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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8일 09시 42분 등록

월든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녹색 서적

헨리데이비스 소로 원작 김선희 글 이상현 그림 파란 자전거 출판

 

저자에 대하여

헨리 데이빗 소로

이 책의 구성은 월든》 본 내용은 2부에저자와 월든이 쓰여진 시대와 그것이 후세에 준 영향에 대해서는 1부에서 다루고 있다그래서 뒤편에 나오는 1부 내용 요약으로 저자 조사를 대신한다.

 

책의 구성

이 책의 구성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읽고 이해하기 쉽게원작과는 달리 이해를 위한 부분을 1부에원작의 내용을 2부에 넣어,재구성한 것이다.

 

차례

글쓴이의 말자연을 향해 늘 깨어 있는 사람소로

1부 월든을 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5가지

1. 자연과 하나 되는 곳월든 호수

2. 자연을 사랑한 청년헨리 데이비드 소로

3. 감옥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시민 불복종

4. 후원자 에머슨과 초월주의 잡지 다이얼

5. 왜 소로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가

 

2부 최초의 노색 서적 월든

숲 속에서의 생활

나는 어디에서무엇을 위해 살았나?

책 읽는 즐거움

숲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내가 사랑한 고독

나를 찾아온 손님들

콩밭에서

마을에서 있었던 일

월든 호수의 풍경

베이커 농장

보다 가치 있는 것들

동물 이웃들

불을 지피며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과 겨울 손님들

겨울 동물들

한겨울의 월든 호수

다시 봄이 찾아오다

글을 마치며

 

연표

번역자가 저자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글에서 본 소로에 대한 정보

소로의 첫 작품인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은 1,000권을 찍었는데 고작 279권만 팔리고 말았다그러자 출판업자가 나머지700여권의 책값을 배상하라며 집 앞에 떡하니 가져다 놓았다소로는 그 책을 등에 짊어지고 2층까지 올라간다. “2층까지 이렇게 짊어지고 왔는데도 끄떡 없는 걸 보니책은 튼튼하게 잘 만든 것 같군.”했다.

그나마 월든의 조금 나아서 2000권이 다 팔리는 데 년이나 걸렸다이렇게 살아생전에 큰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소로는 크게 낙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소로가 살았던 콩코드와 동시대에 그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하여

루이자 메이 올컷의 첫 작품은 소로의 친구 에머슨에게 들려주었던 것을 책으로 낸 것이 작은 아씨들이다이 작품 속의 배경이 콩코드이다.

 

가슴을 치는 글귀

1부 월든을 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5가지

1. 자연과 하나 되는 곳월든 호수

16. ‘월든은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시에서 남쪽으로 약 2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둘레 3킬로미터 정도의 자그마한 호수 이름입니다.

호수가 많은 이곳에서는 이 정도는 작은 호수이며수목이 짙게 우거진 매사추세츠에서는 그저 평범한 호수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18. 월들은 원래 깊은 숲 속에 자리 잡은 작은 호수의 이름이었지만지금의 사람들은 월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급자족안빈낙도 등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생활들을 떠올립니다물건을 사고팔 필요없이 자연과 더불어 혼자서 먹고 마시고 입은 것을 해결하는 자연주의자의 삶을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19. 소로의 고향콩코드

콩코드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디언들이 살았던 곳으로 무스케타퀴드(넓은 땅이라는 뜻)’라고 불리던 곳이었습니다콩코드에는 유난히도 숲과 간이 많습니다비옥한 땅넓은 숲넉넉한 강물 덕분에 매우 살기 좋은 곳이었지요어디를 가더라도 상수리나무소나무밤나무단풍나무 등이 어우러진 울창한 숲을 볼 수 있습니다.

 

2. 자연을 사랑한 청년헨리 베이비드 소로

20. ‘형과 함께한 소로의 어린 시절

소로는 1817년 7월 12일에 존 소로와 신시아 던바 사이에서 세 번째 아이로 태어났습니다아버지 존 소로는 원래 성공한 프랑스 상인 집안 출신이었습니다. 1685년 위그노라고 불리는 프랑스 인 개신교도 들은 종교의 자유를 찾아 프랑스를 떠나 한동안 영국에서 생활했습니다그러나 미국 땅으로 건너왔는데소로의 할아버지도 이때 그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보스턴에 정착했습니다.

소로의 아버지는 연필 제조업자로 메사추세츠에 있는 콩코드에 살고..... 연필 제조업으로 살림을 잘 꾸려 가고 있었지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머니가 하숙을 쳐야 했다.

* 1817년 이후 소로가 살았던 시대는 미국은 산업혁명으로 기계화를 겪을 시기.

아버지는 연필제조업자.

 

22. “사내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대개 시계와 총두 가지다시골에서 활달하고 극성스런 녀석들은 총을 가지고 노는 게 보통이었다하지만 나는 총을 쏘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총은 어깨에 메어 두기만 하고 하루 종일 멀리까지 돌아다니기만 했다.”

 

25. 노예폐지론이 한창 불거졌을 때는 자신들의 집을 모임 장소로 기꺼이 빌려 주었을 정도로 건전한 사회의식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25. ‘하버드에서의 대학 생활

열여섯 살이 되어 소로는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26. 조그만 학교다 보니소로의 남다른 행동이 가끔씩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조영하지만 반항적인 성격이었던 소로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검은 코트만 입으라고 강요했을 때도 녹색 코트를 즐겨 입었다고 합니다.

 

27. 소로 집안의 생업은 연필을 만드는 일이었지만사실 소로의 아버지는 한때 보스턴에서 교사 생활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누나 헬렌(소로가 서른두 살 때폐결핵으로 사망)이나 형 존(소로가 스물다섯 살 때파상풍으로 사망)도 교사였습니다.

학교를 방문한 장학사가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체벌을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소로는 학생들을 때리면서 가리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장학사의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를 들길 했지만 자신의 소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교사생활은 그렇게 고작 2주 만에 끝나 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형과 함께 사설 학교를 운영했다형이 교사를 하고소로가 행정을 맡았다형이 면도를 하다가 손가락을 베었고 덧나는 바람에 파상풍에 걸려 사망했다소로 혼자서는 학교를 운영할 수가 없었다결국 학교는 소로의 형의 사망으로 3년이 안되어 문을 닫았다.

 

29. ‘월도 에머슨 그리고 엘러리 채닝

두 사람이 직접 만나게 된 것은 로로가 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에 머물고 있을 때였지만그 전에 이미 소로는 에머슨이 쓴 자연론이라는 글을 읽고 에머슨의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신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그 뒤 소로는 에머슨의 글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1837년에 에머슨은 이미 유명 인사였습니다. 1834년 부모님이 계시는 콩코드로 이사 와 1835년에는 결혼을 하고그 뒤로 계속 콩코드에 살고 있었지요에머슨은 목사 집안에서 태어나 목사의 길을 걷기로 되어 있었지만문학과 사회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35.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을 꿈꾸며'

스물여덟 살이 된 소로는 친구에게 도끼 한 자류를 빌려 월든 호숫가의 숲 속으로 들어가 집을 지었습니다. .... 가로3미터세로 4미터높이는 고각 2.5미터의 집이었으니까요물론 오두막에서 쓸 가구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 자신이 살 집을 짓는 데 든 비용은 모두 합해서 단돈 28달러가 전부였습니다.

 

35. 소로가 오두막을 완공한 날짜는 우연히도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같은 7월 4일이었습니다그날소로는 자신이 오랫동안 꿈꾸어 오던 자연 속의 생활을 위해 드디어 월든 호숫가에 정착했던 것입니다.

 

37. "사치품과 흔히 말하는 생활 용품들 대부분은 꼭 필요한 것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오히려 인류의 발전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다역사상 현명한 이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궁핍한 생활을 하며 간소한 삶을 살았다."

월든 1

소로는 직접 이런 삶을 실험해 보기로 했던 것입니다.

 

38-39. '섬세한 자연의 관찰자 소로'

 

38. 소로에게 동물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마을의 시민이자 더불어 사는 동료 피조물'이었던 것입니다'야생이야말로 세계를 보호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소로에게 월든 호숫가는 자신의 보금자리일 뿐 아니라 동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나는 어느 곳에서든인간으로서 왕이 되기보다는 숲 속의 학생이 되고자연의 어린이가 되고 싶다."

 

40.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

소로는 1846년 미국이 일으켰던 멕시코 전쟁을 인정할 수가 없었습니다때문에 인두세 납부를 거부했고그로 인해 단 하루이긴 하지만 감옥에 갇힌 일도 있었습니다.

