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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13일 12시 16분 등록
내 몸은 내가 고친다.
금오 김홍경 지음 /식물 추장 출판


훈풍자남래 = 음양은 어디에서 오는가!

13. 금오 : 야 임마. 뭘 질문할지도 몰라? 네가 평소에 궁금했던 게 태극이라며? 그러면 태극이 뭔지 질문해봐.

 

새치가 많아 별명이 노털이던 이 학생은 덜덜 떨면서 혜암 노선사께 여쭈었다.

새치노털 : 태극이 무엇입니까?

혜암 : 그렇게 묻지 마라.

새치노털 : 어떻게 물어야 합니까?

혜암 : '음양이 어느 곳에서 나왔습니까?'라고 물어라.

새치학생 : 음양이 어느곳에서 나왔습니까?

혜암 대선사 대답하시길... "따뜻한 바람이 스스로 남쪽에서 불어오느니라(薰風自南來).

- [내 병은 내가 고친다]의 저자 김홍경이 책의 앞부분에 '누가 음양을 나누는가? 누가 에덴의 선악과를 따먹고 있는가?'라는 부분에 쓴 자신과 사우와 스승인 혜암선사와의 이야기.

 

* 이 구절을 다시 보니 내가 지난 수업에서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사람이었음을 깨닫는다. 미안한 일을 또 해버렸구나.

내게서 찬바람이 불어나갔구나. 삶은 어렵다. 고쳐야지 했는데, 또 그러고 말았구나. 

* 책에 나온 한자어 초두머리에 흑흑자를 한 글자...향풀 훈이라는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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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 소개와 책을 읽게 된 인연

아주 오래전 아침마당 같은 프로그램에서 강연하는 것을 봤다. 그리고 EBS에 강연이 있어서 보다가 책이 나온 것을 보고 사봤다. EBS의 강연은 어느 해에 EBS 1년 회원하면서 다 본 것 같다.

 

책에는 저자 소개가 별로 없다. 책의 날개에 소개한 저자 소개는 일반 책과는 너무나 다르다. 이 책의 집필이 2000년인 듯 한데(출간일이나 출판사에 대한 정보는 책에 없다) 그 당시에 이 책처럼 저자를 소개하는 일이 많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저자 소개가 독특한 책.

 

 

저자

의자의야(醫者意也) : 자신이 가진 의술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뜻을 품는다. 저자는 이런 뜻을 품은 사람 같다. 그래서 그의 스승 혜암선사는 ‘금오’라는 법명을 주시면서 세상을 밝게 비추라는 뜻으로 한의원 개원에 축원을 하셨던 게 아닐까.

 

아침마당(?)에서 본 저자의 모습은 머리를 뒤로 묶고 한복을 입은, 사지가 길쭉길쭉한 키큰 원숭이 한마리가 강연을 듣고 있는 사회자와 관객을 웃기고 울리고 하는 모습니다. 매우 진솔하고 시원시원한 말들이었다. 수많은 아침마당 출연자 중 그를 기억한 사건은 저자의 제자 둘이 함께 출연해서 선생님에 대해서 말한 것 때문이다. 그중에 남자 제자가 선생님의 모습이라고 그려서 보여준 캐리커쳐 모습은 '검객'컨셉이라는 데, 날카로운 눈매에 사나워 보였다. 당시에 나와서 스승에 대해 말하길, 제자들이 공부를 시작할 때 무조건 2주일인가 한달인가를 굶긴다고 한다. 그렇게 굶다가 생과 사를 넘나드나 보다. 그걸 겪으면서 알게 된 것을 제자들이 말하길, '병은 마음에서 온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이다'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출연자가 직접 한 게 아니고, 그의 제자들이 그 말을 해서 나는 신뢰가 갔다. 그리고 사납게 그린 그림을 공중파 방송에서 보여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스승의 좋은 점과 서운했던 것,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것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래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책의 날개와 책에 저자 자신이 소개한 자신의 이력

수덕사 방장 혜암대선사(1985년 102세의 나이로 입적하심)의 입문으로 금오(金烏)라는 법명을 받았다.

1973년 경의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아래의 내용은 한자로 쓰인 부분이 많아서 한자를 제대로 읽지 못해서 잘못 옮긴 부분이 많다)

혜암노사께서는 저자의 한의원을 神農百草라고 명명해 주시고는

의중대법왕

초여열번득청경

(백가지 풀향내 약초 대법의 왕묘한 처방

일체 번뇌 열병 없으니

청량함을 얻으리라

는 시로써 축원하신바, 아울러)

 

임제문하 비밀심인

친히부촉 전해주니

홤매산하 인천안목

영원토록 경작하라

는 전법갈와 함께 수선모임인 심인안목회의 상마를 부촉하시고,

금오욕출해문동

일실삼삼절의동

산하대지현진광

육밀내외불청풍

의 공과 더불어 금오라는 이름을 내리셨다.

 

이 책은 저자의 다른 책 12경락을 알려주는 책과 짝을 이룬다. 이 책이 입문서라면 12경락책은 한의학에 더 가까이 들어가서 설명하는 책이라서 좀 어렵다.

 

EBS TV 특강 <김홍경이 말하는 동양의학>에서 채 못다한 이야기들을 체계적으로 풀어낸 비디오 교재. 동양의학의 본질은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에 있음을 강의한 <내 몸은 내가 고친다>, 의사는 모름지기 환자의 뜻을 알아야 된다는 것을 들려주는 <사암침법으로 푼 경락의 의미>를 각각 수록했다. 청취시간은 2시간 15분 카세트 테이프 2개를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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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소개한 내용 삽입)

의자의야(醫者意也) : 자신이 가진 의술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뜻을 품은 사람.

 

 

목차

서문 : 내 몸은 내가 고친다.

제1장 본문에 버금가는 머리말

- 1. 태초의 이야기꾼

- 2. 초시공 교통 명상곡

제2장 진단의 묘미

- 1. 한의대 새내기 진단학 강좌 녹취기

- 2. 한의학 진단의 중심 사상인 팔강 패러다임

가. 음양(陰陽)

나. 한열(寒熱)

다. 허실(虛實)

제3장 망문문절(望聞問切)과 식물(植物)의 진단

- 1. 입술에 담긴 NEO 관상법

- 2. 소리 농장

- 3. 향기나라

가. 향기요법

나. 여럿가지 경락의 냄새

- 4. 맛의 달인 식의(食醫)로 가는 길

가. 식으로 가는길

나. 신맛

다. 매운맛

라. 단맛

마. 쓴맛

바. 짠맛

사. 담담한 맛

아. 무미(無味)와 건강한 혀

자. 오미(五味)와 개성

제4장 잠과 성

1. 성담론(性談論)의 영적 승화의 제언

2. 잠 이루는 밤을 위하여

3. 잠, 죽음의 연습

제5장 질병 공장 지대

1. 암(癌) 공장 시대

2. 중풍만연시대

3. 치매 예감 세기

가. 떠오르는 치매전쟁

나. 심리적 환경의 개선

다. 기억의 경락, 심포와 망각의 경락, 삼초

라. 무기공의 치매

마. 치매의 다각적 경락치료와 한방처방

바. 성인의 심장과 삼모칠규

4. 피부병 창궐 연대

5. 설사와 변비 소고

제6장 건강 판소리 사철가

1. 건강 판소리 겨울가

2. 건강 판소리 봄 사철가

3. 건강 판소리 여름 사철가

4. 건강 판소리 가을 환타지아

제7장 건강반칙왕 나라의 건강반칙 패러디

1. 행복지수

2. 건강반칙왕 1화

3. 건강반칙왕 2화

4. 건강반칙왕 나라의 건강반칙 패러디 1화

5. 건강반칙왕 나라의 건강반칙 패러디 2화

6. 요리 음양의 건강반칙

편집후기 : 선각자의 외로움

 

===

2. 가슴으로 들어오는 글귀(책에 밑줄긋기)

 


제1장 본문에 버금가는 머리말

 

10. 삼락지도

군자에겐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나 천하의 왕 되는 것은 들어있지 아니하다.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째 즐거움이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숙여 사람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고,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 맹자, 진심장

 

 

11. 탁마상성 붕우지은(琢磨相成 朋友之恩). 서로 갈고 쪼으며 견책해주는 친구의 은혜는 스승의 은혜를 능가한다는 말처럼.

 

(삽화) : 훈풍자남래(薰風自南來)=음양은 어디에서 오는가!

13. 금오 : 야 임마. 뭘 질문할지도 몰라? 네가 평소에 궁금했던 게 태극이라며? 그러면 태극이 뭔지 질문해봐.

 

새치가 많아 별명이 노털이던 이 학생은 덜덜 떨면서 혜암 노선사께 여쭈었다.

새치노털 : 태극이 무엇입니까?

혜암 : 그렇게 묻지 마라.

새치노털 : 어떻게 물어야 합니까?

혜암 : '음양이 어느 곳에서 나왔습니까?'라고 물어라.

새치학생 : 음양이 어느곳에서 나왔습니까?

혜암 대선사 대답하시길... "따뜻한 바람이 스스로 남쪽에서 불어오느니라(薰風自南來).

- [내 병은 내가 고친다]의 저자 김홍경이 책의 앞부분에 '누가 음양을 나누는가? 누가 에덴의 선악과를 따먹고 있는가?'라는 부분에 쓴 자산의 자신과 스승인 혜암선사와의 이야기.

* 이 구절을 다시 보니 내가 지난 수업에서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사람이었음을 깨닫는다. 미안한 일을 또 해버렸구나.

내게서 찬바람이 불어나갔구나.

삶은 어렵다. 고쳐야지 했는데, 또 그러고 말았구나. 

* 책에 나온 한자어 초두머리에 흑흑자를 한 글자...향풀 훈이라는 글자.

 

14. 한의학이 인연되어 만났다지만 나의 문하 생도라면 분별지(分別智) 이전이 무분별지(無分別智) 화두 하나 알아듣기 바라는데....

 

 

14. 건강 화두를 음양으로 풀어보는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한 자상한 음양토크 입문서이다.

* 이 책은 건강 화두를 음양으로 풀어보는 입문서

 


제2장 진단의 묘미

 

 

30. '가까운 곳을 장악한 사람은 먼 데도 통한다.'는 한의학 최고 원전 『황제내경(皇帝內徑)』오운육기편(五運六氣篇)의 말씀이 있듯이 나와 가장 가까운 자신의 몸, 나아가서는 감각과 마음까지 읽어내는 훈련이야말로 진단학의 최고봉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의학자로서 환자를 접하기 전에 자기 마음을 면밀히 관찰하는 관심법(觀心法)과 몸을 관하는 관신법(觀身法)을 알아야 한다. 이 두 요체가 곧 진단의 첩경이니.

