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서은경
  • 조회 수 379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4년 2월 17일 11시 41분 등록
 

<북리뷰 10-4주차>                                                      

 

2013.02.17.

글: 서 은 경


 

 

 

 

 

 

(No. 38)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더클래식 (2013)




                                             표지.jpg                                          

                                                     @ 2013년 초판 1쇄

 

 

 


흙장난, 

토끼 기르기,

낚시질을 

그냥 하게 좀 놔두면 안 되겠니?

 

 

 

 

 

 

 

 

 

1. 작가 소개



hermann.jpg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


 

 

 

독일 출생, 독일계 스위스인.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화가다. 1877년 독일 남부의 작은 도시 칼프에서 태어난다.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라난다.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를 입학했으나 기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인이 되기 위해 도망쳐 나온다.


1894년, 시계 부품 공장에서 수습공으로 일하다가 1896년, 튀빙겐에서 서점 점원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한다. 1899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한 헤세의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이 출간된다. 특히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인정을 받았으며, 문단에서도 헤세를 주목하기 시작한다.

  

1904년, 자살 미수 등 젊은 날 고통과 방황을 겪은 그는 자전적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하며 유명세를 떨친다. 같은 해 아홉 살 연살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하지만, 1923년 이혼하고 스위스 국적을 획득한다.


1906년 헤세의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발표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는 반전 활동을 하며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글을 쓴다. 그는 전쟁의 고통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이때의 영향으로 ‘에밀 싱클레어’라는 익명으로 1919년 <데미안>을 발표하여 큰 호응을 일으킨다.


그는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였는데, 인도 여행을 통한 체험을 녹아내어 1922년 <싯다르타>를 쓴다. 그리고 <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긴다. 헤르만 헤세는 1962년 8월 9일 뇌출혈로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사망할 때까지 자기 실현을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작가이다. 그는 사후인 1964년, 작품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  


 




2. 내 마음을 무찔려드는 글귀


제 1장

[7]

요제프 기벤라트씨

신과 높은 관료직의 사람들을 적당히 존경할 줄 알았고, 시민 사회의 예의 범절을 지나치게 중요시 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를 구도쇠라고, 부유한 사람들은 그를 졸부라고 욕했다.


[8]

기벤라트 씨의 내면은 속물어었다. 젋은 때의 감상적인 마음은 이미 오래전에 먼지처럼 변해 버렸다.


그는 매사에 융통성 없이 교활하게 계산적으로 이익을 먼저 따졌다. 독서는 신문이며 충분했고, 문화 감상의 욕구는 시민단체가 준비한 소인극과 서커스를 관람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가 이웃에 사는 아무하고나 이름이나 집을 바꾼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그가 가장 집중했던, 뛰어난 능력과 인물에 관한 끝없는 시기, 일반적이지 않거나 더 자유롭고 세련되고 지적인 것들에 대한 본능적인 적대감은 이 도시에 사는 다른 가장들과 비슷한 것 같았지만, 그의 적대감은 치졸한 질투심에서 발현되었다.


이 정도면 그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하다. 신랄한 풍자가의 입담으로만이 천박한 생활과 자기 자신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삶을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 한스 기벤라트의 죽음에 대한 복선


아무튼 기벤라트 씨에게는 외아들이 있는데, 이제 그의 아들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한스  기벤라트는 똑똑하고 재능 있는 소년이었다. 게다가 얼굴까지 잘 생겨서 다른 아이들 속에 섞여 있어도 언제나 쉽게 눈에 띄었다.


[9]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신비한 불꽃이 떨어진 것이다.


[30](주목구절-매의 거리 이야기)

어릴 적 추억들이 그 순간 한스의 머릿속에 다시 떠올랐다. 그 추억은 나중에 겪은 다른 경험들보다 강렬한 느낌으로 가슴을 설레게 했으며 묘한 향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 시절에는 이상한 일이나 사람들이 많았다. 한스는 그때의 일들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목이 구부러진 구둣방 아저씨 슈트로마이어는 사람들로부터 아내를 독살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그리고 방랑자 베크씨는 지팡이를 짚은 채 여러 마을을 떠돌아 다녔다.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부를 때 반드시 ‘씨’자를 붙였다. 그가 한 때 마차와 네 마리의 말을 가진 부자였기 때문이다.


지금 한스는 그 사람들의 이름만을 겨우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그 시절의 어둡고 좁은 골목길의 세계가 그로부터 멀리 떠나 버린 것이다. 그 후로 그에게 생동감 넘치는 경험은 더 이상 없었다.