* 1848년 2월 멕시코 전쟁 종식

과달루페-이달고 조약

 

41. 소로가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에머슨은 감옥에 있는 소로를 보러 달려왔습니다에머슨은 소로를 보고 크게 화를 내며 소리쳤습니다.

"자네 도대체 왜 그 안에 있는 건가?"

그러자 소로는 이렇게 응수했다고 합니다.

"그러는 당신은 왜 여기 있지 않습니까?"

 

42. "정부는 국민이 자신의 뜻을 실행하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그러나 정부가 힘을 함부로 사용해 그 힘이 악용되기 쉽다지금 계속되고 있는 멕시코 전쟁을 보라이 전쟁은 일부 사람들이 정부를 마치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사용한 결과로 생겨난 일이다애초에 국민들은 이런 전쟁을 허락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의무는언제 어느 때이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실천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정부에 대해 어떻게 처신해야 바람직한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나는 대답한다수치감 없이는 이 정부와 관계를 가질 수 없노라고 말이다나는 노예제의 정부이기도 한 이 정치 조직을 단 한순간도 나의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

매사추세츠 주의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남부의 10만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이곳의 10만 상인과 농부들이다이들은 상업과 농사에만 관심을 가질 뿐노예와 멕시코 전쟁에 대해 정의를 실천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지 않다.

나는 서슴없이 말한다노예제 폐지론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매사추세츠 주 정부를 지지하는 일을 지금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나는 이것만은 알고 있다이곳 매사추세츠 주에서 천 명아니 백 명아니 열 명아니 단 한 명의 정직한 사람이라도 노예 소유를 그만두고 실제로 공범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그 때문에 감옥에 갇힌다면 그때야말로 미국에서 노예제가 완전히 폐지될 것이다시작이 얼마나 미미해 보이는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어떤 일이든 일단 한 번 제대로 행해지면 영원히 행해지기 때문이다."

시민 불복종》 중에서

 

44. 국가는 옳지 않은 일을 국민에게 강요해서는 안 되며또 국민은 옳지 않은 일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소로는 강력히 주장했습니다정부는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돈을 멕시코 전쟁에 쏟아 붓고 있었습니다소로로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44. 이후에도 소로는 도망친 노예가 캐나다로 망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46. '월든 호수를 남겨두고'

1847년 9소로는 2년 2개월의 숲 속 생활을 마감하고 월든 호숫가를 떠나기로 했습니다자신의 떠남을 월든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내가 숲 속에 살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안되어 내 오두막 문간에서 호수까지 나의 발자국으로 인해 길이 났다이 세상의 큰길은 얼마나 닳고 먼지투성이이며전통과 타협의 바큇자국은 또 얼마나 깊이 파였겠는가나는 편히 선실에 묵으면서 손님으로 향해가기보다는 차리리 인생의 돛대 앞에갑판 위에 있기를 원했다이제 갑판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내가 숲에 들어갔을 때 이유가 있었듯 숲을 떠날 때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여러 가지 삶을 체험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한 가지 삶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었다."

 

47. 1860년 겨울 어느 춥고 스산한 날소로는 산책을 나가 숲에서 나무 그루터기의 나이테를 세다가 그만 독감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47. 마침내 1862년 5월 6소로는 눈을 감습니다.

*1861년 남북전쟁 시작

존 브라운 '하퍼스 페리무기고 습격사건으로 재판 받고 교수형에 처해짐이 사건은 남북전쟁의 계기가 됨.

*1955년 12월 로자 카스트 흑인여성이 시내버스에서 백인전용 좌석에 앉는 사건을 계기로 .... 인권운동이 일어남.

 

48. 살아생전 직업 교육을 받은 적도결혼을 한 적도교회에 나간 적도 없는 소로!

완고한 채식주의자였으며 술담배조차 전혀 가까이 하지 않았던 소로는 그렇게 세상에 작별을 고했습니다그의 나이 마흔다섯이었습니다.


3. 감옥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시민 불복종

'인두세 납부를 거부한 소로'

'멕시코 전쟁'

'사람을 죽일 무기를 사는 데 쓰는 세금은 낼 수 없다!'

'노예제에 대한 저항과 존 브라운'

'노예제의 찬반을 두고 벌어진 남부와 북부의 전쟁'

'소로의 시민 불복종》 강연

시민 불복종과 간디의 '비폭력 저항''

시민 불복종과 마틴 루서 킹

** 여기 이 책에 다루는 내용은 너무나 방대하다. 1부에 다루는 내용은 방대하다이 책을 읽기 위해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궁금한 것들을 세심하게 일러주기(주석처리)리를 했다. 1부에서 월든의 영향을 받은 것들을 소개한 것을 읽으면서 이 시대가 얼마나 격변의 시대였는가를 짐작해본다.

한편으로는 이런 책은 대체 누구를 위한 책인지 궁금하다여기에 나오는 용어나 사건들은 초등학생이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듯 하고그렇다고 어투가 고등학생 이상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여기 다루는 내용을 서로 엮어서 이해하기엔 고등학생이 소화하기에도 내용이 너무 방대해 보인다.

 

52. '노예제의 찬반을 두고 벌어진 남부와 북부의 전쟁'

"나는 세금 징수원을 통해 미국 정부나 주 정부를 일 년에 단 한 번 직접 만난다. (중략만일 올해 천 명의 사람들이 세금 납부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전혀 폭력적인 것도 잔인한 것도 아니다오히려 세금을 내어 국가가 폭력을 행사하도록 하고그로 인해 무고한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더 폭력적이고 잔인한 일이다."

 

54. 훗날소로는 감옥에서 보낸 그날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나라를 여행하는 것 같았다창문을 열고 잠을 잤기 때문에 창밖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마을 시계탑의 종소리저녁나절 마을 사람들의 수다 소리가 마치 처음 듣는 소리처럼 낯설게 느껴졌다그날 밤나는 내 고향 마을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나는 그 안에 있었던 것이다그때 비로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있었다."

 

62. '소로의 시민 불복종》 강연'

인두세 거부로 하룻밤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에 대한 개인의 권리와 의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고(1848년 1), 이 연설문을 수정해 '시민 정부에 대한 저항'이라는 글을 미학연구라는 잡지 창간호에 기고했습니다.(1849), 그러나 미학연구라는 잡지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창간호와 더불어 폐간되어서 소로의 글을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이 글이 나중에 '시민 불복종'이란 제목으로 수정되어 출간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소로 자신이 '시민 불복종'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시민 불복종'이라는 제목은 소로가 사망한 뒤소로의 단편집에 수록되어 재출되면서 새롭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63. 메사추세츠 주는 노예제 폐지 운동의 중심지였습니다따라서 1840년대 무렵에는 노예제 반대를 주제로 하는 대중 강연회가 많이 열렸습니다.

 

64. 헨리 솔트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개혁운동가이자 저술가.

1890년부터 1908년에 이르기까지 2번의 개정작업을 거쳐 완성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애는 소로의 생애와 사상을 가장 잘 집약시킨 보고서일 뿐 아니라오늘날에도 소로의 작품과 사상에 대한 명료하고 통찰력 있는 안내서로 인정받고 있다.

 

65. 간디가 헨리 솔트에게 보낸 편지에는 친구로부터 시민 불복종이라는 책을 받아 읽은 경험을 이렇게 적고 있다.

"이 글이 너무나도 설득력 있고 진실로 가득 차 있어서 소로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러던 중에 당신이 쓴 소로의 전기와 월든그리고 소로의 다른 글들도 찾아서 전부 읽었습니다모두 즐거운 독서였고값진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이 가르침은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인도인 등록법반대 운동을 진행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됩니다.

*간디가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 그 뒤쪽에 시민 불복종이 마틴 루터 킹에게도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거기까지 다루기엔 너무 방대한 것 같아서 나는 그 내용은 생략했다..


4. 후원자 에머슨과 초월주의 잡지다니엘

'콩코드는 초월주의 운동의 중심지'

 

71. * 에머슨

목사직을 그만둔 얼마 뒤에머슨은 자연론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1836년 발표된 자연론에는 초월주의의 핵심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선 세대들은 신과 자연을 직접 본 반면우리는 그들의 눈을 통해 신과 자연을 본다. .... 정녕 우리는 전통이 아닌 통찰력의 시와 철학을그들의 역사가 아닌 우리의 계시에 의한 종교를 가질 수 없단 말인가? -자연론》 중에서

에머슨의 초월주의까지 언급하기는 여기에 다루는 내용이 많다.