 

 

34. 집안의 청결 진단은 화장실만 보면 짐작되듯이 나라 정치는 말단 면서기를 진맥해보면 가장 빠르고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담장 너머 들리는 가정불화의 소음으로 자식이 외로움을 짐작하며 나아가서 그 가족의 질병까지 예언할 수 있으니, 아무쪼록 진단가라면 오만가지 환경에서 풍겨오는 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36. 진단은 치료와 둘이 아닙니다. 마음과 육체 역시 둘이 아닙니다. 단순함과 복잡함도 둘이 아닙니다.

 

 

39. 인체를 소우주라 하였기에 천원지방(天圓地方)에서 천지(天地)는 바로 나이기도 합니다. 머리는 하늘이요, 땅은 몸입니다. 머리는 원형으로 둥글고 몸은 사각형으로 모남을 보면 천원지방은 몸에 비유한 상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천지를 알기 위해 멀리 갈 필요없이 자신을 관찰하면 됩니다. 둥글 ‘원(圓)’과 모가 날 ‘방(方)’자이 천원지방은 바로 하늘의 양적 속성과 땅의 음적 속성을 나타내는 말이면서 실제 둥근 머리와 사각형의 몸을 비유한 말이기도 합니다. 중극 의성 손사막의 천금요방에 있는 원과 방에 대한 해설이 명심보감에도 있습니다. '지욕원(知欲圓)하고 행욕방(行欲方)하라.'는 즉 '아는 것은 널리 원만하게 알되 행동은 아주 방정하게 하라.'는 대목인데 '담욕대(膽欲大)하고 심욕소(心欲小)하라.'는 구절 역시 담력은 크게 하되 마음은 세밀하게 하라는 음양 조율의 충고입니다.

 

 

40. 천지의 바람은 곧 나의 움직임이요, 더위는 나의 분노와 즐거움의 불입니다. 추위는 감정상 공포에 해당합니다. 더운 나라의 국민성이 더욱 열정적이라든지, 긴장된 민심이 찬 날씨를 조장하는 입시한파 등은 천기와 인체에 상응하는 예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뚫어지게 응시해 낸 사람은 천지의 기운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현인(賢人)입니다.

 

 

41. 인체의 음양판단은 머리와 몸통의 비율 관찰에서 출발합니다. 머리와 몸통의 비율이 대체적인 음양 체질을 결정해주는데 머리와 몸통을 이어주는 목은 한의학적으로 중앙토에 해당하며 유심적으로는 사색력과 관련 있습니다. ........ (인체의 음양판단은 .......) 한로축괴 사자교인(韓獹逐塊 獅子咬人, 한나라의 똥개는 돌을 던지면 돌을 쫒아가지만 사자는 던진 이를 물어버린다)처럼 문자에 끄달리지 말고 그 근본 뜻을 단박에 꿰뚫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43. 한의대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지만 재야 한의학계로 은밀히 전해오는 음양관 저녁이슬 우화

 

 

45. 음양(陰陽)

음양 : 머리가 똑같이 생긴 암수 뱀을 보고 구별할 수 있는 비결은?

 

양은 하나만 선택되는 수정을 위해 약 2억 개의 정자를 떠나보낼 정도로 소모적이고 동적(動的)인 반면 음(陰)은 정적(靜的)이면서 인색하다.

 

 

49. 한열(寒熱)

두한족열(頭寒足熱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

 

 

51. 허실(虛實)

허하면 보(補)해주고 실하면 깍아 내린다. 만고의 법칙이다.

* 중용

 


제3장 망문문절(望聞問切)과 식물의 진단

 

 

70. '좋다!','싫다!'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생각(생각)을 한다. 이 생각하는 음운학적 표현이 '음(M)~'이다. 이런 어린이 동요가 있다. "엄마가 주신 돈 사탕 살까요 음~~ 음~~ 저금할래요." 여기에서 관찰도어지듯 '음(M)'을 포함한 '옴(AUM)' 만이 합리적인 우주음이 될 수밖에 없는데 전체성이란 곧 신성함과 통한다.

* 책에는 생각이란 글자에서 ‘ㅅ’을 대신하여 반치음 ‘△’을 써서 표기하고 있다. 중간소리다. ㅈ ㅅ 의 중간음인 △을 써서, 분별지로 구분해내는 것이 아닌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차분이 관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72. 애석하게도 아주 가느다란 침으로 정수리(백회혈)를 자극해 보아도 기절한 매미는 도무지 소생의 기미가 없었다. 물론 제자들의 의혹에 찬 시선 역시 영 부담스럽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 시선에 담긴 질문인 즉 "아니! 매미에게도 경락이 있단 말입니까?"

이미 죽은 것으로 치부한 필자는 매미에게 명복을 비는 뜻에서 제자들과 합창으로 '옴~'하고 들려주었더니 이게 웬일인가? 예의 그 매미는 몸을 뒤척이기 시작하였다. 이에 신명이 대중은 장엄하게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톤, '옴~'의 부활 합창으로 더욱 고양되어 갔다. 생기를 되찾은 매미는 고맙다는 듯한 맴맴 소리와 함께 녹음이 우거진 뒷동산의 벗들에게 돌아갔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그 현장기록은 '옴~'의 진동과 함께 머리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 이 사례 재미있다.

 

 

77. '좋다'와 '싫다'의 중간적 심리 상태는 '생각하다'이다. 중간음은 중심(中心)을 잡는 사상의 발현인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그런 중간적 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77. ‘스물여덟자를 맹가노니’

훈민정음해례를 보면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에 담긴 깊고 깊은 음양관을 엿 볼 수 있다.

 

(다음의 글은 훈민정음해례를 옮긴 이 책의 주석의 내용)

‘천지(天地)의 도(道)는 오직 하나 음양오행(陰陽五行)일 뿐이다. 곤(坤)과 복(復)사이에서 태극(太極)이 생겨 움직이고 멎고 한 뒤에 음양이 생긴다. 무릇 어느 생물이든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것은 음양의 이치를 버리고 어찌 가겠는가. 그런고로, 사람의 말소리에도 모두 음양의 이치가 있는데, 다만 사람이 살피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정음(正音)을 만든 처음부터 지혜로서 계획하고 힘을 써서 찾아낸 것이 아니라, 다만 그 소리에 따라 그 이치를 밝혀냈을 뿐이다. 이치란 본래 둘이 아니니, 곧, 천지귀신(天.地.鬼.神)과 더불어 씀이 같지 않겠는가.’

* 소리에 음양관을 담았다. 천지에 음양의 기운으로 살지 않는 생명이 없다라는 말인데...... 그럼 우리의 삶과 그림에도 음양과 중용을 따라야겠지.

 

 

87. 동양 향취론에서는 크게 좋은 향기(香)와 나쁜 악취(臭) 두 가지의 상호관계 속에서 생각한다. “흠~ 흠~”하고 숨을 들이마시게 하는 향기는 음에 해당하고, “흥~ 킁~”하고 숨을 내뱉게 하는 악취는 양에 속한다.

향과 취도 역시 음양 상대적이라는 뜻이다. 거름 냄시를 사람들은 싫어하지만, 똥파리에게는 그 냄새가 더할 수 없는 향이다. 그런가하면 한 가지 냄새가 사람에 따라 향이 되기도 하고 취가 되기도 한다.

* 난 물비린내가 좋던데, 나는 음적인 사람이라 남들이 악취라고 생각하는 그 비린내가 내게는 맞나보다.

* 향기요법

 

 

91-95. 여럿가지 경락의 냄새

비린 태양 냄새

탄 냄새 소양

신 냄새 궐음

매운 냄새 양명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 태음

향기로운 냄새 소음

냄새의 중용

* 비린 냄새와 탄 냄새를 좋아하고, 스트러스향(오렌지의 향) 신냄새를 좋아하는 걸 보면 난 몸이 엄청 찬 사람인가봐. 향수도 꽃향기 나는 것은 별로 안 좋아하고, 담배냄새 나무냄새가 베이스인 다비도프 쿨워터 포맨을 좋아한다. 담배향이 베이스라니... 하하하.

 

 

94. ‘유혹하는 꽃향기와 방어의 피톤치드’

 

95. 인체는 체질에 따라 풍기는 냄새가 각기 다르고, 또한 섭취한 음식 따라 체취가 달라지기도 한다. 음양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체취는 건강의 경계 신호니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95. 달마대사의 말씀에 의거하면 향을 피운다 함은 세간의 형상 있는 향이 아니라 무위정법(無爲正法)의 향을 말함이다. 온갖 더러운 냄새를 물리치고 무명의 억압을 모두 끊어 소멸케 하기 때문이다. 바른 법의 향인 계향(戒香) 정향(定香) 혜향(蕙香) 해탈향(解脫香)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은, 계율을 청정히 지키고 고요히 선정에 들어 흔들리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향기를 말하는 것이지 형상 있는 향을 말함이 아니다.

* 그림 속에 군자의 인품을 형상화할 수 없어, 꽃을 대신하여 그려서 그 성정과 인품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말을 동양화를 공부하다 봤다. 사람의 향기란 그런 것이구나.

선비의 인격, 대사가 은근히 주변을 감화시키는 그 힘이란 게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이구나.

 

 

96-98. 8의론

심의, 식의, 약의, 혼의, 광의, 망의, 작의, 살의

1. 심의(心醫) : 대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늘 마음을 편안케 하는 인격을 지닌 의자. 병자가 의원의 눈빛만 보고도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경지로서, 의자가 병자에 대하여 진실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있고서 가능한 품격.

2. 식의(食醫) : 병자의 병세를 판단함에 항상 정성이 모자라며 병자가 말하는 병명만 기억하고 약을 짓는 자.

3. 약의(藥醫) : 스스로 병자의 성색을 판단하여 경중을 찾는 것이 아니고 병자가 구술하는 대로 약방문에 의해 약을 짓되, 병이 조석으로 감쇄가 있는 법과 병자의 허실을 비교하지 않고 병자가 호소하는 부위의 약만 마냥 먹이며 차도를 기다리는 자.

4. 혼의(昏醫) : 병자가 위급하면 저도 덩달아 허둥대는 자.

5. 광의(狂醫) : 병자가 제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항상 과장된다는 걸 모르고 오로지 병자의 말만 듣고, 함부로 지어 먹이는 자.

6. 망의(妄醫) : 병자의 고통보다 병자의 의복과 행색을 보고 병자가 약값을 많이 내는 가 적게 내는가에 관심이 있는 자.

7. 허의(許醫) : 의원의 행색만 흉내 내며, 스스로 안 아픈 이도 찾아다니며 제가 꾸미는 한 가지 약으로 만병통치라고 우기는 자.

8. 살의(殺醫) : 춘하추동 계절이 바뀌는 이치와 생명이 살고 죽는 이치를 알지 못하며, 허물며 고통 받는 이를 보고도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없고, 나아가 남이 지은 약방문에 일일이 ‘이다’, ‘아니다’ 요란을 떨어 제 이름만 파는 자.