-----> 생동감 넘치는 경험..... 그것을 느껴야 산다. 죽은 듯 살지 말고 산 듯 매일 매일 죽자.

아이들에게도 생동감 넘치는 경험, 스스로 자신을 열고 빨려들고 펼칠 수 있도록 올아매고 제어해서는 안된다.




제 2장


[50](주목구절)-국가, 아이, 교육, 교사

교장 선생님은 한스의 야망을 일깨워 주었으며, 그 야망이 커질수록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학교 선생님을 냉정하고 고지식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아이들의 잠자고 있는 재능을 끌어내어 공부를 향해 나아가게 할 때, 아이들은 진지하고 도덕적인 인물이 될 수 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점점 성숙해져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움과 기쁨을 느낀다. 선생님들이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의무는 아이들의 거친 본능을 누르고 국가가 원하는 평화롭고 절제된 이상을 심어 주는 것이다. 현재 행복하게 살고 있는 시민이나 성실한 관료들도 이러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난폭한 개혁가나 공허한 이상에 사로잡힌 몽상가가 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내면에는 거칠고 무질서한 요소들이 있다. 그것들은 위험의 불씨이므로 마땅히 제거되어야 한다. 자연으로부터 태어난 인간은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미지의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이며, 길도 없는 원시림이다. 원시림을 정돈하려면 강제로 나무들을 베어 내고 다듬어야 하듯이, 학교 또한 아이들을 다듬어야 한다. 학교의 사명은 치밀하게 계획된 훈련을 통해 아이들을 사회의 바람직한 일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 이 책의 문장 중에 가장 길게, 세상과 현실에 대한 설명이 들어간 부분. 거의 한 장을 설명하고 있다. 교육의 문제에 대해 관심 많았던 헤세. 어린 영혼들의 짓밟힘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헤세. 그런데 어떻게 하면 그 소년은 그런 와중에도 살아날 수 있을까? 내가 너무 이상주의적인가, 헤세?


어린 소년 한스 기벤라트는 훌륭하게 성장했다. 길거리에서 뛰노는 일과 장난질 따위는 스스로 그만 두었다. 수업 중에 키득거리는 일 역시 오래 전부터 하지 않았다. 흙장난과 토끼 기르기, 그토록 좋아하는 낚시질마저도 그만 두었다.



제 3장


[73]

한스는 오후 내내 하일러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도대체 어떤 아이일까? 그는 한스가 지진 고민과 희망 따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듯이 보였다. 그리고 자기 나름의 사상과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열정적이고 자유로웠다. 그는 남들과 다른 고민에 빠져서 주변의 것들을 경멸했다. 낡은 기둥과 담장의 아름다움을 이해했으며, 환상적인 시를 창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스가 1년 동안 할 농담을 하루 만에 해 버렸으며, 우울함 속에서 자신의 슬픔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75]

어두운 곳에서의 입맞춤은 모험적이고 위험한 일이었다.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소년의 입맞춤은 하일러의 눌물보다 훨씬 더 우스꽝스럽고 수치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76]

서로 어울리지 않는 친구 관계도 있었다. 하일러와 한스의 경우가 그랬다. 그것은 자유분방한 소년과 고지식한 소년, 시인과 성실한 소년의 만남이었다.


신학교는 하나의 커다란 오캐스트라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학생들을 가장 많이 괴롭힌 것은 히브리어였다. 이 이상한 언어는 학생들에게 낯선 수수께끼처럼 여겨졌다. 무시무시한 용, 동화 속 요정, 아름다운 소년과 깊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 백발의 노인과 용감한 여인 등이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루터의 성서 속에 잠들어 있던 순수하고 거친 언어들이 을씨년스러운 생명력을 가지고 되살아난 것이다. 하일러에게는 특히 그랬다. 그는 구약 성서를 매일 매시간 저주했으나, 거기서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이 영혼과 생명을 발견하고 받아들였다.


그에 비해 신약 성서는 한결 쉽고 밝았으며 깊이가 있었다.


한편 <오디세이>는 함차고 균형 잡힌 시구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지금은 사라져 버린 행복한 삶을 떠오르게 했다.

---> 지금은 사라져 버린 행복한 삶. 헤세는 왜 이렇게 문구를 썼을까? 모험이 담겨있는 오디세이와 갇혀있는 한스의 삶을 비교해 드러내기 위해서?


한스는 모든 것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하일러에게 놀랐다. 하일러에게는 상상의 색깔로 그릴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는 내키지 않는 것은 단번에 팽개쳐 버렸다. 한스와 하일러의 우정은 남달랐다.


