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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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더 이상 믿지 않는 것을 섬기지는 않을 거야, 그게 내
집이든, 조국이든, 교회든.
그리고 난 어떤 삶이나 예술의 양식으로 가능한 한 자유롭게, 가능한 한 온전하게 나 자신을
표현하려고 할 거야. p.336, 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임스 조이스
그러나 내가 발견한
꿈은 짙은 안개로 뒤덮인 산 속에서 그 발소리를 들은 정도였다. 내 안에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구체적으로 그 글이 무엇을 위한 글인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안개가 걷힌 맑은 날, 발자국을 따라 깊은 숲으로 들어가 욕망의 실체를 정복하게 된다면 나는 나를 더 잘 알고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제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고등학생 때 처음 연구원들이 놀러 왔을 때 나는 그들 사이에 감도는 친근하고 활기찬 분위기에 마음이 끌렸고, 변경연 여름 여행을 따라 갔을 때 맛본 수업에서는 자신을 온전히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아주 가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 레이스 자체가 만만치 않은 것이었기 때문에 쉽게 해보겠다고 결정 할 수 없었는데, 연구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 한 번의 기회만이 남게 되었다. 아직 시험이 진행 중이니 예비 연구원의 신분이지만 나는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오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어떤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기 전에 나는 늘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 의식을 조촐하게나마 갖곤 했다. 이번에는 직장에 매여 많은 시간을 낼 수 없었기에 나는 그 동안 미뤄왔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공들여 읽는 것으로 그것을 수행했다. 자기가 자기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끊어낸 주인공의 이야기는 내 삶 속에서 나만의 황홀경을 통째로 제외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내가 나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을 내 삶에서 조금씩 배제시키면서 내게 주어진 환경을 내 꿈을 돕는 것들로 변화시키도록 만들어주었다.
이 모든 과정의 끝에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것은 일상에 '살아있다'라는 각성의 차원을 경험하는 것과, 완전히 살아있다는 감각으로 일상을 채움으로써 완성된다. 이 시간들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을지 두렵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대로 두근거린다. 올해가 내가 바라는 삶의 첫 번째 해가 되길 바란다.
나는 묻는다. 삶이라는 미로, 운명이라는 미지 속에서 내가 어떤 경우에도 놓쳐서는 안되는 아리아드네의 실은 무엇일까? …문득 나는 그것을 믿고 운명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실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갑자기 이 알 수 없는 미래에 내 가슴이 뛴다.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멋진 흥분일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그러니 살아봐야겠다. 다시 살아봐야겠다. 매일 아침 해가 떠오를 때마다 한 번 다시 살아봐야겠다. P. 258, 구본형의 신화읽는 시간, 구본형
해언씨 나도 오늘 책 기록하다 제임스 조이스 관련 구절을 만나 댓글 남겨봐요. 화이팅!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잘 모를 듯해서 좋은 구절이네요 )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불순종에 사로잡힌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로마서」 11 : 32. 그런데 이 구절은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건의 경야』 전체에 걸치어 모든 종류의 변화에서 나타나고 또 되풀이되는 1132라는 숫자의 비밀스러운 의미이다.) 또 이러한 개념은 성 토요일에 과월절 촛불의 축복 밑에서 부르는 노래인 “오 펠릭스 쿨파!(O felix culpa!)”, 즉 “오, 다행스러운 죄여”, 또는 “오, 행복한 잘못이여”의 가사에도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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