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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5일 16시 55분 등록

작년에 크게 슬픈 일이 있었지만 슬퍼하지도 침묵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깊은 슬픔으로 침묵하고 싶었다.


벌써 글을 두 개나 올리게 됐다. (댓글도 하나 달았다)

2월 초인데 나의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


누군가 "인생은 종국에는 슬픈 것"이라고 했다.

무슨 미련이 있기에 나는 슬퍼지는 걸까.


생전에 선생님은 정정한 나무처럼 고요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곳에서 순리에 맞게 시간에 맡기셨다.


모두 현재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 않다.

길게 보지 못 하고, 뭔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선생님은 생전에 '진실에 진실하신' 분이었다.

나도 진실에 진실할 수 있으면 좋겠다.


200911985053610.png


2009년 1월 9일, 구본형 칼럼, 새를 살려야 해, 그림 그리신 것






새를 살려야해

새 한마리가 숲에서 울었어요
아름다웠어요
작은 소년이 손을 뻗쳐 그 새를 잡았지요
소년은 새에게 먹이를 주고 사랑했어요 
아버지는 새가 먹는 먹이가 아까웠지요
새 따위가 먹이를 축내다니요
그래서 그 새를 죽였답니다

새가 죽으니 
새의 노래도 죽었어요
새의 노래가 죽으니
그 사람의 노래도 죽었어요 
노래를 죽여 그 자신을 죽였어요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그는 죽고 말았어요

아, 이 이야기를 
가장 멋지게 노래한 사람은 
작은 절 늙은 중이었지요
그는 설벌을 하기 위해 대중들 앞에 섰답니다 
선사가 입을 열려는데 새 한마리가 날아와 울더랍니다
선사가 조용히 말했지요 
"설법이 끝났습니다"  

사람들의 집은 
돈 이야기로 가득하고
먹고 사는 이야기로 가득하고
성공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고
이루지 못한 분노로 가득하고
내일의 먹이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군요
아이들에게 영혼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입을 열어도
벙어리처럼 목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우린 노래를 잃었어요
자식들과 나누는 영적인 소리는 
다 없어졌어요
구구구
먹이 찾는 소리 밖엔 나오지 않아요

새를 키워야겠어요
우리 마음 속에 다시 노래를 찾아야겠어요 
새를 살려야해요

(역시 캠벨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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