정신이 우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 시대의 유행이었던가 보다.

 

73. '소로와 초월주의'

소로는 자연을 인간의 사색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일부 초월주의자들의 태도에 일종의 공허함을 느낍니다소로가 볼 때 공동체 생활은 문명과 다를 바가 없었지요비슷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질서를 만들고삶의 가치를 정의한다는 것은 인위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천국에 공동체 생활을 하러 가기 보다는 오히려 지옥에서 독신자의 공회당을 지키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소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연을 우리와 동등한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로 인정하려 했습니다.

*소로는 초월주의에 대해 다소 비판적이었던 것 같다좀 더 직접적으로 말한다면초월주의에 동의할 수 없었다는 거지.

 

75.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동안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에머슨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그곳의 땅에 오두막을 지을 수 있도록 허락한 덕분에 가능했던 것입니다에머슨의 이와 같은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월든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소로와 에머슨의 관계가 항상 좋았던 것만은 아닙니다에머슨은 소로가 직업 교육도 받지 않고결혼도 하지 않고늘 혼자 지내고교회에도 가지 않고투표를 한 적도 없다며 그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소로가 고기와 와인도 입에 대지 않는 걸 이해하지 못했지요게다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소로는 고집이 무척 세고 성격도 까다롭고 꽤나 괴팍했다고 합니다주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에머슨은 소로가 아무 쓸모도 없는 자연 탐구와 기이한 은둔 생활로 재능을 낭비한다면서 무척이나 실망스러워했습니다또한 소로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반면에 소로는 에머슨이 점점 문명에 순응해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소로와 에머슨의 관계

 

76. 소로는 인디언 부족들에 관한 기록에 관심이 많아 그 분야의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콩코드 땅에 살았던 인디언들의 본능적인 지식어떠한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디언의 침착함 등을 퍽이나 존경해 마지않았습니다인디언 부족들의 오랜 거주지였던 콩코드에는 인디언의 유물이 많이 묻혀 있었지요.

 

76-77. '소로의 정신적 바탕이 되어준 인도 철학'

소로가 가장 높이 평가한 책은 바가바드기타비슈누 사르마마누의 법전》 등과 같은 인도 힌두교의 오래된 경전들이었습니다.

 

78. 소로는 실제로 힌두 경전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했습니다채식주의장사를 하지 않으려던 것옷을 단순하게 입고 매일매일 목욕하는 것 등은 바로 마누의 법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로는 이 밖에도 우파니샤드상키아 카라키하리반사》 등을 일고 일부 번역해 다이얼지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79. 소로는 다른 종교에도 관대해서 유대 민족들의 몇몇 책들에 대해서도 '성경(성스러운 책)'이란 이름을 붙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기독교와 비기독교를 구별하는 행위의 쓸모없고 불공정하며 철없는 편견과 무지를 개탄해 마지 않는다."


5. 왜 소로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가

'미국에서 소로에 대한 관심이 등장하기까지'

'20세기에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월든

1930년대 미국은 대공황을 겪었습니다. .... 물질적인 것 없이도 살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소로의 저서 월든은 대공황의 그늘 속에서 순식간에 일자리와 농장을 잃은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격동의 1960년대, 1970년대를 거치며 월든보다는 시민 불복종이 대중적 관심을 얻기도 했지만,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환경 운동과 생태 운동이 주목 받기 시작함과 동에 월든은 다시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월든의 숲과 호숫가는 미국 환경 보호론의 발사지로서 그 의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82. '자본주의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에 지친 사람들이 드디어 소로의 월든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86. ‘생태주의와 소로

최초의 녹색 서적으로 불리는 소로의 월든, 1960년대 환경오염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급부상하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소로는 월든에서상업적 목적으로 농사를 지으면 결국 자연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비판했습니다대규모 농장을 통해 대량 수확만을 목표로 삼는 탐욕스런 농사를 짓게 되고그로 인해 자연이 심각하게 파괴된다는 것이지요.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그리고 토지를 재산으로 보거나 재산을 얻을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보는 천박한 습성 때문에자연 경관은 훼손되고,농사일은 품위를 잃었으며 농부는 그 누구보다도 미천한 삶을 살고 있다.’

월든중에서

 

*이 책의 구성에서는 연표는 맨 뒤편에 위치하나, 1부의 뒤편으로 옮겨 적는다월든》 본 내용을 다루는 2부에 앞서 나와야 할 듯 하다저자와 월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내용이어서 이곳에 연표의 일부를 옮겨 적는다.

 

연표

1845년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다에머슨태닝올컷호즈머 등의 도움으로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을 집필하다.

1846년 멕시코 전쟁 발발하다

1848년 인두세 거부로 수감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와의 관계에서 개인의 권리와 의무를 강연하다후에 이 글이 시민 불복종으로 알려지다.

1849년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 초판 1,000부를 자비로 출판하다.

1854년 월든》 초판 2,000부를 출판한다다 팔리는 데 5년의 세월이 걸리다.

1859년 아버지 사망하다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의 처형으로 또 한 번 큰 실의 빠지다.

1862년 45세의 나이로 사망하다에머슨이 소로를 위해 추도사를 낭독하다.

 

2부 최초의 녹색 서적 월든


1. 숲 속에서의 생활

 

90. 처음 이 글을 쓸 때나는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있었다그곳에서 직접 오두막을 짓고 내 손으로 농사를 지으며 22개월을 살았다. 비록 지금은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와 있지만 말이다.

그 2년 2개월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마을 사람들이 유난스레 캐묻지 않았다면 나의 사사로운 일을 독자들에게 드러내 보일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숲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어떤 사람들은 내가 뭘 먹고 살았는지그동안 외롭거나 무섭지는 않았는지를 물어 오기도 했다.

 

91. 돌아다니면서 내 이웃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그것은 이 고장 젊은이들이 불행하게도 농장주택창고가축 등을 유산으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그 덕분에 젊은이들은 땅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유산을 물려받지 않은 이들 역시 나름대로 욕구를 채우느라 무척이나 힘들게 살고 있었다.

모두들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런 고생을 하는 것이다사람의 몸은 죽어 땅에 묻히면 퇴비로 변한다그런데도 사람들은 도둑이 들어와 훔쳐 갈 재물을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인생이 끝날 때쯤이면 알게 되겠지만이것은 정말 어리석은 삶이다.

 

91. 나는 우리 미국인이 흑인 노예 제도라는 야비한 제도를 받아들일 정도로 천박한 국민이라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지금 미국 남부와 북부에서는 인간을 노예로 만들려고 안달하는 악랄한 노예 주인들이 수도 없이 많다윌버포스가 다행히 서인도 제도의 노예들을 해방시키기는 했지만 정신세계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를 해방시킬 인물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92. “채소만 먹고는 못 살아요채소에는 뼈를 만들어 줄 만한 게 없잖아요.”

그러면서 그 농부는 자기 몸에 뼈를 만들어 줄 만한 것을 만들어 내느라 꼬박 하루를 다 바치고 있었다농부는 그 말을 하면서도 줄곧 소 뒤를 졸졸 따라 다녔다소는 풀만 먹고 자라도 자기 몸에 뼈를 만들고 그 무거운 쟁기까지 끌고 다닌다.

완전히 소로의 논리에 동의할 수는 없다소로는 채식주의자이다그러나한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것이다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하루종일 일을 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니까.

 

93. 어떤 물건들은 노인과 병자들에게 꼭 필요하겠지만다른 사람에게는 사치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사치품에 관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역사상 현명한 이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궁핍한 생활을 하며 간소한 삶을 살았다. ‘자발적 빈곤에 이르지 않고서는 인간생활의 공정하고도 현명한 관찰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94. 상점의 오래된 장부를 들춰 보면 제일 잘 팔린 물건이 무엇이고가장 필요한 식료품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나도 우리가 사는 모습을 이렇듯 살펴보았다아무리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대부분의 동물들에게 필요한 생활필수품이란 음식뿐이다숲이나 산그늘에서 잠자리를 구할 때를 제외하면대초원의 들소에게 필요한 생활필수품은 싱싱한 풀과 마실 물이 전부인 것이다.

 

95. 우리 고장의 사람들에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음식잠자리연료 같은 몇 가지뿐이다사람들은 이런 것을 얻기까지 오직 성공하겠다는 욕심으로만 가득 차 있어삶의 기본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96.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먹는 것과 몸을 적당히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지나치게 따뜻할 필요는 없다그런데 우리들은 먹을 것입을 것 그리고 집뿐만 아니라 잠자리를 꾸미는 데도 엄청난 수고를 들인다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여기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 용품이란 몇 가지의 가재도구와 나이프도끼쟁기손수레 정도이다이 정도면 충분하다공부하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램프필기도구책 몇 권만 있으면 되겠다이런 물건은 모두 그다지 비싼 것들이 아니다.