하일러에게 있어서 우정은 오락이며 변덕스러운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스에게 우정은 자랑스러운 보물이면서 감당하기 버거운 짐이기도 했다.

---> 흥미로와지는 대목이다. 상상의 색깔, 팽개침, 오락, 변덕스런 즐거움.... 하일러는 외향형 행동주의자? 감정형 인식형? 그런 느낌이 든다. ㅋㅋ 헤세는 왜 한스에게 하일러같은 캐릭터를 갖다 붙였을까? 점점 흥미로워지는 지점이다.


하일러에게 있어서 착한 한스는 장난감이나 애완동물과 같은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한스 자신도 그렇게 느낄 때가 있었다. 하일러는 필요에 의해 한스에게 애정을 보였다. 그는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고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줄 누군가를 원했던 것이다.

---> 이런 관계.... 나도 한 때 이랬던 적이 있었지. 이기적이고 내 감정에만 충실하고.... 충동적인..... 그의 생활과 정신세계를 마구 휘저어 놓은 치명적인 악마.. ㅋㅋㅋ 기질적인 거다. 서로 다른 기질이 마주보며 만나고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하일러는 학교와 삶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를 해도 말없이 들어 줄 사람, 우울한 기분이 들 때 자신을 따뜻하게 위로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이런 성향의 지진 사람들이 보통 그러하듯, 이 젊은 시인도 우울증에 시달렸다.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려는 시기의 알 수 없는 충동과 열정 때문이었다. 하일러는 병적으로 누군가의 동정과 위로를 받고 싶어 했다. 예전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그 자리를 채워 주었다. 그리고 아직 여자들과 사랑을 나눌 만큼 성숙하지 못한 지금은 착한 친구가 유일한 상태였다.

-----> 헤세는 한 인물의 행동과 성격을 묘사하고 난 후, 그 인물의 상태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심리학적인 분석. 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데미안>은 자아와 자기인식 등에 관해서 좀 더 추상적이고 함축적인 말로 소설 속 등장인물에 대해 버무려 냈으면 <수레바퀴 아래서>는 조금은 더 풀어서 이야기하고 설명적이다.

 

하일러는 하이네의 시를 읽는 서정적인 소년답게 감상적인 슬픔에 휩싸였다.


[79]

한스는 그런 하일러의 모습을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알 수 없는 감동에 젖어 그 기분에 전염되곤 했다. 하일러의 감수성은 흐린 날 절정에 달했다. 그런 날이면 그는 슬픔과 근심에 젖어 한스에게 우울한 이야기와 시를 쏟아냈다.


한스는 하일러의 이런 행동에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남은 시간에는 공부에 온 힘을 다했다.

-----> 로봇같은 그 친구, 전형적 공돌이. 단순하지만 천진난만하고 답답하지만 나를 깊이 받아주었던 그 친구. 그는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고 나는 그의 학교 도서관에 그에게 쏟아내고 털어내고 놀기 위해 갔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놈에게 대못 박고 떠났던 나쁜..... 참 나쁜....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가.  


한스는 그에게서 자기가 가지지 못한 매력을 느꼈다. 마치 하일러가 불타는 열정과 자유를 안고, 호머의 천사처럼 발에 달린 날개를 퍼덕여, 자신과 친구들로부터 멀어져 허공을 떠도는 것처럼 느꼈던 것이다. 

----> 두 사람의 화학작용. 끌림의 이유는? 내가 가지지 못한.... 뮤즈가 되어 주는...  사랑이란, 관계란 이 점이 참으로 매력적이야.  내면에 있는 목마른 종이같은 결핍이 그를 빨아들이는 게지.  


---->책을 읽으며 저자의 문장 속 행간을 읽으며 저자의 행간에 내 경험과 하고픈 얘기, 궁금한 것들도 슬쩍 걸쳐 올려놓고, 혼자 사유하며 수다를 손가락으로 컴 자판에 두들려 놓는 재미도 참 솔솔하다. 외롭지 않은 몰입을 주는 작업이다.  



[81]

루치우스는 문을 닫지도 못한 채 신성불가침한 공간으로 총알처럼 뛰어 들어갔다.

----> 표현 잼있다.


[85]

한스는 새 옷을 입고 신학교의 초록색 모자를 쓰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그는 고향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세계에 우뚝 서 있었다.