* 아후. 이 글을 읽는 데 왜 이리 아프냐. 의(醫)를 글쟁이, 그림쟁이, 그리고 선생으로 바꾸어도 모두 맞는 말 같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못한 것만 생각나서 찔리고 아프네.

 

 

98. 인도 최고의 명의는 제자 기바에게 약이 안 되는 풀을 세 가지만 구해 오라고 했다. 기바가 3년 동안 천지사방을 돌아다녀 봐도 약이 안 되는 풀이 하나도 구할 수가 없었다. “약이 안 되는 풀을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라 보고하는 기바를 스승은 기꺼이 대를 이를 제자로서 인가하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설적 명의 기바가 탄생하였다.

* 약과 독

* 이 이야기는 다른 곳에 사례로 써야겠다. 이외수의 장편소설 ‘벽오금학도’에도 그림에 대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추한 것을 찾아서 종이에 싸가지고 오라는 시험에 어린 제자는 하루종일 산을 뒤지고 다녔으나 추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울며 돌아왔다. 그리하여 그 제자는 스승의 시험을 통과하여 드디어 붓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약이란 무엇인가? 그림에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 둘은 다르지 않은가 보다. 약과 독이 상대적이듯, 그림 속에 들어가는 미추도,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도 상대적이지 않은가.

 

 

101. 더욱 중요한 식의의 조건은 모든 맛을 정확히 맛볼 수 있는, 어떤 맛에도 찌들지 않은 순수한 혀의 소유자여야 한다는 점이다.

 

 

108-109. 신맛은 오행 중 쭉쭉 뻗어 가는 나무 목의 기운에 속하는 계절로는 상큼한 봄이며 빛깔로는 푸른색과 관련이 있다. 팔괘로는 손풍(巽風)괘로 바람의 성질이 있고, 12경락 중 심포(心包)와 간(肝)을 지나는 궐음경락 계열이다.

* 음이구나. 바람은 음이구나. 푸른색은 음이구나.

 

 

109. 과일들이 대부분 미성숙할 때 푸른색을 띠고 새콤한 까닭 또한 같은 원리인데 신맛은 안으로 끌어들여서 무언가를 생성시키는 봄의 잉태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맛은 소모성으로 피로하고 지쳐있을 때 생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 신맛. 끌어들이는 성질이 공부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112. 매운 음식을 먹으면 열과 땀이 발산된다. 그래서 감기 초기에는 생강과 파뿌리 달인 물이나 매운 콩나물국을 먹고 땀을 내는 요법을 쓰는데 피우에 스며있는 초기 냉기는 땀으로 배출하는 발한요법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성 기침 감기로 허약해진 사람에게 매운 약재로 땀과 기운을 억지로 발산시키면 더욱 고질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른 기침환자에게는 대체로 매운 생강보다는 시고 단 유자차나 오미자차나 매끄러운 은행 등이 약이 된다. 나이가 들어 장(腸)이 약해진 사람들은 대부분 매운 음식을 먹고 설사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 음양관에 따른 건강 상식을 전하는 구절을 읽을 때마다 왜 이리 마음이 찔리는지.

먹는 것에도 음양에 따라 속을 편하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는데, 마음 씀씀이가 이렇지 못해서 참 가슴이 아프네.

 

 

113. 매운맛을 지닌 식물은 구충제(驅蟲劑)로도 쓰인다. 기생충은 본래 습하고 서늘한 곳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덥고 열나는 음식이나약에 기생충이 못 견딘다. 흔히 구충제로 알려진 산토닌도 알고보면 매운 산초 호초와 비슷한 약초에서 추출한 성분이라하니 그 성분을 짐작할 만하다.

구충제는 양적인 성질을 지녔으므로 약의 양을 양 체질은 적게, 음 체질은 늘려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의약사들이 이런 쉬운 음양관을 강조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없다.

고추밭은 대부분 햇빛이 잘 드는 양지이고 배수가 잘 되도록 배수로를 파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고추가 매운맛이 잘 나려면 태양열을 잘 받을 뿐 아니라 건조해야 한다. 그러므로 마르고 열이 있는 사람에게는 매운맛이 좋지 않다. 반대로 비만하고 냉한 사람에게는 약이 된다.

* 매운맛

 

 

117. 그 지방 특산물만 살펴보아도 지역 특성을 짐작할 수 있는데 신 과일이 많이 나는 지방에는 바람이 많고, 매운 고추농사가 잘되면 건조한 땅이고, 단 과일이 많이 열린다면 바로 비옥하고 윤택한 땅이다.

* 단맛

 

 

117. 경락적으로 단맛은 태음(太陰) 경략으로 들어간다. 태음은 소음(少陰), 궐음(厥陰), 태음(太陰)의 3음 중에서도 대표적인 음(陰)경락이다.

* 단맛, 태음

 

 

118. 단맛은 날카로움을 중화(中和)시켜 주기 때문에 살기(殺氣)가 많은 사람의 기운을 부드럽게 해준다. 단맛은 기운을 완화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긴장되거나 팽팽한 신경의 사람은 단맛이 필요하다.

* 일체의 중독증에 흑두감초탕

 

 

121. 담은 옮고 그름을 공평하게 저울질하는 중정지관(中正之官)이며 더러움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해주는 청정지부(淸淨之府)라 하였다.

* 쓴맛

 

 

122. 쓴맛 중에 삼키고 싶은 쓴맛은 소음에 속하는 데 대표적 식물로 달래나 고들빼기, 씀바귀 등이 있다. 술이야말로 족소음경락에 속하는 군화(君火)로써 소음을 대표한다. 소음의 기운은 예술적 재능이나 성(性)적 욕구와 관련 있으며 안으로 수용하는 음적 기운이다.

 

 

122. 예술의 길은 자기의 혼을 쏟아 예술세계를 이루는 것이요, 성적 욕구로 이뤄지는 성행위는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이다.

소음의 기운은 자신을 태우지만 남을 따뜻하게 해주는 죽음의 미학을 지니고 사랑으로 자손을 남기는 생식의 본능이다.

*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나, 우리집 금붕어들이 지 수명 줄어드는 것 모르고 계속 알을 낳는 것 모두.... 소음?

* 김광석의 노래는 뭐냐? 그것도 소음인가? 어느 작가가 김광석의 ‘어느 노부부의 이별’ 노래를 들으면서, 젊은 날에 이렇게 인생의 질곡을 알아버린 사람이 어찌 인생을 살까 고민했다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젊어서 죽었다고. 자신의 혼을 노래에 쏟아놓고 죽은 게 아닐까. ‘너무 아픈 사랑은 ....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건 사랑 너머의 무엇일까?

 

 

124. 짠맛은 태양한수(太陽寒水)의 맛이다. 한의학에서는 우주의 6가지 기운 중 태양은 기온상 차가움이요, 오행상 물이요, 맛으로는 짠맛이요, 냄새로는 비린 냄새에 속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태양은 대양 즉 바다의 기운과 통한다. 바닷물은 육지에서 운반되는 소금 때문에 짠맛이 아니라 원래 본성이 짜다.

* ‘바닷물은 육지에서 운반되는 소금 때문에 짠맛이 아니라 원래 본성이 짜다.’ 이 말 너무 충격이다.

 

 

125. 적취종양 덩어리가 생겼을 때 없애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시나무와 같이 뾰족한 기운을 이용하여 찔러 파괴할 수도 있고, 망치처럼 단단한 기운으로 부술 수도 있고, 하초에 냉기로 뭉친 신장결석 같은 경우엔 따뜻한 약재를 써서 풀어줄 수도 있고, 굳어있는 적취일 경우 짠맛을 이용하여 물렁하게 녹여낼 수 있다.

* 내게 필요한 짠맛. 평소에 싱겁게 먹는 것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따뜻한 약재와 망초 죽염.

 

 

127. 교만하고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무염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겸손할 줄 모른다. 배추도 뻣뻣한 것은 소금을 많이 넣어 절이듯이, 사람도 교만할수록 짜게 먹는 것이 좋다.

* 짠맛. 내게 필요한 맛이구나.

 

 

127. 담담한 맛은 미련을 남김없이 표표히 떠나는 사람과도 같다. 그래서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쉽게 떠나는 작용을 하는데 소변을 내보내는 이뇨(利尿)작용을 한다.

이 담담한 맛이 배설될 때 따라가는 것이 수분이다. 물은 그 특유의 친화력으로 담미가 떠날 때 같이 동행을 한다. 그래서 담담한 맛이나는 식물, 즉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은 식물은 이뇨 효과가 있다. 이뇨는 일종의 기운을 행하게 함이니 기행즉혈행(氣行卽血行)의 담담한 맛은 피의 순환도 돕는다.

* 담담한 맛. 담담하게 행하는 것, 담담하게 일을 추진해 가는 사람이 전체의 흐름을 돕는 것이구나. 그러고 보면 신재동 선배가 이런 사람일 것 같다. 특별한 맛이 아니라 특유의 친화력으로 전체의 순환을 돕고 있으니..... 고요한 듯이 자신의 일을 담담함이 기의 순환을 돕는 것이라. 대단한 재능이네. ...... 무미한 것이 기의 순환을 돕는다. 담담하게 떠나는 것이라...... 좋네.

 

 

127. 마음은 비워야만 천지를 포용할 수 있고, 맛보는 혀는 맛이 없어야만 만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허공은 비어서 천지 일월과 별들의 운행을 담고 있듯이, 맛이 없는 맛은 맛 중의 맛이다.

* 무미(無味)

 

 

128. 담미를 구태여 오행으로 보면 중앙(中央) 토(土)에 속한다 하겠다. 그러나 여섯 가지 경락에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그것이 전체성이다. 어디에 매이거나 집착이 없는 것, 그것이 담미(淡味)다. 그러기에 집착을 버리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약(藥)으로 권할 것은 이 담미 뿐이다. (그러나 담미가 만병통치 맛은 아니어서 담미 예찬주의 또한 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 담미. 담담한 맛. 전체성

 

 

129. 간혹 맑은 음식만을 선호하고, 느끼한 음식은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정신적으로도 싫어하고 좋아하는 선이 분명하고, 한 치의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 결벽주의 또한 편벽된 맛이다. 담미(淡味)도 무미(無味)는 아니다. 진정 비어진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자신만이 깨끗하다는 그런 생각조차 비운 사람이다.

 

 

130. 대체적으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맛은 달고, 시고, 쓰고, 맵고, 짜고 떨떠름하고 하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그 맛을 보는 민감한 헛바닥도 그 자신만은 맛볼 수 없다. 진정한 무미의 의미지만 사실은 무미(無味)라는 말도 붙여서는 안된다.

....... 혓바닥이 본래 어떤 특정한 맛이 없어야 수만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듯 우리 마음도 비어 있어야 자신의 감정은 물론 다른 사라므이 정확한 감정의 흐름까지도 살필 수 있다.