 

98. 사람들은 유행을 좇으며 늘 최신의 옷을 입고 싶어 한다다리가 부러져 절뚝거리며 다닐지언정찢어진 바지를 입고는 절대 밖으로 나갈 생각을 못한다나는 가끔씩 친지들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무릎 위를 깁거나 또는 박음질한 옷을 입을 수 있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옷을 입으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안다.

 

99. 옷이 아무리 남루하고 또 더럽더라도 새 옷을 사서는 안 된다우리가 옷을 바꾸어 입어야 할 때는 날짐승의 털갈이처럼 삶에 큰 변화가 찾아왔을 때문이다되강오리는 조용한 호수를 찾아가서 털갈이를 한다뱀은 허물을 벗고 애벌레는 고치를 벗는다의복은 사람이 맨 겉에 입는 표피와도 같은 것이다옷도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100. 나는 여느 사람들과는 다르게 옷은 꼭 공장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형편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공장 운영의 목적이 사람들에게 옷을 잘 입도록 하려는 게 아니라 회사가 돈을 벌려는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104. 이런 집들은 하루나 이틀이면 지을 수 있고두세 시간이면 부수었다가 다시 세울 수도 있다인디언들은 모두 이렇게 만든 자기 집을 가지고 있거나적어도 오두막 안에 방 하나는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현대 문명 속에서 사는 우리들 가운데 절반은 자기 집이 없다특히나 문명이 발달한 큰 마을이나 도시에서는 집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나머지 사람들은 비싼 집세를 내느라 평생을 가난에 허덕이며 살고 있다.

 

104. 문명은 집을 개량시켜 왔지만그 집 안에 사는 인간까지는 안타깝게도 개량시키지 못했다문명이 궁전을 낳기는 쉬워도귀조이나 왕을 낳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문명인이라고 미개인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일생의 대부분을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얻기 위해 보내야 하는 게 문명인이라면미개인보다 훌륭한 집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104.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특정 계급의 사치는 다른 계급의 가난을 먹으며 그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105. 우리의 가구는 왜 저 아라비아 사람이나 인디언의 것들처럼 소박하면 안되는 것일까언젠가 나는 석회석 세 덩이를 내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적이 있었다그런데 어느 날마음이라는 가구에 쌓이는 먼지는 한 번도 털어 낸 적이 없으면서이 돌덩이의 먼지는 매일 털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불현 듯 깨닫고 얼른 창밖으로 던져 버렸다.

 

106. 지금의 인간은 어떤가인간이 만든 도구의 도구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배가 고프면 마음대로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면 그만이었거늘,지금은 모두들 하루 종일 허리 굽혀 일하는 농부로 전락해 버렸다. 나무 밑에 서서 비바람을 견디면 그만이었거늘지금은 힘들게 집을 짓는 인부로 전락해 버렸다.

 

106. 우리가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우리 주변의 흔한 재료들을 이용하여 부자들보다 더 부자로 살 수 있다.

이제부터 나의 실험적인 생활에 대해 들려주겠다.

 

107. 5월초이웃과의 친목도 도모할 겸사람들의 손을 빌려 상량식을 치르게 되었다그리고 7월 4나는 벽에 판자를 붙이고 지붕을 올린 다음 바로 이 오두막에서 살기 시작했다판자는 비스듬히 겹쳐 놓아 빗물이 새지 않도록 했다호수에서 돌을 날라 오두막 한쪽 구석으로 굴뚝 자리를 만들었다굴뚝은 가을에 풀베기를 하고추위가 닥치기 전에 만들어 두었다당시에는 할 일이 많아 책을 그다지 많이 읽지 못했다.그래도 여기저기 나뒹구는 조각 신문 기사를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108. 슬프게도 우리는 이 집 짓는 즐거움을 목수들에게 넘겨주고 있다지금껏 산책을 하다가 자기가 살 집을 짓고 있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도대체 어디까지 분업이 이어질까분업이라는 게 어떤 도움이 되는 걸까?

 

109. 집은 폭 3미터너비 4.5미터기둥 높이가 2.5미터판자를 붙이고 회반죽을 바른 튼튼한 집이었다그 안에 조그만 다락방과 붙박이장을 만들었다양쪽으로 커다란 창을 하나씩 달았고출입문 반대편 한쪽에 벽돌로 난로도 만들었다집을 짓는 데 쓴 정확한 비용은 아래와 같다.

판자 9달러

지붕과 벽에 쓴 폐자재 널빤지 4달러

유리가 달린 낡은 창 2개 2달러

막대 1달러 25센트

중고 천장 4달러

석회 2통 2달러 40센트

석회 솜 31센트

철제 틀 15센트

못 3달러 90센트

돌저뀌 및 나사 14센트

자물쇠 10센트

(회반죽용이회암 1센트

운반료 1달러 40센트

총 약 28달러

*집을 짓는데 들어간 비용 28달러는 당시에는 노동자의 1개월 임금에 해당함.

 

111.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에서는 내 방보다 약간 넓은 학생 기숙사를 빌리는 데 해마다 방세만 30달러가 든다.

 

111. 만약 사람들이 간소한 생활을 하면서 자기들이 직접 재배한 것만 먹고또 먹는 것 이상으로는 재배하지 않고자신이 재배한 것을 값비싸고 사치스러운 물건과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면약간의 땅으로도 먹고 살기에는 충분하다또 소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경작하는 것이 좋다한곳에 오랫동안 정착하며 땅에 비료를 주는 것보다는 새로운 땅에 심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다.

 

112. 나는 인간이 가축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가축이 인간을 기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견딜 수 없이 싫다가축들이 훨씬 더 자유롭게 느껴진다.

 

113. 이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필요한 먹을거리를 얻으려면 아주 조금만 수고를 해도 된다는 사실인간은 동물과 비슷한 정도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도 건강과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옥수수 밭에서 쇠비름을 캐다가 한 접시만 삶아도 만족할 만한 식사가 된다내가 식사에 변화를 준 것은 건강 때문이 아니라 단지 먹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가끔 물고기를 잡아서 식사로 먹었다.

 

114. 이곳 사람이라면 호맥과 옥수수 산지인 이곳에서 자기가 먹을 빵 재료를 손쉽게 기를 수 있다대부분의 농민들은 자신이 기를 곡물은 소나 돼지에게 주고 그것보다 못한 밀가루를 비싼 돈을 내고 가게에서 산다호밀과 옥수수는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라도 잘 자란다또한 단맛이 필요하면 호박이나 사탕무 또는 사탕단풍나무에서 구하면 된다.

 

115. 나는 먹을거리는 위해서 거래나 교환도 일절 하지 않았다집은 이미 있었고나머지 옷과 연료만 구하면 그만이었다내가 지금 입고 있는 바지는 한 농가에서 만들어 준 것이다연료는 이 새로운 대지에 지천으로 널려 있다.

 

115. 하루는 어떤 이주민이 전 재산을 구려 넣은 짐을 혹처럼 짊어진 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정말 안쓰러워 보였다그렇게나 많은 짐을 옮겨야 한다니 말이다.

이 글을 읽을 당시에 우리 아랫집에 이사를 온 사람이 있었다이삿짐 트럭이 앞에 내어져 있는데가구가 몇 개 실려 있었다소로의 관찰대로라면 이 이삿짐을 짊어질 주인은 너무나 안쓰러울 것이다내 집의 가구나 생필품이라고 하는 냄비악기그림도구도 한 트럭은 될 것이다.도저히 자기가 짊어질 수 없을 정도가 지금의 상황이다.

소로가 본 대로자기가 짊어지고 옮길 정도로 간편하게 다니는 사람이 노마드일 것이다.

 

116. 예전에 한 부인이 신발 털이용 깔개를 주겠다고 했다하지만 집안에 들일 자리도 없고차라리 문 앞 잔디에서 신발을 터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사양했다악의 싹은 처음부터 잘라 버리는 것이 좋다.

 

116. 이렇게 생활해본 결과일 년에 약 육 주일만 일하면 생활비를 전부 충당할 수 있었다덕분에 나는 여름과 겨울 대부분을 온전히 공부하는 데에만 쓸 수 있었다.

