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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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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0일 12시 29분 등록

 

 

삶의 고통 혹은 충격은 사유로 가는 첩경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는 사유란 고요하고 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사유는 폭력적인 것에 가깝습니다. 그의 통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인간은 대개 고통스럽지 않으면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사유는 고통스럽거나 억압적인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까요?

 

“주체에게 고통은 어떤 의미에서 기념비적이다.

주체 자신이 금 가고 무너진 기념비와 같다.” - 슬라보예 지젝

 

우리가 사유해야 할 사건은 알랭 바디우가 말한 의미에서의 ‘사건 Event' 입니다. 알랭 바디우는 자신의 주저 『존재와 사건』에서 ‘사건’을 “존재 방식의 변화, 새로운 윤리의식 등을 불러일으킨,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단절”로 정의했습니다. 최근에 존재의 변화를 부르는 사건이 없었더라도, ‘일상의 변화를 만들어낸 사건 혹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들’ 정도로 농도를 낮추면, 사유할 거리들이 보일 겁니다.

 

살다보면, 종종 우리를 사유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만납니다. 사유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들 말입니다. 거듭하여 취직에 실패했을 때, 연인으로부터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았을 때, 회사에서 나만 승진에서 누락했을 때 등의 사건 말입니다. (저의 경우는 스승과의 사별이 큰 사건이었고요.) 우리를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이지만, 동시에 생각하게끔 만드는 사건들!

 

알랭 바디우는 존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잘 다루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젝은 고통이 개인사의 기념비가 될 수 있다고 사건임을 역설하고요. 질 들뢰즈를 통해서는, 지금 안고 있는 고민과 걱정, 고통과 슬픔이야말로 사유의 기회임을 느낍니다. 결국 우리는 삶의 힘겨움을 통해서도 성장할 겁니다. 니체가 옳습니다. 그는 말했지요. "우리를 죽이지 않는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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