* 무미(無味)와 건강한 혀

관심법과 관신법 중에 맛에 대한 부분은, 특히나 무미(無味) 부분은 관심법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것 같다.

 

 

130. 세상이 바야흐로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라고 해서 각 개인의 특수한 성품을 강조하는데, 이는 전인격적인 인간형성에 방해가 되는 풍조이다. 맛으로 비유하자면 아주 시거나 아주 쓰거나 맵거나 한 식물은 가끔 약용으로 쓰일 뿐 상용할 수 없듯이 사람의 성품이 한 가지 맛만 지니면 부자연스러우며 실로 자신도 고통스럽다.

맛의 편식은 건강을 해치지만 사고의 편협함은 실로 위험하다. 이러한 지혜로 우리 선조들의 식탁에는 오미(五味)의 음식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었다. 우주가 내놓은 맛은 다 있을 만해서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맛의 기능이 모두 다 전체의 기능을 돕고 있다. 일부분만 선택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스스로 전체와의 조화에서 제외되는데 완전함이 모든 맛 전체를 말하기 때문이다.

* 오미(五味)와 개성

* “우주가 내놓은 맛은 있을 만해서 있는 것이다.” 부분들은 모두 전체를 이루는 부분으로 그것이 없으면 전체가 없다.

 

 

131. 인간의 덕성도 고루고루 맛을 갖추어서 전체적인 전인격자만이 지고한 건강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진정한 성스러움(Holy)은 완전함(Whole)을 의미하듯이 모든 것을 다 포용하여 갖추었을 때 거룩한 것이지, 한 가지 특징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용렬하고 고집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세상은 호떡집에 불난 것 같이 왱왱거리며 들끓는 시비의 언어가 요란하게 오가고 있음은 포용력의 결여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달마의 법손3조 승찬대사의 말씀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지도무난(至道無難)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아니하니

유혐간택(唯嫌揀擇) 오직 간택하는 마음만 버릴지어다

단막증애(但莫憎愛) 단지 사랑 증오 없으면

동연명백(洞然明白) 명백히 훤칠하리니

- 신심명(信心銘)

* 전체와 건강. 시비의 마음이 고집스러움이고,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마음이구나.

 

 

134. 사납게 생긴 동물은 그 성격이 사납고, 위엄 있어 보이는 동물은 실제로 자존심이 있으며, 잔인하게 생긴 동물은 역시 잔인하다.

* 꼴값하는 동식물, 예_전염병에 걸린 사체까지 먹어치우는 하이에나

 

 

136. 식물 중에는 보기에도 기이한 모양과 색깔을 가진 종류들이 있다. 대체로 이런 식물은 편벽되어 독성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 독성은 작용하기에 따라 독초가 되기도 하고 약초가 되기도 한다. 내면의 성품은 겉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향기가 유난히 강하거나 뿌리와 줄기 그리고 좌우가 불균형을 이루거나 외모가 유별스런 식물을 먹을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이들은 대체로 약초도 되지만 독성도 있어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 꼴값하는 동식물, 약과 독은 다르지 않다. 그 쓰임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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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잠과 성

(삽화) 대자연의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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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생식 본능인 성이 그다지도 많은 의문과 신비를 남기는 것은 바로 종족보존의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성(性)이란 단순히 본능적 욕망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인류의 교육은 성을 추악한 나락의 늪으로 빠뜨렸다. 식물은 씨를 맺기 전에 꼭 꽃을 피운다. 자신을 가장 아름답게 나태고 수줍은 듯이, 자랑스러운 듯이 자태를 보인다. 수명은 짧지만 활짝 피어오른 꽃은 어느덧 씨를 남기고 죽어간다. 그 씨는 다시 죽어서 새 생명을 탄생시킨다. 전율과도 같은 죽음의 공포를 거쳐가는 황홀한 꽃의 노래는 사랑의 극치이다. 참다운 성의 극치는 남자 여자로 분리된 에고의 죽음을 의미한다. 소유욕이 화(化)한 성욕이 죽음에 가장 가까이 있다는 것은 성과 죽음의 관계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하겠다.

* ‘성담론(性談論)의 영적 승화의 제언’, ‘죽음과 성’

* 꽃을 피우고 죽어야 하는 구나. 사부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의 꽃인 책을 꼭 쓰라고 했는데, 그건 새로운 생명을 낳는 것과 같다고 하셨는데........

우리집 금붕어들은 일주일 간격으로 알을 낳는다. 너무 자주 나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그녀석들은 상태가 좋아지면 계속 낳아댄다. 성과 죽음이 가깝다.

성- 소유 - 꽃 - 죽음 - 열매 - 생명 - 사랑. 이것들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149.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의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짐이라. 생에 애착하는 소유욕이 그 중에 제일이요, 덧없이 사라져 가는 육체에의 집착이 모든 병의 근본이라 하겠다.

* 왜 그렇게 가족과 앙당거리며 싸웠나....... 다들 별거 아니라고 그러던데, 뭔가를 위해서 기꺼이 죽겠다고 해놓구선, 다시 나 살겠다고 전체를 죽이고 있다. 그놈의 자존심이 뭐라고 가족들 마음에 분란을 일으키나. 아휴~ 이런, 이런.

 

 

152. 벌과 개미류는 어떤가? 수놈은 단 한번의 짝짓기를 위해서 태어난다. 짝짓기를 마치면 그의 생은 끝난다.

그래서 곤충학자들은 말한다. “수컷은 짝짓기를 하고 나면 죽고, 암컷은 알을 낳고 죽는다.”라고. 동물들의 수명을 살펴보면, 새끼가 완전히 성장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는 동물이 오래 산다. 그 이유가 자기 새끼가 혼자 살 수 있을 때까지 본능적으로 보호해야만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 인간의 수명과도 관련이 있구나.

인간의 육체가 다 성장하는 데는 20년이 걸린다면, 인간의 수명은 40~50세 정도가 되어야 적당할 듯 싶다. 이 시기가 되면 다음 세대가 세상을 살고, 이끌어 가게 뒤로 물러나는 것도 맞을 듯 싶다. 부모로서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과보호하는 것 없이, 자식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하며 인생을 휘두르는 것도 말고, 다음 세대가 이제는 제 세상을 살도록 돕는 것이 어른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존재했던 동물의 하나로서) 사는 방법이 아닐까.

 

 

154. ‘내가 듣기에 어른들은 연기 나는 불꽃을 사랑이라 한다네

커가면서 알았다네 사랑의 불꽃에는 연기가 없다고

질투와 소유를 당연히 사랑의 그림자로 여겨왔다네

커가면서 알아버렸네 진정한 사랑에는 그림자조차 없다는 것을

 

내가 듣기에 연기 나는 애욕을 황홀한 사랑이라 한다네

사랑 후에 나는 알았네 황홀 뒤에 남는 건 허무한 재뿐이라고

남들이 권한 수밀도(水蜜桃)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네

크다보니 깨달았네 도화선경이 나 죽은 블랙홀이라고

 

너도 들었지 내 속이 파여져 죽어야 거듭난다고

속을 파낸 텅 빈 공간에서 꽈리소리가 난다지

어디선가 들었지 나를 죽인 곳 마하무드라

제 몸 죽여 태우는 불에서 사랑을 배워야 한다지’

* ‘죽음과 성과 불’

* 죽음과 사랑.

『내 파란 세이버』에서는 사랑에 대해서 말하길, ‘사랑은 생명’이란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뒤집어서 말하길, ‘사랑은 죽음’이란다. 구하고자 하는 생명이 있다면, 자신이 죽어야만 생명 하나를 얻을 수 있다고. 그래서 사랑은 위대하다 말한 것 같다.

해리포터에서는........ 불사조는 스스로의 불꽃에서 죽어서 그 불속에서 새로 태어난다.

* 죽음을 빼 놓고는 사랑이나 영혼을 흔드는 꿈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랑, 꿈, 죽음이 나오는 이야기를 모아봐야지.

 

 

154. 원칙적인 음양관으로 보면 음(陰)=취(取)함이다. 사랑의 소음경락은 좋다, 가까이 하고 싶다, 너를 소유하고 싶다 등의 인정(人情)으로 보면 도무지 받기만 원할 뿐 줄 것 같지 않은 음의 경락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사랑은 정(情)을 주고 정(精)도 준다. ‘죽어도 좋아!’ 하면서 아낌없이 주는 게 사랑이다. 통계를 보면 시중의 사랑타령 유행가의 추세가 주로 ‘이 목숨 다 바쳐서!’, ‘이 생명 다하도록 불꽃을 태우리라’, ‘내 모든 사랑 드려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죽도록 사랑하면서’ 등의 죽음타령과 묘하게 일치되기도 한다.

* 죽음과 성과 불

 

 

155. 결국 소유는 동전의 양면처럼 잃어버릴까 두려워하는 공포를 수반하게 된다.

 

 

156. 완전하지 못한 반쪽 에너지가 화합하여 전체를 느끼며 이 경험의 환희는 섬광과 같이 기억에 남는다. 죽음과 같은 통로를 지닌 이 전체성에는 음양이 없다. 성이 죽음을 의미하는 진리를 통해서 사랑의 의미도 알 수 있다. 모든 조건을 아낌없이 내 던질 수 있는 자만이 사랑을 알며 의지함이 없는 음양 없는 도의 극치를 체득한다.

* 오르가즘과 죽음, 성과 죽음과 전체성

 

 

156-159. ‘사랑과 성에 대한 헤라클레이토스의 의견은?’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졌을 때 그대는 아주 행복하다. 이것이 마약이다. 육체는 그대 몸 안에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것은 생물학적인 마약이다. 자연은 이런 마약을 사용해야 한다. 그대를 믿기 힘들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만일 사랑이라는 것이 없다면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이 없다면 섹스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행위에 불과하다. 도취하게 하는 요소가 없다면 누가 섹스를 하겠는가. 사랑은 고기를 낚는 미끼와 같다. 자연이 진짜로 의도하는 바는 재생산이다.

그런데 그대는 믿을 수 없는 존재다.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그대는 재생산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속임수를 쓴다. 그대를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자연은 그대에게 마약을 준다. 그대 몸 안에 마약을 풀어 놓는다. 육체 안에는 마약 성분이 발산되는 분비선이 있다. 이것은 생물학적 호르몬 마약이다. 그러므로 사랑에 빠진 사람은 걸음걸이부터 달라진다.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는 상상과 욕망과 꿈의 세계에 있다. 그는 현실세계에 살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에 취해있다. 그러나 어떤 마약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다.

허니문이 끝날 때쯤이면 이 마약의 효력도 떨어진다. 그제서 그대는 현실에 직면해야 하고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대가 한 약속은 다 무의식에서 행한 것이다. 이제 그대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영원의 축축한 상태의 무의식 상태에서 한 약속들을 이행해야 한다. 약속은 무거운 짐이 된다.

