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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0일 11시 58분 등록

몰래한 사랑 - 아프로디테와 아레스 발가벗겨진 채로 몰래 카메라 들이닥치다

 

 

사랑도 몰래한 사랑이 더 흥분을 증가시키는가. 김지애의 몰래한 사랑이라는 가사를 보자.

그대여 이렇게 바람이 서글피 부는 날에는

그대여 이렇게 무화과는 익어가는 날에도

너랑 나랑 둘이서 무화과 그늘에 숨어 앉아

지난날을 생각하며 이야기 하고 싶구나

몰래 사랑했던 그 여자 또 몰래 사랑했던 그 남자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그 누굴 사랑하고 있을까

 

그대여 햇살이 영그는 가을날 뚝에 앉아서

그대여 이렇게 여미어진 마음 열고 싶을때는 ...

- 몰래한 사랑/김지애/

 

신화에도 몰래한 사랑이 많이도 있었으나 그 중에서도 소문나고 재밌는 장면이 연출되는 게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아프로디테와 아레스 발가 벗겨진 채로 카메라 들이닥치다’이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자른 뒤 바다에 던져버렸다. 우라노스에서 잘린 거시기가 바다를 계속 떠돌았다. 바다는 파도가 있고, 파도가 치면 거품이 일고 떠돌아다니는 거시기와 거품이 합작을 하여 전 세계의 미인 아프로디테가 태어났다. 아프로디테가 태어나자 조개위에 서 있는 그녀를 바다위에서 키테라 섬과 키프로스 섬의 해안으로 데려갔다. 그곳은 여신을 숭배하는 중심지, 키프로스 섬이며 아프로디테를 숭배하는 여신의 섬이 된다.

아프로디테는 욕망과 애욕의 여신이다. 성기의 거품에서 태어난 신 아프로디테는 인간의 모든 무의식적인 욕망인 성욕과 사랑의 신으로 대변된다 .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어찌 아프로디테를 넘보지 않았으랴. 남자라면 그녀 머리칼이라도 한번 만져봤으면, 그녀의 우유빛 같은 젖가슴을 만져보고 그녀의 젖무덤에 안겨봤으면 하는 모든 욕망을 가졌을 것이다. 허나 어찌 운명이 그녀를 순탄한 길로 안내하겠는가! 제우스는 여러 신들이 아프로디테를 넘보는 것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추남이자 불의 신 헤파이스토스와 결혼을 시킨다. 이것이 바로 ‘미녀와 야수’ 원조라고 볼 수 있겠지요.

 

여기서 잠깐, 헤파이스토스는 누구일까요. 헤라의 자식이지만 제우스와는 관련이 없다. 어느 날 제우스와 헤라가 부부싸움을 하고 있는데 눈치 없는 헤파이스토스는 엄마인 헤라편을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제우스에게 미운털이 박힌 헤파이스토스. 제우스가 헤파이스토스를 걷어차 버렸다. 화가 나면 힘도 배가 되는 법. 헤파이스토스는 천궁에서 떨어졌는데 그곳이 레노스 섬이다. 순간 두 다리가 부러지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곧 좋은 손재주로 의족을 만들어 달고 다니는 절름발이가 되었다.

 

그런데 어쩌랴. 흔히들 요새 연애 따로 결혼 따로 하듯이, 아프로디테도 결혼 전에 만난 정열의 남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아레스Ares, 전쟁의 신이지요. 아레스 ! 그는 전쟁의 신답게 강인하고 힘 있는 남자였지요. 생각해보세요. 애욕의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절름발이이자 대장장이인 헤파이스토스에게 만족을 했을까요. 헤파이스토스는 요즘 말로 하면 워커홀릭

workaholic 즉 일중독자였지요. 모든 신들이 주문하는 것을 만들어대느라 부인인 아프로디테를 돌볼 겨를이 없었지요. 추남이면 힘이라도 세야 할 텐데 과연 못생긴 절름발이가 아프로디테를 만족시켜 주었을까요. 그렇지 않으니 결혼해서도 아프로디테는 옛 여인이자 정열의 남자를 다시 찾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를 어쩐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었지요. 아폴론이 이를 보고 대장장이 남편에게 꼰지르러 쪼르르 달려가네요. ‘배고픈 건 참을 수 있어도 있어도 배아픈 건 참을 수 없다’는 속담이 있지요. 애욕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전쟁의 신 아레스가 불같이 끌어 오르는 사랑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던 아폴론이 배가 몹시도 아팠나 봅니다. 남 행복해하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는 찌질이 아폴론은 “속닥속닥” 고자질하고 말지요.

저 놀라는 헤파이스토스. 불쌍도 해라.