 

116. 한때 학교를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았다교육자다운 사고와 신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직업에 맞는 복장도 준비해야 했으며그 외의 여러 가지 일에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또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 아닌 단지 먹고살기 위해 가르쳤으므로 그 자체로도 실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16. 사업도 해 보았다그러나 사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십 년 가량이나 걸리는 데다 그때쯤이면 많이 타락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나중에 사업이 성공하면 내가 어찌 될까 두렵기까지 했다.

 

116. 예전에 무슨 일을 해서 먹고살 것인가를 생각할 때야생 딸기인 허클베리를 따서 파는 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자본도 별로 들지 않고 나의 평소 생활 방식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아 괜찮을 것 같았지만장삿속이 모든 것을 망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생각을 접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 속에는 도토리를 따다가 묵을 쑤어서 생계를 이어갔던 여자가 나온다자신만의 생산 수단을 갖지 못한 가난한 유천만의 아내복산의 어미억척스런 옹점이보다도 도토리를 줍는 것에는 이골난 여자복산도 그 어미를 닮아서 인가 근신골강하고 부지런하여 도토리를 주워 학교를 다녔다그리고 무엇인가를 바지런히 하고 남의 것을 탐을 내지 않는 그를 어른들이 예쁘게 봐서 그는 학교에서 일하며월사금도 면제 받고 학업도 이어갔다.

장삿속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먹을 것을 꾸려나가는 것은 생각해 두어야 할 것 같다.

 

117.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그러므로 값비싼 가구들맛있는 요리고급 주택을 살 돈을 버느라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117. 요컨대 우리가 소박하고 현명하게 생활한다면 이 세상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운 오락이다각자 자기 자신의 고유한 길을 찾아 그 길을 가기 바란다결코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이웃의 길을 따라 가서는 안 된다.


2. 나는 어디에서무엇을 위해 살았나?

 

118. 살다보면 한 번 쯤 어떤 곳에서 살까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처음으로 숲 속에 거처를 정하고 낮뿐만 아니라 밤까지도 그곳에서 지내기 시작한 것은 1845년 7월 4우연히도 미합중국의 독립기념일이었다집은 아직 겨울을 날 준비가 되지 않았고 고작 비를 피할 수 있을 정도였다나는 쉽게 개발되지 않을 집터를 찾아냈다마을에서 너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내가 볼 땐 마을이 그 집터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이런 곳이라면 한번 살아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118.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목적한 바대로 살아 보기 위해서였다즉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과 맞닥뜨려서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과연 내가 제대로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그래서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면서 안타까워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118.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 했다나는 인생을 깊이 있게 살고 싶었다인생의 모든 정수를 다 맛보고 싶었다강인한 스파르타 인처럼 살고 있었다삶에서 숭고한 것을 찾아내면 그 숭고함을 쓰로 체험해 보려 노력하고 다음 생에서 그 삶에 대한 참다운 보고를 하고 싶었다.

우리들은 개미들처럼 비천하게 살고 있다우리 인생은 사소한 일들로 흐지부지 헛되이 소비되고 있다.

 

119. 여기 뉴잉글랜드 주민들이 지금처럼 비천한 생활을 하는 이유는 사물을 꿰뚫어 보는 눈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우리는 그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또한 사람들은 진리가 먼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신마저도 지금 이 순간에가장 고결한 위치에 있는 것이며과거와 미래를 포함해 그 어떤 시기도 지금보다 더 신성하지는 않다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진실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고 흡수해 비로소 숭고하고 고결한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3. 책 읽는 즐거움

 

119. 나의 오두막은 사색은 물론 독서를 위해서도 그 어느 대학보다 나은 공간이었다그 흔한 이동 도서관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었지만 나는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책들의 감동을 전에 없이 깊숙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120. 비록 가끔씩만 들춰 볼 뿐이었지만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를 여름 내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오두막도 마저 지어야 했고콩밭에 김도 매야 해서 도저히 짬이 나질 않았다그래도 일을 하면서 얇은 여행기 한두 권은 읽었다.

 

121. 고전이란 기록되어 있는 긴간의 사상 중 가장 기품 있는 것이다고전 속에는 신도 알려 주지 않은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다고전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연구를 소홀이 하는 것과 같다.

책은 역사가 남겨 준 유물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다어떤 예술 작품보다 더 친근하며 더 보편적이고삶의 본질에 가장 가까이 근접해 있다.

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재산이며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들에게 남겨진 고귀한 유산이다기왕에 글 읽는 법을 배웠다면 최고의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한다.

인류 지혜의 기록인 고대의 고전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간단하게 손에 넣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가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이로 인해 새로이 인생을 개척한 사람들은 무척이나 많다우리에게 기적을 설명해 주고 도 어쩌면 기적을 제시해 줄 책이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것이다.

 

121.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고 혼란에 빠뜨리는 문제들은 현명한 사람들 또한 똑같이 가지고있었다현명한 사람들은 저마다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그리고 자신의 고유한 언어와 생활 방식으로 책속에 해답을 제시해 놓았던 것이다.

 

122. 마을에 어른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 어른이 된 단계에서 배움을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마을 전체가 대학이 되고 주민들은 마을이라는 대학의 특별연구원이 되어남은 평생 동안 여유롭게 학문을 추구하며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파리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만 대학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4. 숲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122. 첫해 여름에는 콩밭을 매느라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도 책을 읽지 못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데 일을 하느라고 귀한 순간을 잃고 싶지 않았다여름 아침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목욕을 하고 볕이 잘 드는 문 앞 소나무와 호두나무와 옻나무에 둘러싸인 채 조용히 앉아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고독에 잠겨서 점심때까지 멍하니 몽상에 잠겨 있곤 했다.

 

123. 새들의 노랫소리와 날갯짓 소리가 집 안을 꿰뚫고 지나갔다나는 동양인이 말하는 명상무위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것 같았다.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조금도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나는 푸리 인디언처럼 살고 있었다이 부족은 어제오늘내일을 단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며어제는 뒤내일은 앞오늘은 바로 위를 표현한다고 했다.

 

125. 아침 기차가 지나가는 것은 내게 마치 해가 뜨는 것과 같다기차도 해돋이 못지않게 시간을 정확히 지키기 때문이다기차 때문에 우리는 모두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아버지 윌리엄이 활을 쏘기만을 기다렸던 아들처럼 긴장하며 살고 있다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화살이 공중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자신의 길을 빼놓고는 모두 운명의 길이다그러므로 자신의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라.

*자신의 길을 벗어나면 운명의 길이라고 하는데...이건 좀 이상하다번역이 이상한 것인가 아니면 원래 이런 뉘앙스로 쓰여진 것일까?

 

127. 늦은 밤마차들이 덜컹거리며 다리를 건너는 소리와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멀리 어느 짐 외양간 앞마당에서 들려오는 암소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듣곤 했다호수에 물풀은 별로 없었지만 개구리들은 꽤 있었다.

사람을 포근하게 해 주는 우유 휘젓는 소리도 물레 돌아가는 소리도 솥에서 무언가가 끓고 있는 소리도 찻주전자에서 물이 끓는 소리도 또 아이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모든 것이 지겨워 어쩌면 미쳐 버릴지도 모르겠다.


5. 내가 사랑한 고독

 

127. 나는 무슨 이유로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이 광활한인적 드문 곳에서 혼자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사는 곳은 대초원만큼이나 적적하다여기는 뉴잉글랜드이면서도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기분이 든다나는 나 혼자만의 해세상을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나그네가 내 집을 지나가는 일도문을 두드리는 일도 없었다마치 내가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거나 마지막 인간인 것 같았다.

 

127. 건강하고 순수한 사람의 귀에는 폭풍우도 바람의 신’ 같은 음악처럼 들린다.

 

128. 사람들은 늘 내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그곳에선 무척 외롭겠군요눈이나 비가 오는 밤에는 이웃이 그립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자체가 우주의 한 점에 불과합니다저 별의 폭은 인간이 만든 기계로는 측정할 수도 없다는데저 별에 살고 있는 가장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의 거리가 얼마쯤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아무리 발을 부지런히 놀려도 두 사람의 마음이 가까워지지는 않는답니다.”

 

130. 사색을 하면 좋은 의미의 열광에 빠질 수 있다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내는 것이 몸과 마음에 좋다아무리 좋은 사람들일지라도 같이 있으면 고도 싫증이 나고 산만해진다나는 고독만큼 친해지지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사실사람의 숲을 헤치고 다니는 것이 방 안에 홀로 있는 것보다 더 고독하다.