모든 연애는 결국 추악해진다. 결혼은 암초에 부딪친다. 왜 그런가?

의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영원할 수 있다. 의식은 모든 것을 영원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의식적일 때는 모든 것이 일시적이다. 의식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생물학적 속임수나 자연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깨어있는 의식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대는 사랑에 빠지는 것(Fall in love)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일어난다(Rise in love).

이때는 사랑 자체가 통합적인 힘이 된다. 사랑 자체가 깨어있음(Awareness)이 된다. 관계 속에서 그대는 더욱 깨어있게 된다. 그대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필 뿐 타인을 이용하지 않는다. 나눠주기만 할 뿐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대는 다른 사람을 자유스럽게 한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통해 그대 역시 자유스러워진다.

두 사람은 궁극으로 가는 동반자기 된다. 서로를 돕는다. 이 길에는 함정이 많다. 길은 멀고 여행은 끝이 없다. 고통과 번뇌 행복과 침묵 등 모든 것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동반자가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정신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사람, 그대의 일을 기탄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무슨 일이 닥쳐도 그대를 도와줄 것이라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선할 때나 악할 때나 화를 낼 때나 행복할 때나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그대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건 변함없이 그대를 사랑해 주리라 믿을 수 있는 사람. 이런 동반자를 갖은 것은 아주 놓은 일이다.

감출 필요가 없다. 문을 활짝 열어놓아 조건을 달지 않는다. 사랑은 무조건적이다. 의식적인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의식적인 사랑은 드물기는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상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대의 사랑은 마약에 지나지 않는다. 나(오쇼 라즈니쉬)는 그런 경우를 날마다 목격한다. 한 커플이 내게 와서 깊이 사랑한다고 말한다. 일주일만에 와서 끝났다고 말한다. 일주일 전에는 그들의 눈이나 얼굴이 사랑으로 빛나고 있었고 몸 전체가 알 수 없는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주일만에 끝났다. 무슨 사랑이 이런가?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 자연의 마약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자연이 속임수를 썼다. 자연은 그대가 섹스를 하기를 원한다. 자연은 섹스의 주변에 아름다운 꿈의 세계를 만들어 놓는다.

섹스 차체는 추하기 때문이다. 섹스는 참으로 터무니없는 짓이다. 이래서 창녀가 추해 보이는 이유다. 아무리 아름다운 육체를 지녀도 사랑 없는 성행위 그 자체만으론 삶 전체를 추하고 지저분하게 만든다.

그대가 섹스를 용인하는 것은 사랑이 있을 때에 국한된다. 사랑으로 인해 섹스마저 아름답게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섹스의 몸짓 모두가 우스꽝스러운 것이다. 마약에 취해 있을 때 그대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그대 자신을 보지 않는다.

그대 자신만 빼놓고 세상이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이것이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는 축축한 상태이다. 아무것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 자신이 누구인지도 불분명한 상태, 무엇을 하는지 왜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명상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그대는 큰 혼란을 느낀다. 생전 처음으로 의식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무엇 때문에? 전에는 전혀 자각하지 못하던 일이다. 혼란과 함께 난생 처음으로 현실을 현실대로 보는 눈이 열린다. 혼란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미쳐간다. 그러나 그대는 실제로 항상 미친 상태이다. 다만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이제 서서히 이 광기를 자각하게 된다. 광기에 직면해야 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무의식적 도피를 회피해야 한다. 먼저 자신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을 부셔야 한다.

그대가 의미 있다고 믿었던 모든 일들은 자기기만에 불과하다. 이렇게 표류하는 상태가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는 축축한 상태이다. 취한 사람은 어린아이에게 끌려간다. 그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비틀거리며 따라간다. 그의 영혼이 젖어 있으므로 영혼은 축축해짐으로써 쾌락을 얻는다.』

오쇼 라즈니쉬 『서양의 붓다 헤라클레이토스 강론』 중에서

태일출판사 손민규 번역

* 아, 성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 쓰다니, 놀라워!

* ‘사랑과 성에 대한 헤라클레이토스의 의견은?’이란 한 꼭지글을 거의 대부분을 옮겨 적었다. 사랑과 결혼, 그리고 오래 지속되는 결혼생활(부부라는 동반자)을 생각할 때 이 글을 기억하고 싶다.

* 이런 동반자 갖고 싶다. 그리고 부모님께, 가족에게 나도 이런 사람이고 싶다. 잘 벌어야 사랑받고, 엄마 말 잘 들어야 착한 딸이고 한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건 내가 바란 것과 같이 부모님께서도 같은 것을 바랄 것 같다. 부모님이 내게 좋은 환경을 주고, 뭔가를 잘 해주어서 내게 사랑을 받는 존재라면 그건 좀 ‘가족’이란 것에 아니지 않은가. 오래도록 가족을 외롭게 한 이유가 내게 있었구나. 뭔가를 바라는 마음, 그것도 좋은 것만을 바라는 마음이 관계를 갈라버렸어. 그리고 내 스스로가 집 나와서 살게 만들어 버렸구나. 조건을 달지 않은 사랑이라. 참 어렵네. 그러니 사랑인 갑다.

* 자신이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그 미친 광기(무의식적인 도피)에서 벗어나야 한다니....... 그런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놀랍다. 자기 기만에 빠져 있었던 거라니.

* 부분 부분을 읽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더니만, 전체를 두고 보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모호하다. 전체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그 거대한 것을 내가 모르니 헤매는 것 같다.

 

 

159. 반짝 말씀 한마디

예수를 교활하게 시험하여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대제사장들이 교묘한 질문을 던졌다. “모세의 율법에 의하면 죽은 형의 부인은 그 아우와 혼인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 일곱 형제를 차례로 섬긴 여인이 있다면 하늘나라에서는 누구의 부인이 되어야 하겠나이까?” 예수께서 가라사대 “하늘나라에는 시집가고 장가하는 일이 없느니라.”

* 나, 이 말의 뜻을 아는 사람과 살고 싶다. 너무 큰 욕심일까. 율법에 얽매이지 않고, 시집가고 장가가는 일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 사랑을 아는 사람과 살고 싶다는 것은 욕심일까. 꼭 이 말의 뜻을 아는 것은 아니라도 나와 비슷하게 해석하는 사람과, 나와 비슷한 가치관, 인생관을 가진 사람과 살고 싶다는 것은 욕심일까. 오르탕스 부인을 가엾게 여기고, 살아서 행복하게 했던 조르바가 생각난다.

결혼하지 않았다고 가족과 사회에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대접받고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나는 죄인이요’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 사회의 보이지 않는 율법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 그것을 벗어나게 하는 것도 구원인 것 같다.

아하, 조르바 예수 붓다 ....... 가 구원자인 이유구나.

* 저자는 ‘반짝 말씀 한마디’라는 이름으로 ‘성과 사랑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에 화두 하나를 던졌다.

 

 

160. 잠을 푹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새로 보이고 맑아 보인다. 마치 소나기 온 뒤 개인 날처럼 말이다. 어제의 원한도 내일의 희망도 없이 마치 노자(老子)의 무위(無爲)사상처럼 담담한 물과 같은 드맑은 새벽을 맞게 된다.

*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160. 불면증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우선 잠들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마음과 자려고 하는 노력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벗어나려고 할수록 더욱 빠져드는 늪처럼 자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잠은 달아나게 된다.

*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166. 육체적인 노동이 많은 사람은 육체가 풀어질 때 코를 많이 골고, 정신적인 노동이 많은 사람은 대체로 꿈이 많다.

 

 

166. 꿈속에서 인간은 실제 생활 이상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고 감정의 기복을 겪는다. 즉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배경이나 감정 상태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얘기이다. 만약 잠꼬대를 하거나 이빨을 가는 사람의 경우라면 꿈의 상태는 아무래도 불만이나 원한의 심리를 대변하지 않을까?

 

 

167. 중국에는 어느 황제가 유명한 해몽가를 시험하기 위해 짐짓 꿈을 지어 내고는 해몽해보라고 하였다. 내용은 기와가 떨어지는 꿈이라고 하였다. 이에 해몽가는 가까운 사람이 죽는 꿈이라고 했는데 황제는 속으로 비웃으며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채근하였다. 그때 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고 소동이 벌어졌다. 바로 황제의 애첩이 그 앞을 지나가다가 떨어지는 기와에 맞아서 비명횡사한 것이다. 너무도 놀랍고 기가 막힌 황제는 “네가 어찌 이 일이 있을 줄 알았느냐?”며 해몽가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 해몽가는 황제께서 한 생각을 일으키신 그 순간이 꿈이라고 답하였다.

이처럼 꿈이란 우리의 마음, 즉 한 생각이 요통치는 가운데 나타나니 흉몽이다 길몽이다 하는 것도 모두 자신의 마음의 장난에 불과하다.

* 꿈과 실제

* 이 이야기는 ‘꿈과 실현’이라는 것으로 책에 한꼭지의 사례로 써야겠다.

 

 

168. 인도에서는 낮잠을 자는 시간이 따로 있어서 한낮에는 사람들이 모두 한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인다. 이런 관습은 대부분 열량 소모가 많은 더운 나라에 있는데 북극지방의 경우에는 낮이 가장 활동적인 시간이 되는데 당연히 낮잠을 잘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낮에 야외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을 주어 휴식하도록 배려했다. 무유정법(無有定法)이 깨달은 사람의 법이라고 했던가.

* 무유정법

 

 

169. 마치 도사처럼 팔짱을 끼고 타인의 고통에도 태연한 사람은 도가 닦인 것이 아니라 무관심한 우둔한 사람이다. 사랑의 반대는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 했다. 무관심으로 인한 졸음은 잠이 아니라 에고의 또 다른 표현이다. 노인들이 대체로 잠이 없는 이유는 인생을 어느 정도 달관했으므로 길흉화복의 집착이 사라져서이다. 늙으면 죽어야지 하면서 정신적으로 맑아지므로 꿈을 오랜 시간 꾸어가며 풀 것도 없다. 도 하나의 이유는 나이가 들면 몸이 차지지 때문이기도 하다. ....... 어쨌든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 모두 비워진 마음이라야 잠이 깃든다.

* 내가 요즘 잠이 많아진 것은 집착이 강해져서 그렇구나. 꿈에서라도 그것을 풀어야 하니까.

 

 

171. ‘살아있는 생명체들은 왜 모두 잠을 자는 걸까?’ 육체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라면 그저 누워만 있어도 될텐데 의식까지 사라져 죽은 듯이 보이는 잠을 꼭 자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어느 철학자는 ‘잠은 죽음의 연습’이라고 하였다. 매일 깨어나고 자는 하루는 우리가 살다가 죽는 반복과 같다고 하였다.