---> 한스가 좋아하는 것은? 낚시...? 그런데 공부하기도 그리 싫어하지는 않지만 성공과 무관하게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니 문제다. 요즘 대부분이 그렇지 않는가? 한스를 위로한 것은 자연과 하나됨. 놀이.... 그가 진정하고 싶은 것은? 낚시, 놀이 말고 지금까지 그가 진정 하고싶어하는 것이 나오지 않았다. 정말 없는 걸까? 아니면 못 찾는 걸까?


--->사람들 안의 잠재력...그 사람만의 재능. 그것이 그 사람을 구원하는 열쇠가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해야 하고.... 그런데 그 잠재력의 선명도는 사람마다 다르겠지? 열정이 많은 사람들의 잠재력은 더욱 도드라져 드러날 것이고 의지도 열정도 약한 사람의 잠재력은 희미하고 엷게 보이지 않을까?


외롭고 고독할 때, 서로 함께 있기에 어루만질 수 있어 힘이 된다. 하지만 내 마음이 네 마음 같지 않고 사람은 누구나 혼자 살아가는 법도 깨달아야 한다. 그럴 때 네 곁에는 네 안의 너가 있다. 유쾌한 돌고래처럼 너를 살려낼 수 있는 그것.


우리는 이상을 품고 그것을 향해가고 있으나 그 이상이 있는 곳이 우리의 한계점은 아니다.

우리는 더 멀리 갈 수 있다.

이상을 넘어 더 큰 동경의 대지보다도 멀리 도달할 힘이 우리 안에 숨어있다.


그리고 나는 그리고 너는 서로 그것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지켜봐 주는 것.  



제 4장

 

[86]

한스와 같은 학년에서도 몇 명의 학생이 사라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모두 ‘헬라스’방 친구들이었다. ‘헬라스’방 학생들 가운데 작고 얌전한 소년이 한 명 있었다. 이름이 힌디거인 그 소년....


[87]

힌디거가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헬라스’방의 친구들은 착하고 조용한 그를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88]

학생들은 놀란 새처럼 시체 주위에 몰려들어 파랗게 언 손을 비벼 댔다. 학생들은 말없이 친구의 시체를 따라갔다. 그들의 가슴은 놀라움 때문에 꽉 막혀 있었다.


한스는 그 갑작스런 죽음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자신의 이기적인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가까이에서 하일러의 창백한 얼굴을 보니 더욱 괴로운 마음이 들었다. 한스는 친구의 손을 잡으려고 했으나, 하일러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일행을 따라갔다.


한스는 몹시 부끄럽고 슬펐다. 추위에 언 차가운 뺨 위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들것에 실려 가는 시체가 하일러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하일러가 한스의 배신에 대한 분노를 안고, 성공보다는 양심이 앞서는 세상으로 가는 것처럼 여겨졌다.

----> 감정 이입 되는.... 남을 보며 나를 반성하는... 죄책감에 빠지는.... 스스로에게 야단을 치는... 단죄하는.... 그런 느낌을 헤세는 힌디거의 죽음과 연결시켜 주인공의 심정을 표현했다. 그런 느낌...우리도 평소에 느끼는 것이니까... 그러나 그 세세한 느낌과 기억을 소설로 표현하는 것은? 그래 할수 있어... 늘 느낌에 따르고 관찰하고 다면적으로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그러면서 그래.. 반전있는 무엇을 해 낼 수 있다면..... 믿는다...너를. 


----> 성공과 양심 사이에서의 갈등. 성공은 부모나 타인, 사회가 기대하는 것, 양심은 자신의 속마음, 자신이 원하는 것.  이렇게 헤세는 성공과 양심을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데 성공에 짓눌린 아이들은 자기 자신(양심)을 바로 보고 바로 찾아 콕 집어 내어 말하는 것을 잘 못한다. 너무 눌러져 있어서... 잠시 죽어서 사는 것이니까, 살려내고 살아나는 시간이 조금은 필요하다.


[89]

일행은 수도원에 도착했다. 교장 선생님을 포함하여 모든 선생님들이 힌딩거의 시체를 맞이했다. 그 아이가 살아 있을 때는 누리지 못한 영광이었다. 선생님들은 살아 있는 학생을 대할 때와는 다른 눈으로 죽은 학생을 바라보았다. 평소에 함부로 상처를 주었던 젊음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듯했다.


그날 저녁도, 다음 날에도, 눈에 띄지는 않지만 시체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마법 같은 효력을 발휘했다. 학생들의 행동은 부드럽고 조심스러웠다. 싸움이나 화를 내는 것, 소란스러움과 웃음이 사라졌다. 짧은 기간 동안, 물의 요정이 수면 아래로 사라진 것처럼 숨죽인 잔잔함이 이어졌다.