6. 나를 찾아온 손님들

130. 나도 타고난 은둔자는 아니다볼일이 있어 선술집에 갈 때는 그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자리를 지키곤 하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내 오두막에 의자 세 개를 마련해 두었다하나는 고독을 위해서하나는 우정을 위해서마지막 하나는 친교를 위해서집은 작아도 한꺼번에 스물다섯에서 서른 명의 손님이 오두막에 들어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내 작은 집이 불편한 딱 한 가지 이유는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만났을 때 그 커다란 차이만큼 충분한 거리를 두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131. 우리는 인간이기에 어디로 간다 하더라도 사람이 찾아오는 일이 없을 수가 없다숲에서 지내는 동안그 어떤 때보다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그들 중 몇몇 사람들과는 더 바랄 나위 없이 훌륭한 환경에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 좋았다한편 사소한 일로 나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은 많이 줄어들었다이런 점에서 있어서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이 많이 정리되었다.

 

133.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나면 밤에 피곤하지 않습니까?”

그러자 나무꾼은 진지하게 그런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대답했다그는 너무나도 순진하고 소박했다. ‘자연이 이 나무꾼을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한 신체와 만족감을 주었던 것이다.

나는 이 나무꾼에게 당시 일어나고 있는 사회의 여러 가지 변화의 모습들을 멀어보는 게 재미있었다.

공장이 없어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젊은이는 집에서 짠 옷감으로 만든 옷을 입었는데아주 좋다고 했다.

커피가 차가 없어도 될까요이 나라에 물 말고 음료수가 될 만한 게 뭐가 있을까요?”

그 사람은 솔송나무 잎을 물에 담가 두었다가 마시는 데 더울 때는 물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돈이 없어도 살 수 있겠습니까?”하고 물었더니 자기한테는 소가 한 마리 있어서 바늘과 실이 필요하면 소의 일부를 바늘과 실에 해당하는 값만큼 저당 잡히는 데그것이 불편하다고 했다그러니 돈은 있는 것이 편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어떤 철학자보다도 명쾌하고도 멋들어지게 말하는 재주가 있었다.


7. 콩밭에서

 

134. 콩밭을 김을 맬 때가 되었다콩밭을 가꾸는 데 나를 도와주는 조수들이 있었다마른땅에 물기를 주는 이슬과 비 그리고 척박한 땅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생산력이 바로 그 조수들이었다반면 해충냉해마멋 같은 나를 귀찮게 하는 적들도 있었다마멋은 콩을 어찌나 많이 먹어 치우는지 깜짝 놀랄 정도다하지만 내게 무슨 권리가 있다고 물레나물과 야생초 들을 뽑아낼 수 있을까?

 

136. 탐욕과 이기심 때문에 그리고 토지를 재산으로 보거나 재산을 얻을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보는 천박한 습성 때문에자연경관은 훼손되고 농사일은 품위를 잃었으며 농부는 그 누구보다도 비천한 삶을 살고 있다.


8. 마을에서 있었던 일

 

137. 첫 번째 여름이 끝나가던 어느 날 오후나는 구둣방에서 구두를 찾으려고 마을에 갔다가 체포되어 투옥되었다그 이유는 다른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의사당 문 앞에서 인간을 가축처럼 사고파는 국가를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런 국가에는 세금을 낼 수 없다물론 나는 효과가 있든 없든 무력으로 저항할 수도 있었고, ‘미친 듯이 날뛸’ 수도 있었다하지만 나는 차라리 사회가 나에 대해 미친 듯이 날뛰는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그러나 그 다음날 나는 석방이 되었다. 그래서 수선한 구두를 찾아 들고 숲으로 돌아와 곧바로 언덕에 올라가서 점심으로 산딸기를 먹었다.

 

138. 나는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 말고는 어느 누구한테도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다내 집에는 원고를 넣어 둔 책상 말고는 자물쇠나 빗장 같은 것도 없고밤이든 낮이든 문을 잠근 적도 없다.

사람들은 숲을 산책하다 내 오두막의 벽난로 근처에 앉아 잠깐 쉴 수도 있었다모든 사람들이 그 당시 나처럼 소박하게 생활한다면도둑이나 강도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호메로스의 책에 이에 대한 아주 적절한 표현이 있다.

너도밤나무 그릇으로 만족하던 시절사람들은 전쟁 따위를 일으켜 괜한 고통을 받지 않았다.”

*지금은 호메로스 이후의 시절이지사람들이 탐욕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시대.


9. 월든 호수의 풍경

139. 월든 호숫가에는 고운 돌이 깔려 있는데이 돌에 얽힌 전설이 하나 있다.

옛날 옛적에 인디언들이 이 근처 산 위에 모여의 회의를 했다고 한다산은 월든 호수 깊이만큼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단다회의를 하는 도중에 신이 노했는지 산이 흔들리면서 갑자기 가라앉았는데그때 월든이라는 이름의 노파만 간신히 도망쳐서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그 노파의 이름을 따서 호수 이름을 지었단다그리고 산이 흔들릴 때 돌들이 산허리에서 굴러 떨어져 지금의 호숫가에 깔렸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추측이다.

 

141. 월든 호수의 풍경이 퍽 아름답다거나 웅장하다고 할 수는 없다자주 와 본 사람 또는 그 호숫가에 살아 본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깊은 관심을 보이지도 않는다그래도 호수는 너무나 깊고 맑다호수 길이는 약 1킬로미터에 둘레는 3킬로미터 정도였다.

 

143. 어느 더운 여름날 아침나는 호수 한가운데로 보트를 저어 가서는 그 안에 길게 누워 산들바람에 배와 나의 운명을 맡기고 공상에 잠겼다.

그때 나는 정말이지 마음만큼은 누구보다도 부자였다.


10. 베이커 농장

 

144. 그 오두막 안그중에서도 비가 가장 덜 새는 쪽에 우리는 다 함께 모여 앉았다집주인이 내게 신세 한탄을 털어 놓았다이웃 어느 농부와 계약을 맺고 이 늪을 계간하느라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계약 조건이 이 아일랜드 사람에게 너무도 불리한 것 같았다나는 내가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사람을 도와주려 했다내가 낚시나 다니며 빈둥거리고 노는 사람처럼 보이겠지만실은 나도 일을 해서 먹고산다고그리고 밝고 깨끗한 아담한 집에서 살고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 오두막을 세내는 돈으로 나처럼 자기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또 나는 커피나 차우유버터육류를 먹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을 얻으려고 힘들게 일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그렇게 힘든 일을 하지 않으니 많이 먹을 필요도 없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 아일랜드 사람은 자기가 미국에 건너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딱 한 가지 있다고 했다여기 미국에서는 차와 커피고기를 매일 먹을 수 있다나!

진정 참다운 미국은 그런 것들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나라여야 한다국가는 노예 제도나 전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진지하게 말해 주었다그리고 원하기만 한다면 한두 시간만 일해도 이틀 동안 먹을 수 있는 물고기를 충분히 잡을 수 있고나머지 시간은 한가로이 살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두 부부는 한숨만 내쉬었다.

 

145. 사람도 없는 황량한 곳에서 진흙 구덩이에 빠지며 강꼬치고기를 잡으러 서둘러 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대학까지 나온 내가 하잘 것 없는 일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그러나 그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밥벌이를 직업으로 삼지 말고 즐거움으로 여기기를.

 

146. 땅을 즐기되 소유하려 들지 말라진취성과 신념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있는 곳에 머물면서 노예처럼 인생을 보내는 것이다.

가엾은 그 아일랜드 사람나는 그이가 이 글을 읽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일랜드의 가난과 또 할머니 때부터 내려온 진흙투성이 같은 생활방식을 물려받았기에 그와 그의 자손들은 하늘이 두 쪽 나지 않는 한이 세상에서 일어설 도리가 없다.


11. 보다 가치 있는 것들

 

147. 정결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절제를 해야 한다몸을 부지런히 놀리면 지혜와 정결함이 나온다나태는 무지와 욕망만을 불러온다공부하는 사람에게 욕망은 게으른 습관일 뿐이다.


12. 동물 이웃들

 

147. 왜 사람들은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을까옛날 우화 작가들은 동물을 참 많이 이용했다어느 날 내가 긴 의자 위에 팔꿈치를 대고 기대어 앉아 있자니생쥐가 내 손에 든 점심을 노리고 내 옷 뒤를 타고 올라왔다.

딱새 한 마리도 헛간에 집을 지었다.