 

여기서 잠깐. 이런 일들은 우리 주위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지요.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 나오는 아내 혹은 남편이 바람피는 이야기. 내가 아는 한 p는 군대에서 정보과장이었지요. 남들의 정보를 캐내는 것이 그의 본업이었던 그는 사병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사하고 정보를 모으는 일을 했었습니다. p를 아폴론이 시기했을까요. p씨 와이프가 p씨 몰래 바람을 피웠으니, 정보실에 불려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부하에게 신상이 털려서 그 비밀을 들어야 했으니, 이것이 얼마나 큰 수치였겠는가요.

인류 역사상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한 것을 통계를 내봤다고 합니다. 3/4이 사회적으로나 도덕적 윤리적으로 어긋난 사랑을 했다고 하니. 사랑이 꼭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신화는 이미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지요. 차탈레 부인의 사랑, 세기적으로 유명한 소설과 영화 닥터 지바고, 안나 카레리나 같은 명작들도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주지만 도덕적 윤리적으로 벗어나고 있지요.

어느 철학자는 “결혼이란 상대방 성기의 배타적 소유권 주장”이라고 말했다. 즉 결혼한다 함은, 상대의 성기는 나 이외에 사용해서도 안되며, 내 성기 또한 결혼한 사람이외에는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는 성기 소유권이다. 그래서 어느 사회에 간통죄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결혼하고 이혼하면 위자료를 청구하고 줄 수 있지만, 연애하고 사랑하다 헤어지면 위자료가 없는 이유다.

 

드디어 헤파이스토스, 증거를 찾으러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가고 있네요.

이런 무슨 증거를 찾고 있나. 어떤 남자랑 놀아났나를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증거를 찾지 못하는 헤파이스토스. 머리를 돌려 봅니다.

‘응, 용서할 수 없지. 증거를 잡아서 기어이 모두 밝혀내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말겠어‘

 

 

 다음편에 계속

글의 흐름을 용이하게 읽으시라고 글 따로, 그림 따로 올립니다.  

 

우라토스.jpg

 

아버지 우라누스의 중요한 물건을 자르는 크로노스, 조지오 바사리. 16세기

남자는 아버지를 죽여야 진정한 남자가 된다. 죽인다는 말은 육체적 살인이 아니라 자신이 아버지가 되어야 아버지임을 진정한 남자가 된다. 어버지를 넘어서야 진정한 한 남자로서 독립을 하게 된다.

 

비너스의 탄생.jpg 비너스의 탄생2.jpg

 

<아프로디테의 탄생>, 1486년.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863.    알렉산드로 카바넬 Alexandre Cabanel

왼쪽에서 입김을 불고 있는 미풍 아우라와 바람의 신 제피로스. 오른쪽에는 호라이 세자매 여신의 큰딸 탈로(뜻: 꽃을 피우는 여신)는 아프로디테에게 진분홍색의 옷을 입혀주고 있다.

 

 

헤파이스토스의_추락_디코지모_작_estatekorea.jpg

제우스의 발에 채여 추락한 후 다리를 다친 헤파이스토스.  디코지모.

제우스의 발길에 차여 레노스섬에 떨어진 헤파이스토스.

두다리가 부러져 신의 손을 발휘해 의족을 단채 절름발이로 살아간다.

 

헤파이스토스와_비너스_케셀_estatekorea.jpg

 

헤파이스토스 대장간을 찾은 아프로디테, 케셀

아프로디테가 사랑의 신 애로스와 함께 남편 헤파이스토스를 방문한다. 아둔한 헤파이스토스. 부인이 방문하면 얼른 일어나서 자신의 무릎에 앉혀 애정을 표현하든가. 여전히 무심하게 방망이를 들고 일만 하고 있다. 부인이 오든 말든.....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은 세상의 온갖 물건을 만들어내는 신기한 창고로 진기한 물건들이 가득히 널려있다.

 

 

아폴론의 대장간.jpg

헤파이스토를 방문한 아폴론, 벨라스케스

 

헤파이스토를 방문한 아폴론, 벨라스케스

배 고픈건 참아도 배 아픈건 참을 수 없는 아폴론.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스캔들을 빛나는 눈과 입이 싼 촉새처럼 고자질하고 있다. 남의 일에 관심이 아닌 지나친 간섭으로 가정불화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아폴론이여 “너나 잘하세요”. 질투에 눈이 멀어 임신한 애인인 코로니스를 활로 쏘아 죽였잖니.

 

 

증거를 찾는 헤파이스토스.jpg

마르스와 아프로디테의 밀회를 목격하는 헤파이스토스. 틴토레토,

아폴론의 고자질을 듣고 헐레벌떡 달려와 부인의 가운을 들쳐보며 증거를 찾고 있다.

천연덕스럽게 자는 척 하는 애로스. 붉은색 이불 아래로 투구를 쓰고 숨고 있는 아페스. 아프로디테 아래 개는 아레스를 보고 짖어대고 있는데 손만 재주있지, 머리가 없는 헤파이스토스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으니.......

쯧쯧쯧, 그렇게 센스가 없으니.... 여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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