지식인, 문명인을 호전적이고 야만적으로 만든 다는 것을 피부로 실감했지. 위대한 철학자와 문학가, 그리고 예술인을 배출한 독일이라는 나라와 수많은 독일 지성인들이 아돌프 히틀러의 한 선동가에 의해 전쟁광이 되고 잔혹한 대학살에 열광하고 동조하고 침묵한 것을 보게. 

 

아무쪼록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그 속에서 예측 불가한 삶을 만끽하며 즐겁게 살기를 바라네.

 

2. 월별 과제를 서너 줄로 요약하고 총평

 

1)     6월 신화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이라는 신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린토스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길을 떠난다.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신이 쳐놓은 운명의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가혹한 운명을 불평 없이 받아들인다. 나 또한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되 그 결과에 대해 어떤 운명이든 누구를 원망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 운명을 사랑하기로 했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느냐에 운명의 물꼬가 조금은 바뀔 것이다.

 

2)     역사 속의 한 장면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

수용소 수감자들의 삶의 태도는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유형과 미래와 희망 없는 삶을 체념하는 유형이 있었다. 삶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운명.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그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삶에 자기에게 기대고 있다. 동일한 운명이나 동일한 상황을 접해도 개개인 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 열등감과 불평, 불만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내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

 

3)     자서전

위인의 삶을 보면 자신의 성장을 가져온 요인이 다양하다. 부모님의 따뜻한 격려, 참 스승, 가까운 벗 그리고 여성과의 사랑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고 보면 가족은 없다.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한 쪽은 희생하고 포기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위인이나 평범한 사람이나 페르소나의 갖고 살아간다.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대중에게 보여주는 가면으로 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좋은 인상을 주려고 한다. 생존을 위해 페르소나의 지배를 받고 있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중의 모습을 하고 살아간다. 적절한 페르소나는 삶의 윤활유로서 필요하지만 원래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총평

 

나의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기로 했다. 나에게 기대고 있는 내 삶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2014년 대한민국이라는 이 나라, 나에게 건강한 몸을 주신 내 부모, 성실과 근면이라는 유전자를 주신 부모님을 사랑한다. 그리고 나에게 두 아들을 선물해준 애들 엄마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내 현재의 삶을 사랑한다. 열등감과 집착, 미련 없이 세상을 살게 도와준 지나간 나의 인생 선배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내 안의 성장, 잠재력의 불씨를 다시 살려 변화의 길에 들어서게 해준 구본형 선생님, 연구원 선배들, 그리고 동기들에게 감사한다.

 

예측할 수 없는 삶이기에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존재하고 싶다. 불확실한 삶 이기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인생이기에 살만한 것 같다.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그것에 순응하고 때로는 미련하게 도전하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3.     나에 대해 정의

 

1)     나라는 인간을 한 줄로 정의한다면

현재의 삶을 즐기고 감사하며 매일 매일 다시 태어나는 남자

 

2)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 도전

 

3)     키워드를 통해 그대가 세상에 소리치고 싶은 말을 한 줄로 축약한다면?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모든 제도나 가치관에 얽매이지 말고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며 삶의 주인이 되어 매일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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