* 잠, 죽음의 연습

 

 

171. 꿈은 잠일까? 아닐까? 사실 꿈을 꾸는 당시에는 현실로 확신할 정도로 꿈은 생시와 비슷하다. 꿈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전쟁도 일어나고 축제도 있는 우주가 펼쳐져 있다. 그러므로 꿈과 현실이 동일하다는 것이 동양적인 사고이다. 장자는 나비의 꿈을 꾸고 깨어나서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장자가 나비의 꿈을 꾼것이가? ”라 하였다.

결국 꿈은 현실과 동일하므로 꿈조차 없는 잠이 진정한 의미의 잠이라 할 수 있다. 동양적 관점에서는 잠과 죽음은 같은 개념이다. 잠에 들어가면 몸과 마음을 모두 잊어 버리게 된다. ....... 마음의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 몸과 함께 쉬는 자리가 바로 잠이다. 잠은 불가사의하여 어떤 학자라도 잠을 정의할 수는 없다. 자면서 잠을 정의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 잠과 꿈에 대하여

* ‘자면서 잠을 정의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그러면 우리는 지금 깨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고 있는 것인가? 저자는 왜 이렇게 말했을까?

 

 

172. 잠이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들어가서 한 생각도 없이 쉴 수 있는 유일한 자리이다. 그런데 사실 꿈 없는 잠을 자야 몸이 이완하고 재생된다. 범부들은 깊은 잠 즉 꿈 없는 잠을 자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 꿈없는 잠이라. 하고자 하는 것도 내려놓을 때 꿈 없는 잠을 잘 수 있구나. 진정으로 꿈없는 인생은 행복하고 편안한 것일지도.

‘나는 자유다’라고 묘비명에 새긴 사람도 어쩌면 충실한 인생에 대한 결말로 얻은 것일지도.

 

 

173. 구약성서의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계명은 동양적으로는 선과 악, 너와 나, 민족과 민족, 흑인과 백인종, 미추, 우열 등으로 나누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는 선하고 너는 악하다라는 우월의식이나, 너는 선한데 나는 악하다는 열등의식은 모두 불행을 가져다주는 분리주의이다. 너와 나의 분리주의가 사라진 에덴동산은 지극한 마음의 고향이요 우리의 안식처이다. 그곳은 나쁜 마음뿐 아니라 좋은 마음도 쉬어가는 자리이다.

 

 

173. 노자에 보면 태초에 혼돈의 신이 있었는데 여섯 개의 구멍을 뚫어주었더니 결국은 죽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성경에 하나님이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고 7일째는 쉬었다는 창세기 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의식 이러한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을 쉬는 자리가 바로 7번째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이다.

 

 

173. 잠이란 무의식 가운데 휴식이지만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를 사는 사람, 일이 무척 재미나 현장을 즐기는 사람은 긴 잠이 필요하지 않다. 나폴레옹도 한때는 수면이 서너 시간 정도였다고 하는데 순간에 몰입하는 경우는 누구나 잠이 필요 없다.

 

 

174. 불면증 환자는 대개 담 기능이 지나치게 냉랭한 사람이라는 이론에 의거해 약을 쓰는데 경락상 넷째 발가락으로 담경락이 지나므로 넷째 발가락을 따뜻하게 해주면 잠이 슬슬 오게 된다. 그러나 편두통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담 경락에 열이 성하므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175. 옛 경전에 ‘눈은 잠을 음식으로 삼는다.’ 하였는데 눈을 위해서는 잠이 필요하다. 눈이 감겨지면 자겠다는 몸의 신호이다. 안검하수란 눈꺼풀이 자꾸만 감겨지는 증상인데 정신적인 요인이 많다. 충격적인 스트레스나 배신감, 실망 등으로 인해 세상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 아버지 어머니 눈꺼플이 쳐지면서 자꾸 감기는 것은 근심이 있어서구나.

 

 

175. 대체로 잠을 못 자는 사람은 평소에 목표의식에 불붙어 비교와 경쟁심으로 자신을 괴롭게 한 사람으로 평상시에 눈을 감고 명상하는 유사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나와 남을 비교하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수면장애의 원흉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가시나무새처럼 사람들이 오기만 하면 찔러대다가 남도 나도 쉴 곳이 없게 하지는 말자.

*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제5장 질병 공장 지대

 

179. 암은 세포의 비정상적인 분열이다. 어째서 정상적인 세포분열을 그만두고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을 시작했을까? 어쨌든 다른 곳에서 묻어오는 전염병이 아니고 우리 몸 안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반란임이 확실하다. 아무리 내 몸 속의 반란이라 해도 이의 진압은 만만치 않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179. 일찍이 동양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외감내상(외인성과 내인성)이라 하였고, 내상의 첫째로는 칠정(七情 희노애락애오욕)의 부조화를 꼽았는데 최근 양방에서도 스트레스를 암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암공장과 연관지어 보면 조화 잃은 우리의 마음이야말로 무한한 암재료를 가지고 각종 암을 제조해내는 공장장과 기술자라 할 수 있다.

 

 

181. 석가세존 역시 팔만사천 번뇌의 근본을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세 가지 삼독으로 규정한 바 있다. 생(生)을 고통의 바다(苦海)로 정의한 바 그 첫째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愛別離苦), 둘째가 미운 사람과의 만남(怒憎會苦) 등인데, 실제 세계적 암 통계로 보면 배우자와의 사별 혹은 이별이 첫째 원인이다. 미루어 보건대 사바세계의 애욕중생들이 사랑과 증오를 내버리지 못하는 한 암의 공포로부터 해방되기는 어렵다.

 

 

181. 한의학은 근본 원인치유 의학이다.

 

 

183. 서양의 직선적인 역사관은 항상 미래 투영적이다. 그러나 동양의 순환적 윤회론은 죽음을 또 하나의 탄생과 연결시키므로 궁극적인 죽음에의 공포에 크게 시달리지 않게 교육시켜왔다.

 

 

183. 공포는 실제 상황보다 상상으로 인해 더욱 증폭된다. 통증을 있는 대로 실제만큼만 받아들이고 상상 때문에 발생하는 더 이상의 공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리의 수행이 선행되어야 한다.

* 암에 대처하는 자세. 암에 걸린 환자들에게 ....

 

 

184. 의사 중에서도 암 전문박사가 암으로 죽는 확률이 제법 높다. ..... 암도 많이 생각하면 암에 걸리기 쉬운 것 아닐까?

...... 간암 전문의는 간암으로 사망하고 폐암 전문의는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다. 그래서 암은 정신적인 영향이 제일 크다고 말할 수 있다.

 

 

184. 어느 성자는 ‘병이란 인식되는 순간부터 병이다’라는 가르침을 남겼다.

 

 

185. 원나라 식경(食經)의 가르침에 보면 음양관에 입각한 격언이 있다. ‘병에 걸리면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끊어보고 싫어하던 음식을 먹어보라’는 건강조율적 훈계가 있다. 예기(禮記)에 ‘사랑하는 사람의 결점도 보고, 미운 사람의 장점을 보라’는 심금 조율적인 교훈은 역시 음양관에 입각한 암 예방의 좋은 슬로건이다.

 

 

190. 문제는 풍(風)의 단순하면서도 근원적인 개념 설정이다. 바람은 물(水)과 불(火)의 존재 없이는 발현하지 않는 현상이다. 저기압과 고기압의 충돌없이 대류현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이질적인 두 요소가 대면할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현상이자 심리적 상황이다.

 

 

191. 주역 팔괘의 손(巽)괘에 해당하는 풍은 분명 아니러니컬하게도 상화(相火)의 화(火)와 짝을 이룬다. 그러나 바람이라는 현상은 물과 불의 부딪힘으로 일어나는 무형의 나선형 운동성 에너지이다. 물론 상행성인 불기운과 하생성인 물 기운의 중간 성향을 띠게 되므로 엄밀하게 중앙 토에 해당하는 풍이다. 그래서 풍은 기의 중앙 토(土)요, 직선 운동의 상하(上下)를 관장하는 수화(水火)를 엮어놓은 고리와 같은 원형의 존재이다. 이러한 불가시(不可視)한 기(氣)의 고찰은 마음의 진단에 응용된다. 중풍의 대표적인 증상인 현기증과 어지러움은 심리적 혼란과 충돌과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

 

 

193. 중풍은 맞을 중(中)자에 바람 풍(風), 소위 바람을 맞는 병이다. 이때의 바람이란 자연계의 외부바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바람’을 의미한다.

 

 

193. 중풍을 예고하는 전조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흔한 징후로는 엄지와 검지의 마비감이 있다. 또한 사지에 힘이 빠지고 저리다든지 눈가의 실룩거림, 벌레가 기어다는 듯한 감각, 근육 경련, 입가에 침이 흐르는 듯하고 안면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조그만 일에도 감정이 격해지고, 쉽게 짜증이 나며, 열이 위로 받쳐 얼굴이 붉어지고, 어지럽다든지 귀에서 소리가 날 수도 있다.

 

 

195. 중풍에 있어서 가장 큰 원인은 마음의 불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풍환자는 과거에 정신적으로 심한 타격을 받았거나 아니면 오랜 기간 동안 계속된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거나 한 경우다. ...... 과도하게 염려하며 고민 갈등하는 사람에게 이 중풍이 찾아온다.

 

 

198. ‘바람은 거두어들이는 소유욕을 지녔다.’ 소유욕과 상실의 두려움은 비례한다. ....... 욕심과 질투는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199. 의학입문 서문에 둥근 원을 그려놓고 욕심과 분노의 병리적 기전을 근본적으로 거량한 바 중풍의 전조증상이 다양하다고 해도 본질적 치유 방법이 마음의 평정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신을 분석하는 분석자나 피분석자 즉 의사와 환자가 결코 다르지 않다. 그르므로 의사 즉 치료자 스스로 마음의 수행을 게을리하면 단지 말단 증상만 미봉책으로 치료하는 데 그칠 우려가 있다.

중풍없는 사회의 건설은 단순히 개인적인 질병으로서가 아니라 중풍의 원인이 되는 사회전반적인 불합리한 경쟁교육과 투쟁적인 우월 과시, 비교에 의한 열등의식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을 교정하는 대의(大醫)로서 의식을 넓혀갈 때 가능하다고 본다. AIDS나 백혈병 같은 세기말적 상화지기(相火之氣) 질병도 중풍의 범주 내에 소속시켜야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202. 『황제내경』은 치매의 원인을 정․기․신의 부조화로 설명한다. 마음에 병이 들면 영혼을 상하게 하고 이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지고 신체가 허약해진다는 것이다. 걱정이 많으면 간에 병들고 기쁨이 없으면 폐가 병든다는 구절도 있다. 이와 같이 신체적인 손상은 인간의 혼을 빼앗고 생각을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203. ‘두뇌의 게으름만이 치매를 부르지 않는다.’ 심리적 병리현상으로 간주되는 치매현상은 실로 누구나 가지는 ‘지식 배설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는 결과이다.

