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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eumj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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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7일 00시 34분 등록

죽음은 신의 소중한 선물

“한번 죽은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신약성경 히브리서9:27)

사람에게 태어남이 있다는 것은 그와 동시에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출생과 죽음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이 뗄레야 뗄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죽음’ 이란 단어를 많이 생각하면서 살고 있을까?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죽음과는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죽음에 대해서 전혀 대비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미련해서, 아둔해서가 아니라 죽음이 자기에게 언제 올지, 그리고 죽음 그 자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는 모르고, 자신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리라.

 

사람은 자기와 관계되는 사람, 가족, 친척,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례식장에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 일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21년전에 나의 친할머니의 임종을 지키면서 ‘죽음’,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에 대해서 처음으로 경험했으며 그 후 최근 2년사이에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돌아가심을 겪었다

20대에 겪은 할머니의 소천은 나이가 드셨으니까 라는 생각, 그러나 최근에 내가 큰 사위로 장례를 치른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소천은 전혀 다른 죽음으로 다가왔으며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기회로 다가왔다. 20대와 40대에 나의 가족이 죽었다는 것은 나에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20대에서는 나도 언젠가는 죽을 수 있다는 생각, 최근 40대에 겪은 두분의 죽음은 내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뒤돌아보게 되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실제적인 삶의 의미로 연결시켜 주게 되었다

 

건강하실 때와 그 후에 갑자기 암이 걸리셔서 병원에 계실 때 그리고 임종을 앞두고 산소호흡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결정, 그리고 임종하시고 시신을 영안실까지 모시고 그 후에 염을 하고 화장터에서 70평생을 살아오신 분들이 한 줌의 재로 변하여 그 유골을 분골하여 작은 항아리에 담을 때의 그 유골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에서 그분들의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전하시고 가는 사랑의 느낌. 이런 모든 일련의 과정이 3일 이내에 이루어지고 하늘로 가셨지만 성함 석자와 가족에게 많은 기억을 남기고 가셨다.

 

빅터 프랭클이 참혹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보고 체험하고 느낀 동료들의 죽음을 보면서 그런 척박하고 인간성이 남아 있지 않는 상황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죽음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그것이 일상이 되어 죽은 동료 시체 옆에서 아침에 받은 빵조각을 먹어야 하는 심정. 그것이 바로 삶의 의미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생각하게 만들고 죽음을 헛되게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하는 말은 한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말은 중세 시대에 역병이 돌아서 언제 누가 죽을지 모르고 자기의 부모나 아들 딸이 죽어나가는 상황. 누가 역병에 걸렸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고 죽음은 늘 삶 자체에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순간에도 늘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살았을 것이다.

중세 시대의 상황이나 수용소에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의학이 발달한 현재의 모습과도 별다른 차이는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많은 죽음의 위험이 우리를 감싸고 있는데도 현재의 의학의 발달과 죽음에 대한 망각으로 우리는 죽음과는 멀리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아야 한다.

신은 우리가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의 마지막,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마지막을 살라는 의미로 죽음을 소중한 선물로 우리 곁에 주셨다. 누구에게나 유한한 삶을 살게 하시며 공평하게 부자나, 가난한 자나, 학식이 많은 사람이나, 배움이 없는 사람에게도 누구든지 죽음을 거쳐가는 선물을 주셨다. 선물을 받은 사람은 그 선물의 의미를 잘 생각하면서 받고 사용해야 한다. 사람은 죽는 것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죽은 것을 늘 염두에 두고 내가 태어났을 때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살아야 선물을 주신 이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죽음이 왜 신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은 죽는 날짜를 모르기 때문이고 또한 공평하게 한번뿐이고 죽는 그 시각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셨기 때문이다. 만약에 죽는 날짜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인간의 삶은 그렇게 고귀하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죽기전까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다가 죽기 전에 마무리를 잘하고 죽음을 대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지 못하고 그 시각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더 공평한 것이다. 죽는 시기를 알지 못한다는 것은 태어남이 축복,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매순간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엄청난 공기의 존재를 우리가 피부로 잘 못느끼고 살고 있는데 그 값어치나 소중함을 표현하기에는 사람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죽음도 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신은 우리에게 일생에서 딱 한번만 허락하시고 그 시점은 인간이 아닌 신께서 직접 선택하신다.

 

사람의 죽음은 그 자체가 끝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 그 자체가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와 사후평가 뒤따르게 된다. 자신이 죽고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대해서 말하는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자신이 살아 있는 이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죽음을 노래하는 “귀천(歸天)이라는 시에서 자신의 죽음을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태어나서 이 세상으로 소풍을 왔다고 하면 아름다운 세상을 음미하면서 의미있는, 아름다운 죽음을 맞기 위해 노력하리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세상으로의 소풍은 신께서 보내신 소풍인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의미있는 소풍이어야 하리라. 두 번 다시 볼 수없는 소풍이고 선물이어야 한다

IP *.243.17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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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7 13:43:42 *.94.41.89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전하시고 가는 사랑의 느낌"

"현재의 의학의 발달과 죽음에 대한 망각으로 우리는 죽음과는 멀리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

"두 번 다시 볼 수없는 소풍이고 선물이어야 한다"

 

선물로  가득한 소풍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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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7 14:09:53 *.196.54.42

"유골을 분골하여 작은 항아리에 담을 때의 그 유골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에서 그분들의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전하시고 가는 사랑의 느낌" 상을 치룬 경험이 많은 저로서 참으로 공감하는 구절입니다. 

뜨겁게 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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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7 15:17:14 *.94.164.18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진정한 소풍을 떠날 채비를 조금씩 하며 살아야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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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8 09:03:58 *.50.21.20

"사람의 죽음은 그 자체가 끝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 그 자체가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와 사후평가 뒤따르게 된다. 자신이 죽고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대해서 말하는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는데 자신이 살아 있는 이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여운이 남네요. 잔잔하고 뜨거운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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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8 14:29:02 *.94.41.89

'신은 우리가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의 마지막,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마지막을 살라는 의미로 죽음을 소중한 선물로 우리 곁에 주셨다.'

죽음을 선물로 생각해보니 왠지 모르게 이 순간, 이 모든 것에 감사함이 느껴집니다. 마음이 충만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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