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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8일 17시 37분 등록

마음의 맷집과 그릇 키우기

살면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아마도 관계의 단절일 것이다.

그것은 때로는 사별일 수도 있고, 연애의 종말일 수도 있고 또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인한 결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살면서 무엇보다 마음 먹는 대로 되기 힘든 것이 사람과의 관계인 것 같다. 그 관계의 발전도 또 그 관계의 단절도 또 그 관계의 회복도 그 중 어느 것 하나 한쪽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도, 막을 수 있는 것도 없다.

늘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심으로 대한다면 그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어쩌면 아직도 그런 기대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진심이라는 것에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에 대한 고려인 것 같다. 나만 아무리 진심이라고 하여도 상대방이 나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남녀간의 관계가 그렇고 상사와의 관계가 그렇고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라면서 접하고 배우는 모든 교과서나 윤리서적에서는 인간관계에서의 진정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우리에게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과연 인간관계에서의 진정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쩌면 젊은 시절에 요구되는 진정성과 중년 이후에 요구되는 모습은 조금의 차이가 있는지도 모른다. 젊은 시절에는 도전, 용기, 진취성 등이 요구되는 덕목이었다면 나이가 들면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중용, 기다림, 인내, 타협 등과 같은 흑/백으로 분류할 수 없는 어쩌면 회색지대에 가까운 모습인 것 같다. 너무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모습 그리하여 찬 것과도 뜨거운 것과도 잘 융화하여 중간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상태를 갖는 것이 중년의 우리에게 요구되는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성장발달 상황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모습을 간과하고 중년 이후에도 계속하여 젊은 혈기로 흑/백을 가르고 옳고 그름만을 따지며 결론을 내리려 한다면 우리는 분명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중년에 겪게 되는 문제가 더욱 치명적인 것은 중년에는 잘못을 했을 때 그것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찍이 옛 어른들은 참을 인자 세 번이면 목숨도 구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등의 조언을 남기셨을 것이다. 우리는 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과 시각도 포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상실감 그리고 허무함. 그것은 그 만큼 기대하는 부분이 컸기 때문에 더욱 크게 다가오는 부분일 것이다. 중년 이후에는 마음의 근육과 맷집을 키워야 한다. 그리하여 외부의 조그만 자극에도 영향을 받아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강항 외풍에도 스스로를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가져야 한다.

마음의 맷집 키우기와 마음의 그릇 키우기가 중년 이후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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