[91]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원을 휘감았던 마법의 힘이 사라졌다.

----> 마법의 힘은 어떤 충격적인 경험, 다름, 깨달음에서 오는 것.


한스는 아프지는 않았지만 불행했던 그날 이후 더욱 진지하고 성숙해 보였다. 그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커다란 변화는 그를 소년에서 청년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의 영혼은 낯선 세계에서 불안하게 떠돌았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힌딩거에 대한 애도 때문이 아니라, 갑자기 되살아난 하일러에 대한 죄의식 때문이었다.



(하일러에게 내려진) 근신령은 그에게 고독을 강요했다. 그리하여 누군가 말을 나눌 상대를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그의 예민한 감수성은 크게 상처를 받았다.

---> 늘 예민한 감수성이 문제다. 감수성은 얇은 유리잔 같은 것이기에... 움추려 드는 아이.  


[93]

한스는 부드럽고 따뜻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변했으며, 하일러는 강인한 사나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성숙한 두 소년은 가슴 벅찬 우정 속에서 수줍음을 느끼며, 어렴풋이 첫사랑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이들의 결합은 남자다운 거친 매력을 풍겼으며, 다른 친구들에 대한 반항심까지 담고 있었다.


[94]

천재는 선생님에게 반항적이기 쉽다.


선생님들은 자기 방에 한 명의 천재보다 열 명의 보통 학생들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선생님의 역할은 빗나간 학생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라틴어와 수학을 잘하는 성실한 인간을 키워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 이 말에 마음이 아린다. 성실한 인간 길러내기. 


진정한 천재는 반항의 시기를 거쳐 선생님들이 놀랄 만한 훌륭한 업적을 남긴다. 그는 죽어서도 고귀한 인물로 기억됨으로써 후세의 젊은이들에게 위대한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학교에서는 해마다 규칙과 자유의 충돌이 되풀이된다. 국가와 학교는 천재적인 학생을 억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지만 선생님들에게 미움을 받고 학교에서 쫓겨난 천재들이 훗날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해 주는 훌륭한 인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반항심에 사로잡혀 자신을 망가뜨리고 파멸에 이르기도 한다.

----> 헤세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구나... ‘진정한’ 천재.... 그리고 그가 국가와 학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들을 토해내는 듯 하다. 파멸에 이르는 천재들, 자신을 공격하는 분노 반항의 에너지


(교장 선생님)

그는 한스를 교장실로 불렀다. 교장 선생님은 뛰어난 인물로서, 지식 수준과 업무 능력이 탁월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반말을 하곤 했다. 그의 결점은 지나친 자부심이었다. 그래서 그는 종종 과장된 연설을 했다. 또한 자신의 권위가 손상되는 것을 조금도 참지 못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했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도 몰랐다. 만약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면 교장 선생님은 즉시 흥분했다. 어쨌거나 그는 아버지와 같은 자상한 역할에는 능숙했다.


“알 수가 없구나. 뭔가 문제가 있기는 한 것 같은데 말이야.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겠니?”

한스는 대답 대신 교장 선생님이 내민 손을 잡았다. 교장 선생님은 엄숙하면서도 친근한 눈길로 한스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야지, 기운이 빠져서는 안 돼. 그렇게 되면 수레 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 이 문장이구나. 이 책의 제목.  Beneath the weel....


“내가 그 아이(하일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도 잘 알거다. 그 아이는 불안정하고 반항적이야. 재능은 있지만 노력은 전혀 안 하지. 나는 네가 그 아이와 가깝게 지내지 않았으면 한다. 네 생각은 어떠니?”


한스는 자리에 앉았다. 그제야 그는 정신을 차렸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속에 있는 눈은 수많은 낯선 인물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있었다. 그들은 미지의 세계로 사라지면서 계속해서 한스에게 강렬한 눈빛을 보냈다.


그는 끊임없이 현실이 아닌 이상한 장명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럴 때면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 가운데 놓여 있는 기분이 들었다.


도망자 하일러가 붙잡혀 오자, 학교 전체가 흥분에 휩싸였다. 하일러는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다니면서, 그 천재다운 짧은 여행에 대해 조금도 반성하지 않았다.

----> 하일러의 행동과 모험을 아이들 관점에서 좀 더 반항적이고 영웅적이며 긍정적이고 대담한  코믹 버전으로 풀어냈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영웅담이 있는 재미가 있는.... 비록 맞지만 살아보려고, 자유를 누리려고 세상을 향해 뿜어내는 아이들의 에너지..... 뭐 이런 방향으로 헤세는 글을 쓰지 않았다. 사람마다 각자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을 이야기 하니까. 나라면 재치 발랄 코믹으로...블랙 코미디로....상황을 써 나갈거다. 너무 슬프잖아. 희망이 없어보이잖아, 헤세?


