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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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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4일 09시 26분 등록

굳이 책씩이나 쓸 필요가 있는지를 의심했다. 책상에서 글자랑 씨름할 시간과 에너지가 있다면 차라리 삶을 위해 쓰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고도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턴가 집안 온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이 점점 부끄럽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나를,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원망했던 그 마음도 분명 진심이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받으니 이 느낌을 어찌 표현할 길이 없다. 스승과 나란히 적혀있는 내 이름을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또 보고 싶다. 이런 기분을 모르고 죽을 뻔 했다고 생각하니 아찔 할 정도다.

 

이제야 말할 수 있다.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며 미리 체념해 버리지 않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냐고. 걸리는 게 한 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떠나올 수 있는 용기를 내주어서 너무나 고맙다고. ‘역시 내가 미쳤던 거야하며 자꾸만 도망치려는 나를 집요히 달래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았노라고.

 

생각할수록 신기하기만 하다. 나는 왜 글과 삶이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를 포기해야하는 양갈래 길이라고만 믿었던 걸까? 왜 선택한 그 길을 끝까지 가면 결국은 원하는 그 곳에 이를 수 있다는 스승의 일관되고도 명쾌한 가르침을 그리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던 걸까? 이제야 알겠다. 삶은 곧 체험이라는 것을. 나의 감각으로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결코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겨우 한 페이지를 읽을 뿐이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내 몸이 우주의 일부임을 느꼈다. 땅 위를 걸으며 대지와 하나 됨을 느꼈다. 방랑이야말로 삶의 본질이며 영혼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도 느꼈다. 편견과 편협과 고집스러움이 여행을 통해 치유되었다.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솔직히 아직은 알 듯 모를 듯 알쏭달쏭하기만 한 스승의 말씀.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언젠가는 나도 이 멋진 봉우리에서 삶을 조망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리라. 내 나이 마흔, 여전히 아침이 설레는 이유다.

IP *.1.16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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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4 15:33:47 *.133.122.91

미옥씨-- 그 동안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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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4 18:30:50 *.226.192.7
혼자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죠? ^^ 우리 함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보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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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4 15:34:13 *.209.223.59

책을 쓸 필요를 의심하다니요?

미옥씨는 누구보다 치열한 학습인의 근성으로 하여 기필코 저자의 삶을 살아야 할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부님께서도 그대와 더불어 고전읽기 방송을 진행하신 것이고,

그대는 돌아가신 사부님과의 공저라는,  최고의 경험을 하게 된 거지요.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이미 다 쓰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크툽!) 숙연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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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4 18:37:34 *.226.192.7
몸은 이미 알고 있는데 머리가 어찌나 꾀를 부리는지 ㅎㅎ

사부님, 그걸 알아보신 거 같아요.
오늘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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