개똥지빠귀는 오두막 벽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150. 가을에 나는 물오리들이 사냥꾼을 피해 호수 한가운데에서 헤엄치며 노는 것을 몇 시간이고 지켜본 일이 있었다월든 호수에서 오리들이 그렇게 한가로이 헤엄치는 것은그곳이 그토록 안전하다는 것 외에 다른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아니어쩌면 그 물오리들도 나처럼 이 월든 호수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3. 불을 지피며

 

150. 10월이 되자 수많은 말벌들이 겨울을 보낼 곳을 찾아 내 집으로 몰려들었다말벌이 따뜻한 곳을 찾는 것처럼 나도 11월이 되어 겨우살이에 들어가야 했다.

 

150. 모름지기 집이란 천장이 높아서 흔들리는 불빛이 대들보에서 춤을 추어야 하지 않을까그런 모습이 어떤 값비싼 가구보다도 상상의 나래를 펴는 데 좋을 것 같다내 오두막은 방 한 칸으로 된 자그마한 집으로 그 안에 모든 편의 시설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부엌이자 침실이고,거실이자 안방이었다.

*대들보에 흔들리는 불빛은 공상하기에 좋은 조건이다모닥불 옆에서는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흔들리는 불빛 아래에서도 그러할 것 같다.이야기를 만들고이야기를 전해주기에 좋은 장소.


14.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과 겨울 손님들

 

154. 나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눈 또 한 사람이 있다내가 주로 마을에 있는 그 사람의 집을 찾아갔지만 그 사람도 간혹 내 집에 찾아오기도 했다.

이따금 목이 빠져라 손님을 기다리곤 했지만 마을 쪽에서 오두막을 향해 다가오는 사람이 전혀 없을 때도 있었다.


15. 겨울 동물들


16. 한겨울의 월든 호수

 

159. 아직 눈과 얼음이 두껍게 쌓인 추운 1월인데도 여름에 쓸 얼음을 모으려 마을에서 사람들이 왔다. 7월의 더위와 갈증을 내다보고 두꺼운 외투와 장갑을 낀 채 대비책을 간구하다니그 현명함에 깊은 인상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측은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없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저세상에서 마실 여름 음료수를 차게 해 줄 보물을 이 세상에 쌓아 두지는 못할 것이다.

 

160. 온 세상이 강추위로 뻣뻣해 있을 때 낚싯대와 간단한 점심을 들고 호수를 찾는 사람들이 잇다그 사람들은 두꺼운 모직 외투를 걸치고 호숫가의 마른 떡갈나무 잎 위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책을 통해 얻은 지식에 밝다면이들은 자연을 통해 얻은 지식에 밝다이들은 한겨울에도 여름에 잡는 물고기들을 낚아 올린다.


17. 다시 봄이 찾아오다

 

161. 4월 1일이 되어서야 월든 호수가 완전히 녹았다.

 

162. 이렇게 해서 내 숲 속 생활의 첫해가 끝났다그다음 해도 첫해와 큰 차이는 없었다. 1847년 9월 6나는 드디어 월든을 떠났다.


18. 글을 마치며

 

162. 나는 숲으로 들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숲을 떠나왔다. 나의 이 실험을 통해서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을 갖고 나아가고또 마음먹은 대로 인생을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생활을 단순하게 한다면 세상의 법칙은 전보다 더 간단하게 보이고고독은 고독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가난은 가난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며나약함은 나약함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왜 이다지도 성공을 서두르며 일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하는 것일까각자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음악에 맞추어 걸음을 떼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보다도 돈보다도 명예보다도 진리를 달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내가 저자라면

1) 이 책의 구성에 대해서

(원작의 구성에 대해서는 원작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원작은 매우 두껍고 읽는데 지루하다고 하는데내가 읽은 책은 그리 두껍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그래서 내가 읽은 책의 구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이 책의 시리즈를 낸 출판사는 다른 책에서도 1부는 저자와 시대적 배경그 이후의 영향책의 주요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2부에서 원작의 내용을 다이제스트본으로 다루고 있다이러한 구성은 1부의 구성은 원작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일러준다그래서 읽기에 쉽다.

이 책의 구성을 2부의 내용을 전면으로 내세워 구성했다면, 1부의 내용은 방대하게 주석처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 1부에서 다루어준 저자가 살았던 당시 미국의 상황과 저자가 나중에 강연을 하고 기고를 한 <시민불복종>이나 그것의 영향콩코드의 유명인사들에 대한 내용은 월든의 본 내용보다 더 많이 다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나 '시민 불복종'은 굉장히 많이 다루었다. 그것의 영향에 대해서도 중요하고 다루고 있다. <<월든>>보다도 시민 불복종에 관련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고, 또한 그것을 엮어서 이해하기에도 다루는 범위가 다각적이고 방대해 보인다.

 

2) 자신이 실험한 것을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기술한 글에 대하여

2부의 월든》 본 내용은 18개의 소제목을 붙여서 단락지어져 있다.

처음 이 글을 쓸 때나는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있었다그곳에서 직접 오두막을 짓고 내 손으로 농사를 지으며 2년 2개월을 살았다비록 지금은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와 있지만 말이다.

그 2년 2개월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마을 사람들이 유난스레 캐묻지 않았다면 나의 사사로운 일을 독자들에게 드러내 보일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숲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어떤 사람들은 내가 뭘 먹고 살았는지그동안 외롭거나 무섭지는 않았는지를 물어 오기도 했다.’ (90책의 2부 시작부분)

각각의 단편들은 소로 자신이 월든 호수 근처에 살면서 동식물에 대하여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본 것경험한 것느낀 것을 시작으로 하여 그것으로부터 사색하여 얻은 소로의 자신의 견해를 적고 있다경험한 것을 간략하면서평온하고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기술하여 전하고 있다첫머리의 처음 이 글을 쓸 때나는 메사추세츠 주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있었다.’라는 문장과 18장의 글을 마치며라는 글 속의 나는 숲으로 들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숲을 떠나왔다라는 문장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이 책 월든은 월든 호숫가에 살면서 기록해둔 것을 바탕으로 하여주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듯 하다.(짐작이고 확인한 사실이 아다내가 읽은 책의 글쓴이 김선희씨의 재구성이 원작의 구성과는 다를 수 있다.)

 

3) 이 책이 씌여진 시대와 저자 소로

 책을 읽는 중에 소로가 살았던 시대가 월든 호수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을 자급자족하면서 사는게 가능한 시대인지를 먼저 보았다. 소로의 월든이 지금에 와서 너무 부풀려져 의미부여를 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어서였다. 소로가 할아버지가 미국에 정착했을 당시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새로운 땅을 찾아 종교의 자유를 찾아 이주를 하던 때였고, 소로의 아버지 때에는(소로가 태어나던 당시) 미국의 산업혁명이 이루어진 시대였다. 가내 수공업에서 공장제 공업으로 바뀐 시점이다. 북미 대륙은 넓어서 도시화 진행 시점이 다른데, 소로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정착한 콩코드는 미국의 동안,북쪽 끝트머리로 다른 지역보다 도시화, 산업화가 먼저 된 지역이다. 그러나 콩코드의 대부분의 주민은 자영농이었다. 콩코드는 인디언들이 거주하던 비옥한 땅으로 이민와서 정착한 이들이 들어와 농사를 주로 했다. 일년에 한두 번씩 인디언이 특정 시기가 되어 그 지역에 와서 자신이 살던 방식대로 사는 것을 소로는 보았고, 자신이 농사를 지을 때 땅에서 인디언들의 화살촉을 많이 발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것으로 보아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 정착하여 자신의 삶을 단촐하게 사는 것을 시험한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듯 싶다.  

 

매사추세추 콩코드는 남부의 목화 농장에서 일하다가 탈출한 노예들이 북부로 와서 캐나다로 국경을 넘어가는 지역이다. 소로의 아버지는 도망한 노예들이 국경을 넘는 일을 도와주기도 했고, 소로 또한 그러했다.

 

소로가 월든 호수가에 집을 짓고 살 당시에는 멕시코와 전쟁이 있었다. 남쪽의 멕시코와 접경지대인 대규모 농장지대의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고, 이 농장들은 노예들의 노동으로 생산물을 내는 곳이었다. 소로는 노예제도와 전쟁에 반대했고, 인두세를 내기를 거부했고, 그래서 감옥에 갇혔다. 월든》에도 그것에 대해 언급했다. 이 시대는 미국의 격변의 시대이다. 정착한 이주민들이 원주민인 인디언을 몰아내고, 땅을 넓혀가며 정복을 했고, 남쪽과 분쟁을 하고, 산업혁명을 겪고, 목사, 사상가, 철학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제각각 펼치는 시기이며, 노예제를 폐지를 주장하는 운동을 하는 시기이다. 