 

 

204. 머리를 매끄럽게 굴리지 않더라도 확실하게 깨어있는 의식으로 사는 노인들은 치매증이 없는데 혼란과 갈등의 삶에 지친 어두운 의식으로 살다보면 골치 아픈 과거를 깡그리 잊고 싶은 무의식적 소원이 강하게 작용하게 되리라 추리된다.

....... 분명 심각한 치매의 환자에게는 도피하고 싶은 과거의 추억이 있거나 어렵게 살아 온 인생을 자가 치유하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있으므로 마음을 위로해 줘야 한다.

* 이런 말을 하시다니 저자는 ‘심의’인 것 같다.

* 내 어머니, 아버지.... 중풍과 치매 걸릴 가능성이 있네. 괴로움을 내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남동생의 우울도 걱정이고. 중풍이나 치매 가능성....... 가족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이런 걱정 또한 병이라던데.......

 

 

204. 신과학운동의 선구자인 프리쵸프 카프라는 이러한 ‘무의식적 도피현상’을 질병으로 규정한 바 있다. 근본 원인을 개선하지 않은 채 질병을 섣불리 낫게 해도 다시 재발한다. 이유는 환경 개선 없는 치료야말로 모든 관계에서부터 탈피하고 싶어 질병으로 도피해 온 환자의 무의식적 시도를 헛되게 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 환자의 주변환경을 개선시켜주지 않은 채, 환자를 위로하지 않은 채 병을 낫도록 너무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마음의 병이 나아야 몸의 병도 같이 낫는다.

 

 

204. ‘막다른 도피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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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병이란 사실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면이 그물처럼 연결되어 나타나는 다차원적인 현상이다. 건강과 병을 일차원적인 직선 위에 놓고 한쪽 끝에 건강이 있고 반대쪽 끝에 병이 있다는 인식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신체의 질병은 적극적 정신자세와 사회의 도움에 의해 균형을 이룰 때 회복될 수 있다. 육체적으로 건강한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감정적인 문제나 사회적 고립감 등으로 인해 병을 느끼게도 된다. 이러한 다차원적인 건강은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보통이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조화가 잘 이루어 졌을 때에 건강하다는 느낌이 생긴다.

- 정신세계사 출판 칼 사이먼튼 지음 『마음의 의학』중에서

 

 

205. “스트레스가 병의 큰 원인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것은, 병이 ‘문제의 해결사 노릇을 한다’는 뜻밖의 개념을 갖게 한다. 사회적, 문화적 환경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하지 못한다. 그래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병’이라는 출구를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병은 육체적인 것이나 정신적인 것일 수 있고, 또는 ‘사회적 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한 범죄, 약물 중독, 사고 및 자살 따위의 난폭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모든 탈출로가 불건강이란 형태이며, 따라서 신체의 질병은 스트레스적 생활여건을 건강하게 다루지 못해서 발생하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 정신세계사 출판 칼 사이먼튼 지음 『마음의 의학』중에서

* 책 읽을 때 “‘꿈과 실현’에 이 부분을 인용하자”라고 메모해 두었는데, 메모할 때 왜 그랬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꿈을 스트레스의 반작용으로 사용하는 예를 생각해서 이렇게 적어 둔 것일까?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한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꿈꿀까(욕망할까, 실현하고 싶어할까)?

*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여성들이 폭식을 해서 미만해지는 것은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뭔가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먹을 것을 찾게되는..... 심리적인 허기심이 육체의 허기짐으로 둔갑하여 나타날 때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다루는 쇼를 보았다. 때로는 폭식으로 비만해서 자신의 외모를 망쳐서 남자들의 손이 탈 가망성을 줄여서 자신을 보호하는 여성도 있다. 무의식적으로 이런 도피 방법을 취한 경우, 외부 요인이 바뀌지 않으면 폭식과 비만을 해결하지 못한다. 혹은 심리적인 안정과 자존감 회복이 병행되지 않는 한 비만과 다이어트를 번갈아 오가는 요요현상을 겪을 수도.

 

206. “어떠한 치료도 그 기본 목적은 환자의 균형과 조화를 회복하는 데 있으며, 환자 본래의 자연치유력을 되살리기 위해서 치료자는 될 수 있는 한 약한 치료를 하고 또 가능한 한 관여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즉 치료자는 그저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체를 튼튼하게 하며, 환자가 자신감과 적극적 정신태도를 갖도록 격려하고, 일반적으로 치료에 도움이 되는심리적 환경을 개선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사실 이것이 라틴어의 가르친다(Docere)에서 나온 의사(Doctor)의 원래 역할이다.”

- 정신세계사 출판 칼 사이먼튼 지음 『마음의 의학』중에서

 

 

208-209. 무기공이라 불리는 수행자들이 잘 빠지는 멍청한 경지인데 수행하다가 허무감에 빠져 세상사람들의 ‘있는 것’의 애착은 버렸지만 마치 ‘없는 것’이 실제인 양 착각하는 수행적 오류에서도 발생한다.

...... “오로지 바라는 것은 온갖 유(有)를 비울지언정 결코 온갖 무(無)를 실체로 여기지 말라.”

* 무기공(無記空)의 치매에 대하여

 

 

210. 자신의 꾸겨 넣은 지식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지식의 무용성을 깨달았거나 자신의 패러다임이나 중심없이 타인의 정보에만 의존하여 온 자기 중심 일탈적인 사람들이 그 혼란을 견디지 못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치매 상태로 빠져들어가는 수가 있다.

* 무기공(無記空)의 치매에 대하여

 

 

214. ‘성인은 삼모칠규(三毛七竅)’라는기이한영적인 설명이 한의학의 심장 해설에 있다. 흔히 강심장을 ‘심장에 털이 났다’ 표현하듯이 성인의 심장은 털이 세 개며 구멍이 일곱 개라는말이다. 상식적으로 해부학적인 심장일 리는 없으니 과연 무슨 의미가 담겨있을까? 성인 경지의 이상적인 마음 구조는 구멍이 일곱 개라고 한다.

....... 여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상징된 안이비설신의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통로인데 성인은 이보다 한 수 앞선 일곱 번째의 통로를 가지고 있다는말이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맡고 촉감으로 느끼고 뜻을 결정하는 등의 여섯 가지 의식은 우리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원흉일 수도 있는 ‘제7의 구멍’으로 상징된 ‘전체적인 관찰력’이 없다면 여섯 가지감각은 제멋대로 날뛸 수밖에 없다.

* ‘성인의 심장과 삼모칠규’

* 7번째 구멍 = 전체적인 관찰력 = 통찰력 = 전체를 조화롭게 보고 균형을 맞추는 힘

 

 

222.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욕심과 분노는 마음 차원에서 치우쳐진 음양에 해당한다. 좋아하여 안으로 취하고자 하는 음적인 욕심은 냉병(冷病)을 생하고, 싫어하여 밖으로 밀치고자 하는 양적인 분노는 열병(熱病)을 일으킨다고 붓다도 역설하셨다. 아무리 피부를 가꾼다 한들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얼굴은 어둡게 음습해지고 살찌기 마련이고, 분노로 신경질적인 얼굴에는 벌겋게 여드름이 솟고 메마르기 십상임은 엄연한 의학적 사실이다.

아름답고 탄력 있는 피부를 원한다면 마음과 몸은 둘이 아니라는 진리를 각성하고 자신의 욕심과 분노를 잘 다스려, 본래의 마음인 둥근달로 돌아가야 한다.

* 마음을 곱게 써야 건강하고, 피부도 좋아지는구나. 하하하

 

 

225. 감기 등 전형적인 외부의 기후로 인한 병은 외감형이고 감정으로 인한 병은 내상으로 본다.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여름에 찬 음료수 많이 마시면 가을 겨울에 감기가 안 떨어진다고 했으니 새겨들어야 할 건강격언이다.

* 아, 그러고 보니 어려서는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취직하고 부터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았네. 회사에서 커피를 마시고, 정수기(냉온수기)가 있어 물을 차게 마시지 않아서 일지도.

 

 

227. 어린아이들은 대체로 어른에 비해 열이 많으므로 열로 인한 변비가 많은데 대변을 염소 똥처럼 볼 때가 있다. 토끼나 염소는 몸이 덥기 때문에 대변이 동글동글하게 나오고 토끼눈이 빨간 것은 열이 많다는 징조이고 특히 물을 싫어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눈이 잘 충혈되는 사람과 물을 싫어하는 건조한 체질은 일단 변비체질로 보아도 무방하다.

* 자신의 변을 관찰하면 몸 상태를 알 수 있겠네.

 

 

233. 허준의 측간 귀신과 삼상사 이야기

3상사

1) 화장실에서 배설의 쾌감과 함께 생각이 가장 잘 떠오른다.

2) 말 타고 갈 때, 즉 여행할 때 관조의 지혜가 샘솟는다.

3) 잠자리 베갯머리 즉 잠자기 직전이나 깨어난 직후

전설에 의하면 허준 선생이 괴질에 걸린 중국의 대신을 치료하러 제자를 보낼 때 제자에게 생각이 잘 안 나면 ‘측간귀신’에게 상담하라고 충고를 했다고 한다.

....... 게다가 어려운 수만 가지 처방을 잘 안다고 교만심까지 작용하여 스승께서 신신당부하신 이 말도 잊었다고 한다. “부디 어려운 처방 쓰지 말고 괴이한 병일수록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여 쉬운 처방을 음양관에 입각해서 활용하거라.”

막상 제자가 중국에 도착해서 대신을 보니 온몸에서 수증기가 모락모락 일어나다가 사라지는, 동의보감에도 없고 생전 보도 듣도 못했던 병이 아닌가.

* 배설에 관하여

 

 

234. 어쨌든 삼상사(三上思) 중 제일은 측간 귀신이다. 실제로 측간에 무슨 귀신이 있겠는가? 배설하여 비어진 공간에 모든 기능이 활성화되니까 생각이 잘나고 지혜가 솟는다는 암시가 숨어있다. 몸의 상하가 통하니 마음도 통한다. 이렇듯 장이 비어져도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니 마음이 비어진 무심지경이야 어찌하겠는가?

