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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0일 11시 26분 등록
책을 써야 하는 이유

오병곤 홍승완 선배의 첫 책 쓰기를 읽었다. 잘 정리된 보고서 같다. 글자 그대로 처음 시도해보는 이를 위한 매뉴얼 같다.

책 중간에 책을 쓰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질문이 나온다. 첫째, 쓰고 싶은가? 둘째, 쓸 수 있는가? 셋째, 써야만 하는가? 각 질문에 대한 문요한 선배와 오병곤 선배의 예시가 나온다. 평소 워낙 잘 아는 분들이니 리얼리티가 배가 되어 다가온다.
각 질문을 나에게 물어본다.

첫째, 쓰고 싶은가? 무엇을 쓰고 싶은가?

나는 인문학 개론서를 쓰고 싶다. 인간에 대해 묻고 답하는 인문학. 성인이라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개론서를 쓰고 싶다. 진정 쓰고 싶은가? 그렇다. 진정 쓰고 싶다. 첫 책의 제목은 '인문 중독', 둘째 책의 제목은 '인문 순례', 셋째 책의 제목은 '인문 놀이'라고도 정했다.

둘째, 쓸 수 있는가?

나는 직장생활 십년차를 넘기고 있는 마흔 한 살의 가장이다. 파업144일이라는 홍역을 치르며 마흔되는 성장통을 혹독히 치렀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 스스로 나를 키워가야 한다. 돌이켜 본다. 한때 꿈이 인문학자였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또 진심으로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을 사랑한다. 그 꿈을 다시 펼쳐 보고 싶다. 다행히도 그동안 책을 늘 즐겨 읽고 살았다. 나는 석박사라는 학위는 없어도 직장생활과 인문학 책읽기를 병행해온 시간이 풍부하다.

셋째, 써야만 하는가?

2012년, 144일의 파업을 겪었다. 모든 것이 뒤엉켜 바람에 날리는 현실. 하루하루 가슴 속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바람이 불면 불수록 안간힘을 쓰며 움켜 쥘 것을 찾았다. 폭풍이 지나가는 대지 위에서 안간힘을 쓰는 나에게 불연듯 잊었던 한 문장의 질문이 찾아 왔다.

‘너 어디 있느냐?’

창세기 (3장 9절) 의 문구가 내 영혼에 가득 찾다. 나는 지금 어디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13년 여름, 몽골의 광야에서 다짐했다. 이제 이 질문에 대답하며 살리라. 내 스스로 대답을 창조해 내리라.

내 첫 책은 대답이다. '저 여기 있습니다'라며 내 스스로를 세상에 드러내는 고백이다. 그러므로 나는 책을 써야만 한다.

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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