 

소로의 아버지는 연필제조업자이며, 그것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풍족하지는 않아 소로의 어머니는 하숙을 쳤다. 그 하숙집에 모인 사람들의 친구, 친척들이 나중에 소로와 인연을 맺게 된다. 소로가 집을 지은 곳은 하숙하던 사람의 친척은 에머슨이 땅을 빌려준 곳이다. 에머슨은 후에 소로의 후원자가 된다. 

 

책을 읽는 중에 소로의 형이 면도를 하다 손을 베어 파상풍으로 죽었다는 부분을 읽고, 소로가 나무의 나이테를 세다가 감기에 걸려서 그것으로 부터 진행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떴다는 읽고는, 처음에는 기가 막혔다. 소로가 살았던 1862년까지는 사람들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다. 페니실린이 발명되어 상용되기 전(1945년)까지는 인간은 죽음에 쉽게 노출되는 존재였다. 면도를 하다가 상처나서 죽고, 논밭에 나가 들쥐가 옮기는 균에 옮아 죽고, 어패류 먹고 거기에 있는 기생충에 감염되어 죽고,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상쳐났는데, 그걸 얼른 치료하지 못해서 죽고, 전쟁에 나가 죽고, 고문당해 죽고, 애 낳다가 죽고,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 ... 3년안에 1/3은 죽고.... 웬만하면 죽는 시대인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그랬겠지만, 살아서 자신의 생각을 실험해 보고 그걸 정리하여 글로 적어서 펼칠 정도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오래산 사람들이고,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풍족하게 살았던 사람으로 보인다. 소로의 말처럼 생계를 위해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있으면 편리할 것 같은 물질을 더 구하기 위하여 일을 오랜동안 해야 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고, 자신의 생각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소로는 월든에서 자신이 직접 일하며 자급자족한 실험의 결과로  일년중에 6주만 일을 하면 일년 먹을 것을 걱정이 없다고 하였다.  

 

소로 이후에 문명은 더욱 발달했고, 사람들은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문명의 발달은 욕구를 키워왔다. 지금 시대에 소로의 '월든'처럼 살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로가 삶으로 직접 살아보고 기록해 놓은 바대로, 삶을 단순하게 하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규칙들은 더욱 단순하게 보이고 진리를 알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며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려  점이 현대인들이 소로의 <월든>에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4) 감명깊은 구절

93. 어떤 물건들은 노인과 병자들에게 꼭 필요하겠지만다른 사람에게는 사치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사치품에 관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역사상 현명한 이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궁핍한 생활을 하며 간소한 삶을 살았다. ‘자발적 빈곤에 이르지 않고서는 인간생활의 공정하고도 현명한 관찰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94. 상점의 오래된 장부를 들춰 보면 제일 잘 팔린 물건이 무엇이고가장 필요한 식료품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다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나도 우리가 사는 모습을 이렇듯 살펴보았다아무리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104. 문명은 집을 개량시켜 왔지만그 집 안에 사는 인간까지는 안타깝게도 개량시키지 못했다문명이 궁전을 낳기는 쉬워도귀조이나 왕을 낳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문명인이라고 미개인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일생의 대부분을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얻기 위해 보내야 하는 게 문명인이라면미개인보다 훌륭한 집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118.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목적한 바대로 살아 보기 위해서였다즉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과 맞닥뜨려서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과연 내가 제대로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그래서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면서 안타까워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였다.

 

127. 내가 사는 곳은 대초원만큼이나 적적하다여기는 뉴잉글랜드이면서도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기분이 든다나는 나 혼자만의 해,세상을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나그네가 내 집을 지나가는 일도문을 두드리는 일도 없었다마치 내가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거나 마지막 인간인 것 같았다.

* 고독에 대하여

 

130. 내 오두막에 의자 세 개를 마련해 두었다하나는 고독을 위해서하나는 우정을 위해서마지막 하나는 친교를 위해서집은 작아도 한꺼번에 스물다섯에서 서른 명의 손님이 오두막에 들어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내 작은 집이 불편한 딱 한 가지 이유는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만났을 때 그 커다란 차이만큼 충분한 거리를 두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134. 콩밭을 가꾸는 데 나를 도와주는 조수들이 있었다마른땅에 물기를 주는 이슬과 비 그리고 척박한 땅에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생산력이 바로 그 조수들이었다반면 해충냉해마멋 같은 나를 귀찮게 하는 적들도 있었다마멋은 콩을 어찌나 많이 먹어 치우는지 깜짝 놀랄 정도다하지만 내게 무슨 권리가 있다고 물레나물과 야생초 들을 뽑아낼 수 있을까?

 

137. 첫 번째 여름이 끝나가던 어느 날 오후나는 구둣방에서 구두를 찾으려고 마을에 갔다가 체포되어 투옥되었다그 이유는 다른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의사당 문 앞에서 인간을 가축처럼 사고파는 국가를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런 국가에는 세금을 낼 수 없다물론 나는 효과가 있든 없든 무력으로 저항할 수도 있었고, ‘미친 듯이 날뛸’ 수도 있었다하지만 나는 차라리 사회가 나에 대해 미친 듯이 날뛰는모습을 지켜보기로 했다그러나 그 다음날 나는 석방이 되었다. 그래서 수선한 구두를 찾아 들고 숲으로 돌아와 곧바로 언덕에 올라가서 점심으로 산딸기를 먹었다.

 

144. 그 아일랜드 사람은 자기가 미국에 건너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딱 한 가지 있다고 했다여기 미국에서는 차와 커피고기를 매일 먹을 수 있다나!

진정 참다운 미국은 그런 것들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나라여야 한다국가는 노예 제도나 전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진지하게 말해 주었다그리고 원하기만 한다면 한두 시간만 일해도 이틀 동안 먹을 수 있는 물고기를 충분히 잡을 수 있고나머지 시간은 한가로이 살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두 부부는 한숨만 내쉬었다.

 

146. 땅을 즐기되 소유하려 들지 말라진취성과 신념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있는 곳에 머물면서 노예처럼 인생을 보내는 것이다.

가엾은 그 아일랜드 사람나는 그이가 이 글을 읽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일랜드의 가난과 또 할머니 때부터 내려온 진흙투성이 같은 생활방식을 물려받았기에 그와 그의 자손들은 하늘이 두 쪽 나지 않는 한이 세상에서 일어설 도리가 없다.

* 아일랜드에서 이민 온 사람의 힘겨움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소로

 

162. 나는 숲으로 들어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숲을 떠나왔다. 나의 이 실험을 통해서 적어도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을 갖고 나아가고또 마음먹은 대로 인생을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생활을 단순하게 한다면 세상의 법칙은 전보다 더 간단하게 보이고고독은 고독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가난은 가난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며나약함은 나약함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왜 이다지도 성공을 서두르며 일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하는 것일까각자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음악에 맞추어 걸음을 떼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보다도 돈보다도 명예보다도 진리를 달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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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No 39.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책 (명로진) file 미스테리 2014.01.28 2729
1027 #35.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 최수묵 쭌영 2014.02.02 7146
1026 내 인생의 글쓰기 - 김용택, 도종환, 서정오, 안도현 유형선 2014.02.03 2221
1025 (No.36) 탁정언 전미옥 [일하면서 책쓰기] 살림 - 서은경 file [2] 서은경 2014.02.04 2739
1024 # 34. 삶은 홀수다(김별아, 한겨례출판) 땟쑤나무 2014.02.04 2914
1023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 file 제이와이 2014.02.04 2229
1022 No 40 .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file [2] 미스테리 2014.02.04 2957
1021 #36. 과학,일시정지 / 가치를 꿈꾸는 과학교사모임 쭌영 2014.02.10 5118
1020 (No.37) 헤르만 헤세 [데미안] 더클래식 - 서은경 file 서은경 2014.02.10 2986
1019 #35.몽테뉴 수상록(1) 땟쑤나무 2014.02.10 4527
1018 내 인생의 첫 책쓰기_오병곤 홍승완 유형선 2014.02.10 2408
1017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 file 제이와이 2014.02.10 2786
1016 [2월 2주] 구본형의 The Boss: 쿨한 동행 file 라비나비 2014.02.10 1898
1015 No 41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1) file 미스테리 2014.02.10 2553
1014 #37.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 / 신승환 쭌영 2014.02.16 2500
1013 No 42.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2) file 미스테리 2014.02.17 13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