[111]

하일러의 도망 사건은 몇 주 동안 가장 큰 화젯거리였다. 멀리 떠난 그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졌다. 하일러는 겁먹은 도망자에게 자유를 찾아 날아오른 독수리가 되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 자유를 찾아 날아오른 독수리, 하일러~!!!!! 천재!!! 어중간한 어정쩡한 노력파가 아니라 뭐든지 스스로 적당히 버무려 내는 천채끼가 있는 하일러.  그저 성실함으로 밀어붙이고 나가야 하는 한스와는 다른 친구다. 천재의 발악. 진정한 천재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파멸로 떨어질 것인가.



제 5장



[113]

한스는 들쥐가 저장해 둔 먹이로 살아가듯이, 전에 익혀 두었던 지식으로 겨우 버텨 나갔다.

----> 캬캬캬~ 문장 비유 죽인다.


[114]

비드리히 선생님 이외에는 그 누구도 불안과 절망에 싸여 허우적거리는 한스의 영혼을 들여다 보지 못했다.


한편 아무도 학교와 아버지, 몇몇 선생님들의 탐욕스러운 명예심이 연약한 소년의 영혼을 무참히 짓밟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왜 한스는 예민한 소년기에 밤늦도록 공부에 매달려야만 했을까? 무엇이 그에게 토끼를 빼앗았는가? 왜 낚시질과 산책을 못하게 했는가? 왜 그에게 하찮은 명예심과 공허한 이상을 심어 주었는가? 어째서 시험이 끝난 뒤의 휴식을 방해했는가? 마침내 지칠 대로 지친 노새는 길에 쓰러지고 말았다.

-----> 헤세가 울부짖는구나.... 연약한 소년의 영혼이 아프게 짓밟히는 현장을 느끼고 경험한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는가? 아이를 잘 들여다 보고 있는가?


[116]

시험을 치르기 위해 슈투트가르트에 갔을 때와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불안하고도 기뻤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 모든 일들을 해야만 했던가?


신학교 생활과 학문 탐구, 야심찬 희망은 완전히 끝나 버렸다. 하지만 지금 한스는 그것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이 그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그는 푹 쉬고만 싶었다. 깊은 잠을 자고 실컷 울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 곁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리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도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소리를 그만해야겠다...ㅋㅋㅋ


[117]

한스는 날씨가 좋을 때면 몇 시간이고 숲속에 누워 있었다. 그럴 때면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상처 입은 그의 영혼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다.


[118]

요즘에야 한스는 라틴어 학교에 다녔던 2년 동안 친구들 한 명도 사귀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의 학교 친구들은  먼 곳으로 떠났거나 수습공이 되어 있었따. 한스는 그들 중 누구와도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그들은 한스에게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119]

한스는 모두로부터 버림받았다.


고통과 외로움의 세계에 갇혀 버린 한스에게 위로의 손짓을 보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그가 떨쳐 버릴 수 없을 만큼 친밀하게 다가왔는데, 바로 죽음의 유혹이었다.

-----> 이해 받지 못함. 그 고통과 외로움에 빠졌을 때 다가오는 죽음의 유혹.

하지만 이해 받지 못해도 그 고통과 외로움에 빠졌을 때도 단 한번도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아니한가? 그런 사람은 왜 그럴까? 네 안의 잠재력이 너를 살려낼거야.... 하지만... 그것은 따뜻한 주변의 손길과 함께 있어야 한다.


[122] (주목구절)

부쩍 자란 한스는 병이 들어 힘겨운 시간 속에서 또 한 번의 어린 시절을 겪고 있었다. 그는 잃어버린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휩싸여,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추억의 숲속을 헤맸다. 그 추억은 지나치게 강하고 또렸했다. 한스는 직접 체험했던 어린 시절의 열정을 가지고 과거의 추억을 현재의 일처럼 떠올렸다. 그러자 억압과 탐욕에 의해 망가진 어린 시절이 막혔다 뚫린 샘물처럼 마음 속에서 솟구쳐 올랐다.

----> 어린시절에 대한 그리움에 휩싸여 그 추억의 숲속을 헤매는 사람은 또 한번 어린 시절을 겪으며 자신을 살려내는 것일까? 어린 시절의 열정. 그 열정이 막힌 샘물을 뚫어주겠지?


줄기가 잘린 나무는 뿌리 가까이에서 새순이 싹튼다.