 

 


제6장 건강 판소리 사철가

 

* 사철가 (인터넷에서 찾았는데, 책에 나온 것과는 조금 내용이 다르다)

이산 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더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하다.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 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오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 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또한 경계 없을손가

한로삭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퍼얼 펄 휘날리어

은은 세계가 되고 보면은 월백 설백 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 내 청춘도 아차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시는 이 몇몇인가 그려

아차 한 번 죽어지며는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는 불여생전의 일배주 만도 못하느리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아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어간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거나

늘어진 계수나무 끝끝가지에다 대량 매달아놓고

국곡투식 허는 놈과 부모불효 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하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아

한 잔 더 먹소 덜 먹소 하여 가면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239. 우리는 왜 낙엽의 가을과 죽음의 겨울을 사시(四時) 중 최악의 계절로 치부하지 않는가? 가을과 겨울은 악(惡), 봄과 여름은 선(善), 이런 식으로 사시사철을 분리시키는 사상은 일찍이 동양에 없었다. 그래서 판소리 사철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편견없이 포용하고 있다. 구별은 일종의 마음병이다. 마찬가지로 삶은 선(善)이고 죽음은 악(惡)이라 인식할 때 인간은 곧바로 질병의 포로가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 아~ 죽음을 악으로 보지 않는 마음이라~

* 건강 판소리 겨울가

 

 

241. 『동의보감』에 정의하기를 ‘풍은 선행이삭변야(風 善行而數變也).’ 즉, ‘풍이란 수시로 잘 변하는 성질이다’라고 하였다. 마음이 변덕스러운 삶, 보고 듣는 것마다 흔들려 욕심이 끓는 사람, 건뜻하면 비교하여 질투, 시기에 몸을 떠는 사람 등은 중풍의 표적이 된다.

문제는 인간의 야심적 출세욕이나 승부심이 중풍의 원인이라는 데 그 치료의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 건강 판소리 봄 사철가

 

 

243. 여름은 고혈압 홧병의 시절이다. ‘같은 강물에 부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수용 교훈 따라 ‘가려거든 가거라!’하며 시원스레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라. 과거의 기억이 오늘의 불행을 가중시켜 소위 조울증과 홧병을 더하게 한다. 소극적인 음인(陰人)은 ‘나 때문’의 자기학대 우울증, 적극적인 양인(陽人)은 ‘너 때문’의 책임전가 울화병이 발발하는 여름이다. 반면에 성숙과 변화, 활짝 여는 ‘열음’의 계절인 여름의 팔팔한 양기는 몸과 마음을 부쩍 성장케 하는에너지이기도 하다.

 

 

243. ‘더위는 고요함으로, 추위는 움직임으로 이기라.’

겨울 등반 조난 때 졸았다 하면 얼어죽게 마련이고, 여름 더위에 호흡조절 없이 뛰다가는 열 받아 죽게 마련이다.

 

 

245.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또한 경계 없을손가 / 한로삭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

​- 「사철가」 가을 편

겉 더위보다는 재난으로 인한 속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화기(火氣)의 여름은 가고 찬이슬과 서리, 금기(金氣)의 가을입니다.

* 건강 판소리 가을 환타지아

 


제7장 건강반칙왕 나라의 건강반칙 패러디

 

250. 행복지수는 비교지수와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재색권에 무심한 무심지수(무관심이 아님)에 비례한다.

행복지수는 약독의 양면성을 파악하는 음양화평지수와 비례한다.

행복지수는 재물과 명예와 성의 비교와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모든 무생물과 공존의 자연공존지수와 비례한다.

행복지수는 나만 생각하는 나만이즘과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지방색, 종교, 사상, 피부색, 분리주의와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부자와 비교하여 심리적으로 열등감을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에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사랑하는 사람의 단점도 보고 미워하는 사람의 장점도 보는 예기(禮記)의 실천에 비례한다.

행복지수는 금강경에 나오는 나를 강조하는 아상(我相)에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대화 도중에 ‘나’라는 발음의 횟수에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자기를 위대한 그 무엇과 동일시하는 망상과 반비례한다.

행복지수는 구약 창세기의 선악과를 따먹은 개수와 반비례한다.

* 행복지수

 

 

253. ‘이기기 좋아하는 자는 필히 패배하고 자기를 스스로 건장하다고 여기는 자는 필히 질병에 신음한다.’

 

 

260-261. ‘너 자신을 알라’

병리적 현상의 이해 이전에 정상적 생리를 알아야 하듯 진단은 정상과 비정상을 비교할 수 있는 지혜로부터 출발한다. 진단은 무조건 자기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적 명제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가까운 곳을 장악한 사람은 먼 데에도 통한다.’는 「황제내경」오운육기편의 말씀이 있듯이 가장 나와 가까운 자기 자신의 몸 나아가서는 감각, 마음까지 읽어 내릴 수 있다면 이는 인류 진단 역사상 가장 최고봉에 이른 달인임에 틀림없다.

 

 

262. 시비지심(是非之心)은 의지단야(義之端也)라! 한의학적으로는 약(藥)과 독(毒)의 시비가 분명하라는 말인데 왜냐하면 약은 곧 독이기 때문이다. 약독의 양면성을 다 볼 수 있는 지혜는 건강반칙왕이 죽는 사약(死藥)이다.

 

 

262. 의자(醫者)는 의야(意也)라, 한의대 초입시절, ‘의사라면 모름지기 그 뜻을 얻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지 어언 꺽어진 70년, ........

* ‘의사라면 모름지기 그 뜻을 얻어야 한다.’라는 말이 한의대생들에게 전해지는 말이라면 예술대생들에겐, 미대생들에겐 어떤 말이 전해질까?

‘예술은 세상에 새로운 것을 보여주어야......’ 이런 걸까? ‘예술은 사람들을 꿈꾸게 만들어야 .......’ 이런 걸까?

 

 

275. 불교의 삼보(三寶) 불법승(佛法僧)과 노자의 삼보인 자(慈), 검(儉), 불감위선(不敢爲先) 과 함께 동양의학의 삼보는 정기신(精氣神)이다.

 

 

278. ‘비교하면 사랑이 아니다.’는 말을 뒤집으면 ‘비교하지 않으면 건강한 사랑이 현현한다.’로 된다. ...... 사랑에는 병을 치료하는 힘이 있으니 말이다. 사랑의 반대인 무관심으로 세상 살거나, 지난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후회하면서 현재의 일은 외면한 채 미래의 일만 꿈만 꿈꾼다면 살아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 미래의 일만 꿈꾼다면 살아도 죽은거나 마찬가지다. 꿈그림을 그리거나 이야기할 때 이 말 명심하자.

 

 

281. ‘노인 변비는 함부로 치료하지 말라.’

사람은 통의 힘으로 산다는 말을 무시하면 안 된다.

 

 

290. 배추 따라 섬유질의 강도가 다르므로 그 숨죽이는 소금의 양이 각각 달라야 하는데 고지식하게 몇몇 그램 써 있는 대로 고집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탄력성이 없는 마음의 소유자이다.

 

 

292. 국물이 많은 냉면에 식초와 설탕을 넣는 요리의 양념문화는 일종의 식의(食醫) 처방이다.

 


편집후기 : 선각자의 외로움

301. 모든 종교의 진리가 하나임을 알아야 하며, 그 진리를 바로 알지 못한 채, 남의 옳지 못한 말만 믿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비유를 보면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알 것이다. 가령 달 밝은 밤에 접시, 사발, 동이, 항아리 등 무수한 그릇에 물을 떠놓고 보면, 달은 모든 그릇으 다 비추어 준다. 다시 말하면 불교니 기독교니 천주교니 하는 것 등은 곧 접시달, 사발달, 항아리달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즉 그 그릇이 각기 다르나 그 달은 같은 달인 것이다. 보라, 청천에 떠 있는 달은 우주에 오직 한 몸만 비추어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이 알면, 종교란 원래 하나임을 깨끗한 정신으로 믿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저자의 스승 혜암선사의 말씀을 여기 후기에 옮겨 놓았다. 위의 내용은 그 중의 일부이다.


3. 내가 저자라면


3-1) 음양론 입문서

건강으로 음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건강 상식과 건강을 해치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일러주는데, 저자 자신은 이 책의 소개를 '음양론 입문서'라고 소개한다. 

음과 양은 어느 수치 이상은 양이다, 어느 수치 이상은 음이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는 잘못된 건강상식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단정하며 말하면서도 그 기본 개념을 설명할 때는 자신이 단박에 답을 일러주지 않고 스스로 음양을 따져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음에 음의 기운을 더하는 것과 양에 양의 기운을 더하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지적해 주지만, 기본 개념을 일러주어 스스로 적정한 조화를 찾아가게 하는 것은 부드럽다.


3-2) 건강이란 입구로 들어갔지만, 이 책은 '음양론'의 기본을 이야기하면서 중용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종교를 다룬다. 동양 의학의 고전들과 불교 경전에서  전하는 말과 우화를 사례로 이야기한다. 익숙하게 알고 있는 우화, 유명한 사례를 건강을 이야기하는 데 쓰고 있다.  


동양의 우화집, 전설집을 찾아봐야겠다.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나 사례중에 마음을 끄는 것은 

- 분리주의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는 것을 일러주는 '선악과' 이야기.

- '제7일의 안식'과 잠.

- 허준선생의 애 못 낳아 애가 타는 아낙에게 일러준 저녁이슬 처방

- 허준선생이 제자에게 생각 안 날때는 측간귀신과 상의하라는 우화

- 그리고 '반짝'이라는 말로 집어 넣은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시험하기 위해 질문했다는 '7형제를 남편으로 섬긴 어느 여자가 죽어 천국에 간다면 어떤 사람을 남편으로 섬기냐는 질문'과 예수의 답변


이런 사례들은 다 유명한 사례인데, 이런 것들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자연스럽게 잘 써먹는 것은 나름대로 자신의 관점이 뚜렸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화들을 자신의 해석으로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하나보다.


3-3) 건강반칙왕의 비트는 유머

병을 부추기는 습관, 병을 생기게 하는 생각들을 꼭꼭 찝어서 일러주고, 그런 일을 하면 어떤 병이 생길지를 일러준다. 

까딱 잘못하여 웃기만 하고 읽다가는 반대로 읽어버릴 수도 있지만, '반칙왕' 읽는데 재미있다. 이 책의 후반부이 한장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모두 귀하다.


3-4)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 그리고 이 책에서 은근히 전하는 음양에 대한  화두 : 태극은 무엇입니까?

(리뷰 맨 앞에 옮긴 노선사와 새치노털의 대화 내용)

이 이야기는 곱씹을수록 맛이난다.


3-5) 쉽고, 재미난 삽화


3-6)  의자는 의야라.

심의.

8의론을 안다고 해서 좋은 의사가 되는 건 아닐거다. 안다는 것과 그것을 세상에 펼친다는 것은 별개라는 것을 느낀다. 


영혼을 흔드는 뜻을 품어서 그것으로 나아갈 때, 식의, 명의, 심의가 되는 것 같다. 아픔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그 뜻이 바로 심의가 아닐까. 자유롭고,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기에 신나게 건강상식과 음양론과 12경락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자신을 관하고, 세상을 관하고, 아픈 사람을 곱게 관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어본다. 


의사가 의술로 세상에 자신의 길을 내고, 그 뜻을 편다면,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그 일로 이와 같지 않을까. 

곁에 있기만 해도 치유를 하는..... 몸만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는 의술은, 

의사가 아니어도 다른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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