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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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김정은
착하게
살았는데
우리가
왜 이곳에
- 하상욱 ‘지옥철’ -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은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학문이다. 인문학의 영역은 광범위해서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위의 시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마니아라면 한 번쯤 봤을 법한 SNS 시인 하상욱의 시 ‘지옥철’이다. 시인 하상욱은 시를 파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시팔이’로 불려지며, 시집 ‘서울시’를 통해 현실을 담은 위트 있는 시로 현대인들과 소통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음료, 담배 광고에서까지 그의 시들을 볼 수 있어 많은 사람에게 하상욱의 시가 읽히고 있다.
‘착하게 살아왔는데’ ‘우리’의 현실은 ‘왜 이곳’일까. 질주를 멈추고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그토록 ‘착하게’ 살아왔는지.’ 엘든 테일러는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에서 공교육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1819년 프러시아에서 시작된 최초의 교육은 수업이 세 종류였단다. 지배자가 될 학생들을 위한 수업과 지배자의 조력자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가가 될 학생들을 위한 수업, 그리고 피지배자가 될 학생들을 위한 수업으로 나뉜다. 인구의 90%이상이 피지배자가 될 그룹에 속했으며, 이들은 권위에 대한 복종을 확고히 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이 체계는 변화 발전하여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에 영향을 미쳤다. 교육학자 존 듀이도 공립학교의 목적을 ‘교사들이 미래의 사회질서를 결정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착하게 살도록’ 강요 받은 것은 아닐까.
질주에 지친 한국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인간답게’ 살아가고자 인문학에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성찰하여야 한다. ‘왜 이렇게 힘들게 달리고 있는지’, ‘지금 방향을 잘 잡고 있는지’, ‘이대로 계속 가도 되는 것인지.’ 질문은 성찰을 의미한다. 성찰은 쉬면서 자신을 돌보고 충전하는 것이다. 인문학은 이런 지친 삶에 쉼과 성찰의 안식처가 된다.
‘지옥철’을 벗어난 예로써 영화 <매트릭스>를 들어 보자.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는 어느 날 자신이 살고 있던 매트릭스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매트릭스는 우리의 ‘지옥철’과 다름 없다. 매트릭스 안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식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매트릭스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이다. 매트릭스 안의 자유는 매트릭스에 의해 조작된 자유이다. 주인공 네오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매트릭스를 지배하는 거대한 힘에 맞서기로 결정한다. 매트릭스의 요원들은 매트릭스를 조작할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갖고 있지만, 주인공 네오가 자기 생각의 주인이 되면서 결국 매트릭스의 요원들을 물리친다.
초, 중, 고, 또는 대학을 거친 우리는 ‘왜?’라고 묻지 않는 다이달로스가 되어, 산꼭대기에 바위를 올리며 느꼈을 절망은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며 똑같은 일상을 되풀이하는 시시포스가 되어 살아가도록 강요 받았을지도 모른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내가 내 생각의 주인공으로써 바로 서기 위해서다. 매트릭스를 물리친 네오처럼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다.
시지포스에 대한 알베르 카뮈의 해석은 이렇다. ”반항하라. 쉽게 평화를 갈구하지 마라. 나와 세계 사이의 팽팽한 대립에 굴복하지 말고 대립하라. 자유로워져라. 희망과 내일이 없는 조건 속에서 순수한 불꽃 외에 다른 어떤 것에도 무관심해라. 이것이 바로 자유의 원리다. 열정을 가져라. 열정이란 주어진 모든 것을 소진하는 것이다. 삶을 필사적으로 불태우고 최대한 많이 살아라. 이것이 일상을 반복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전장, 도전의 원칙이다.”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은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을 통해 인문학을 공부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생각 당하는 ‘나’가 아닌 생각하는 ‘나’가 되기 위해,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나’가 아니라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질주를 멈추고 성찰을 시작해야 한다. 젊음, 배움, 도전, 고뇌, 성장, 자유, 정의, 욕망, 이데아, 인생, 지혜, 사랑, 전통, 선택, 여행, 운명, 공존의 키워드로 시작해보자. ‘고전’이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인문학이라는 바다에 거침없이 항해해 보자.
while ( true ) 1)
{
………………;
??????????;
!!!!!!!!!!!!!!!!;
}
- 김정은 ‘인문학 연습’ -
1)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이 끝없이 동작하는 것을 이름. 무한히 반복되는 과정을 비유적으로 표현
인문학이란 자기 생각의 주인이 될 때까지 while ( true ), 매트릭스{ }를 물리치기 위하여, 사유(….)와 질문(???)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다. 모든 이가 ‘네오’가 되는 날, 인문학의 무한 루프는 멈추리라!
우리는 ‘착하게 살도록’ 강요 받은 것은 아닐까.
매트릭스 안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식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지만, 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매트릭스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이다
인문학이란 자기 생각의 주인이 될 때까지 while ( true ), 매트릭스{ }를 물리치기 위하여, 사유(….)와
질문(???)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다. 모든 이가 ‘네오’가 되는 날,
인문학의 무한 루프는 멈추리라!
창의성이 돋보이는 생각과 표현이 너무도 훌륭하네요.
우와~~~~ 마음의 탄성 한 번 지르고 갑니다. 4주차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