상처 입은 영혼은 이와 같이 봄같은 그 시절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새순이 상처를 치유하는 새 희망처럼 자란다고 해도, 다시 제대로 된 나무가 되지는 못한다. 한스의 경우가 그랬다. 여기서 그가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의 자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5]

한스는 여덟 살 때 ‘매의 거리’에서 핑켄바인 형제와 사귀었다.


[127]

한스가 밝고 넓은 ‘게르버 거리’를 지나 음침한 ‘매의 거리’로 들어설 때면, 신나면서도 무서운 기분이 그의 목덜미를 눌렀다. 그것은 호기심과 두려움, 모험에 대한 불안한 기대가 뒤섞인 기분이었다.


[128]

이처럼 이상한 곳에서 리제는 요정처럼 돌아다녔다. 정이 많은 그녀는 아이들과 새, 고양이와 강아지들의 보호자이자 어머니였다. 그녀는 많은 동화와 노래를 알고 있었다.


그는 절망으로 가득 찬 현실로부터 어린 시절의 행복 속으로 도망쳐 온 것이다. 어린 시절 그의 앞에 놓인 세상은 희망이 가득한 마법의 세계였다.


그 세계는 보이지 않는 곳에 소름끼치는 위험과 마법의 보석으로 지은 성을 감추어 두고 있었다.


[129]

잠시 후 한스는 어두운 현관을 살며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다시는 어린 아이가 될 수 없고 리제의 곁에도 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 한스는 가죽 공장이나 ‘매의 거리’에 가지 않았다.

----> 한스는 이미 다른 세계에 살고 있고 어린시절 추억이 있는 매의 거리는 순수한 어린 시절로부터 너무 멀리 떠나와 있다. 멈춰있는 그곳과 이미 훌쩍 커 버린 한스..... 한스가 조금 더 강한 생명력으로 삶을 살아 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왜 헤세는 그를 죽어버렸을까? 일주일 내내 이 소설의 영향으로 마음이 힘들다.



제 7장


[170]

한스는 자기가 몹시 취했다는 사실을 깨닫자 이내 우울해졌다. 저 멀리 불행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171]

한스는 사과 나무 아래 풀밭에 드러누웠다. 불쾌함과 불안감, 복잡한 생각들이 밀려왔고, 자신이 타락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집으로 가야 할지, 아버지에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내일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의 생각이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한스는 영원히 쉬고만 싶었다. 눈과 머리가 아팠고 걸을 힘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173] (주목구절-한스의 죽음)

그러나 아버지도 결국은 잠이 들고 말았다. 그 시각, 아버지의 화를 돋우던 한스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 어두운 강물을 따라 골짜기 아래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한스는 구역질과 수치심, 괴로움으로부터도 벗어났다.

-----> 헤세.... 한스의 죽음을 그저 한 줄로만 보여주는구나. 아.....  자살, 죽음에의 충동. 인간스스로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자유.  한스의 죽음을 나타내는 문장들은 참으로 서늘하다. 


어둠 속을 흘러가는 한스의 야윈 몸 위로 가을밤의 차가운 달빛이 비치고 있고 있었다. 시커먼 강물은 그의 손과 머리와 창백한 입술을 어루만져 주었다. 먹이를 찾는 수달이 눈을 반짝이며 지켜보았을 뿐, 그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스가 어떻게 물에 빠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길을 읽고 발을 헛디뎠거나, 물을 마시려다가 넘어졌을 수도 있다. 아니면 아름답게 빛나는 강물에 이끌려 물속으로 몸을 던졌는지도 모른다. 평화로운 밤의 차가운 달빛 아래서, 피곤과 두려움에 짓눌려 죽음의 그림자를 따라갔는지도 모른다.

-----> 전지적 작가 시점과 관찰자 시점을 두루 쓰고 있는 헤세, 전능하게 소설을 풀고 가던 헤세가, 한스의 죽음 장면을 보지 못한다. 아니 죽음 장면을 그저 추측으로 남긴다. 그렇게 한스는 조용히 자연 속으로 아무도 모르게 스며들었다.



3. 책 소개와 평가


(1) 목차와 전체적인 뼈대

 

 

 

제 1장

제 2장

제 3장

제 4장

제 5장

제 6장

제 7장

 

작품해설-청소년기의 ‘자기 치료’를 위한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수레바퀴 아래서>

작가연보 - 헤르만 헤세 연보

 


(2) 감동적인 절 또는 장

<1장> 주인공 한스의 아버지인 ‘요제프 기벤라트’씨에 대한 소개 장면 - p7~8


<1장>에 잠깐 소개하는 어린 시절 그가 놀았던 ‘매의 거리’이야기와 마지막 <7장>에 상세히 묘사하는 ‘매의 거리’이야기는 서로 댓구를 이루듯 마주 보며 한스의 어린 시절, 생동감 넘쳤던 순간으로 한스를 데리고 들어간다. 한스가 다시 그곳으로 찾아가서 죽게 되는 설정이 인상적이다.

<7장>의 한스 죽음 부분은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도 잘 알 수 없다며 너무도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죽었다’는 것을 말해서 더욱 절제미가 느껴졌다. 별과 같은 존재가 한 순간 가 버리는 장면, 마음을 아리게 하는 부분이다.



(3) 내가 저자라면

헤세는 이 책에서, 한 인물의 행동과 성격을 묘사하고 난 후, 그 인물의 상태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심리학적인 분석. 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그의 다른 책 <데미안>이 자아와 자기인식 등에 관해서 좀 더 추상적이고 함축적인 말로 소설 속 등장인물에 대해 버무려 냈다면 <수레바퀴 아래서>는 조금은 더 풀어서 이야기하고 설명적이다. 그래서 더 현실 고발적인 느낌이 드는 걸까?


헤세가 청소년기의‘자기 치료’를 위해 쓴 자전적 소설이지만 이 책은 나의 어린 시절에도 적용되고 지금 내 딸 아이의 교육 현실에도 적용되는 소설이다. 19세기 말의 독일 교육 체제를 배경으로 학교 비판의 맥락에서 씌어졌는데, 21세기인 지금,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도 여전히 적용되고 공감가는 내용이다.


나는 아이들의 자살, 경쟁 교육 등이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이러한 상황에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어 생명력을 펼칠 수 있을 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헤세는 냉혹하게 19세기 독일의 교육 현실을 비판했다. 그리고 주인공도 주인공의 친구들도 죽어나갔다. 그저 그 현실을 보여주었다. 무언가 대안은 없을까?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어린 영혼들은 처절하게 죽어나갈 수 밖에 없을까? 수레바퀴 아래에 깔릴 수 밖에 없을까?


세상의 냉혹한 현실은 잘 안 변한다. 그렇다면 아이들 스스로가 스스로를 살아내고 살려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그것이 아이의 재능,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순간에도 자신의 재능에 위로 받는.... 좋아하고 잘 하는 것들에 잠시라도 몰입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최소한의 자가가동 장치다. 


“한스 아버님, 한스가 흙장난, 토끼 키우기, 낚시질 하도록 내버려두세요, 제발....”



(*) 

IP *.186.179.86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2 미래생활사전 (생각의 정원) [11] [2] 써니 2007.04.22 3777
851 46.블루오션전략, 김위찬 외 file [1] 철학하는 인사쟁이 2012.03.13 3783
850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file 타오 한정화 2014.10.27 3786
849 한국인의 미의식.. 김미영 2005.05.25 3788
848 꿀벌과 게릴라 효인 2010.03.27 3789
847 [013]『난중일기』를 읽고 file [5] 현운 이희석 2007.06.13 3792
846 (10) '가자, 아메리카로!'를 읽고 [7] 時田 김도윤 2007.05.14 3793
» (No.38) 헤르만 헤세 [수레바퀴 아래서] 더클래식 - 서은경 file 서은경 2014.02.17 3795
844 철학이야기, 두번읽기 – 윌듀란트 file 미나 2011.08.01 3799
843 [독서26]짐콜린스의 경영전략 [2] [2] 素田최영훈 2007.10.01 3800
842 북No.11-카를 융 '기억 꿈 사상' file 유재경 2011.06.13 3800
841 [노년-시몬느 드 보부아르] Review [1] 손지혜 2008.03.23 3804
840 제가 읽은 책 목록과 추천내용입니다 [2] 서태동 2005.11.23 3808
839 [리뷰] <깊은 인생>_ 구본형 file [2] 양경수 2011.10.25 3808
838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2 - 박경철 [3] 書元 2010.01.24 3810
837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1] 우제 2008.01.28 3811
836 열정과 기질(3)-화면 보이질 않아 첨부자료로 재등재 file [1] 서원 이승호 2009.05.25 3812
835 [38] <처음읽는 우파니샤드> - 인용문 수희향 2010.01.11 3812
834 #12_신곡(두번읽기) 지옥,연옥,천국편 길수 2012.06.25 3813
833 [36] 일의 발견 - 조안 B 시울라 거암 2009.01.19 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